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냉면

1 남한에서 대중화된 비빔국수, 함흥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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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과 함께 냉면하면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떠올리는 음식이다. 비빔냉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진주냉면, 평양냉면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냉면으로 여겨진다. 육수가 적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함흥에서 회국수라고 부르던 음식이 남한의 재료 사정에 맞게 현지화된 음식이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함흥에서는 개마고원에서 생산된 감자를 가공해 감자 전분을 생산하는 공업이 발달했다. 그래서 감자녹말을 이용한 국수 요리가 발달했는데, 아래의 물냉면인 농마국수와 와 매운 소스를 넣고 비빈 회국수가 생겨났다. 당시에 북한 지역에서는 냉면이라는 말이 잘 쓰이지 않고 찬 국수도 그냥 국수라고 불렀다.

흥남 철수로 인해 함흥 출신의 피난민이 많아지게 되었는데, 서울이나 부산에 정착하거나 고향과 가까운 강원도 동해안의 속초에 많이 정착하였다.

피난민들이 고향의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을 열면서 상호에 '함흥'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회국수가 냉면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속초시의 아무개 냉면집이 처음 문을 열어 명태회를 올린 회국수를 팔았고, 직접 요리명에 함흥냉면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1953년에 문을 연 서울특별시 오장동의 아무개 비빔냉면집이었다. 그 밖에 부산국제시장에서도 아무개 냉면집이 회국수를 팔아 최초로 함흥냉면을 시작한 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남한에서는 감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감자 전분 대신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게 되었다.[1]

면은 고구마의 전분으로 만든 쫄깃한 면에 맵게 무친 홍어가오리(간재미) 회 간혹 가슴살[2]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명태 회를 올리는 곳도 있다.

2 북한 함흥의 요리, 농마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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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관의 함흥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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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관에서 주문한 옥수수 국수

남한 사람들이 함흥냉면이라고 부르는 이 요리는 북한에서 농마국수라고 부른다.[3] 남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비빔국수가 전혀 아닌, 평양냉면과 같은 물냉면이다.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은 함흥냉면은 비빔국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은 함흥에서 먹던 물냉면이 남한에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한 것도 있고, 한때 평양은 그나마 방문하기 수월해서 평양냉면의 실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함흥은 외국 국적의 교포가 아니고서는[4] 일반인이 출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함흥의 농마국수는 남한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북한평양냉면과 마찬가지로 얼음이 전혀 없다. 북한에서는 냉면 국물이 조금이라도 어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국물이 얼면 국물의 맛이 변하기 때문이다.

평양에는 옥류관이 있듯이 함흥에는 신흥관이 있는데, 이 곳에서 위와 같은 농마국수를 먹을 수 있다. 함흥으로 들어가기 전에 평양에서 가이드를 만났을 때 미리 말을 하면 옥수수 국수, 메밀 국수, 밀 국수로 만든 함흥냉면을 먹을 수도 있으니, 혹시 가게 된다면 참고하기 바란다. 참고로, 다른 면발로 만든 냉면을 먹고 싶다면 반드시 미리 이야기해야 한다. 아니, 이런 걸 대체 어떻게 알아?

여담으로 신흥관에서 나오는 냉면의 면발은 농마국수의 전형으로 질기고 잘 끊기지 않는다. 그래도 가위를 달라고 하면 종업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니 알아서 끊어 먹는 것이 좋다.

이런 농마국수 냉면은 중국 내 조선족들도 즐겨 먹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양꼬치집 등에서 '옥수수냉면'이라는 이름의 여름 한정 메뉴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런 가게들 상당수는 냉면이 주업이 아니다보니 국물을 얼려 내놓는 집들도 있으니 제대로 된 맛을 보고 싶다면 다소 발품이 필요하다.

  1. 본래 공업용 감자 전분으로 만들던 면은 하얀색이었으나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뽑게 되면서 그 느낌이 살지 않아 볶은 보릿가루 따위의 태운 곡물가루를 섞어 횟빛을 띠게 만들었다.
  2. 동치회라고도 한다. 주로 기름장에 찍어먹는다.
  3. 여기서 농마는 녹말이다. 북한에서는 녹말을 농마라고 부른다. 감자 녹말이 주된 재료이기 때문에 농마국수라고 부르는 것이다.
  4. 평양 이외의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외국인들이거나 외국 국적의 교포들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일반인이 평양 밖의 지역을 방문하기는 매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