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Graduate Record Examination
한국어로는 미국대학원유학자격시험 등으로 번역할 수 있으나 보통 그냥 GRE라고 쓴다.
공식 홈페이지
미국 대학원 유학 지망자들의 최대의 적하지만 SOP와 Writing Sample을 준비해야 하는 때가 온다면 어떨까?.의전시험 MCAT이 짱먹는다TOEFL, TOEIC 등을 주관하는 교육 비영리기관 ETS에서 주관하는 시험이다. 유학 지망생 이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상 한국인들이 흔히 접하는 영어 시험 중에서는 가장 난이도 높은 시험이다. 시험비도 가장 비싸다. 2015년 8월 기준 $195 $250인 GMAT이 등장한다면? TOEFL이나 TOEIC이 영어를 외국어로 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라면, GRE는 주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대학원에 갈 자격이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GRE는 미국 학부과정의 SAT에 대응되는 시험으로, 미국의 대학원에 지망하는 학생의 수학(修學)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1] 따라서 영미권/비영미권 관계없이 모두 미국 대학원 입학을 위해서는 이 시험을 한번 이상 봐야 한다. 과거에는 5년간 점수가 계속 누적되므로, 어느 정도 이상의 점수가 나온다고 판단됐을 때 응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원하는 점수만을 리포팅할 수 있다. 물론 점수를 받는 대학은 그 학생이 리포팅한 점수 외에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GRE는 크게 general test(작문, 언어, 수리)와 subject test(각종 전공 분야)로 나뉜다. 보통 GRE라고 하면 전자를 지칭한다. 후자는 해당 전공분야의 학생들이 주로 보는 시험이다.
2 General test
2.1 개요 및 구성
말 그대로 모든 전공을 포괄하는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이다. 과목으로는 verbal reasoning(언어논증), quantitative reasoning(수리논증), analytical writing(분석적 작문)의 3가지가 있으며, Revised GRE 기준으로 버벌과 퀀트는 130~170점 스케일로 150점을 중앙에 두는 표준 분포를 이루며, 작문은 0~6점 스케일에 한 구간은 0.5점이다.
시험 구성은 우선 30분 짜리 Analytical writing을 2회 본 뒤, Verbal reasoning(30분)과 Quantitative Reasoning(35분)을 위해 각각 20문제로 구성된 5개의 섹션을 본다. 순서는 V-Q-V-Q-V 혹은 Q-V-Q-V-Q 중 하나로, 3번 나오는 시험의 경우 하나는 새로 만든 기출 문제를 테스트하기 위한 더미 섹션이다. 다만 어떤게 더미인지는 알 수 없으므로 열심히 풀어야 하는 건 똑같다. (...)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난이도가 낮은[2] Quant. 3회를 선호한다.
ETS의 다른 시험과 유사하게, PBT(paper-based test)와 CBT(computer-based test)가 있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CBT로 시행된다. 그러나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서 시험후기(기출문제)를 인터넷과 지면으로 공유하는 일이 빈발하자 빡친 ETS는 한국, 중국, 대만, 홍콩의 시험 스타일을 PBT로 바꿔 버리고 시험 횟수도 1년에 2회로 파격적으로 줄인 적이 있었다. 이는 사실상의 페널티라고 할 수 있는데, 자세한 것은 이 문서의 PBT 관련 항목을 참고할 것.
2.2 언어논증(Verbal Reasoning)
이 영역은 크게 문장 등가성(Sentence Equivalence), 문단 완성(Text Completion), 독해(Reading Comprehension)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상 미국인들도 어려워 하는 시험으로 (verbal에 나오는 단어들은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들이 아니) 더욱이나 한중일 등 비원어민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시험으로, 아무리 짧게 잡아도 하루에 4,5시간 자 가면서 2개월 이상 준비해야 한다는 말도 평민들에게나 해당한다.
SA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만큼 온갖 고난이도의 단어가 시험 곳곳에 출현하며,[3] 단어를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기본적인 언어 능력이 없으면 독해는 하늘나라로 간다고 할 수 있다.
2011년 개편으로 인해 반의어,동의어 관계 문제가 없어졌고 대신 독해의 비중이 확대되었다.
2.2.1 문장 등가성(Sentence Equivalence)
하나의 문장을 준 뒤, 주어진 6개의 선택지 중 해당하는 문장에 적합한 단어를 두 개 골라, 최종적으로 두 문장이 등가의 의미를 가지도록 만드는 유형이다. 즉, 15지선다형이라고 볼 수 있다.
Although it does contain some pioneering ideas, one would hardly characterize the work as ( ).A. orthodox
B. eccentric
C. original
D. trifling
E. conventional
F. innovative
위 문제는 ETS에서 제공한 예시로, C와 F가 답이다. 위와 같은 식으로 문제를 준 뒤, 논리적으로 적절하면서 동등한 의미를 가지도록 만드는 두 선택지를 택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동의어를 찾는 문제 같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풀면 ETS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된다. 이를테면 위의 문제에서도 A와 E가 동의어군에 있으므로 이 둘을 찍고 넘어갈 수 있는데, 이러면 틀린다[4]. 반드시 맥락에 맞는 단어를 넣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간혹 동의어가 아닌 두 단어, 하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의미를 만드는 선택지를 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게다가 위의 문제는 사용된 단어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대부분의 문제들은 GRE 수준에서도 고급 단어들이 1~2개 이상 들어간다. 심한 경우는 태반이 처음 보는 단어고, 쉬운 단어는 전부 엉뚱한 의미라 모르는 단어로 찍었더니 쉬운 단어의 2차 의미를 사용하는 경우라 틀렸다, 이런 경우도 자주 종종 있다. (...)
2.2.2 문단완성(Text Completion)
TC의 경우 아주 흉악하고 스펙터클한데, 아래와 같은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 빈 칸 1개에 선택지 5개
- 빈 칸 2개에 선택지 각각 3개씩
- 빈 칸 3개에 선택지 각각 3개씩
빈 칸이 2개 이상인 경우 하나라도 틀리면 부분 점수 같은 건 없다. 즉 5지/9지/27지선다라는 의미.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빈 칸이 1개인 경우는 지문이 짧은 대신 상대적으로 선택지에 나오는 어휘의 수준이 높은 경향이 있고, 2개 이상인 경우는 지문이 길고 복잡한 대신 어휘가 상대적으로 쉬운 경향이 있다. 허나 어쨌든 GRE이므로 쉽다고 해도 토플 나부랭이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모든 선택지가 문법적으로 하등 이상한 점이 없기 때문에 지문을 제대로 읽지 않고는 문제를 풀 수 없으며, ETS에서 제시하는 논리를 엄밀하게 따라가 가장 적합한 단어를 택해야 한다. 심지어 빈 칸이 2개 이상인 경우는 특정 빈 칸에 넣은 단어에 따라 다른 빈 칸에 적합한 단어가 달라지기도 하므로, 단순히 앞뒤 문맥만 파악하는 정도로는 적절한 단어를 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2.2.3 독해(Reading Comprehension)
말 그대로 독해문제가 나온다. 문제 나오는 포맷만 보면 수능 외국어 영역과도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시험과 GRE 독해가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 short reading 40~45줄, long reading 80~100줄로 지문의 길이가 엄청나게 길다. long reading의 경우 수능 언어 영역의 지문 하나보다도 길다.
- 단어 수준에서 자비가 없다. 단어 문제 파트에서 보던 단어들이 여기에도 나온다.
- 내용이 학술적이다.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중성미자의 오묘한 세계에 대해 서술한 전공수준의 리딩을 읽어야 한다(…).
- 문제가 어렵고 길다. 질문 자체도 3줄 정도 되며, 각 보기가 모두 3~4줄이다. 게다가 추론(inferring) 문제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지문의 핵심 내용과 논지 전개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4문제 풀어서 4문제 다 틀리는 일까지 발생한다.
한 마디로 PSAT나 LEET 언어 영역을 외국인이 푸는 꼴이다(…). 특히 long reading의 경우 시험에 한 지문이 나오며 문제가 3~4개 딸려 있는데, 제대로 읽고 풀려면 아무리 집중해서 빨리 읽어도 한국인 기준으로는 대략 10분 정도 든다. 문제는 verbal 시험 한 섹션이 20문제인데 그 중 long reading은 꼴랑 3~4문제라는 것. 때문에 대부분의 CBT 수험생들은 초반부에 나오는 short reading에 목숨을 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long이나 두 번째 short은 거의 지문만 휙휙 읽어보고 찍는다.
물론 고득점을 하려면 리딩에서 최소한 반타작은 해야 한다.
더욱 괴랄한 것은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reading 문제 중에 어떠한 것은 '옳은 것을 모두 고르시오' 따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지문이랑 대조해서 맞는거 틀린거 고르면 되지 않냐라고 하신다면 그건 경기도 오산. 이 유형의 문제는 대부분 추론형 질문이다. 예를 들면, '이 글의 저자가 동의할 만한 주장으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르시오' 같은, 정말이지 다른 영어 시험에서는 구경도 못할 유형의 문제가 나온다.(세가지 선택지 중에 세개가 모두 정답인 경우도 있다...흠좀무) 대충 뭉뚱그려 말하자면 영어로 논문 읽고 분석하고 비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보면 된다.(나는 분명 이공계인데 인문계 논문에서나 나올법한 글을 분석하지!)
2.3 수리논증(Quantitative Reasoning)
수리는 영어로 나오는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수학에 비해선 쉬운 편. 물론 GRE에 도전할 수준이면 영어 수학용어는 조금만 훑어보면 되긴 하는데, 역시 문제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는 점.
문제 유형은 수리 이해(quantitative comprehension), 문제 해결(problem solving), 자료 해석(data interpretation)으로 나뉜다.
수리이해 문제는 식이나 도형을 주고 크기가 어느쪽이 더큰지, 더작은지, 같은지, 관계를 알 수 없는지를 묻는 4지선다형으로 출제된다.
자료해석 문제는 이번에 추가된 주관식과 객관식이 섞여있는게 특징. 가끔 PSAT자료해석처럼 논리적 사고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야리꾸리한 문제도 가능하므로 주의.
나머지 문제들의 경우 워낙 다양한 유형이라 딱 잘라말하기 어렵다.
아시아인 기준으로는 아주 간단한 수학을 물어보는데, 그 수준은 수능 수리 영역에도 택도 못 미칠 정도로, 대략 중3에서 고1 사이 정도이다. 삼각함수, 로그, 행렬 이런 거 절대 안 나온다. 최고난이도 문제가 순열조합, 수열의 점화식(식 세워서 제대로 푸는 것도 아니고, 숫자 몇 개 대입해서 추측하는 문제) 등등이다. 따라서 수능 수리영역처럼 제대로 공부해야 볼 수 있는 시험은 아니며,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라면 영미권/비영미권 관계없이 웃음이 나는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이공계 학생이면 문제 해석이 더 어려울 수도 있는 수준. (...)
보다 구체적으로는 문제 자체의 수준은 고등학교 다닐 때 수리 2등급이라도 받은 학생이라면 쉽게 풀 수 있다. 다만 쉽다고 생각했던 문제에서 함정카드가 발동되어 만점을 못 받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5] 또 IQ test처럼 문제풀이의 발상 자체가 살짝 꼬여 있는 문제도 최근에는 많이 나오는 추세. 또한 CBT 기준으로 20문제를 35분 안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쉬운 만큼 정확하고 빠르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또 1개의 답만 선택하는 유형과 가능한 답을 선택하는 유형이 뒤섞여 있다는 점을 주의하자.(GMAT보다 수학이 쉽다는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최근 난이도가 많이 높아져서 만점받기가 녹녹치 않다)
2011년 개편부터 주관식 문제가 추가되었으며, 그 때문인지 프로그램 내부에서 제공하는 계산기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2.4 분석적 작문(Analytical Writing)
2002년 가을부터 새로 도입된 과목으로, issue task와 argument task로 나뉜다. 두 영역의 에세이를 0점에서 6점 사이의 0.5점 간격으로 채점한 다음 평균을 낸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0.5단위로 반올림을 하는데, 예를 들어 issue가 3.5점, argument가 5점이라면 평균 4.25점이 되어 그 값을 반올림한 전체 작문 점수는 4.5점이 된다. 나올 수 있는 문제의 풀은 전부 GRE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다. 다만 주제가 각각 100개를 넘어가므로 모든 문제에 대해 답안을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부분의 경우 각 주제들에 대해 대략적인 브레인스토밍/아웃라인 정도만 준비하는게 일반적이다.
채점 기준을 보면 문제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게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글을 적합한 표준 영어를 이용하여 작성하면 4점이다. 물론 이는 학부 졸업 예정 수준의 지성을 가진 네이티브가 작성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므로 결코 간단하지 않다. (...)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주제에 빗나가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거나, 문법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읽기가 힘든 경우 등은 얄짤 없이 3점 아래. 5점 이상을 노리는 경우, 상당한 분량의 논리적인 글을 원어민이 봐도 수준 있는 언어를 사용하여 작성해야 하며, 실제로 6점 받은 샘플 에세이는 30분의 짧은 시간을 감안할 때 거의 준프로 레벨의 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허나 한국에서만 공부한 학생의 경우 5점 이상을 노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경우 4점 수준을 목표로 하며, 이 정도로는 부족한 인문계 탑 레벨 대학원을 노리는 경우는 그저 죽어라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처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작문만 잘 하면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하지만, 실은 이 과목(특히 issue task!)은 GRE 전체에서 가장 흉악한 과목이다. 왜냐하면 단순히 영어작문을 하는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글을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쓰는가를 보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제를 하나 잡아 본 뒤 그 답안을 한국어로 적어보려고 해보면 논리적으로 쓰기가 생각보다 만만찮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글을 외국어로 써야 하니 난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 일부 네이티브들조차 3점 이하의 점수를 받는다는게 이를 증명한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고득점은 네이티브 중에서 나오며 한국인이 고득점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원어민이라고 해서 고득점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웬만큼 글을 잘 써도 전체적인 논리와 무관한 헛소리를 하면 3점 이하가 나온다. 많은 경우 분량을 채우기 위해 쓸데 없는 헛소리도 과감하게 적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시간이 있으면 그냥 퇴고를 하는 편이 낫다. 실제로 ETS에서 제시된 샘플 에세이를 봐도 적은 분량만으로도 4점이 나온 사례가 있고. 물론 5점 이상은 분량도 중요하지만, 분량을 채우다가 논리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
한국과 중화권에서 후기를 이용한 cheating이 발각된 시점에서 새로 생긴 과목이기 때문에, verbal과 quant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쭉정이(…)들을 걸러내겠다는 ETS의 의도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채점기준은 과목 도입 이래 날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으며, 템플릿과 예제를 외워서 그대로 쓰는 사람들을 견제하기 위해 표절 판독 프로그램까지 도입하여 조금만 내용 전개가 비슷해도 가차없이 표절로 잡아낸다.
이렇듯 외국인에게 힘든 영역이기 때문에, 문과 계통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며 이과에서도 꽤 중요하게 보는 과목이지만, 한국인들을 비롯한 아시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0 만점에 4.5 이상이면 상당한 고수 취급을 받으며, 4.0만 나와도 문이과 불문하고 감사하는 수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3.0 내지 3.5를 가장 많이 받는데, 3.0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의 15%에 불과하며 3.5 역시 그 밑에는 36%밖에 없다.
참고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GRE공부를 전혀 안한, 인문계열 준 네이티브에게는 버벌보다 라이팅이 더 쉽다...고로 희망을 버리지 말자.
2.4.1 Issue task
2011년 이전에는 제한시간 45분, 2011년부터는 제한시간 30분으로 줄어버렸다.
논문을 쓰는 능력을 시험하는 문제이다. 어떠한 논제를 제시한 뒤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을 요구한다. 철학시간에 열심히 할 걸 탄식하는 소리가 들린다
ISSUE TASK- 오로지 지성만을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역사는 사람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 어떤 연구분야에서든, 초심자가 전문가보다 중요한 발견을 하는 경향이 더 자주 발견된다.
issue task의 경우 가히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시험을 연상시키는 문제들이며, 따라서 적지 않은 한국인들은 아예 포기하고 들어간다. 게다가 이걸 영어로 써야 하니... 덕분에 그냥 들어가도 3점, 연습 100번 하고 들어가도 3점이라는 말까지 있다.
2.4.2 Argument task
제한시간 30분.
다른 사람의 논문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허섭스레기 같은 글을 읽고 비판하는 능력을 시험하는 문제이다. 논리적 비약과 오류가 있는 제시문을 주고, 해당 지문의 오류를 논리적으로 반박할 것을 요구한다. 알 듯 말 듯한 오류들이 이래저래 산재해 있는데 이를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연습을 해야 오류를 쉽게 잡아낼 수 있다.
이슈에 비해 비영어권 화자가 준비하기 더 편한 파트이다. 논리적 오류만 제대로 지적하면, 글의 수준이 좀 부족해도 고득점을 받기 때문이다. 논리자체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해도 상관없지만[6], 글의 내용까지 베끼면 마찬가지로 표절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해둬야 한다.
그리고 보통 생각하는 수준으로 논리 오류 지적하면 얄짤없이 망한다. 굉장히 구체적어야하고, 반드시 문제글에서 제시하는 조건 내에서 따박따박 틀린걸 지적해야 한다. 특히나 문제에 제시되지 않은 가정을 가져와서 '이런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하는 게 제일 최악. 논리학을 알면 일정부분 도움이 되긴 하지만, 오류와 관련된 논리학 용어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고 구체적으로 문제내에서 조건들을 비교해가며 지적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공부 하다보면 문제의 오류들을 카테고라이즈할 수 있음이 느껴지기 때문에 유형별로 정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쉽게 지적 가능한 오류보다 좀더 어려운 것들을 지적하면 점수가 높다고 한다.
ARGUMENT TASK- 통계학자들이 치과의사들로부터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치과에서 기절하는 사람들 중 남자가 여자보다 3배나 많다고 한다. 따라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추론해 보면, 치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 남자가 여자보다 눈에 띄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를 많이 모시고 싶은 치과의사들은 남성 환자를 타겟으로 삼고, 자기 병원의 마취기술이 뛰어난 것과, 자기 병원의 스태프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을 잘 돌본다는 것을 광고에서 강조해야 한다.
3 Subject test
subject test는 특정 학문을 전공한 예비 대학원생들의 전공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학부 때 배운 전공과목의 심도 있는 종합선물세트라고 한다.
아무래도 문과 학문은 전 세계 동일기준을 적용하기가 좀 어렵기 때문에, 이 subject test가 존재하는 분과학문은 주로 이과에 집중되어 있다. subject test가 존재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다. 만점은 각 과목당 990점이나, 분야에 따라서 난이도와 편차가 커서 원점수보다 백분위(percentile)가 중요하게 여겨진다[7].
- 생화학, 세포분자생물학(Biochemistry, Cell and Molecular Biology)
- 생물학(Biology)
- 화학(Chemistry)
- 영문학(Literature in English)
- 수학(Mathematics)
- 물리학(Physics)
- 심리학(Psychology)
컴퓨터과학(2013.4. 폐지)
4 시험에 대한 비판
Revised GRE이 도입되면서 이하의 내용 중 디테일한 부분은 현 시점의 상황과 괴리된 부분이 상당히 있으므로 주의할 것. 정보 보존을 위해 삭제하는 대신 달라진 점을 추가로 기술하였다.
4.1 컴퓨터가 제멋대로 판단하는 채점 시스템
4.1.1 Revised GRE 도입 이전
과학적이고 정교한 채점을 한다고 자부하는 GRE이지만 비판도 엄청나게 많다. 그 중 가장 큰 비판은 현행 CBT GRE의 채점방식이 왜곡되어 있으며, 수험생의 실력을 적절히 판정하지 못한다는 것.
CBT GRE는 CAT(Computer-adaptive Tes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TOEFL에서도 CBT 시절 사용되었던 이 방식은 수험생이 앞 번호 문제 몇 개를 어떻게 푸는가에 따라 컴퓨터가 사람의 수준을 결정하고 대략 점수구간을 조정해 나간다는 것.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노진구가 레벨 3[8] verbal 1번 문제를 맞혔다.- 컴퓨터는 노진구의 실력을 한번 더 확인하기 위해 2번 문제로 레벨 3짜리를 하나 더 내 본다.
- 노진구는 2번 문제도 맞혔다.
- 컴퓨터는 노진구가 레벨 3짜리 문제는 웬만큼 맞출 실력이 있다고 판단, 3번에는 레벨 4짜리 문제를 낸다.
- 노진구는 3번 문제도 맞혔다.
- 컴퓨터는 노진구의 실력을 다시 테스트하기 위해 또 레벨 4짜리 문제를 낸다.
- 노진구는 이번에는 틀렸다.
- 컴퓨터는 노진구의 실력이 레벨 3과 4 가운데의 어느 구간이라고 대략 판정하고, 이후부터 레벨 3과 4 위주로 문제를 낸다.
그러므로 이런 채점 시스템 하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 앞 번호 문제 몇 개를 맞추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사람이 앞 번호 문제 몇 개를 푸는 걸 보고 그 사람의 실력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실수해서, 또는 운이 없어서 앞 번호 문제 몇 개를 틀리게 되면 컴퓨터는 가차없이 그 사람을 실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판단, 대충 쉬운 문제나 좀 내면서 이 인간이 아주 못 하는 인간인가 아니면 그냥 못 하는 인간이가를 판정하려고 한다. 반대로 앞 번호 문제 몇 개가 모두 아는 것이라서, 혹은 후기에서 본 것이라서 맞춘 사람이라면 컴퓨터는 이 사람을 능력자로 판단하여, 기본적으로 높은 점수를 배점해 준다.
- 앞 번호 문제의 실질적인 배점이 뒷 번호 문제보다 훨씬 높아진다. verbal 1번 문제는 30번 문제에 비해 거의 10배 정도 중요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단어만 죽어라 외우고 문장 완성과 독해는 젬병인 사람이라도, 요행히 컴퓨터가 1번부터 10번까지 전부 단어 문제만 내 준다면, 실제 실력에 비해 엄청나게 뻥튀기된 점수를 얻을 수 있다. 특히 1번은 미친듯이 중요하다.
- 연속해서 몇 문제를 틀리는 것의 위험성이 커진다. 반대로 한 문제 맞히고 한 문제 틀리고 하는 식으로 퐁당퐁당을 시전하면 적당히 두 레벨 사이에서 줄타기만 할 뿐, 실제 감점은 미미하다. 따라서 8개의 문제를 OOOOXXXX로 푼 사람과 OXOXOXOX로 푼 사람은 틀린 문제 개수는 4개로 똑같지만 실제 점수에서는 상당한 차이(후반부의 경우 약 3~40점)가 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GRE CBT 방식이 도입된 이후 한국인들의 평균 점수가 갑자기 높아진 것은 po후기wer의 힘도 상당수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CBT의 독특한 채점 방식의 가호를 받은 결과이다. ETS는 여전히 이 방식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방식이 적용되지 않고 그냥 틀린 개수만 세서 채점하는 PBT와 비교했을 때 같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CBT에서 10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는 현실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이뭐병
4.1.2 Revised GRE 도입 이후
이 문제는 상당 부분 완화되었다. 현재는 각 영역의 시험을 2개의 세트로 나누어 보며[9], 첫 세트의 전체 결과에 따라 두 번째 세트가 달라지는 식이 되어 운 빨로 한 두개를 맞추는 정도로는 점수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4.2 후기라는 이름의 cheating
4.2.1 Revised GRE 도입 이전
위에서 살펴본 대로, GRE는 정공법으로 도전한다면 비영어권 학생의 경우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며, verbal 650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기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아시안 특유의 꼼수가 여기에서 발동된다. 그것은 바로 후기(hoogi).[10]
후기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GRE의 기출문제이다. 일반적으로는 시험준비를 하면서 기출문제를 보는 것은 한국이든 어디든 별로 문제될 것이 없는 행동이지만, GRE 후기의 문제는 ETS가 CBT GRE를 문제은행으로 출제하고 있다는 것.
즉, 월별 혹은 분기별로 새로운 문제를 집어넣거나 좀 outdated된 문제를 빼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매일 완전히 새로운 문제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상당히 큰 문제의 pool을 모아 놓고 난이도와 유형별로 조합하여 CAT 방식으로 시험을 보는 사람에게 제시하는 것이 현재 GRE의 시험 메커니즘이다.
이 pool은 매우 크기 때문에 ETS도 전체 pool에서 문제를 섞지는 않고, set이라고 해서 전체집합 가운데 현재 돌릴 만큼의 문제를 또 뽑는다. 이걸 한국에서는 통칭 셋이라고 하는데, 이 셋은 어느 정도 유지되다가 불규칙하게 바뀐다. 옛날에는 정확히 한 달 동안 갔다고 하는데, 요새는 한 달을 넘기기도 하고 일주일 만에 바뀌기도 하고, 월말월초에는 딱 하루나 이틀 가는 경우도 있다.[11]
물론 개인에게 모두 다른 문제가 나오는 CBT GRE의 특성상 모든 사람이 완벽히 똑같은 문제를 푸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GRE를 보는 사람의 규모도 제법 되기 때문에(특히 월말월초), 몇 명의 후기만 모아 놓아도 공통분모를 어느 정도 찾을 수 있고, 이것이 일주일에서 보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쌓이면 그 양이 상당하다. 이걸 공부하고 들어가서 시험문제를 보는데, 자기 시험문제에 이 문제들이 꽤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단어와 문장완성 문제(극히 일부지만)에서 시간을 절약하면서 정답을 확신할 수가 있고, 거기서 남는 시간을 리딩으로 돌려서 까다로운 GRE 리딩을 더 천천히 풀 수 있다는 것.
물론 이 후기를 아무나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CBT GRE의 특징은 수험생이 어떤 난이도의 문제를 얼마나 잘 맞추는가에 따라 난이도를 차별화하는 것이므로, 문제를 앞에서 쭉 틀린다면 남들은 다 후기를 타는 와중에 자기만 이상한 문제를 볼 확률이 높다.[12] 그러나 약간의 실력만 뒷받침되는 학생이라면 후기를 통해 700점이 넘는 수준의 고득점을 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며, 대박날 경우 780, 790 등 거의 미국 현지의 인문학 전공 학생들이나 받을 법한 꿈의 점수를 받는 학생들도 있다.
기껏 컴퓨터 방식으로 만들어서 좀 편하게 관리하려고 했더니 아시안들이 이런 치팅을 하는 바람에 빡친 ETS는 CBT 시험 도입 후 2년만에 한국, 중국, 대만, 홍콩의 GRE 시험을 PBT로 되돌린다. PBT 시험은 1년에 2번이므로 후기가 전혀 통하지 않으며, 컴퓨터 채점 방식을 통한 점수 뻥튀기를 전혀 기대할 수 없고,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같은 실력을 가진 사람이 PBT와 CBT로 시험을 볼 경우 PBT 점수가 훨씬 낮게 나온다. 즉, ETS의 조치는 사실상 아시안들에 대한 페널티인 셈.
그러나 길은 있었다.
CBT를 보는 나라에 가서 시험을 보면 된다. 즉, CBT 시험을 봐서 후기도 타고 시험문제도 좀 더 마음 편하게 풀자는 생각을 가진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이웃나라로 대거 러시를 이루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본, 필리핀, 가까운 미국령인 괌, 중국, 대만, 홍콩 한정으로 말이 통하는 싱가포르 등으로 원정시험을 보러갔다. 특히 한국의 경우 거의 모든 수험생이 일본 등에서 원정시험을 쳤고 모든 GRE학원이나 스터디도 철저히 원정시험을 전제로 CBT방식만 다루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한국인들이 많이 갔는데, 일본에는 오사카 및 도쿄의 가야바초, 템플, 요코하마 4곳에 시험장이 있었다. 일본 GRE 시험장에 가보면 대부분이 한국인들이고 약간의 중국인이 섞여있었다. 일본인은 거의 없다.특히 오사카에 워낙 많이 한국 학생들이 가다 보니, 현지 시험장 근처의 호텔(Hotel com's Osaka)에는 월말이 되면 항상 GRE 수험생들로 북적이며 여기저기에서 한국어를 들을 수 있다(…). 호텔로비 스타벅스에서 프린트보고 있는 사람은 모조리 한국인일 정도. 나중에는 제주항공과 하나투어에서 오사카 GRE 패키지가 나오기도 했다. 10~20년 후에 한국의 해외박사 출신 교수들 중에 오사카 콤즈 호텔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가 있을 정도. 미국에서 학부를 나온 교포출신들도 한국와서 GRE학원 다닌 후 일본가서 시험볼 정도였으니 이것이 크게 과장된 말은 아닐 것이다. 도쿄의 가야바초도 한국 수험생이 많이 찾기는 마찬가지다. 가야바초역 인근 펄호텔 등에 한국, 중국 수험생이 많이 묶었다. 도쿄-요코하마 지역 시험장의 우선순위는 가야바초-템플-요코하마 순이다. 아무래도 가야바초가 도심에서도 가깝고 해서 시험끝나고 여행하기도 좋은 편이다.
필리핀은 CBT 방식의 막판에 한국인들의 주요 거점이 된 곳이다. CBT 방식의 폐지가 예고되자 학부 3학년, 석사1학기생들까지 미리 GRE를 보려고 수험생들이 몰렸고 이 와중에 일본시험장은 시험일 반년전에 이미 조기 마감되었다. 일본 시험장이 모두 풀이 되자 남은 한국 수험생들이 필리핀으로 발길을 돌렸던 것. 일본의 경우에도 학원이나 스터디 단위로 원정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필리핀 원정은 정보가 많지 않고 미개척지를 새로 뚫는 성격도 있었기 때문에 아예 학원이나 스터디 단위로 호텔(우리나라로 따지면 모텔에 가까운 규모다) 하나를 거의 통째로 빌리가기도 했다.
후기유출은 한국에서도 열렬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광활한 대륙 중국에서 특히 심한 편이다. 대륙은 역시 시험 보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한 셋이 나오고 하루이틀만 지나도 웬만한 문제는 전부 복구될 정도. 압구정 P학원의 모 선생님은 중국어 후기 분석을 위해 아예 중국어를 공부하기도(...) 한국과 중국 외에도 미국 유학생들이 많은 인도 역시 후기공유가 활발하다. 인도 후기의 특성은 역시 인도답게 수리 후기가 아주 충실하다는 것.
싱가포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고 중국인과 인도인, 대만인들이 거의 전부이다. 중국과 가깝고 말이 통하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 마카오, 타이베이 등에선 3시간이면 오는 매우 가까운 거리이고 중국 본토에서도 비행 시간이 6시간을 넘지 않는다.
4.2.2 Revised GRE 도입 이후
일단 문제 풀(pool)이 많이 바뀌어서 기존에 정리해놓은 문제들이 상당부분 무의미하게 되었고, 여기에 바뀐 시험 방식으로 인해 봤던 문제가 나온다고 해도 그 비율이 크지 않다. 즉, 이전처럼 후기만 달달 외우고 운빨 좀 타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물론 유리하다는 것은 변함 없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없던 실력을 만들어 낼 수준은 되지 않는다는 것.
4.3 과연 변별력이 있는 시험인가?
이상의 문제점을 모두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GRE가 대학원 입학 지망생의 실력을 적절히 측정하는 지표인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반론이 존재한다. 일단 수리 문제가 너무 쉬워서, 수학적 능력이 중요시되는 이공계 학생들의 실력을 제대로 판별할 수 없다. 또 언어논증에서는 수험생의 고차원적인 언어능력을 측정한다기보다는 단순한 단어암기 능력을 묻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CBT가 도입되면서, 독해는 적당히 찍고 앞부분 단어문제만 열심히 풀자는 마인드의 수험생이 매우 많아진 것은 이런 비판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이외에도, 어쩔 수 없이 주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작문 또한 그 신뢰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수험생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2개 중 하나(issue), 아예 처음부터 하나(argument)인 현실에서, 영작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생이 자기 전공분야의 주제를 요행히 받아 높은 점수를 얻고,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이 생전 처음 보는 분야의 주제를 받아 낮은 점수를 얻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13]
사실 미국의 대학원에서는 대학교 내에서 평가하는 학부성적과 학생 전체가 동등하게 치는 GRE로 나름 균형을 잡는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성적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많다. 오죽하면 '믿을만한 교수의 편지 말고는 믿을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까지 나올까. 근데 이 문단의 서술 자체가 의미 없는 게 영어 성적은 애초에 자격을 확인하는 시험이지 이걸 특별한 평가 지수로 오해하면 안 된다. 사실 출중한 연구능력이 있다면 이런 시험점수같은건 다 부질없고[14] 대학원은 일단 연구능력을 보지 언어능력을 보는 데가 아니고, 랭킹이 높은 학교의 경우가 도리어 GRE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펀딩이 빵빵한 학교의 경우 대학원생들을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가 돼야 하는) 학부수업 조교등으로 굴려야 할 필요 없이 연구조교등으로도 충분한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 대표적인 예로 MIT는 여러 과에 GRE 점수 없이도 지원서를 낼 수 있다! 즉 대충 무리없는 어느 정도의 점수만 만들면 되는 거지, 목맬 필요가 없다. 본인이 교수라고 생각해도 GRE 점수로 대학원생을 뽑고 싶은가?
5 과거에 존재했던 시험 유형
2002년 이전에는 언어논증 800점, 수리논증 800점, 분석(analytical) 800점으로 총 2400점 만점이었고, 2002년 이후 분석이 analytical writing으로 대체되어 2011년까지는 1600점+6점(writing) 만점이었다. 두 영역은 만점 800 최저점 200 점수구간 10. Writing은 0-6점으로 점수구간은 0.5.
언어논증의 경우 제한시간은 30분, 문제 개수는 30개(CBT)/38개(PBT). 일반적으로 문과는 600점, 이과는 500점 이상이 되면 미국 대학원에 원서를 써 볼 만한 점수였으며, 문과 700점, 이과 600점 이상의 경우 고득점으로 분류되어 verbal part에서만큼은 미국인들과도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참고로 700점의 경우 미국인 포함 전 세계 상위 2%이며 600점은 상위 15%.
수리논증의 경우 800점 만점 상위 6%, 790점 상위 10%. 이렇게 점수가 10점씩 낮아질 때마다 퍼센타일이 뚝뚝 떨어지므로, 이과출신 응시자 중 평소에 학교에서 고차원적인 수학 문제만 다루었던 사람의 경우 의외의 일격을 맞고 눈물을 흘리며 시험을 다시 보러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수 인플레는 명문대학일수록 더 자비가 없어서, 2010년 MIT 전기공학 전공 대학원 입학생들의 quant 평균은 790, 하버드 경제학과 대학원 입학생들의 quant 평균은 796점이라고 한다(…). 게다가 미국 각 대학들도 아시안은 워낙에 수학을 잘 한다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 수학과 아무 관계 없는 인문학 전공 학생들도 괜시리 신경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남들은 다 790 800인데 나만 750이라면 왠지 좀 후달리는 것이 사실(…). 물론 이공계가 750을 받았을 경우에는 시험을 다시 보러 가야 하지만.
5.1 반의어/단어간 관계(Antonym/Analogy)
2011년 GRE가 개정되면서 언어논증에서 폐지되었다. 그나마 단기간 암기에 능한 한국인들이 가장 기댈 대가 있는 파트. 반의어 문제는 화면에 제시된 한 단어를 보고 그 단어와 반의어 관계에 있는 단어를 고르는 것이며, 단어간 관계 문제는 어떤 두 단어의 관계를 보고 그것과 동일한 관계에 있는 두 단어를 찝어내는 문제이므로 아이디어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다.
문제는 TOEFL 110점을 넘기는, 영어를 꽤 잘 하는 학생이라도 GRE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을 경우, 말 그대로 벙 쪄버린다는 것. 아무리 영어에 능숙하다고 해도 GRE 단어들은 GRE를 따로 준비하지 않으면 시험은 고사하고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한 마디로 이 영역은 현지에서도 대학원 이상 가야 쓸 만한 고급어휘라지만 TEPS보다 어려우랴로 도배되어 있어, 예시에 1개 선지에 5개 합 6개의 단어들 중 심하면 1개도 몰라 찍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그리고 어쩌다 매우 쉬운 단어가 나온다면 그건 십중팔구 그 단어의 2, 3번 뜻을 물어보는 문제이다(…).
예시: GRE ANTONYM 1번 문제[15]FLAG :
(a) denigrate (b) subjugate (c) inculpate (d) thrive (e) incapacitate답은 (d). 여기서 flag는 깃발이 아닌 "쇠퇴하다"의 의미로 쓰였다.
이게 심하면 그 단어의 1번 뜻도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데 거기서 2번을 물어보기도 한다. 예컨대 stricture의 1번 뜻은 "혹평하다"이고 영미인들도 다 그 뜻으로 많이 쓰는데, 2010년 GRE에서 이 단어의 반의어를 찾는 문제가 나왔길래 모두 "칭찬하다"를 찾아 헤맸는데 선지에는 그런 뜻의 단어가 하나도 없었다. 결국 수많은 외국인과 일부 미국인들이 쓸려나가고 나서 시험장을 나왔을 때 확인된 답은 widening. stricture를 "혹평하다"가 아니라 "혈관 협착성 질환"이라는 뜻으로 물어봤던 거다(…).[16]
하지만 더 흠좀무한 사실은, 이 파트는 verbal 전체에서 가장 쉬운 파트라는 것. 현재는 개정되어 이런 유형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5.2 문장 완성(Sentence Completion)
마찬가지로 2011년 GRE가 개정되면서 Sentence Equivalence로 대체되었다.
단어보다는 어렵지만 독해보다는 해 볼 만한 파트. 3~4줄 정도 되는 문장 중간에 빈 칸을 하나 혹은 두 개 뚫고, 그 빈 칸에 논리구조상 필연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단어를 묻는 문제들이 나온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문제.
Prior to the work of Heckel, illustrations of fish were often beautiful but rarely ( ); this fact, combined with the ( ) nature of most nineteenth-century taxonomic descriptions, often kept scientists from recognizing differences between species.(a) impressive ... inaccurate
(b) realistic ... detailed
(c) traditional ... progressive
(d) precise ... inexact
(e) distinctive ... sophisticated
한 마디로 영어단어에 대한 지식과 함께 문장을 읽는 간단한 논리력을 물어보는 시험이다. 물론 가깝게는 수능 외국어 영역부터 시작하여, TEPS, TOEIC 등 다른 영어 시험에도 이런 빈칸 문제는 종종 나온다. 그러나 그런 시험과 GRE 문장 완성의 차이는 단어와 문장의 꼬인 수준. 단어의 경우 위의 예제는 상당히 쉬운 편이지만,[17] 대부분의 문제에서 GRE 단어 파트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해서 찍지도 못하게 만든다(…). 게다가 문장 구조 역시 전반적으로 상당히 꼬여 있어 인과관계나 역접관계를 쉽게 잡아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면에서 다른 영어 문맹 판독용 시험(…)과 GRE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GRE를 단기간 벼락치기 및 후기에 의존하는 수험생들은 이 파트만 되어도 그냥 적당히 풀고 찍고 넘어가겠다는 마인드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다 열심히 한다. 그리고 고득점을 위해서는 당연히 이 영역을 잘 풀어야 한다. 후술하겠지만 온갖 cheating과 꼼수가 난무하는 GRE 시험에서 ETS가 쭉정이(…)들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가 바로 1, 2번에 이 문장 완성 문제를 떡하니 내는 것이다.
한 세트(30문제) 기준으로 문장 완성 문제의 개수는 대략 5~7개 사이.
- ↑ MBA나 로스쿨 등 특수대학원은 이 시험이 필요없다. 대신 LSAT나 GMAT 점수가 있어야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MBA 과정에서 GRE도 인정하고 있다.
- ↑ Quant의 난이도가 그 자체로 낮다기보다는 한국인이 수학 문제 푸는데 강하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 ↑ TOEFL 시험에서 따로 별표 치고 뜻 설명이 되어 있는 단어가 GRE에서는 기본단어이다.
- ↑ 넣어서 해석을 해보면 "몇몇의 선진적인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있으나, 아무도 이것을 평범하다고 느끼진 않을 것이다(??)" 즉 문장의 앞뒤가 안맞는다
- ↑ 고등학교 사회문화나 경제(교과)의 전형적인 숫자 함정 문제와 유형이 비슷하다.
- ↑ 그러나 인터넷에 떠도는 건 믿지 말자. 모학원의 모선생님
(GRE 라이팅 수업이 커버 가능한 몇 안되는 학원의 유명 선생님)은 그런걸 쓰레기라고 부른다. - ↑ 한 과에서 여러 종류의 subject 점수를 인정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 예컨대 생물학과 대학원이라면 BCM, biology, chemistry, 심지어 physics 점수도 들이밀 수 있다!
- ↑ GRE 언어와 수리 문제는 모두 1~5 사이로 난이도가 매겨져 있다.
- ↑ 3번인 경우도 있으나, 이 경우 하나는 더미다
- ↑ hoogi는 chebon(제본)과 함께 한국 출신 유학생들이 퍼뜨린 슬랭 중 하나다(…).
- ↑ 그리고 이 셋 안에서는 또 여러 가지 부분셋들이 돌아간다. 예를 들면 2011년의 경우 2월에 쭉 유지되던 셋이 3월 1일에 바뀌었는데, 3월 2일에는 3월 1일과는 또 다른 문제들이 나와서 셋이 하루만에 바뀌었나 싶은 느낌을 줬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느 정도 셋의 규모가 커서, 이틀에 걸쳐 서로 다른 부분셋들이 차례대로 공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 GRE 판에서는 이런 걸 "안드로메다 갔다"고 한다(…).
- ↑ 그러나 작문의 모든 주제가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하는데, 처음 보는 주제를 만나서 점수를 낮게 받았다는 것은 이상한 반론이다. 또한 이것도 이슈로 한정했을 때의 얘기이고, 아규는 오류 찾기라 관계없다.
- ↑ MIT에서 구시험 시절 버벌 350점 맞은 학생을 합격시킨 경우도 수두룩하고..
- ↑ GRE는 CAT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1번 문제는 중하위 수준의 문제이다.
- ↑ 한국어 공부를 웬만큼 한 외국인들이라도 결석이란 말이 '몸 안에 생기는 돌'이란 뜻을 갖고 있다는 것까지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Stricture 라는 단어 자체가 SAT 급 단어다... 고등 단어라는 얘기다...
- ↑ 이 예제는 ETS의 공식 test preparation material인 Powerprep software에 나온 것으로, 한 마디로 맛보기 문제다. 근데 대략 SAT 의 Sentence Completion 파트의 M 난이도 문제 수준이 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