한자: 朝鮮人民軍功勳國家合唱團
영어: Korean People's Army Merited State Chorus
이 합창단이 내놓은 32번째 앨범표지
목차
1 약력
북한의 남성 합창단으로, 명칭 대로 조선인민군 소속이다. 뽀글이가 가장 아끼던 예술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합창단이 독립해 활동하는 예는 종합 예술을 지향하는 북한 음악계에서 상당히 드물기 때문에 여러 모로 주목받는 단체다.
원래 조선인민군협주단의 하부 조직으로 존재했지만, 1990년대부터 초스피드로 뽐뿌질을 받기 시작했다. 1992년에 공훈 칭호를 받아 조선인민군협주단 공훈합창단이 되었고,[1] 1998년에는 아예 협주단에서 붕가분가해 독립 단체가 되었다.
대략 독립한 시기를 전후해 뽀글이가 엄청난 관심을 보인 것 같은데, 실제로 북한 보도에 의하면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라고 하는 1996~99년 동안 공연 관람을 30여 차례나 했다고 한다. 국방위원장이라는 직함을 내세워 선군정치를 하기 위한 계산된 행보로 보는 사람도 있는 듯 하다. 아무튼 이렇게 총애를 받기 시작하면서 2004년에는 '국가' 라는 호칭까지 추가로 받아 이름이 귀찮게 길어졌는데, 북한 언론에서 흔히 쓰는 약칭은 '공훈국가합창단' 이라고 되어 있다.
2 편제
단원 수는 약 120여명으로 추정되고, 2014년 현재 단장 겸 수석 지휘자는 5월 16~17일에 열린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 토론회에서 밝혀진 바로는 조선국립교향악단 수석 지휘자를 역임한 장룡식이다. 2013년 이전까지는 작곡가 조경준이 단장을 맡고 있었고 공연의 지휘는 리일찬을 비롯해 승성일, 김광훈, 류현호, 김용건 등이 돌아가며 맡고 있었는데, 후술할 모란봉악단과의 합동 공연 때 장룡식이 지휘자로 출연하면서 이 시기를 전후해 직책 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토론회에서는 2014년 상반기 현재 북한에서 애국심 고취 용으로 집중적으로 보급하고 있는 국뽕가요 '조국찬가' 의 작곡가 설태성이 합창단의 창작실 실장 직함을 달고 연설하기도 했다.
협주단 시절에는 주로 협주단 부속 중편성 관현악단이나 취주악단인 조선인민군군악단과 같이 공연했는데, 2004년 이후로는 발랄라이카와 바얀이 주축이 된 악단이 반주하는 구 소련의 알렉산드로프 앙상블처럼 어은금과 아코디언을 전면에 내세운 전속 기악 합주단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았다. 이 따라쟁이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다시 서양식 관현악단이 반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운영 편제도 알렉산드로프 앙상블과 꽤 비슷한데, 합창단 소속 가수와 독창 전문 가수(문화어로는 선창 가수)가 별도로 기용되어 있다는 점이 그렇다. 독창 가수들은 대부분 위급 혹은 좌급군관 신분이고, 합창단 가수들이나 기악 합주단 단원들도 마찬가지로 군관 신분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합창단 앞줄 쪽에서 훈장과 메달을 주렁주렁 단 방탄복정복을 입은 가수들은 100% 좌관급.[2] 독창 가수들 중에는 해외 성악 콩쿠르에서 입상해 공훈배우나 인민배우 칭호를 받은 이들도 꽤 많아서, 짬 이상의 혜택을 부여받기도 한다.
단원들은 대부분 인민군 직속 예술교육 기관인 조선인민군예술학원 성악반이나 평양음악대학 성악학부 등에서 양성되어 배속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드물지만 일반 부대의 예술소조[3]에서 재능이 있고 출신 성분이 좋다고 하면 스카웃해 추가 교육을 거쳐 입단시키는 경우도 있다.
3 레퍼토리와 음반
부르는 곡들은 대부분 과거 상부 단체였던 조선인민군협주단 소속 작곡가들이 작곡한 군가 혹은 그에 준하는 노래들인데, 이외에도 보천보전자악단이나 왕재산경음악단,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등 여타 예술 단체 소속 작곡가들이 쓴 노래도 레퍼토리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해외 국빈들의 축하 공연 때는 해당 국가의 노래도 특별히 공연하기도 하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전통적인 우방국들 사이의 관심좀 주삼친선을 과시한다는 명목으로 해당 국가의 군가들도 부른다.
심지어 북한 한정에 가깝지만 음반도 내고 있는데, 원래 '조선의 노래' 라는 명의의 CD 시리즈로 내고 있다가 협주단에서 독립한 뒤로는 아예 합창단 명의의 독자 시리즈로 내고 있는 중이다. 음반이 아직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남한 수입 금지 품목이라 얼마나 잘 부르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간혹 남북의 창 같은 북한 소식을 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내보내는 연주 동영상 등을 보면 역시 붉은 군대 합창단 식의 쩌렁쩌렁한 성량으로 승부하는 복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4]
2000년대 들어 합창곡 여러 곡을 묶어 내놓는 '합창조곡(합창 모음곡)' 을 선보여 푸쉬를 받는 듯한데, '선군장정의 길' 과 '백두산아 이야기하라' 라는 꽤 압뷁스러운 제목의 곡들이 대표 곡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둘 다 혹부리/뽀글이 부자와 인민군 칭송이라는 자뻑성 내용인 것은 다른 대다수의 곡목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그리고 해당 곡들의 정치적 약빨(...)이 다 된 후에는 '눈이 내린다' 나 '문경고개' 등 관현악과 합창이 거의 동등한 비중을 차지하는 곡들이 한두 곡 씩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리고 2014년 5월에 장룡식이 전국예술인대회 토론장에서 연설한 내용 중에는 모란봉악단에 대한 무분별한 칭찬과 함께 합창단 뿐 아니라 부속 관현악단의 기량과 비중을 늘리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는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합창 반주 역할에 그치던 관현악단이 앞으로 비교적 동등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4 복장
단원 전원이 군인 신분이라 공연 때는 당연히 인민군 정복을 착용하고 무대에 오르는데, 심지어 다른 예술단 소속 독창자나 독주자, 지휘자들이 객원 출연할 때도 마찬가지로 인민군 정복을 입고 나온다. 다만 알렉산드로프 앙상블과 마찬가지로 무대에서는 지휘자를 제외하면 모두 계급장에 특정 계급 없이 하프 모양의 금속 배지를 달고 나오기 때문에, 단원들의 실제 계급이 어떤 지는 알기는 힘들다. 지휘자의 경우 군인 신분이 아니더라도 모두 어깨에 좌급군관의 견장을 부착한 정복을 착용하는데, 대개 상좌~대좌 계급을 달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13년 2월에 모란봉악단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합동 공연을 했을 때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 장룡식이 소장의 견장을 단 백색 정복 차림으로 출연해 지휘했는데, 2014년 5월 17일에 장룡식이 이 합창단 단장 겸 수석 지휘자로 재임 중인 것이 확인되면서 합창단 단장이 옛 상부 조직이었던 조선인민군협주단 단장과 동급으로 승격된 것으로 여겨진다. 인민군 최상위 종합예술단의 단장도 아닌 일개 합창단 단장 찌끄레기에게 별을 달아준 것은 그 만큼 이 합창단이 북한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예술단이 주체가 되는 합동 공연 혹은 찬조 출연할 때는 일반 양복 혹은 턱시도를 입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합동으로 '눈이 내린다'[5]라는 노래를 관현악과 남성합창용으로 편곡한 작품을 연주할 때의 영상에서 이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6]
5 기타
합창단 단원들은 노래가 본업이지만, 군인 신분이라 그런 지 정기적으로 사격 훈련을 비롯한 군사 훈련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11월에는 합창단 베이스 독창 가수였던 인민배우 석지민이 평양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김정일의 지시로 시신이 한국의 국립현충원에 해당하는 애국열사릉에 안장되었다. 김정일이 생전에 이 합창단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 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 북한에서 예술단 하부 조직으로 공훈 칭호를 받은 사례는 이외에 만수대예술단의 여성기악중주단과 여성4중창단 밖에 없다. 그 만큼 중시되는 단체라는 증거
- ↑ 다만 2011년 이후 방침이 바뀌었는지, 합창단 소속 가수든 독창 가수든 훈장과 메달을 일체 패용하지 않고 공연하는 사진이 북한 언론에 실렸다. 하지만 2013년 2월에 후술할 모란봉악단과의 합동 공연이 열렸을 때는 단원들이 다시 훈장과 메달을 달고 나와서, 규정이 또 바뀐 것으로 추측된다.
- ↑ 한국의 동아리에 해당되는 개념이다.
- ↑ 그래서 남한에서 목소리가 아깝다는 평도 있다.
- ↑ 이 역시 교향곡 피바다, 피아노협주곡 백두산의 눈보라처럼 일제에 항거하는 내용을 가진 곡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시에도 공연되었다. 한국에서도 합법적인 청취가 가능한 곡.
- ↑ 참고로 이 영상에는 만수대예술단 소속 남성 합창단원이 몇 객원으로 추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