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음 법칙

頭音法則

1 개요

끝말잇기의 구세주 혹은 만악의 근원

단어의 머리에 해당하는 첫 음절의 초성인 ''이나 ''음이 ''이나 ''으로 변형되는 음운 현상. 정확히는 어두의 ㄹ > ㄴ 으로 변화하는 현상(老人:로인 > 노인)과 ㄴ이 구개음화 현상을 거쳐서 탈락하는 현상(女子:녀자 > 여자, 니르다(言)>이르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적용된 현상(良民: 량민>냥민>양민)으로 구분된다.[1]

한국어에서 분명히 존재했으며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

2 상세

한국어에서는 어두에서 ㄹ이나 '니', ㄴ + 이중 모음(ㅑ, ㅕ, ㅛ, ㅠ, ㅒ, ㅖ)으로 시작되는 고유어 단어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2][3], 한자어의 경우도 조선시대의 언해문에서 인명의 李를 '니' 등으로 적는 경우가 많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ㄹ로 시작되는 한자음 역시 실제 발음에서는 ㄴ으로 바꿔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한자어 이외의 외래어 역시 ㄹ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 rotary > 노타리, radio > 나지오[4], lamp > 남포 등등.)

즉, 분명히 존재했던 현상이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한자어가 아닌 외래어의 r이나 l을 ㄹ로 적고 발음하는 현상이 확대되면서 적어도 한자어가 아닌 외래어에서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한자어에서도 성씨에 대해서는 두음 법칙의 예외를 인정한다. 이씨는 리씨, 나씨는 라씨, 유씨는 류씨와 같이 표기할 수 있다. 이유는 종친회에서 그렇게 정했기 때문.[5] 반대로 사람 이름에서 두음이 아닌데도 두음 법칙을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김응이나 선동처럼. 선우용여는 예명에 두음 법칙을 적용하여 선우용녀에서 선우용여로 바꾸었다.

북한 문화어는 두음 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예: 利用>리용, 다이나믹 노동>다이나믹 ). 현재 남북의 중요한 언어 차이 중의 하나이며, 북한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두음 법칙을 적용하는 것을 오히려 어색하게 느낀다. 여담으로 문화어로 첫소리 법칙이라고 한다.

중국 조선말도 북한의 영향을 받아 원칙적으로 두음 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으로 일하러 많이 들어가거나 한국문화의 영향을 받기에 종종 두음법칙이 적용된 단어를 쓰는 경우는 꽤 많거나 두음법칙이 적용된 단어를 쓰도록 교정받는 경우는 흔하다. 한국내에서 조선족에 대한 인식자체가 별로 좋지 않기 때문.

3 모호성 및 논란

적용의 기준이 모호해 보이는 경우가 몇 가지있다.

첫번째는 복합어에서 뒷부분에 오는 형태소에 관련한 것이다. 합성어(어근끼리 결합한 단어)인 경우는 예를 들어 修學旅行은 修學/旅行으로 나뉘므로 '수학'이라고 쓰는 등 어근 별로 따로 적용되고, 이는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파생어(어근과 접사가 결합한 단어)가 좀 애매하다. 新女性은 新-/女性으로 분리되니 신성이라고 쓰는 등 파생어도 각 형태소마다 두음 법칙이 적용된다. 비슷한 예로 공염불(空念佛), 실낙원(失樂園), 총유탄(銃榴彈) 등이 있다. 하지만 '생년월일', '졸년월일'은 각각 生-/年月日과 卒-/年月日로 분리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파생어인 신여성과 다르게 두음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6].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 이해고 뭐고 그냥 외워야 된다.

이는 인명에서 또 큰 논란을 불러왔는데 대표적으로 유(兪)씨와 류(柳)씨와의 갈등이다. 兪와 柳는 엄연히 다른 성씨인데 柳씨를 표기할 때 두음 법칙을 강제해 '유'씨로 통일했기 때문에 柳씨들이 집단 소송을 하기도 하였고, 그 결과 현재는 법적으로 류, 라, 리 등의 성씨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 현재 이(李)씨도 원래는 리씨였다. 이승만도 당시 사진·영상 자료를 보면 리승만으로 불리는걸 알 수 있다.[7][8]

일부 언어학자와 교육학자들 그리고 이덕일(...)은 두음 법칙은 한국어의 표현을 제약하는 작위적 규칙, 더 나아가서는 일제시대 이식된 일본어의 잔재라고 주장하면서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결론을 말하자면 아니다.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저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 그리고 적어도 남한의 한국어 화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고유어와 한자어에서는 분명히 적용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학교 문법에서 두음 법칙을 인정하는 것은 한국어에 원래 그런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규범화한 것이지 없는 현상을 작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그런 쪽이라면 오히려 북한의 문화어가 없는 현상을 새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남한의 한국어 화자들이 북한처럼 한자어에서도 두음 법칙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어 화자들의 사용 경향에 따라 규범도 바뀌어 갈 것이지만, 아직까지 현상 자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교 문법에서도 이를 규범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9]

국립국어원의 원칙은 북한의 인명, 지명에도 두음 법칙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10], 탈북자 언론이나 중국 조선족 신문사(이를 테면 흑룡강 신문, 길림신문, 연변일보 등등)에서 이러한 조치에 대해 비난하기도 한다.# 특히 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 이렇게 표기하는데, 이 때문에 리영호가 이영호, 최룡해가 최용해로 표기된다. 문제는 남한에서도 인명에 한해서는 두음 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또는 적용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서 적용하는 경우가) 널리고 널렸는데 북한의 인명이라고 왜 이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 규정을 북한 인명에 일괄적으로 적용한다면 마찬가지로 남한의 인명에도 똑같이 일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게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11]

매국노 고 젠카는 두음 법칙을 놓고 "한국인은 ㄹ 발음을 하지 못한다."개소리를 강연에서 쏟아냈고 혐한들은 이걸 믿는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민현식 교수[12]는 현재와 같은 한글 전용 시대에 어근의 어종이 고유어인지 외래어인지 한자어인지를 따져 가며 두음 법칙을 적용할지 말지, 사이시옷을 넣을지 말지 결정하는 건 좋지 않다는 말을 했다.

한글 맞춤법 제12항 두음 법칙에서 어종(語種)에 따른 규정은 개선을 요한다. ‘란(欄)’은 ‘비고란, 독자란’과 달리 고유어 및 외래어와 결합할 때는 ‘어린이난, 스포츠난’처럼 쓰는데 이는 고유어, 외래어, 한자어인가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 사례로 어근의 어종에 따른 구별이라 까다롭다. 한글 전용 시대에 어원에 따른 어종 식별을 언중에게 강요하는 인상이라 불편하여 ‘-란’으로 통일함이 좋다.

사이시옷 문제는 사이시옷 표기어가 많아 문제다. 한자어는 6개로 제한하였지만 이를 고유어까지 확대한다면 사이시옷의 전면 폐지까지 고려할 수 있다. 물론 ‘내가(我)-냇가, 샛별(金星)-새 별(新星)’ 같은 경우 ㅅ을 없애면 혼동이 있지만 문맥으로 해결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2, 3음절 이상의 단어들에서 사이시옷이 과도하게 붙는 경우(죗값, 최댓값, 최솟값, 극솟값, 수돗물, 등굣길, 김칫국, 북엇국 등)만이라도 없애야 한다. 이러한 사이시옷 규정도 고유어 결합, 고유어와 한자어 결합, 한자어 6개 규정처럼 어종에 따른 규정이라 언중에게 불편한 것이다.
한자어 중에는 6개 한자어(셋방, 횟수, 곳간, 숫자, 찻간, 툇간)만 사이시옷을 적는데 ‘회수(回收)-횟수(回數)’는 구별하고 ‘대가(代價, 大家), 호수(戶數, 湖水)’는 각각 한자가 다르고 발음도 다른데 단일화하여 일관성이 없다. ‘전셋집-전세방-셋방’, ‘머리말-예사말-인사말-혼잣말’, ‘고무줄-빨랫줄’도 유사 음운 환경인데 사이시옷 표기는 다르다. ‘우유병-우윳값’의 사례처럼 ‘우유병’은 한자어라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는 식의 어종 원리 방식은 거듭 재고를 요한다.

4 관련 드립

4.1 김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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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김성모는 두음 법칙으로 괴이한 드립을 펼친 적이 있다. 무슨 지거리야! 아니 그러면 좋아요 -> 질어요 -> 싫어요 도 되지 않나?

백괴사전북한 문서에서는 두음 법칙이 심하게 과장되어 있는데, 'ㄹ'을 쓰지 말아야 할 'ㅇ'이나 'ㄴ'까지 전부 'ㄹ'로 역두음 법칙을 씌웠다. (그리고 네이버 웹툰에서도 연재 되니 보시길!)

두음 법칙을 가장한 또 다른 드립의 예. 이 쪽답이 없다(...)

4.2 이덕일: 두음법칙과 한글 맞춤법 통일안 식민국어학설

이덕일은 두음 법칙이 식민국어학이라는 망언을 했다. 자세한건 두음법칙과 한글 맞춤법 통일안 식민국어학설 문서 참고 .

5 자주 볼 수 있는 두음 법칙의 예시

5.1 고유어

  • 녀름 → 여름[13]
  • 니〔齒〕 → 이
  • 니르다 → 이르다
  • 닐곱 → 일곱[14]
  • 닑다 → 읽다
  • 닙다 → 입다

5.2 한자어

  • 녀자(女子) → 여자
  • 년금(年金) → 연금
  • 녈반(涅槃) → 열반
  • 념려(念慮) → 염려
  • 녕악(獰惡) → 영악
  • 뇨도(尿道) → 요도
  • 뉴대(紐帶) → 유대
  • 뉵혈(衄血) → 육혈
  • 니암(泥巖) → 이암
  • 닉사(溺死) → 익사
  • 닐시(昵侍) → 일시
  • 라렬(羅列) → 나열
  • 락하(落下) → 낙하
  • 란초(蘭草) → 난초
  • 람색(藍色) → 남색
  • 랍치(拉致) → 납치
  • 랑비(浪費) → 낭비
  • 래일(來日) → 내일
  • 랭기(冷氣) → 냉기
  • 략탈(掠奪) → 약탈
  • 량민(良民) → 양민
  • 려행(旅行) → 여행
  • 력사(歷史) → 역사
  • 력학(力學) → 역학
  • 련결(連結) → 연결
  • 렬등(劣等) → 열등
  • 렴치(廉恥) → 염치
  • 렵총(獵銃) → 엽총
  • 령리(怜悧) → 영리
  • 례외(例外) → 예외
  • 로동(勞動) → 노동
  • 록용(鹿茸) → 녹용
  • 론쟁(論爭) → 논쟁
  • 롱담(弄談) → 농담
  • 뢰우(雷雨) → 뇌우
  • 료리(料理) → 요리
  • 룡인(龍仁) → 용인
  • 루각(樓閣) → 누각
  • 류출(流出) → 유출
  • 륙지(陸地) → 육지
  • 륜리(倫理) → 윤리
  • 률법(律法) → 율법
  • 륭성(隆盛) → 융성
  • 륵골(肋骨) → 늑골
  • 름름(凜凜) → 늠름
  • 릉가(凌駕) → 능가
  • 리유(理由) → 이유
  • 리천(利川) → 이천
  • 린접(隣接) → 인접
  • 림야(林野) → 임야
  • 립증(立證) → 입증

5.3 예시가 아닌 것

  • 노력(努力) - "일할/힘쓸 " 자이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다. 다만 勞力이라면 원래 '로'이다.[15]
  • 어려울 난(難)으로 시작하는 단어들 - 원래 음이 이다. 곤란(困難)이라는 단어 때문에 헷갈리기 쉬운데, 원래 '곤난'이었던 게 발음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곤란으로 바뀐 게 굳어진 것. 다만 문화어로는 란이라고 쓰인다.
  1. 두 가지가 동시에 적용되는 현상은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적인 변화과정에 해당한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중간단계 없이 'ㅣ'나 이중모음 앞에서 ㄹ이 바로 탈락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 良民: 량민>양민
  2. 두시언해 권7 25면에 '人生애 슬프며 라온 이리 서로 半만하니'라는 구절에서 '즐거운'이라는 의미의 라온(樂)이라는 말이 보이기는 하나 이처럼 ㄹ로 시작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ㄴ + 이중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녀석' 정도밖에 없고(게다가 이것도 앞에 관형사가 붙어서 이 녀석, 그 녀석 등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여름'이나 '이'(치아)도 원래 '녀름', '니'였다. 실제로 어중에서는 ㄴ 발음이 되살아나서 '첫여름'(/천녀름/), '덧니', '앞니'가 된다.
  3. 일본어에서도 ら행 음으로 시작되는 단어는 られる 등의 부속어를 제외하면 거의 모두 한자어나 외래어, 아이누어에서 온 단어, 그렇지 않으면 의성어로 제한되며, 의성어 이외의 순 일본어에서 ら행 음으로 시작되는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4. 물론 이 단어는 '디'가 구개음화로 '지'로 변형되기도 했다.
  5. 개정 자체가 수많은 류(柳)씨, 그리고 그 종친회의 바꿔달라는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긴 했다. 바뀌고 나서 예외로 인정받은 사람의 반 이상이 류씨였을 정도.
  6. 다만 이것은 생-/년월일, 졸-/년월일이 아니라 생년-/월일, 졸년-/월일로 분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다.
  7. 본인 스스로도 리승만이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의 선거 포스터를 보면 각각 "리승만"으로 쓰여져 있으며 이기붕도 "리기붕"으로 표시되어있다. 단지 학자들의 권유로 마지못해 이승만이라고 부르기를 허락했다 한다.
  8. 이씨의 영어 표기가 대부분 Lee인 것은 사실 개항기 즈음엔 리씨를 사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결국 극성맞은 두음 법칙의 강제적용으로 성 자체를 갈아버린 셈(...).
  9. 그러나 법칙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언어 현상을 연구한 끝에 도출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을 규범화하여 모든 단어에 강제한다는 것도 마냥 올바르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류씨의 예에서 보듯 반발은 필연적이다.
  10.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 전체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인명, 지명에도 남한 표준어의 규정을 적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상호주의'가 적용되어서 그렇기도 하다. 북에서 남의 고유명사에 두음 법칙을 적용하지 않아서 남쪽의 인명, 지명이 둔갑하기도 한다. 경기도 용인을 '룡인'으로 표기한다든지.
  11. 재일 조선인 리영직, 량용기에게도 두음 법칙을 적용하여 이영직, 양용기로 표기하는데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일본 출생이라 당연히 두음 법칙 안 쓴다.
  12. 제9대 국립국어원 원장이기도 했다(재임 2012년 4월 13일 ~ 2015년 4월 12일).
  13. 이것의 잔재로 '한여름[한녀름\]'처럼 '여름'이 뒤에 붙는 합성어에서 [ㄴ\] 소리가 덧난다. 이는 사잇소리 현상 때문은 아니다. 만약 사잇소리 현상이라면 '한여름'에서 '여름'을 '겨울'로 바꾼 '한겨울'도 [한껴울\]로 발음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한겨울\]로 발음된다.
  14. 더 옛날에는 '닐굽'이었다. 바로 '예닐곱'이라는 단어에 일곱의 옛 형태가 '닐곱'이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15. 무언가 이루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努力이다. 勞力은 육체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뜻하므로, '노력 제공', '노력 봉사, '노력 착취'와 같이 노동력의 의미로 쓰인다. 북한로력영웅이 바로 그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