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Tinker Tailor Soldier Spy
존 르카레의 첩보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무래도 제목이 길다 보니 팅테솔스 혹은 TTSS 등의 약칭으로도 자주 불린다.
제목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영국의 전래동요에서 따온 것으로, 아이들이 팅커(땜장이), 테일러(재단사), 솔저(군인), 세일러(선원), 리치맨(부자), 푸어맨(가난뱅이), 베거맨(거지), 시프(도둑) 순으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영화에서는 서커스(영국 비밀정보부) 국장인 컨트롤이 서커스에 침투한 러시아 스파이(두더지)를 가려내기 위해 체스말에 서커스의 고위직 간부들의 사진을 붙여놓고 순서대로 코드네임을 지목한 것을 뜻한다.
감독은 스웨덴판 렛미인의 토마스 알프레드슨이 맡았다. 조지 스마일리 역에는 게리 올드먼, 리키 타르 역에 톰 하디, 빌 헤이든 역에 콜린 퍼스, 피터 길리엄 역에 베네딕트 컴버배치, 로이 블랜드 역에 키어런 하인즈, 컨트롤 역에 존 허트라는 후덜덜한 캐스팅을 자랑한다.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 팬들에겐 제임스 고든이 베인, 닥터 스트레인지, 시네스트로를 부하로 두는 기묘한 영화
2014년 후속작인 《스마일리의 사람들》(Smiley's people)>이 크랭크인된다고 하며, 출연배우들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찍을 때 이미 후속작 계약까지 다 했다고 한다.
2 개요
영국 비밀 정보부(MI6)의 국장인 컨트롤(존 허트)은 현장요원인 짐 프리도(마크 스트롱)에게 서커스(영국 정보부)에 침투한 소련 스파이를 밝혀내기 위한 비밀 임무를 맡기지만, 이를 눈치챈 소련측의 역공작으로 짐 프리도는 총격을 당하고 작전은 실패로 끝난다. 그 책임을 지고 컨트롤과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먼)는 정보부에서 물러난다. 이후 은퇴한 조지 스마일리는 차관으로부터 서커스 내부의 러시아 스파이를 색출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결국 서커스 수뇌부에 아주 오래전부터 배신자-두더지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스마일리는 두더지를 색출하기 위해 '팅커' - 퍼시 엘레라인(토비 존스), '테일러' - 빌 헤이든(콜린 퍼스), '솔저' - 로이 블랜드(키어런 하인즈), '푸어맨' - 토비 에스터헤이즈(다비드 덴칙)를 위시한 간부들의 행적을 뒤쫓는다.
3 특징
엄청난 분량의 원작을 2시간이라는 상영시간 안에 함축하고 있으며, 때문에 여러 캐릭터들의 뒷사정을 실제로 보여주기보다 암시하는 편이다. 또 대사에 당시 영국 정보부에서 쓰였던 은어가 수없이 등장하지만 저퀼리티의 극장 번역 때문에 이해가 어려우며, 회상 구조도 불친절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냉전시대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모호함과 음모 속의 혼란과 공포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어느 정도의 혼란은 작품 속 캐릭터들이 느끼는 편집증과 비슷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으니 제대로 집중해야 진가를 발휘하는 작품. 비극적인 결말에서 경쾌한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바다〉(La Mer)가 울려퍼지는 아이러니한 마지막 장면이 인상깊다. 당연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몰입했다' 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뭐 내용은 그렇다치고 주연인 게리 올드먼을 비롯해 출연 배우 상당수가 연기파 배우들이라 연기 하나만 봐도 본전은 뽑는다.
4 저질 자막
영화의 대사는 설명보다는 암시가 많고 영국 정보부에서 쓰는 은어도 많이 등장하는데, 자막이 이를 너무 단순하게 번역해서 내용 이해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인물들의 호칭도 비판을 받았다. 인물들이 경우에 따라 이름(first name)이나 성(surname) 혹은 풀네임을 부르는데, 자막은 일관성없이 어떤 인물들은 무조건 이름으로 번역하고 어떤 인물들은 무조건 성으로 부른다. 예를 들면 배우들은 분명 '조지'라고 부르는데 자막에는 계속 '스마일리'라고 나온다.
이 영화의 자막 번역가 모모C는 이후 <로봇 앤 프랭크>라는 영화의 자막을 담당했는데 등장하는 주요 인물(?)중 하나인 로봇의 말투를 죄다 통신체로 바꾸는 대재앙급의 만행을 저질렀다. 해명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은…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강준환이 담당한 EBS판 자막은 좋은 평을 받았다. 극장판 안 본 뇌 삽니다
구글 플레이 무비에 등록된 판은 모모c 자막을 사용했다. 영상 데이터와 합쳐졌기 때문에 옵션에서 끄는 것은 불가능.
5 평판
아카데미 시상식의 각본과 주연(게리 올드먼), 그리고 배경음악에 후보로 올랐다. 영국의 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는 BAFTA에서 "최고의 영국 영화"상을 받았다.
로저 무어는 'The film has intrigues, shootings, infidelities and clues lots of clues which we ponder, along with the poker-faced Smiley, played with Oscar-nominated perfection by Gary Oldman.'라는 이유로 만점을. 마이클 필립스는 'Alfredsen made the excellent vampire thriller "Let the Right One In," and his knack for brackish, enveloping atmosphere is rare indeed.'는 이유로 만점을. 로저 이버트는 'Tinker Tailor Soldier Spy" looks, sounds and feels exactly right'라고 호평했다.
6 기타
- 영화는 냉전시대의 차가운 분위기를 담은 첩보물인데, 정작 포스터 문구는 흔한 블록버스터 선전마냥 유치해서 까였다. '엘리트 스릴러', '스릴러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명적 영상',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스파이 전쟁' 같은 문구도 그렇지만 제일 압권은 '모든 스파이는 내가 잡는다'(…)
에프킬라냐
- 의외로 디시인사이드 영국 드라마 갤러리에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영국 드라마를 위시한 영국의 창작물에 관심이 많은 유저들의 특성상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원작소설 팬들이 존재한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피터 길럼 역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 관심이 높았던만큼 감상 및 분석도 많이 나왔는데 당시 갤러리에서 호응을 얻었던 영화 분석글, 이 링크의 분석글을 작성한 유저는 이후 국내 블루레이판 자막 감수를 부탁받았다고 한다.# 6번에 걸쳐 세세한 경험담이 기술되어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막은 Tinker.Taylor.Soldier.Spy.2011.x264.DTS-WAF.smi 으로 구글링해서 구해볼 수 있다.
- 한국판 포스터로는 잘 와닿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원판 포스터를 다시 잘 보면 포스터가 스포일러임을 알 수 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한국판과 원판 포스터를 비교만 해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 원작 소설의 저자 존 르 카레는 실제로 영국 정보부에서 일하다가 케임브릿지 5인조 사건이라는 스캔들의 영향으로 정보부에서 나온 경력이 있는 사람이고 동명의 원작 소설은 이 케임브릿지 5인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실제로나 극중에서나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하여 명문 케임브릿지 재학중 소련에 포섭된 첩자들은 수십년간 정체를 숨기고 마침내 영국 정보부의 수뇌부까지 올라가는데 이들은 영국에서의 지위를 바탕으로 영국 정보부 뿐 아니라 CIA 설립단계에서부터 관여하면서 영미 양국을 농락했다. 맷 데이먼 주연의 굿 셰퍼드 또한 이 사건이 중요하게 묘사되는데 극중 맷 데이먼은 CIA의 설립 멤버중 하나로 나와 수십년간 이 첩자에게 농락당한다(...) 굿 셰퍼드 또한 이 영화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본격 총싸움 안나오는 첩보영화이다.
그리고 스마일리의 크리스마스 파티 회상장면중 레닌산타클로스의 등장과 함께 소련국가가 울려퍼지는 장면에서 실제 존 르 카레가 까메오로 등장한다. https://m.youtube.com/watch?v=o_5bH-MLblE (0:40에 일어서는 사람이 존르카레)
- 시간 제한 때문에 영화에서는 생략하거나 암시만 한 여러 등장인물의 배경 설정이 원작 소설에서는 자세히 나오는데, 이를 읽고 나면 이 영화는 007같은 첩보액션과는 태상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미생처럼 직장에서 다양한 개성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 섥히는 군상극에 가깝다.
- 극중 정보국장 컨트롤은 대영제국의 전성기에 젊은 시절을 보낸 케임브릿지 출신 엘리트로 묘사된다. 한편 부국장 퍼시 울러라인은 2차 세계대전을 지켜보면서 대영제국의 몰락을 직감하고 남미와 인도에 파견나가 있는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독일의 정보망을 분쇄하고 신생 인도의 중앙집권화를 좌절시키는 미국의 실력을 직접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친미파가 되어 옛날을 살고 있는 컨트롤과 격렬하게 대립하게 된다. 이에 컨트롤은 대학 후배(...)스마일리를 자신의 오른팔로 삼고 퍼시는
지잡대신흥 명문 출신인 로이 블랜드, 망명객 토비 이스터헤이스를 끌어들여 컨트롤과 맞선다.
- 박찬욱 감독이 간절하게 영화화하려고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박찬욱 감독은 극장에서 2번이나 봤다고한다.#
7 줄거리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영국 정보부 서커스의 국장 컨트롤은 비밀리에 현장요원 짐 프리도를 불러 한 헝가리 장군의 망명을 돕기 위해 부다페스트에 보낸다. 이 장군은 서커스 수뇌부에 잠복한 두더지(이중간첩)의 정체를 아는 인물이며, 컨트롤은 그 정체가 서커스 수뇌부 5인 가운데 한명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컨트롤은 즉석에서 퍼시는 "팅커", 빌 헤이든은 "테일러", 로이 블랜드는 "솔저", 토비 에스터헤이즈는 "푸어맨", 그리고 스마일리를 "베거맨"이라는 암호명을 붙이고 짐에게 두더지의 암호명을 알아내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사실 장군의 망명은 없었고 접선 자체가 함정이었다. 주변상황이 심상치않음을 눈치채고 짐은 도주를 시도했으나 사살당한다. 결국 컨트롤은 부다페스트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 형식으로 퇴출당하고 컨트롤의 오른팔 격인 부국장 조지 스마일리도 함께 쫓겨난다.
졸지에 퇴직한 스마일리는 잠시 일상 생활을 누리는듯 했으나 올리버 레이콘 차관의 호출을 받는다. 과거 컨트롤이 서커스 내부의 '두더지'를 경계할 때도 이를 편집증으로 여기고 무시했던 레이콘 차관은, 두더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힌 리키 타르가 직접 접선해오자 스마일리에게 진상조사를 명령한다.
이는 컨트롤이 부다페스트 사건 직전 퍼시 엘레라인, 빌 헤이든, 로이 블랜드, 토비 에스터헤이즈가 모인 수뇌부 회의에서 퍼시가 가지고 온 정보의 신빙성을 둔 논란에서 출발한다. 당시 스마일리는 퍼시가 가지고 온 고급정보의 출처를 묻자 퍼시는 안전가옥에서 실행중인 '위치크래프트' 작전을 이야기하며 출처를 밝히기를 거부했고, 컨트롤은 러시아가 자의적으로 흘린 가짜 정보라며 무시했다. 영국 정부는 위치크래프트 작전을 통해 얻은 고급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미국측 정보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두더지가 컨트롤의 피해망상이 빚어낸 허상인지 아니면 실존하는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스마일리는 리키 타르의 직속상관 피터 길럼과 은퇴한 조사관 멘델과 팀을 짜고 조사에 착수한다. 피터가 빼온 서커스 내부 자료들을 검토하고 컨트롤이 사임한 뒤 부자연스럽게 쫓겨난 코니 삭스와 제리 웨스터비를 찾아가 사연을 듣는다. 코니는 러시아 문정관 폴리아코프가 경례를 받는 장면 등을 근거로 영국 정보부 내의 두더지를 관리하는 카를라의 직속 요원인 것으로 확신하고 퍼시와 토비에게 보고했으나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더니 오히려 해고당했고, 제리는 부다페스트 사건이 터진 당시 당직을 서고 있다가 규정대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했으며 그때 가장 먼저 달려와서 조치를 취한 사람이 빌이라고 알려준다.
이때 리키 타르 요원이 몰래 스마일리를 찾아오는데, 리키는 서커스의 배신자로 쫓기는 몸이었다. 그러나 리키가 스마일리에게 털어놓은 사연은 정반대였다. 피터의 명령을 받고 러시아 무역사절단 보리스를 회유하러 이스탄불에 갔는데, 알고보니 보리스는 러시아 요원으로 전향을 가장해 이중첩자로 잠입하려는 속셈이었다. 리키는 이를 간파하고 임무중지를 통보했지만 막상 보리스의 내연녀 이리나에게 뭔가 중요한 정보가 있음을 직감하고 독단으로 공작을 펼친다. 그런데 이리나는 리키의 정체를 진작 눈치채고 컨트롤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테니 전향을 도와달라는 조건을 건다. 그 정보는 바로 두더지의 정체였고, 리키는 즉각 서커스에 보고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그리고 머잖아 러시아 요원들이 이스탄불 지부를 습격하는 바람에 리키는 도주했고, 보리스는 살해당했고 이리나는 오데사로 끌려갔다. 가까스로 몸을 빼낸 리키가 영국으로 돌아와서 서커스가 아닌 레이콘 차관에게 접선을 시도한 것도 서커스의 배신자로 찍혀 살해당할까봐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던 피터는 리키를 보자 분노로 길길이 날뛰었으나, 리키의 주장대로 서커스에 이리나에 대해 보고했던 날 기록이 삭제되었음을 확인하고 일행은 두더지의 존재를 확신하게 된다.
한편 스마일리는 피터에게 두더지를 심은 자의 정체를 알려준다. 그의 이름은 카를라, 2차대전 직후 전쟁포로로 만났을 때 스마일리는 카를라를 전향시키려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아내'라는 자기 약점을 드러내는 실수를 저질렀음을 털어놓는다. 카를라는 끝내 전향을 거부했고 자신이 권한 담배도 피우지 않았지만, 스마일리의 아내가 스마일리에게 선물했던 라이터만큼은 가져갔다고 말한다.
한편 피터가 빼내온 재정자료를 검토한 끝에 죽었다던 짐 프리도의 위장신분에 거액을 지출했음을 알아내고는 학교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짐을 찾아내 전후 사정을 듣는다. 스마일리의 라이터를 가진 남자-카를라는 짐의 총상을 치료한 뒤 고문을 가했고, 짐은 결국 모든 것을 불었지만 단 하나 '컨트롤이 편집증에 걸려 음모론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은 절대 함구했다. 그런데 카를라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히려 컨트롤이 어디까지 사실을 캐냈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리고 짐과 이리나를 대질시키고, 짐이 이리나를 알아보지 못하자 이리나를 쏴죽이고는 짐을 풀어준다. 이렇게 영국으로 온 짐을 서커스에서 공식적으로 죽은 사람으로 처리했고, 토비가 자금을 대주면서 지난 일들 팅커 테일러 솔저 푸어맨 베거맨도 모두 잊으라고 했다.
이후 모든 상황을 정리하던 스마일리는 카를라의 진정한 목적이 서커스가 아니라, 위치크래프트 작전을 통해 미국과 손 잡으려는 영국을 거짓정보 셔틀로 삼아서 미국을 낚는 데에 있음을 깨닫고는 이 사실을 차관을 거쳐 장관에게 보고한다.
스마일리 일행은 토비를 붙잡아 심문해 소련에 대가성 소소한 정보를 제공한답시고 위치크래프트 작전에서 정보를 누설한 인물이 팅커 테일러 솔저 푸어맨 4명 전원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토비는 두더지가 아닌 그 손아귀에 놀아나는 하수인일뿐임을 알고는 위치크래프트가 실행중인 안전가옥의 주소를 얻는다. 이후 안전가옥을 살펴보고 두더지를 낚을 작전을 실행한다. 프랑스로 간 리키는 서커스에 두더지에 관한 정보를 쥐고 있다고 거짓 송신을 보내는데, 이는 소련에 보낼 만한 소소한 대가성 정보 따위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치크래프트 안전가옥에 달려와 러시아의 접선책에게 리키의 행적을 누설하려 한다면 이는 위치크래프트 정보를 가장하여 초특급 중요정보를 송신하려는 것이고 그렇다면 바로 그가 두더지일 것이다.
그렇게 안전가옥에 잠복한 스마일리 앞에 나타난 인물은 바로 테일러 빌 헤이든이었다.
스마일리는 소련으로 추방을 며칠 앞둔 빌에게 저간의 사정을 듣고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한다. 흑백논리와 진영논리가 판치던 냉전시대에 설 자리라고는 이쪽 아니면 저쪽이였는데, 빌이 보기에 서방 세계는 타락했기 때문에 두더지가 되어 소련측을 택한 것이었다. 또한 빌이 스마일리의 부인 앤과 바람을 피웠던 것도 순수한 애정행각이 아닌, 카를라의 명령을 받고서 스마일리의 마음을 흐리게 하려는 술책이었다.
컨트롤이 독자적으로 짐을 파견했던 부다페스트 사건이 틀어진 까닭도, 빌과 절친이었던 짐이 어렴풋이 빌의 변질을 눈치채고서 경고삼아 귀뜸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빌이 이를 칼라에게 누설했기 때문이다. 즉, 짐 프리도는 작전이 실패하고 생포된 순간 이미 빌 헤이든이 두더지임을 알았던 것.
결국 퍼시는 위치크래프트 계획의 책임을 지고 면직당하고, 마음의 정리를 마친 짐 프리도는 빌 헤이든이 억류당한 안전가옥으로 몰래 찾아가서 빌을 사살한다. 리키 타르는 프랑스에서 이미 고인이 된 이리나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고, 현실은 시궁창이건만 코니 삭스는 여전히 좋았던 시절을 추억한다. 스마일리는 바람이 났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온 아내를 맞이하고, 서커스로 복직하여 컨트롤이 앉았던 자리에 앉으며 국장에 취임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영화가 끝난다. 이런 씁쓸한 결말에 어울리지 않게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바다(La mer)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국장이 되어 앉은 스마일리와 울려퍼지는 배경음악 속 박수소리의 매치가 기가 막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