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니코스 강 전투에서 도하하는 알렉산드로스와 헤타이로이.
ἑταῖροι (고대 그리스어)
Hetairoi, Companion Cavalry (영어)
1 개요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기병. 유명한 알렉산드로스 3세의 망치와 모루 전술에서 "망치"의 핵심을 담당한 정예 기병이다. 헤타이로이란 원래 왕과 "가까운 자들"이라는 뜻이며, 영어로 컴패니언(동료) 캐벌리라고 부르는 것도 그 단어 뜻을 직역한 것이다. 그래서 왕의 동료, 헤타이로스라는 말은 기병대 뿐 아니라 왕과 가까운 고급 관료나 측근, 조언자들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반면에 헤타이로스의 여성형 명사 '헤타이라'는 '말동무 삼을 만한' 수준의 고급 창녀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원래는 왕과 가까운 마케도니아 귀족들로 이루어진 정예 기병대였으나, 나중에는 그리스/마케도니아 출신 자유민들 중에서 최고급 장비와 승마 기술을 갖출 수 있는 자들도 받아들였다. 심지어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정복 후에는 드물지만 아시아 출신자를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다. 이는 알렉산드로스의 그리스 지배층과 페르시아 지배층을 한데 융합시키려는 헬레니즘 동화 정책의 일환이었는데, 다른 동화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마케도니아 출신 병사들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마케도니아를 크게 중흥시킨 알렉산드로스 3세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에 의해 창설되었다. 이웃 그리스의 기병들은 대개 정찰과 척후 임무만을 담당했던 데 반해, 필리포스 2세의 헤타이로이는 처음부터 페르시아 중기병을 모델로 삼아 강력한 중기병으로 만들어졌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기병 전술을 발달시킨 이웃 테쌀리아 지방의 기병들로부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페르시아 중기병들이 투창을 이용한 원거리 접전이나 도끼, 짧은 창 등을 이용한 근접 난전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돌격 전술은 나중에 발달한 반면, 헤타이로이는 처음부터 긴 창을 사용한 돌격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는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그리고 아마도 전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제대로 된 충격기병이 등장했다는 뜻이며, 이후 필리포스 2세와 알렉산드로스 3세의 휘황찬란한 전공이 그들의 활약상을 대변해 준다. 특히 알렉산드로스의 경우 항상 헤타이로이 부대의 선봉에서 전장을 누볐다. 그런데 헤타이로이들은 돌격때 주로 쐐기꼴의 진형을 짯고, 당시 기병 전술은 중무장한 보병대에 말과 함께 꼬나박아 타격을 입히는 방식이었는데 따라서 꼭지점 끝에 위치한 병사는 거의 죽는다고 봐야했다. 역사상 전사를 통틀어 최고 지휘관이자 한나라의 국왕이 이런 자살행위와도 같은 짓을 태연하게 한 것은 알렉산드로스가 유일하다. 어쨋든 국왕이 앞장서서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서는 용맹하고도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여주니 마케도니아 군의 사기는 드높았고, 특히 직접 지휘받는 헤타이로이들은 특출난 용맹을 보여주었다.
우측 그림이 헤타이로이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페르시아의 중기병이다. 마갑과 팔, 다리 보호대를 착용하여 초창기 헤타이로이보다 중무장했으나, 전술했다시피 투창을 주 무기로 사용했으므로 헤타이로이처럼 강력한 돌파력을 갖지는 못했다. 위에서 두 번째 그림과 이 그림은 존 워리의 책 "Warfare in the Classical World"에 들어 있는 삽화다.초창기 헤타이로이는 청동 혹은 린넨으로 만든 흉갑을 입고 3~4미터에 달하는 긴 창, 그리고 칼로 무장했다. 위 그림에 나오듯이 챙 달린 모자처럼 특이하게 생긴 보이오티아 식 투구도 유명하다. 방패는 쓰지 않았으며, 후대에는 페르시아 중기병의 영향을 받아 마갑이나 팔, 다리 보호대가 추가되었다. 돌격을 할 때에는 파괴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긴 창을 양손으로 잡고 적을 찔렀는데,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말 위에서 고삐도 잡지 않고 양손으로 창을 쥐고 돌격하는 데에는 상당한 수준의 승마 기술이 필요했다 등자도 없이! . 따라서 이들은 매우 귀중한 인재들이었으며, 디아도코이 전쟁 이후 헬레니즘 국가끼리의 전쟁이 일상화되면서 헤타이로이들은 더욱 중무장하기 시작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헤타이로이들은 큰 방패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마그네시아 전투에서 셀레우코스 왕조의 헤타이로이들은 카타프락토이들보다 약간 경무장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한다. 긴 창을 들고 돌격하는 기병이라는 점에서 사리소포로이, 론코포로이, 크시스토포로이, 콘토포로이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전부 창잽이라는 뜻이다.)
좌측 그림은 마그네시아 전투에서 로마군과 싸우고 있는 셀레우코스 왕조의 헤타이로이 (혹은 아게마 기병)[1]을 그린 그림이다. 상기한 페르시아 기병의 것과 유사한 팔 보호대와 말의 가슴팍을 가리는 마갑, 그리고 호플론과 유사한 큰 원형 방패인 아스피스(Aspis)가 그려져 있다. 얼굴은 면갑으로 가렸는데 다리 보호대는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중장화를 통해 약점을 극복하려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전쟁으로 헬레니즘 왕조들의 군사적 자산은 나날이 고갈되어 갔다. 특히 등자가 없는 상황에서 양손으로 창을 잡고 돌격을 감행할 수 있는 뛰어난 승마술을 갖춘 기병을 양성하기는 점점 힘들어졌다. 그 결과 왕들의 친위대(αγημα)[2]는 왕으로부터 봉토를 하사받아 관리하다가 유사시에만 군대로 복무하는 보병들로 채워져 갔으며, 헤타이로이는 점차 사라졌다.[3] 강력한 충격기병의 전통은 동방의 파르티아와 사산 왕조, 그리고 먼 훗날 동로마 제국의 카타프락토이들이 계승하게 된다. 동로마 제국의 친위대 중에도 에테리아(ἑταιρεία)라고 불린 부대들이 있었는데, 이는 앞서 설명한 고대 그리스어의 "동료"라는 뜻에서 일맥상통한다.
2 등장하는 작품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만큼, 그리스나 알렉산드로스를 다루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게임 등 창작물에서도 자주 나온다.
- 올리버 스톤 감독의 2004년 작 영화 알렉산더의 가우가멜라 전투 씬에서 이들의 활약을 감상할 수 있다. 고증이 꽤 잘 된 편이다. 이외에 알렉산드로스에 대해 다룬 각종 다큐멘터리에서도 설명이 빠지지 않는다.
- 엠파이어 어스 : 그리스 캠페인에서 "동료 캐벌리"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청동기에 생산할 수 있는 창기병인 "브론즈 캐벌리"와 컬러링만 다른 재활용 유닛.
-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 그리스의 성에서 나오는 특수유닛으로, 주신을 포세이돈으로 골랐을 때 생산 가능하다. 칼을 쓰는 고급 기병으로 나오는데, 뜬금없게도 건물에 강하다는 이상한 상성을 갖고 있다.
- 로마: 토탈 워 : 마케도니아와 셀레우코스 제국의 최고테크 기병 유닛으로 등장한다. 고급 기병이긴 하지만 다른 고급 기병들에 비해선 좀 처진다. 반면 고증 모드로 유명한 EB모드에선 헬레니즘 팩션인 마케도니아, 셀레우코스, 프톨레미의 최고 테크 기병 유닛이다. 카타프락트들을 제외하면 대적할 자가 없는 강력함을 보여주지만 다만 징집범위가 매우 좁고 카탁보다 비싸다.
- 문명 5 : 그리스에서 기마병을 대체하는 특수 유닛으로 등장한다. 게임인 문명에서도 측면 공격 보너스가 좋아서 늘 망치 역할을 담당한다.
오오 시드마이어 고증 오오문명 5/유닛 참조. - 소설 Fate/Zero의 등장인물 라이더(4차)의 보구 이름으로도 나온다.
- 토탈 워: 로마2의 디아도코이 왕조들과 에피루스 에서 기병 최고테크 유닛으로 나온다. 각 디아도코이 왕조들마다 이름은 조금씩 변형되지만
- ↑ 셀레우코스 왕조는 근위기병대로서 각각 1000명 규모의 헤타이로이 및 아게마 기병대를 가지고 있었고 마그네시아 전투당시에는 각기 좌,우익에 배치되였다. *
- ↑ 현대 그리스군에서도 'αγημα'(현대식 발음은 '아기마')는 고위 근위부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 ↑ 애초부터 이 헤타이로이는 그리스인들로 구성된게 아니라 외국인 용병들로 구성되었다. 그저 지휘관을 그리스인이 했을뿐이다.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와의 공존을 추구한것도 막강한 기병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알렉산드로스가 죽고나서 헬레니즘 왕조들은 이런 중기병인 헤타이로이를 유지할 경제력이 부족했다. 또한 비그리스인을 헬레니즘 왕조들이 멸시하니 당연히 고용을 안할수밖에. 설령 필요할때 고용되었다 해도 그들의 멸시에 화가나 반란을 일으킨게 다반사이다. 그래서 왕들의 친위대가 보병들로 채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