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성(영화)

1 개요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에 이은 후속작. 2011년 1월 27일 개봉작. 배급사는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제대로 보려면 롯데시네마로 가자.

2003년 개봉한 황산벌 이후로 8년만인데, 이것은 황산벌 전투로 백제가 멸망한 지 8년이 지난 시기에 고구려가 멸망했기 때문에 영화도 8년이 지나고 나서 개봉된 것.

고구려 평양성 전투와 고구려의 멸망을 다루며, 전작의 정진영(김유신)과 이문식(거시기)이 그대로 출연한다.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모시고 그럭저럭 살 줄 알았던 거시기는 신라군에 징집되어 또 전쟁터에 나가야만 했다. 한군두를 실현한 선구자.

남산 역의 신인배우를 제2의 이준기라고 밀려는 언플을 살짝 시도했었다. 이 배우는 뮤지컬 출신 배우인데, 사실 뮤지컬계에서는 그 위치가 이준기보다 못하지 않다고 한다. 그 배우는 바로 훗날 미생으로 대박을 친 강하늘. 자세한 건 쓰릴 미 참조.[1]

씨네21 인터뷰에 의하면 이 영화가 잘되면 후속으로 '매소성'을 제작해볼 생각이 있다고 한다. 고구려 멸망이 668년이고, 매소성 전투가 675년이니 2018년 개봉작? 근데 이 땐 김유신이 죽는데... 다만 이게 흥행하지 않으면 상업 영화를 아예 포기할 거라고 하는데...그리고 평양성의 흥행 실패로 정말 상업 영화를 접는다는 말이 나왔으나, 2013년 소원의 성공으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게 됐다. 다만 아직 매소성에 대한 제작 언급은 없다. 2018년에 나올 건가? 거시기네 가족이 개마고원쪽으로 갔으니 재수 없으면 거시기는 30년 후쯤에 아들과 함께 '천문령 전투'를 겪어야 할 지 모른다. ㄷㄷㄷ

전작에서는 지역 감정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경상도전라도사투리를 사용했다. 게다가 백제의 지리적 입지를 고려하면 변방 수준이던 전라도보단 오히려 수도권(!)인 충청도 사투리가 훨씬 적격인데도 굳이 전라도 사투리를 고집해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들었다. 하지만 충청도 사투리는...(아버지 돌 굴러가유~) 이번에는 남북 관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북 사투리가 대거 등장한다. 거기에 김유신이 고구려와 비밀 연합 작전을 벌인다는 것을 예고편이나 영화 소개 등에서 강조하면서 역시 남북 관계를 말하려 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극장에서는 신세계가 벌어졌다.(…)

개봉 첫주 예매율 1위를 찍었고, 좋은 영화라는 평도 많았으나 동시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며 극단적인 혹평이 교차하였다. 결국 170만명을 동원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다. 2013년 2월 9일 설날특선으로 SBS에서 밤 11시에 방영했다.

2 주요 배역

전작 황산벌에서는 안내상이 태자 시절의 문무왕 역을 맡았다.

3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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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주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남북 관계에 대한 은유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아예 '민족'이나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가 언급되지 않는 상황.신라는 그저 당나라를 도와 대동강 이남 땅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나올뿐이다. 다만 거시기 패거리가 고구려랑 백제랑 친했었다고 이야기하는 내용은 있는데 고구려와 백제가 같은 부여계라는 것을 토대로 한듯하다. 그 외에도 백제 멸망 전에 여제 동맹도 있었고. 영화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살아남기'이다.

비밀 연합 작전을 예고편 등에서 중요하게 내세웠지만, 그 작전은 김유신의 머리 속에서만 나왔던 것으로 남생의 투항과 남건의 무반응으로 끝나 버린다. 시작부터 끝까지 남생과 남건의 상대는 당나라로 신라에 대한 생각은 없다. 남생은 당나라에 투항해서도 김유신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며,(나중에 당군이 왜 평양성 성문을 늦게 열였나면서 고구려의 상노를 불지른 신라군과 같이 죽이려 하자 멘탈붕괴해 멍때린다) 남건은 군사들의 사기를 진작할 목적으로 안시성 전투와 아버지 연개소문을 언급하는 등 당나라만을 물리치려는 모습을 보인다. 문무왕 김법민과 김유신 역시 고구려는 이번 기회에 점령할 영토일 뿐이었다. 연합 작전의 목적은 다른 것이었다.

황산벌 중 지역감정을 통한 현실 풍자가 주요 소재 중 하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평양성에서 그것이 아예 나오지 않은 것은 거세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영화 중간에 식량 가지고 쌀노래 부르며 도발한다거나 장남 남생과 차남 남건이 대립하는 것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남북간의 '지역감정'에 대해 아예 표현하지않은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한데, 애초에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살아남기로 그걸 부각시키기 위해 남북관계라는 현실 풍자를 아예 없애 버렸다는 것(또 황산벌에서의 지역 감정 풍자 역시 관객의 생각보다 비중이 적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능). 또 다른 하나는 도저히 고구려와 지금의 북한의 상황을 맞출 수 없었거나 싫고, 현 상황에서 비유하기엔 비판 여론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빼 버렸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평양성은 황산벌에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던 주제 하나를 의도적으로 거세했고, 이를 정작 예고편에서는 부각시켜 낚시를 했다.

한편, 백제 출신으로 이번에도 군대에 끌려 온 거시기는 신라의 선봉이 거의 백제 출신임을 알게 된다. 그들에게 황산벌 전투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전쟁에서 살아 남는 법을 웅변하는데, 공을 세워 출세하기 위해 자진 입대한 문디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고구려는 잡곡이 모자라 쌀에 도토리를 섞어 주먹밥을 만드는 것으로 묘사되는등 고구려에 비해 신라의 풍족한 쌀을 이용한 심리전이 무위로 끝나고, 첫 공격에서 거시기의 부대는 중간에서 최대한 멈춰 있으면서 살아남는다. 여기서 진격하자는 문디와 또 부딪히고... 하지만 거시기의 말을 들었던 보성의 뭐시기는 도망병으로 분류되어 당나라 군대가 도망병을 처벌할 때 같이 맞아 죽는다. 하필 그가 도망치려다가 거시기 앞에 와서 거시기는 차마 못 때리는데, 이 때문에 거시기의 동료까지 당나라 군사들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문디는 자기 손으로 뭐시기를 때려죽인다. 거시기가 나서지 말라고 했을 뿐 도망가라는 말을 안 한데다 도망병이 발생한 부대 전체를 죽이는 형식이었으니 뭐시기가 먼저 도망갔을 가능성은 그리 크진 않다. 즉 억울하게 죽은 셈.

이 때문에 문디와 거시기 사이의 갈등은 커져 가고, 거시기는 김유신이 자기 부하를 개죽음 시킨다며, 전쟁에선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욕 한다. 거시기가 김유신이 황산벌에서 반굴, 관창 등 화랑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신라 선봉을 일부러 사지로 내몬 것을 거시기가 잊을 리가 없으니. 또 문디는 어떻게든 공을 세워야 된다며 반박한다.

다음 전투에서 거시기는 이번에도 죽은 척(해자에 머리를 묻고 있었다. 이거대로 참 대단...) 하며 버티는데 정말 우연히도 성벽에 올라가 버린다. 그리고 개그 캐릭터의 숙명대로 성 내를 휘저어 가며 도망가는데도 절대 죽지 않는다. (...) 결국 갑순이에 의해 잡히지만.

거시기는 그렇게 처형 직전 고구려군에 의해 선전 방송을 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백제니 고구려니 민족에 관한 것은 전혀 없었다. 모두 집에 '엄니'가 있고 다 끌려 온 것이고 누가 이기든 이익은 윗대리들만 독차지 한다는 것을 연설하고, 이 연설을 들은 고구려, 신라 병사들 모두 여기에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김유신을 신나게 욕 하는 것에 대한 김유신의 평가는 왜, 맞는 말이구만이었다. 하지만 이 명 연설(?) 덕분에 거시기는 고구려의 병사로 받아들여지고 연남건이 소원을 물어보자 장가 가는 걸로 빌어서 갑순이와 혼인하게 된다. 이 때 도토리 주먹밥밖에 못 먹는 상황에서 결혼식이 뭐냐는 비판이 있는데, 선전용으로 쓰기에도 좋고, 결혼식 자체도 간단하게 끝났지 음식 같은 건 거의 없는 결혼식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벤트는 군대사기 상승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군대에서 회식,체육대회 기타등등의 쓸데없는(?)행사를 왜 하는지 생각해보자 하지만 적군과 대치하고 있던 상황에서 병사들 다 모여서 결혼식을 벌인다는 건 정말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3.2 호평과 혹평

위와 같은 스토리 라인으로, 단순 코미디로 보든 풍자로 보든 호오가 극단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코미디로 보면 전작의 방식을 이어 받은 만큼 이걸 잘 살렸느냐 아니냐로 일단 갈리며 거기에 더 해서 전쟁과 코미디를 잘 연결했느냐 아니냐로 가린다. 황산벌은 초중반과 후반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며, 초중반엔 코미디 영화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후반부에서는 그동안의 사극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처절하고 잔혹한 전투장면을 보여준다. 달콤한 음식을 먹다가 쓴 음식을 먹으면 그 쓴맛이 갑절로 느껴지듯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줬고, 이는 "전쟁은 미친 놈들이 하는 것" 즉 반전(反戰) 이라는 메세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데 크게 성공했다. 또한 전반부의 코미디 부분도 단순히 보기에 웃긴 장면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당시 시대 상황을 거침없이 풍자하고, 기존의 클리셰를 파괴하면서 관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으며 비평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반면 평양성에서는 영화 내내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미디를 사이사이 집어넣는 연출을 보여준다. 이는 대중이 이 영화를 혹평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 진지한 장면과 웃긴 장면의 변화가 너무나 빨라서 영화를 보면서 어떤 감정을 잡아야 하는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작중 인물 '거시기'가 '뭐시기'를 때려죽이는 장면이다. 전작과 같은 후반부의 클라이맥스가 없는 본 작품에서 이 장면은 가장 강렬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장면이다. 전장에서 동고동락하던 동료를 전장에서 물러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잔인하게 쳐죽이라는 명령을 어쩔 수 없이 수행해야 하는 거시기의 모습은 강한 공감과 연민을 불러올 뿐 아니라 강대국의 명령을 들어야 하는 신라의 불합리한 상황 역시 부각되는 장면이다. 연출 역시 상당히 처절하다. 그러나 거시기가 등장하는 바로 다음 장면은 어이없게도 화장실로 쓰는 도랑에 빠지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스랩스틱 코미디이다. 바로 전 장면에서 애써 만들어 놓은 슬픈 분위기가 채 몇 분 지나지도 않아 싹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황산벌에서의 코미디가 단맛과 짠맛의 대비를 이용하여 맛을 극대화했다면, 평양성은 애초에 무슨 맛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두 맛을 마구잡이로 섞어버린 격이다. 이렇듯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모르겠는 어색한 분위기는 초반부터 후반까지 계속된다. 심지어 전투장면에 돌립해서도 작중 인물들은 끊임없이 코미디 분위기를 연출한다. 진지해야 할 상황에서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은 대상을 풍자하는데 사용할 수는 있으나,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 평양성은 현실 풍자가 사실상 사라져버린 작품이다. 다시 말해 전투장면에서의 코미디 연출은 흔하디 흔한 몸개그에 그치고 만 것이다.

결과적으로, 코미디는 코미디대로 식상한 개그에 머물렀고, 날카로운 연출도 없으며, 캐릭터에게 강한 공감도 느낄 수 없는 아쉬운 작품이 되어 버렸다. 특히 전작에서 워낙 훌륭한 연출을 보여줬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관람한 관객들의 실망도 컸다.

중간에 당의 공격을 막으면서 고구려 만세하는 부분이 있지만 일부일 뿐이며, 이런 모든 것을 그저 살아남기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거시기가 주장하는 '살아남기'는 중간 중간에 노골적으로 드러나며, 감동을 받았다는 평도 있지만 작위적이라는 평 역시 강하다. 즉, 전작 황산벌에서 보여준 '반이념'이 이념화되어버린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외에 사극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과 가상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을 받았던 황산벌에 비하면 낙제점이다. 풍 맞아 서라벌에서 자리보전 하고 있어야 할 김유신이 평양성까지 올라온 시점부터 이미 별세계. 이미 무덤에서 때 깔고 누워있어야 할 연개소문은 본격적인 전투에 앞선 서전에서 죽는다. 뭐, 남생과 남건의 형제 다툼과 문무왕이 당에게 고개 숙일 땐 고개 숙이고 맞설 땐 맞서고 협상할 땐 협상했다는 것을 하나로 압축했다고 하면 이해할 순 있지만... 실제 역사에 비해 내러티브가 너무 압축되었다는 평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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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년 개봉작 동주의 주인공 윤동주 역을 맡은 걸 보면 이 때 이준익 감독에게 남긴 인상도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