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야전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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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Luftwaffenfelddivision (줄여서 LwFD)
영어: Luftwaffe Field Division

1 개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루프트바페 내에 창설되었던 지상전투를 위한 일종의 보병사단들. 헤르만 괴링 공수기갑사단공수부대 사단, 그리고 지역 방공부대의 성격을 띠는 방공사단 등과는 다르다.

2 창설 배경

2차대전 때의 독일 공군은 그 수장인 헤르만 괴링 제국원수 덕분에 인력과 물자 등을 전 군에서 가장 풍족하게 받은 편이었으나, 그로 인해 타군 특히 육군으로부터의 갖은 견제에 시달렸다. 함정/항공기의 숫자를 확보하고 그것에 맞추어 인원을 편성하는 장비 중심의 해군과 공군과 달리, 사람 수가 곧 전력으로 직결되는 육군(특히 보병 계열)은 타군에 비해 인력 수요가 더 많고 또 확보 문제가 시급했는데, 늘 그렇듯이 사람은 항상 모자랐다. 그런 와중에도, 괴링은 특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공군을 자신의 세력 유지 수단으로 삼았고, 쓸데없이 큰 규모로 세를 불려왔다. 덕분에 TO가 항상 미달되던 육군에 비해 공군은 정수보다 무려 30만명에 가까운 인력을 더 뽑아 굴리고 있었으며, 열불 터진 육군은 틈날 때마다 이들을 육군으로 전환시킬 것을 요구하곤 했다.

1942년 초에 모스크바 코앞에서 소련군에게 한 방 먹은 뒤로, 히틀러의 무리한 계획인 청색 작전 때문에 사단별 대대 정수를 줄여가며 편제상의 사단만 잔뜩 늘리며 버티던 육군의 이러한 요구는 더욱 심해졌으며, 총통 빽으로 계속 육군의 요구를 쌩까던 괴링도 더 이상 이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괴링은 자기 부하들 중 단 한 명도 육군으로 보낼 의향은 없었기에, 타군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형적인 타협안을 내놓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공군 야전사단의 시작이었다.

3 편성

1942년 10월, 괴링은 공군 각 부대에서 TO 이외의 인원들을 중심으로 20~25만의 병력을 차출, 일종의 보병 사단들을 편성토록 했다. 항공 관련 분야가 아닌 기지 경비 등의 업무를 수행하던 경계병이나 방공포병, 그리고 육군 출신으로써 공군으로 전군되었던 인원 위주로 차출, 구성됐다. 각종 장비 등도 육군의 일반적인 보병 수준으로 지급되었다. 일부 사단에는 돌격포 같은 장비도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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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사단들을 지휘/감독하기 위해 창설된 공군 제1야전군단 지휘관 공군소장 오이겐 마인들 장군

이들 야전사단은 원칙적으로 공군 제1야전군단 소속으로 하되, 부대를 육군의 군단 이상의 상위 제대에 파견해 이들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 소속이 공군이라는 점 때문에 보급이나 행정, 지휘 계통에 혼선이 없진 않았으나, 작전시엔 공군이 아닌 육군의 상급 사령부에서 직접 굴릴 수 있게 되었으므로 육군도 더 이상 별 말을 하진 않았다. 지휘는 자기들이 하는데 공군 돈으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니 뭘 더 해줄 필요도 없으니 돈 굳었다고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4 복장과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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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야전사단 경보병을 묘사한 그림.



해외의 공군 야전사단 재현자.

일반적인 공군의 전투복인 청회색의 비행복[1] 차림을 기본으로 하여, 여기에 탄띠를 차고 기본적인 보병 장구류를 걸치고 비행모 혹은 청회색이 칠해진 철모를 썼다. 청회색 옷은 야전에서 눈에 쉽게 띄었으므로, 위장무늬가 들어간 덧옷(Smock)을 그 위에 입기도 했다. 이는 경계병 등 일반적인 공군 장병들의 육전용 피복들로, 공수부대와 달리 야전사단은 그들만의 복장을 따로 지급받지는 않았다.

다른 공군 장병들처럼 이들도 칼라 계급장과 견장 테두리의 색으로 병과를 표시했다. 야전사단의 경보병들은 녹색을 썼고, 포병이나 의무, 헌병 등 기타 병과는 자기 고유의 것을 썼다.

5 편제

"사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는 있었으나, 육군의 정규 보병 사단들에 비하면 규모가 작았다. 육군 1개 보병사단은 보병연대 3개(1개 연대는 3개의 보병대대로 구성된다. 즉 1개 사단은 9개 보병대대.)와 포병연대 1개, 그 외 정찰이나 대전차, 공병, 통신 등을 담당하는 대대 1개씩으로 구성되나, 공군 야전사단은 오직 4개 경보병대대와 1개 포병대대, 그리고 정규 육군 사단의 각종 지원대대들이 방공포병대대와 대전차대대를 제외하고는 중대들로만 구성되었다.

방공포병대대에는 88mm FLAK 18이 배치됐다. 그리고 육군보다 차량화 수준이 높았다는 이점이 있었는데, 을 한 마리도 보유하지 않고 전 병력과 장비를 차량을 통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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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지만, 일부 부대에는 돌격포도 배치됐다.

6 활약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된다.

공군 야전사단은 말 그대로 공군 인원들을 강제로 차출해 옷만 공군인 육군을 만들어 버린 셈이었고, 자연히 육군이나 SS 사단들에 비해 사기도 의욕도 매우 낮았다. 공수부대나 헤르만 괴링 사단같은 경우 정예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구성원들의 사기와 의욕이라도 올려줄 수 있었고, 심지어 대전 말기에 비행기가 없어 갈 곳 없는 항공기 승무원과 정비원들을 공수 훈련 한 번 못 받은 채 편성한 짝퉁 공수사단들조차 그런대로 잘 싸웠지만, 일반 야전사단들은 그런 것도 없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높은 전투력을 발휘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육군의 전차 에이스인 오토 카리우스의 회고록에서, 그는 어느 날인가 공군 제복에 총 맨 녀석들이 번쩍번쩍한 새 장비로 온몸을 두른 채 ('전쟁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묘사할 정도로)의기양양하게 전선으로 향하며 자기 부대 옆을 지나가는 걸 봤는데, 다음날 총이고 군복이고 다 패대기치고 도망가는 꼴을 보고 "공군 야전사단은 소련군 노획무기 셔틀이나 마찬가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심지어 소련군이 저들에게 노획한 공군 복장으로 아군 행세를 하며 스파이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아군에게 총맞고 죽거나 다친 공군 장병이 여럿 나왔다고 한다. 비단 그의 기록 말고도, 육군이나 SS의 회고록 중 이들을 좋게 평가하는 내용이 실린 것을 찾기 힘들다.

그래도 전쟁이 지속될수록 공군이 점점 공군스러운 작전을 하기 힘들어지면서 야전에 투입되는 일이 늘게 되고, 또 야전에서의 경험이 쌓인 베테랑들이 생겨나면서, 그리고 괴링의 입김에 힘입어 비교적 좋은 장비와 물자 보급의 힘즉 템빨을 업고 그럭저럭 육군의 무명 사단 정도의 전투력은 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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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 사진의 중위와 같이[2], 전쟁 말기로 갈수록 육군이나 SS와 마찬가지로 병력의 평균 연령이 확 올라가는 등 인적 자원의 질이 떨어졌다.

종전시까지 총 21개의 사단이 창설되었고, 이 가운데 2개의 사단이 전쟁 말기에 통째로 육군으로 전군되었다. 소속 장병들은 뭔 죄여.

7 사단 목록

사단 번호 앞에는 육군 및 SS와 구분하기위해 "공군"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 제1야전사단
  • 제2야전사단
  • 제3야전사단
  • 제4야전사단
  • 제5야전사단
  • 제6야전사단
  • 제7야전사단
  • 제8야전사단
  • 제9야전사단[3]
  • 제10야전사단
  • 제11야전사단
  • 제12야전사단
  • 제13야전사단
  • 제14야전사단
  • 제15야전사단
  • 제16야전사단[4]
  • 제17야전사단
  • 제18야전사단
  • 제19야전사단[5]
  • 제20야전사단[6]
  • 제21야전사단[7]
  • 제22야전사단[8]

8 창작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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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전차군단에서 루프트바페 중대 스킬로 소환할 수 있는 유닛으로 등장한다. 전투력 자체는 별볼일 없지만 뚝딱뚝딱 대공포를 지으러 다니는 역할이 그럴싸하게 재현돼 있다. 공군의 청회색 비행복을 입으면 독일군답지 않게 청회색 스킨인 국민척탄병과 구분이 가지 않기 때문인지 얼룩덜룩한 덧옷을 입고 있다. 대전 말기에는 공수부대와 야전사단 위주로 위장무늬 스모크가 일부 보급되었으므로 틀린 건 아니다.

고바야시 모토후미의 전쟁만화 게르만의 기사 중 쿨랜드 1944 챕터에서도 공군 야전사단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그닥 별 볼일 없는 전투력으로 있으나 마나한듯한 연출을 보여준다.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흑기사 이야기의 에피소드6에서, 주인공 바우어 육군기갑중위가 속한 대대에 합류해 있는 공군들이 보인다.
  1. Fliegerbluse. 독일 공군은 전투복, 전투모 등에 해당하는 피복을 비행복, 비행모 등으로 불렀다. 처음에는 항공기 승무원들을 위해 제작되었으나, 당시로서는 기능적인 부분이 많아 공군 내에서 인기가 있었고, 곧 전 공군 장병들에게 지급되었다. 공수부대원도 이 피복을 착용했다.
  2.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철십자 훈장들과, 역시 1차대전 때의 육군 항공대 시절의 조종사 휘장을 단 걸로 보아 예비역임을 알 수 있다. 단 위의 사진은 옆에 써있듯 전쟁 말기가 아닌 중기(1942년 3월)에 찍힌 사진이다.
  3.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전멸했다고 잘못 아는 사람이 많은데, 9야전사단은 1944년에나 창설됐다. 스탈린그라드에서 전멸한 것은 제9방공사단(사단장 볼프강 피케르트(Wolfgang Pickert))으로, 해외에서도 혼동하는 사례가 많다.
  4. 전쟁 말기 육군으로 전군, 제16공군보병사단(공군 출신임을 밝히기 위해 이렇게 명명했다.)으로 개칭되었다가 제16국민척탄병사단으로 한 번 더 이름이 바뀌었다.
  5. 후에 공군 제19돌격사단으로 개칭되었다가 육군으로 전군, 제19공군보병사단으로 개칭되었다가 제19국민척탄병사단으로 한 번 더 이름이 바뀌었다.
  6. 후에 공군 제20돌격사단으로 개칭.
  7. 일명 마인들 사단. 제1야전군단 예하의 자원 관리 부대를 전투사단으로 개편한 것.
  8. 실제로 창설되지 못한 페이퍼 사단. 배속 예정이던 부대들은 타 사단으로 보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