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 「후비전(後妃傳)」 | ||||||||||
장춘화 | 하후휘 | 양휘유 | 왕원희 | 양염 | 양지 | 좌분 | 호방 | 제갈완 | 가남풍 | 사구 |
夏侯徽
(211 ~ 234)
1 개요
삼국시대 위나라의 인물로 자는 원용(媛容), 사마사의 첫 부인이다.
패국 초현 사람으로 아버지는 하후상, 어머니는 조진의 딸 덕양향주 조씨이다. 하후현의 여동생이자 조상의 조카다.
2 생애
단아한 성품에 박식하고 도량이 넒어 사마사가 무엇인가 하려는 바가 있으면 늘 미리 예견하고 계획을 세웠다. 이런 성품과 자질이 똑똑한 남편과 잘 맞았는지 처음에는 금슬이 나쁘지 않았던 듯 싶으나[1] 촉한의 북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마씨의 권세가 점점 강해지면서 갈등이 생겨났다.
228년 조휴, 231년 조진이 죽은 이후 사마의는 자타공인 군부의 최고 실력자로 부상했다. 그 시점에서 사마씨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하후휘는 남편 사마사가 위의 충신이 아님을 눈치챘다. 물론 당시 20대 중반에 불과했던 사마사의 나이를 고려하면 (아버지 사마의가 이때부터 역심을 품고 맏이와 연대한게 아니라면) 구체적인 찬탈계획을 세워졌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인지하 만인지상 아버지를 둔 젊은이가 난세에 품은 은밀한 야심에 가까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후씨와 조씨의 피를 이은 그녀로선 미약하다고 하여 불충을 묵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2]
이에 사마사도 그녀를 꺼리기 시작했고 결국 234년 독살되었다. 진서 경회하후황후전에는 자세한 경위를 밝히지 않은채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바로 윗줄에 적힌 사마사의 역심을 눈치재 그가 그녀를 꺼렸다는 기록과 연관시켜 보면 사마사가 독살한 사실을 돌려서 기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그녀가 독살된 시점이다. 그녀가 죽은 234년은 제갈량의 마지막 북벌이 진행되던 해로 황제 조예는 아직 건재했다.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일신에 이상이 있는것도 아니었고 촉오의 북벌에 명민한 판단력으로 대응하며 말 그대로 빛나던 시절이었다. 후대에 펼쳐질 조씨와 사마씨의 권력투쟁도 이때는 없었고 사마사는 아직 새파란 20대 청년이였다. 진서의 기록을 받아들이면 사마사는 도저히 찬탈을 논할 상황이 아니었던 이때부터 가슴 속에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나라를 집어삼킬 야심을 품고 있었다. 보통 창업과 관련된 기록은 대의, 어쩔수 없는일로 윤색 된다는걸 생각하면 이채로운 부분이다.[3] 또 한가지 생각해 볼 점은 다른 사람도 아닌 아내, 그것도 개국공신 하후씨의 딸을 살해하는데 최고중신이자 아버지인 사마의에게 일언반구도 없었을까하는 점이다. 아예 사마의가 주도를 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합의 내지는 묵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녀가 죽기전에 가졌던 불길한 예감은 맞아떨어져 사마씨는 찬탈을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그녀의 집안은 말 그대로 풍비박산났다. 249년 고평릉 사변으로 인해 외삼촌 조상형제들을 비롯한 그녀의 외가가 모두 멸족되었고 254년에는 오빠 하후현이 황제 조방, 장황후, 조방의 장인 장집, 소삭, 악돈, 유현, 이풍과 함께 사마사를 암살하려다가 사전에 발각되어 친가마저 멸족당하고 나머지 친족은 낙랑군으로 쫓겨났다.
조카 사마염이 황제가 될 때 처음엔 추숭되지 않았다가 경헌황후가 여러번 건의하여 266년 처음으로 시호가 더해져 경회황후(景懷皇后)로 추존되었다. 하후휘는 아들은 낳지 못하고 딸만 다섯을 낳았는데 낳았다는 기록만 있을 뿐 그 외에 기록이 전무한 걸로 봐서는 모두 요절한 듯 하다.- ↑ 하후휘가 죽을때 24살, 사마사는 27살이었다. 처음부터 사이가 냉랭했다면 20대 젊은 나이에 자식을 다섯이나 두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사마사는 두번째 결혼한 오부인(오질의 딸)과는 금방 이혼했고 세번째 부인인 양휘유와는 죽을때까지 자식이 없었다.
- ↑ 개국공신으로 평생 조조를 위해 싸우다 아들과 나란히 전사한 하후연의 질녀이자 조비에게 각별한 총애를 받았던 하후상의 딸이며 본래 진씨였으나 그 아비가 조조를 대신해 목숨을 버린 보답으로 조씨성을 받아 사직의 기둥이 된 조진의 외손녀다. 조위 사직에 대한 감정이 각별할 수 밖에 없다.
- ↑ 사마사, 사마소 형제는 인물상이 상당히 독특한 축에 들어간다. 형은 나라가 반석에 있던 시절부터 딴 마음을 품었다고 대놓고 언급된 인물이고 동생은 형과 아버지가 1년 넘게 추진해 온 거사 시도를 거사 직전에야 알았고 정적 하후현을 살려주려 애쓰는 등 단순하게 묘사하기 힘든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