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기수표(期數標)란 병들 사이에서 생활관이나 소속이 같은 병들을 최선임부터 최후임까지 적어놓은 기록물을 말한다. 부대마다 인적상황을 기록해두는 자료에서는 장교 등 간부들의 사적 기수표를 만들어두기도 한다. 2000년대 후반에 개인정보 유출 등이 문제가 되면서 각 군 본부에서 개인정보를 담은 사적 문서를 파기해둘 것은 일선 부대에 지시했지만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는 말이 많다.
2 설명
자대에 처음 배치되면 제일 먼저 마주치게 될 물건이나 간부들에게 들키면 안 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론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알음알이로 보기는 다 보는 듯하다. 육군의 경우 동기를 입대월로 매기기 때문에 입대연도와 월일을 적어두며 해군, 공군, 해병대는 기수제기 때문에[1] 기수를 그냥 적어서 외운다. 다만 타군에서도 선임이 몇 월 군번인지는 알아야하기 때문에 기수를 적어놔봤자 이중과세다.
이걸 처음에 받으면 미치는 게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키느라 어렵다. 그나마 군대가 명찰을 달기 때문에 좀 나은데 생활관에선 다들 활동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보통 이틀 정도 지나면 선임들이 자신이 누구냐며 물어본다.
목적암기처럼 이런 걸 암기시키는 건 가혹행위기 때문에 간부에게 들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간부들도 보통 새로운 부대에 올 경우엔 기수를 외워두는 편이지만 병과는 조건이 다르다. 지휘관이나 참모로 오면 안 외워도 된다. 자기 위에 몇 명 없으니까. 기수제를 보면 알겠지만 한국군은 기수가 계급을 자주 씹어먹는 군대다.
결국 경례 때문에 생기는 족보문제다.
3 타국군에서
일본군 같은 경우엔 병들 사이에 입대는 늦어도 계급은 먼저 오르는 경우가 꽤 있었다. 병과가 계급을 씹어먹는 일본군의 특성에다 선후배 강조까지 겹쳐서 계급이 자주 무시되곤 했다. 현재의 자위대는 보통 6개월마다 신병이 한 번 충원되는 구조라서 기수가 단순해진 상태다. 하지만 기수표 비슷한 무언가가 여기도 있긴 있는 모양이다. 징병제라 입대자원이 워낙 많은 한국군의 상황과는 다르다. 자위대는 2014년 기준으로 부사관이 15만이고 병은 4만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다. 전군 간부화는 아니다.
미군은 사병(enlisted)에게 경례를 하지 않고 준사관과 장교에게만 하기 때문에 족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냥 인사하면 된다. 대충 굿모닝써 이 정도. 사실 영어로 Sir은 우리가 생각하는 존댓말이라기보다는 격식을 차린다는 의미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동기끼리라도 친구간이 아니면 sir라고 부르기도 한다. (로보캅에서 감정을 잃어버린 로보캅이 지 친구 경찰한테 I'm fine sir 라고 인사하는 장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