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로도스도 전기)

(회색의 마녀에서 넘어옴)

カーラ/Kar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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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도 전기 개정판의 일러스트[1]

1 개요

소설로도스도 전기》의 등장인물. 본명은 아르나칼라(アルナカーラ). 성우는 사카키바라 요시코(OVA), 이가라시 레이(영웅기사전)/?(비디오판)/김나연(투니버스).

본명보다 오히려 회색의 마녀라는 별명으로 더 잘 불린다.[2] 이것은 백(선)도 흑(악)도 아니며, 양 쪽의 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그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데, 때에 따라 악당 같기도 하고, 영웅 같기도 한 그녀의 행동에 처음 모험을 시작했을 때의 일행은 무척 혼란스러워 했다.

2 작중 행적

2.1 과거

원래는 '로도스도 전기'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500년 전에 멸망한 고대 마법 왕국 카스툴의 마법사로, 그것도 꽤 신분이 높은 귀족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로도스의 태수였고[3] 그녀 자신도 태수는 물론, 국왕에게까지 진언을 올릴 수 있는 위치였다고.

신을 뛰어넘어야 할 목표로 보았지, 숭배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던 고대 왕국인으로서는 꽤나 예외적으로 대지모신 마파의 신자였단 점도 특이사항. 당시 카스툴 왕국의 마법사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마법[4]을 그 특성에 따라 10가지로 분류하였고 각 계통마다 일문을 만들어 마술을 전승하였는데, 그녀는 그 중에서도 '부여 마술 일문[5]'에 속해 있었다. 후술하는 서클렛은 그녀의 이런 특기로부터 기인했다.

하지만 당시의 카스툴 사람들이 대다수 로도스인들을 만족(蛮族)이라 부르며 마법실험의 재료 정도로 취급하던 것과 달리 그들도 같은 인간이라고 자비를 호소하는 선량한 인물이었다. 피지배민들의 대대적인 반란으로 카스툴이 멸망할 때에는, 로도스 태수 사르반에게 이 모두가 백성을 잔혹하게 괴롭힌 당신 같은 자들 때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이렇듯 애정을 가졌던 만족들에게 살해당했고[6], 그간 간직했던 마파에 대한 신앙마저 모두 버리게 된다.

이 무렵의 강렬한 경험(카스툴의 폭주와 멸망, 그리고 그 직후의 대파괴)으로 인해 지나치게 집중된 힘은 혼란을 가져온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듯하며, 이러한 사고에서 말미암아 끝내 자신이 가장 사랑해마지 않던 로도스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의 혼을 직접 제작한 서클렛 형태의 매직 아이템에 봉한다. 그것을 착용한 이를 살해한 자는, 본인도 반드시 이 마법의 서클렛을 쓰게 되는 영원한 저주와 함께…. 이로써 칼라는 사실상 불사의 존재가 되었으며 서클렛을 매개로 많은 사람들의 몸에 빙의해 로도스의 수호자이자 흑막으로 암약하게 된다.

서클렛에 깃들게 됨으로써 칼라의 인간성은 사라졌고 현재의 칼라는 단지 '생전에 그녀가 남긴 지식과 의지의 결합체'로서 일종의 '인공지능'과 같은 존재이다. 그렇기에, 인간이라면 500년이란 세월 동안 몇 차례라도 마음이 바뀌는 것이 자연스러울 터이지만, 서클렛 칼라의 생각은 조금도 달라지 않았다.[7] 서클렛을 쓴 자는 칼라의 마력과 지식, 기억을 얻게 되지만 동시에 칼라의 의지에 지배당하게 된다. 칼라 역시 자신이 '지배'한 상대의 지식이나 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로 끝없는 전란에 의한 혼돈, 그리고 그 긴장으로 유지되는 (살벌한) 평화…. 어딘지 모르게 많이 본 패턴이 아닌가? 세상을 위해서라는 이상에 심취해 외도에 빠져버린 케이스랄까.

고대 마법 왕국이 멸망한 뒤 몇 번인가 로도스 땅에 통일 국가가 세워질 뻔한 적이 있었으나, 결정적인 순간 번번이 무산되었는데 그것은 모두 칼라의 소행으로 강력한 통일 국가의 수립은 옛 카스툴 왕국의 전례처럼 비극을 낳을 뿐, 집중된 힘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는 순간 더 큰 파국을 초래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오래 전 파괴의 여신 카디스의 최고 사제 나닐이 로도스를 차지하려 했을 때에도 그녀가 활약해 평화(?)를 지켜낼 수 있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사악한 존재인 것은 아니기에, 악의 세력이 강성해지면 선의 편에서 싸울 때도 있다. 그래서 로도스에 수많은 전란을 불러온 흑막이자, 동시에 세상을 몇 번이고 구한 영웅이기도 하다. 특히 30년 전 마신왕을 봉인한 6명의 영웅 중 한 사람으로, 판 일행은 이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역사를 입맛대로 움직이면서 전면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답게 갖은 음모에 정통하며, 또 지략에만 능한 게 아니라 고대 왕국의 마술사답게 이미 소실된 강력한 고대어 마법들을 자유롭게 행사한다. 마법사로서의 능력은 이미 예전에 인간을 초월했다.[8] 작중에서는 성계로부터 운석을 불러내 카논의 왕성 샤이닝 홀의 성벽을 박살내버린다. 그 힘이 마모의 궁정 마법사 바그나드를 능가하고[9], 워트 정도는 돼야 견줘 볼 수 있다고.

2.2 로도스도 전설

마신전쟁 때, '가장 깊은 미궁'에서의 전투 끝에 마신왕을 쓰러뜨린 육영웅 중 그 정체가 가장 비밀에 싸여있는, '이름 없는 마법전사'가 바로 그녀다. 당시 최소 한 번 정도는 몸을 바꾼 것으로 추정되는데, 첫 등장부터가 '빨강머리 용병' 벨드의 육체를 그릇으로 삼기 위해 그에게 싸움을 걸었던 일로, 이때는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지배해 온 듯한 노인의 몸을 하고 있었다. 마법을 일절 쓰지 않고도 벨드와 접전을 벌일 정도로 강했으나, 벨드가 그릇을 죽이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방어를 도외시한다. 그러나 생각 이상으로 뛰어난 벨드의 기량에 그 자질을 아깝게 여겨 숙주로 삼는 것을 포기하고 대결 도중 행방을 감춘다.

두 번째 등장은 스커드 왕성 지하 감옥에서의 일인데, 그 사이 적합한 그릇을 찾아냈던지 이전의 노인이 아니라 다른 이로 몸이 바뀌어 있었다. 이름 없는 마법전사로 칭해지는 것은 사실 엄밀히 말해 이 무렵부터로, 신체 문제가 해결되자 드디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는데 전사로서도 뛰어났지만 그 탁월한 마법 실력으로 금세 두각을 드러냈고[10], 이윽고 지도부에 합류해 벨드의 대적자가 될 만한 재능을 지닌 을 지원하고 워트의 야심을 알아채 이를 견제하는 등, 알게 모르게 조종자 노릇을 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스커드 왕자 나셀이야말로 진실로 영웅들을 아우르고 로도스를 통일할 인물임을 알고 그를 함정에 빠뜨려 배신자로 몰지만, 나셀은 진상을 알고도 그저 로도스의 미래를 걱정할 뿐 그녀를 별로 원망하지 않았고, 이에 감명 받은 칼라는 그에게 자신의 진정한 정체를 밝히고 로도스를 지키겠노라 굳게 맹세해 영웅으로서 마신전쟁에 활약한다.

2.3 로도스도 전기

마파 대신전에 비장된 보물, 진실의 거울을 훔치러 갔는데, 니스의 딸 레일리아에게 들켜 싸우다가 예상 외로 강했던 그녀에게 패해 육체를 잃는다. 하지만 서클렛의 마력으로 그녀의 몸을 대신 차지하고 당초의 목적대로 진실의 거울을 가지고 달아난다.[11]

이후 마모를 등에 업고 자기 뜻대로 로도스를 재편하려 들지만, 그러던 중 판 일행과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되고 젊고 정의감에 불타는 판에 의해 계획을 사사건건 방해받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판 때문에 여러모로 구상이 어그러지게 되자 그를 매우 성가시게 여기지만 한편으론 그 의기를 높게 사 오히려 회유하려 하나 단호하게 거부된다. 종국에는 그녀에게 원한이 깊던[12] 워트의 지원을 받은 판 일행과 결전을 치르게 되는데 강력한 힘으로 그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나, 판의 동료이자 레일리아에게 아저씨 뻘되는 드워프 의 희생으로 우드 척에 의해 레일리아의 머리에서 벗겨져 지배력을 상실한다. 천하의 칼라로서도 어떻게 손쓸 방도가 없는, 완전히 결딴난 상황이었지만…

우드가 칼라의 서클렛을 가지고 도망가 버린다(...).

우드는 별 볼일 없는 인간인 자신의 한계에 암담함을 느껴 칼라의 힘을 얻어 큰 인물이 되어 볼 생각이었지만, 칼라에게 시원스럽게 지배당하고(...) 칼라는 우드의 몸을 통해 계속해서 암약한다.

이후 니스가 임종을 맞을 무렵 그녀를 찾아가 워트, 프레베와 함께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본 정도를 빼곤 의외로 한동안 별 등장이 없다 사신전쟁 때 카디스의 부활을 획책하는 바그나드를 해치우러 나타나지만 오히려 바그나드에게 설득당해 거래를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로도스의 균형을 일거에 뒤흔들기 위해 카디스를 부활시키자는 것으로, 까딱 잘못했다간 로도스가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그 자체의 파멸을 걱정해야 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었으나, 머지 않아 닥칠 마모의 멸망으로 인해 힘의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칼라는 이를 받아들이고, 이미 은밀히 진정한 소망을 이뤄 열의를 잃은 바그나드를 대신해 스스로 카디스의 부활 의식을 집전한다.

그러나 결국 소 니스의 몸을 빌려 일어난 마파와 카디스의 싸움이 마파의 승리로 끝나고, 여신의 힘에 의해 달아나지도 못 하다가 그녀를 구원[13]하기 위해 서클렛을 다시 쓴 레일리아의 의지에 패해 봉인당하고 만다. 유언(?)은 그녀답게 "조화와 균형을 소중히…."

그런데 바그나드와의 거래 중 마지막에 '지식의 서클렛'을 넘겨 받아 뭔가 조치를 취했던 것[14]과 백 수십 년쯤 뒤, 로도스에 전란의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것[15] 등으로 미루어 어쩌면 차후 부활하거나 애초에 봉인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떡밥이 있다.

3 여담

슬레이어즈리나 인버스 에 대한 작중의 루머 중에 이 여자를 패러디한 것이 있다. 그 내용인 즉 "실은 리나 인버스는 5백년 전에 멸망했던 레티디우스 공국의 대마도사로, 본인은 이미 죽었지만 그 잔류의지를 가둬둔 검은 헤어밴드가 소유자를 조종하고 있다."

균형 덕후 성향은 모덴카이넨에서 따온 듯.

로도스도 전기 TV판 애니메이션에서는 처음엔 우드 척으로 나왔다. 니스의 임종을 바라본 건 우드 척의 몸. 그런데 그 1년 후 사신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에 재등장했을 땐 뜬금없이 사역체가 왠 낯선 여자로 바뀌어 있다. 아마 회색의 마녀의 이미지 때문에 제작진에서 여자로 갈아치운 듯. 또 원작과 달리 최후도 레일리아에 의해 봉인되는 것이 아니라 부활 의식 중에 판에게 서클렛이 벗겨지면서 리타이어(...)하는 것으로 바뀐다. 갖은 위세를 떨치던 모습에 걸맞지 않은 너무나 허무한 결말. 다만 사신 부활 의식은 서클렛이 벗겨지기 직전 완료하였기에 의식의 성공이란 목표 만큼은 달성한다.

  1. 레일리아 버젼인데, 글로 써진 전체 스토리에서 여성의 몸을 하고 나온 것은 딱 이 시기 밖에 없다. 회색의 마법사
  2. 이 별명을 지어 준 사람은 벨드로, 특유의 야성적인 직감으로 그녀의 본질을 꿰뚫어 본 것 같다.
  3. 사르반이 부친은 아닌 듯 하니 아마 그 이전의 태수일 것이다.
  4. 일반적으로 고대어 마법이라 칭해지는.
  5. 매직 아이템의 연구, 제작에 특화된 일파.
  6. 다만, 무슨 음모에 넘어가거나 한 건 아니고,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는지 자진해서 만족들과 맞서 싸우다가 전사했다.
  7. 다만 어디까지나 추측. 칼라의 정체가 의사적 인공지능에 지나지 않다는 것은 워트가 제기한 주장인데, 현자로 이름난 사람인데다가 칼라를 제일 잘 알고있는 사람 중의 한 명인 워트의 말인 만큼 맞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8. 소드 월드 RPG에서 지원하는 통상적인 기능 레벨의 한도는 10인데, 이 여자는 소서러 기능이 '10레벨 이상'으로 표기돼있다. 그녀에 비견되는 대현자 워트가 11레벨의 소서러.
  9. 바리스의 궁정 마법사인 엘름의 평가로, 이 사람은 과거 바그나드와 함께 수학했던지라 꽤 설득력이 있다.
  10. 물론 전사로서의 능력은 숙주의 능력, 그리고 뛰어난 마법실력은 칼라의 것이다
  11. 신전에 사람이 없을 때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기에 이러한 내막을 한동안 아무도 몰랐다.
  12. 나셀 건으로 이미 증오가 극에 달했는데 이제는 벨드와 환마저 장기말 삼으려 하니.
  13. 한때는 같은 마파 신자이기도 했고, 그녀가 사실 선량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과거 지배당했을 적 서클렛의 기억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에, 레일리아는 칼라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었다.
  14. 칼라는 지식의 서클렛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서클렛을 제작한 듯하다. 사실 제작자의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만 빼면 양자는 거의 동일한데, 심지어 외전에서 사르반은 칼라의 서클렛을 가리켜 '또 다른 지식의 서클렛'이라고 일컫기까지 한다! 그렇게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매직 아이템의 스페셜리스트인 칼라가 재가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터.
  15. 크리스타니아 시리즈에서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