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음조 현상

발음을 매끄럽게 하여 듣는 사람에게 유창·쾌미한 청각적 효과를 주는 작용. 넓게는 말할 때에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하여, 또는 발음하는 노력을 절약하기 위하여 소리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호음조(好音調) 또는 유포니(euphony)라고도 한다. 속음현상(俗音現像)으로도 불리며, 이렇게 쳐도 이 문서로 리다이렉트 된다.

1 한국어에서의 활음조 현상

물론 이 현상은 한국어에서도 나타나는데, 주로 어떤 발음이 탈락하거나 삽입되거나 하여서 말을 좀 더 매끄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날다에 는이 붙으면 '날는'이지만 ㄹ이 탈락하면서 '나는'이 된다. 흔히 말하는 '날으는'은 틀린 말이다. 그 외에, 십월(十月), 육월(六月)의 ㅂ, ㄱ이 탈락하여, 시월, 유월이 되는 것도 이 현상의 영향이다.[1]

교과서에 나오는 가장 대표적인 활음조 현상은 지리산. 원래는 지이산(智異山)이지만, 활음조현상으로 지리산으로 읽힌다.

1.1 대표적 예

또한 만유인력(萬有引力)을 /말류일력/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다(표준 발음은 /마ː뉴일력/)

2 한자 단어에서의 활음조 표기

문제는 이 현상이 적용되는 한자어들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한자들은 각기 자신들의 발음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禮는 례, 政은 정, 虐은 학[11]. 有는 유, 惄은 녁등으로 일부 예외는 있지만[12] 한국 한자음은 한 글자에 하나의 발음이 1:1 대응되고 있다. 이런 한자의 발음에 예외를 끼치는 현상이 두가지 있는데 바로 두음 법칙과 활음조 현상이다.

그러나, 두음법칙은 초성의 ㄹ,니 에만 100%로 무조건 일관성이 있는 반면에[13] 활음조 법칙의 경우는 규칙이 없어서 읽는 법을 하나하나 외워야 한다. 예를 들면 論(본음은 )의 경우 토론(討論)에서는 론으로 읽지만 유독 의논(議論)에서는 논으로 읽는다던가, 難(본음은 )의 경우 가난(艱難),[14] 만난(滿難)에서는 난으로 읽는데 유독 곤란(困難)에서는 란으로 읽힌다.[15] 그 외에도 寧(본음은 )의 경우[16], 반절이 노뎡절(奴丁切; ㅗ + ㄷㅕㅇ)로 본음은 분명히 인데, 대부분 령으로 읽히고 있다. 안녕(安寧), 창녕군, 양녕대군 등으로 본음으로 읽히는 경우보다는 령으로 읽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령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한자변환에서도 령이 등장할 지경.

  1. 한편 6일, 10일은 육일, 십일이라고 읽는다. '붤', '궐'과 '빌', '길'은 발음 경제상 극명한 차이가 있다.
  2. 이것 때문에 헷갈려서 難의 원음을 '란'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3. 다른 단어들과는 다르게 과실이란 말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쓰인다.
  4. 참고로 의령군과 접하는 창녕군은 활음조 현상과 관계없다. 그래서 창녕의 경우는 寧의 원음인 '녕'을 따라 창녕으로 쓴다. 어차피 '창령군'이라고 써놓고 읽어도 비음화 때문에 /창녕군/이 된다
  5. 바닥에 까는 침구를 의미하는 단어. (예: 담요) 월인천강지곡(1447)에는 이 단어가 'ᅀᅭᇂ'(발음은 [ʑox]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이것이 나중에 이 소실되면서 '욯'으로 바뀌었다가 ㅎ 받침이 탈락되면서 '요'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국어사전의 '요')
  6. 여기서 '좆나 → 존나'는 비음화이고, '존나 → 졸라'가 활음조이다.
  7. 그런데 똑같은 한자를 쓰는 북한의 산은 '지이산'이라고 부른다.
  8. 다만 북한 문화어에서는 원형인 '한나산'이 표준 표기다. 그래서 '백두에서 한나까지'라고 쓴다.
  9. 疸의 원음은 '단'이었으나 '달'로 바뀐 게 굳어졌다. 활음조 현상이 한 글자의 음을 바꿔버린 사례.
  10. 이것 때문에 헷갈려서 諾의 원음을 '락'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難과 비슷한 사례.
  11. 참고로 한국관용음이다. ᅌᅥ약절(魚約切; ㅓ+ㅇㅑㄱ)로 원음은 (←ᅌᅣᆨ)
  12. 그나마 예외인 것들은 애초부터 발음이 2개 이상인 것들.
  13. 무조건은 아니다. 예외가 제법 많기 때문. 가령, 裂의 본음은 인데, 破裂은 파열로 읽는다.
  14. 가난의 경우는 간난의 "간"에도 활음조 현상으로서 ㄴ탈락현상이 일어나 "가"가 되어있다.
  15. 이 때문에 곤란의 한자를 困亂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활음조 현상이 아니라면 전혀 헷갈릴 이유가 없는 두 한자
  16. 원음은 녕 한가지. 령이라는 발음 자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