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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의 첫 작품이자 그 자체로 전설인 영화.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 찰턴 헤스턴, 로디 맥도웰 주연. 1968년 개봉. 배급은 20세기 폭스.
60년대 말부터 70년대를 관통하며 유행한 디스토피아 SF 붐의 첫 신호탄과도 같은 작품으로 하드한 설정과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특수효과, 영화사상 손꼽을 만 한 엔딩에서의 충격적 반전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워낙에 유명한 엔딩이라 수많은 영화, 만화 등에서 패러디되고 있는 희대의 명장면. 그러나 이 엔딩은 원작소설과는 다르며, 영화판만의 오리지널이다.
또한 극중의 '원숭이는 신이 그의 모습을 본따 숨결을 불어넣어 창조되었으며, 진화에 대한 연구는 이단이다'는 내용의 재판 장면은 스코프스 재판이나 아칸소 재판 등 진화론 교육을 둘러싼 일련의 '원숭이 재판'에 대한 패러디이다.
흥행에서도 580만 달러로 만들어져 33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성공을 거두어 속편 영화들 말고도 TV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다.
2001년에 팀 버튼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새로 만들어졌다. 리메이크는 아니고 소설을 한번더 영화화한 것에 가깝지만... 자세한 것은 혹성탈출(팀 버튼) 항목 참조.
주연 찰턴 헤스턴은 말년에 미국총기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요즘 세대에게는 극우적 이미지를 심어주었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오메가 맨과 소일렌트 그린 같이 현대문명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담긴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고 공민권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감독인 프랭클린 J. 샤프너는 그야 말로 영화의 황금기라 불리는 1970년대를 풍미하던 희대의 감독이다. 혹성탈출 이후 1970년 패튼 대전차 군단으로 독보적인 감독의 위치에 올랐다. 그 유명한 빠삐용도 이 감독의 작품으로 1968년부터 1973년까지 내놓은 작품들은 그야말로 명작으로 손꼽힌다. 시대를 초월하는 천재 감독.
2 등장인물
- 테일러: 주인공. 우주 탐험가로 동면 상태로 우주선에 타고 비행 중이었으나 이상한 행성에 불시착해 부하들은 모두 잃고 혼자 원숭이들에게 붙잡혀 갖은 고생을 한다.
- 랜던: 테일러의 부하. 미지의 행성에 일단 성조기부터 꽂아놓고 보는 등 꽤 낙천적인 성격. 기병들에게 사냥당해 붙잡히고, 뇌 절제 수술을 당해 더이상 말도 생각도 할 수 없는 짐승이 되어버린다.
- 닷지: 테일러의 부하. 침팬지 기병들의 총에 맞아 죽고 시체는 박제가 되어 박물관에 전시된다.
- 노바: 행성의 원주민인 (짐승 취급받는)인간. 원래는 지라가 테일러와 교배를 위해 한 우리에 가두어 놓았던 인간이다. 노바는 테일러가 붙인 이름. 인간 히로인... 이지만 비중은 공기 수준이다. 대사조차 한 마디 없다.
- 지라: 침팬지인 동물 심리학자. 특이하게 생긴 테일러에게 관심을 보이다가 테일러가 지능이 있으며 원숭이들이 모르는 사실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도우려 한다.
- 코넬리우스: 지라의 애인으로 고고학자. 인간과 원숭이 사이의 미싱 링크를 발견하기 위해 연구중으로, 지라와는 곧 결혼할 사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테일러에게 지능이 있다는 지라의 주장에 시큰둥했지만, 테일러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1]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테일러를 돕는다.
- 루시우스: 지라의 조카. 테일러의 탈출을 돕는다. 딱 그 나이대 인간처럼 반항기있는 성격으로, 캠프를 지키라는 테일러의 말에 '어른들은 다 똑같아' 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날린다.
- 자이우스: 오랑우탄. 심하게 보수적인 성격으로 인간에게 지능이 있을리가 없으며 모두 지라와 코넬리우스가 꾸며낸 짓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모든 진실을 알고 있기에 이런 짓을 한 것. 처음부터 테일러같은 존재가 나타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고 있었다.
3 줄거리
지구에서 발사된 한 우주선, 여기에는 선장 테일러(찰턴 헤스턴) 외 3명의 승무원들이 동면 상태로 초광속의 속도로 자동항해 프로그램을 따라 이동 중이었다. 우주선의 목적은 지구 밖에 있는 생명체가 있는 행성을 찾는 것. 광속으로 움직이는 우주선의 시간의 상대성으로 인해 우주선 내 시간으로는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구에서의 체감 시간은 이미 수세기를 지난 상태. 테일러는 자신이 동면장치에서 잠들고 깨어나면 지구는 이미 수세기가 지나있을것이고 자신들은 새 행성에 도착할 것이라며 짤막한 음성기록을 남기고 목적지 행성에 도착할때까지 다시 잠든다.
그리고 다시 깨어나자, 우주선은 항로 이상으로 인해 한 행성에 불시착하고, 그 사이 유일한 여승무원인 스튜어트 중위는 동면장치의 이상으로 사망했고 시간이 한참 지났는지 바싹 마른 미라가 되있었으며 우주선은 불시착해 물 속으로 가라앉는 상태였다. 테일러는 부하인 랜던과 닷지를 데리고 겨우 탈출해 사막과 모래산을 헤매다 생명의 흔적과 함께 이상한 허수아비들, 그리고 밀림을 발견한다. 밀림에는 어째서인지 원시인 수준의 인간같은 것들이 과일을 주워먹고 있었는데, 이 와중에 갑자기 나타난 고릴라 기병 무리가 인간들을 사냥하기 시작한다. 닷지는 고릴라 기병의 총[2]에 맞아 죽고, 테일러와 랜던은 따로 흩어져 붙잡히고 만다.[3] 게다가 테일러는 총알에 맞고 목을 다쳐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
우리에 갇힌 테일러는 특이한 머리색과 눈색[4]으로 인해 동물심리학 연구가인 침팬지 지라 박사가 밝은 눈이라는 별명을 붙여 연구대상이 된다. 테일러는 어떻게든 자신이 지능이 있고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해명하려 들지만 전혀 먹히지 않고, 결국 몇 차례 소동 끝에 지라 박사의 종이를 빼앗아 '내 이름은 테일러' 라는 말을 씀으로써 자신에게 지능과 언어능력이 있음을 입증하는 데 성공한다. 지라는 애인인 고고학 박사 코넬리우스에게 자신의 연구대상을 보여주며 인간이 원숭이가 되는 진화의 연결고리가 아닐까 추측한다. 하지만 테일러는 오랑우탄인 자이우스 박사의 명령으로 인해 거세당할 위기에 처하고, 탈출극을 벌이지만 실패하고 만다.
결국 청문회가 벌어져 테일러는 지라 박사, 코넬리우스 박사와 함께 법정에 불려간다.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필사적으로 테일러를 변호하고, 오랑우탄으로 된 배심원들은 지라와 코넬리우스가 뇌수술과 성대수술을 통해 말하는 인간을 만들어낸 것이 틀림없다며 부정한다.[5]테일러는 자신 말고도 다른 인간이 있을거라며 랜던을 언급하지만, 그렇게 찾아낸 랜던은 이미 뇌 절제 수술을 받아 말을 할 수 없게 된 상태였다. 결국 지라와 코넬리우스는 '과학 이단' 행위로 기소되고, 테일러 역시 오랑우탄인 자이우스 박사의 소관에 넘겨져 거세 후 발성기관과 뇌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테일러는 그곳에서 자이우스 박사와 대화하며 자이우스가 사실은 자신 같은 돌연변이(라고 생각하는 존재)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다시 우리로 돌아가지만, 한 침팬지가 나타나 테일러를 수술하는 대신 동물원에 데려가기로 했다는 서류를 가지고 경비 고릴라에게 온다. 하지만 서류는 가짜였고, 테일러는 지라 박사의 조카라는 침팬지와 함께 경비를 제압하고 자신이 노바라는 이름을 붙인 여자와 함께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코넬리우스는 이단죄로 기소된것에 대해 무고를 입증하기 위해 유적 발굴지로 향하겠다고 말하고, 테일러는 코넬리우스와 함께 한다. 곧 자이우스가 이끄는 기병들에게 따라잡혀 총격전이 일어나려 하지만, 테일러는 자이우스를 정조준하며 협박해 '유적을 발굴해서 법전의 허점을 찾아낸다면 지라와 코넬리우스를 무죄로 해달라' 면서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유적에서 일행은 어째서인지 아직까지도 작동하는 '말하는 사람 인형'을 발견하고 혼란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고릴라 기병들이 루시우스를 공격하고, 결국 테일러는 자이우스를 인질삼아 기병들을 완전 철수시키고 말 한필, 3일치 식량, 그리고 총알을 요구하는 데 성공한다. 자이우스는 테일러를 '타고난 살인마'라고 비난하며 묶인 채로 코넬리우스를 시켜 신성한 두루마리(법전)을 읽게 하는데, 법전엔 어째서인지 하등 동물이라고만 여겨지던 인간에 대해 '인간을 조심하라. 탐욕에 눈이 멀어 신의 창조물을 유희로 살해한다. 땅을 차지하기 위해 형제를 살해한다.' 라는 경계의 문구가 쓰여있었다.
그 후 기병들이 테일러가 요구한 물품들을 가지고 나타나고, 테일러는 노바와 함께 말에 타고 해안을 따라 어딘가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자이우스는 테일러에게 자신이 알고 있던 역사의 진실을 짤막하게 이야기하고, 떠나려는 테일러에게 '뭘 찾아도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한 마디를 남긴다. 테일러가 떠난 후 자이우스는 유적이 발굴된 동굴을 봉쇄하라고 명령하며 과거를 어둠에 묻어버리려 하는데...
4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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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 박사 일행과 헤어져 해안가를 따라 달리던 테일러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멈춘다. 그것은 바로 상반신만 땅 위로 튀어나온 자유의 여신상. 테일러는 불시착하거나 항법오류를 겪은 게 아닌 시간이동을 한 것. 이 행성은 미래의 지구였다. 인류 문명은 이미 전쟁으로 멸망하고 원숭이들이 지구의 새로운 지배자가 되어 문명을 이루고 있었던 것. 모든 것을 알게 된 테일러는 절망하며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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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놈들!! 너희들이 다 망쳤어!! 젠장! 다 지옥에나 떨어져 버려!!(You maniacs!! You blew it up!! Damn you! Damn you all to hell!!)
그리고 암담한 BGM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반전중 하나로 꼽히는 이 장면은 반전 자체도 대단하지만, 그전에 뿌려진 수많은 복선이 더 대단하다. 보통 처음 볼때는 눈치채지 못하는데[6] 결말을 알고 나서 다시 볼 때에는 사실 여기가 지구다는 복선이 상당히 많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영어를 쓰는 것도 그렇고 오랑우탄 장로가 주인공이 가는 걸 보고 머지않아 절망할 것이라고 말하던 것(즉 그도 주인공이 말한 지구가 여기임을 알고 있었다), 막판에 대 놓고 나온 말하는인형은 결말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충격과 공포 사실 유골 발견 중인데 정교한 인형이 나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고고학과도 동떨어져 있고 그런데 그 장면이 그리 어색하지가 않다!! 이건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 결말을 깨달은 뒤에야 그 인형을 생각해 보았을 땐... 그런데 이 반전은 영화가 나오기 8년전, 흑백판 환상특급의 15화에서 먼저 나오기도했다. 내용은 세명의 우주비행사가 탄 우주선이 어떤 행성에 추락하는데, 끝이 없는 황량한 사막에서 물과 공기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되고, 살아남은 한 사람이 끝이 없는 길을 계속 걷다가 주유소 간판을 보게 되면서 여기가 지구였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게 된다. 사실 우주선은 기기고장으로 우주로 나가기도 전에 추락한 것이었다. 참고로 이 에피소드의 각본을 쓴 사람이 바로 로드설링 이며 [7] 혹성탈출의 각본 초안 역시 로드설링이 맡았는데 비록 소설 각색 작업이긴 하지만 무려 일년동안 매달려서 작업을 했다고 하며, 저 자유의 여신상으로 끝나는 결말부분 또한 로드설링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이 반전은 관객들에게 아주 큰 충격을 주었고, 이후 '어떤 행성이 있는데 알고 보니 그 행성은 지구였음' 하는 설정이 클리셰로 굳어질 정도다.
소설 원작자인 피에르 불은 자신의 소설 결말을 저렇게 지멋대로 바꿔버린것에 대해 무척 속상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고나선 영화의 결말을 엄청 맘에 들어했다고 한다.
5 기타
- 이 영화가 개봉할 때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일본식 한자어인 "혹성"을 "행성"으로 바꾸려 애를 써서 성과가 나타나려던 때였는데, 이 영화 때문에 그 동안의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최근에는 명칭이 굳어버린 이 영화를 제외하면 행성이 일반화되었다. 결국 대중매체의 제목이 중요한 법.
- 레프트 4 데드에서도 생존자 중 한 명인 조이가 위 대사를 그대로 읊는다. 조이가 사태 전에는 호러/좀비 영화광이었다는 설정을 감안한 듯.
- ↑ 어째서인지 원숭이들은 '비행은 비과학적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테일러가 '우주에서 날아왔다' 라고 주장해도 이런 이유로 믿지 않는다. 작중에는 새도 한마리 등장하지 않는데, 아마 날아다니는 것 자체가 아예 없는 듯.
- ↑ 현대의 자동소총과 비슷한 형태인데 대부분의 외장부품들이 없고 탄알집조차 없는 단발식이다. 하지만 탄알집을 꽂는 부위는 그대로 있다. 그냥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머스킷 수준.
- ↑ 여기서 고릴라 몇 명이 모여서 인간사냥 기념사진을 찍는데, 사진기가 딱 19세기 수준의 물건이다.
- ↑ 작중 다른 인간들은 모두 흑발흑안이다. 백인인 테일러와 랜던만 금발벽안.
- ↑ 여기서 코넬리우스의 변호를 듣는 오랑우탄 배심원 3명이 세 원숭이 자세를 취한다.
- ↑ 일단 제목부터가 'Planet of the Apes', 유인원들의 행성이니...
- ↑ 순수 창작은 아니고 일반인이 응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서 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