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향해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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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 개요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 1969년작 드라마/코미디 영화. 감독은 조지 로이 힐(1921~2002), 각본은 프린세스 브라이드의 원작자이기도 한 윌리엄 골드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흥행도 대박이라 600만 달러를 들여 만들어 전세계에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거둬들였다. 배급은 20세기 폭스.

미국 서부시대의 유명한 강도단인 와일드 번치를 이끌던 실존 인물인 무법자 "부치 캐시디(1866~1908, 본명은 로버트 리로이 파커)" 와 "선댄스 키드(1867~1908, 본명은 헨리 알론조 롱어바우)", 그리고 선댄스 키드의 정부(애인)인 이타 플레이스의 모험담을 씁쓸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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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와일드 번치 사진. 자세한 건 항목을 참고할 것.

부치 캐시디에 폴 뉴먼, 선댄스 키드에 로버트 레드포드를 캐스트하여 스타 파워를 과시한 작품.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축이 되어 독립영화 및 저예산 영화를 위주로 시상하는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는 바로 이 인물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이다.

그리고 버트 배커랙이 작곡하고 B.J.토머스가 부른 <빗방울이 내 머리에 떨어지면>(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테마송도 많은 인기를 얻어, 영화는 몰라도 노래는 안다는 이들도 많다.[1]

극중에서 선댄스 키드의 정부로 등장한 이타 플레이스(1877~ ?, 검은 머리 매력적인 여교사이지만 실존 인물과 차이가 있다. 죽은 연도가 알려지지 않은 건 행불되었기 때문)는 시대를 앞선 모에 캐릭터로서 인기를 얻었다(영화 "졸업(영화)"에서 여주인공인 엘레인 로빈슨을 연기한 캐더린 로스 분).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TV영화가 여러 편 만들어질 정도로, '선댄스 여사(1974)'의 경우 배우는 엘리자베스 몽고메리[2]가 맡았으며 1976년작인 'Wanted: The Sundance Woman'에서는 원래 이타를 맡은 캐더린 로스가 다시 연기를 맡았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도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TV 영화가 여럿 나왔다.

2 줄거리

1890년대, 은행강도단을 이끌던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 하지만 몇몇 부하들이 반기를 들자 가차없이 덤벼든 부하를 쏴죽이고 강도단을 해산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동안 이들이 벌인 온갖 강도 짓에도 별 반응이 없던 추격자들이 어느날부터 죽어라 필사적으로 이 둘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이걸 이상하게 여긴 둘은 이전에 알던 보안관을 밤중에 급습하여 그에게 자초지종을 캐묻는다.[3] 그 보안관은 이 둘이 이전에 은행강도 짓을 하면서 거액을 날리고 이 여파로 온갖 피해를 입은 인물 중에 정계 요인이 있어서덤으로 이들에게 몇 번이고 당한 금고지기의 원한도 갚을겸 그가 이 둘을 죽기살기로 추적하도록 하면서 유명한 탐정사무소[4]에서 죽기살기로 추적하는거라고 밝힌다. 돌산으로 올라가 흔적을 지우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갖은 수를 써도 추격자들은 추격을 늦추지 않자 이 둘은 선댄스의 애인인 이타와 같이 아예 미국을 떠나버린다.

선댄스가 멕시코는 너무 가까워서 위험하니까 그래 남미로 가자고 하여 이래서 이 셋이 간 곳은 멀리 떨어진 깡촌볼리비아였다. 처음에는 스페인어를 몰라 은행을 털려고 갔다가 경비원이 말을걸자 머뭇거리다가 그냥 나와버린다. 귀가 후 이타가 스페인어 속성 교육을 해주지만 키드는 관심조차 주지 않고[5] 부치는 대충이나마 배운다. 다음날 그들은 종이에 적어온 스페인어를 읽는 추태를 보여주며성공적으로 은행을 털고, 그 후에도 갖은 수법을 동원하면서 은행을 털어가며 호화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6]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기가 막히는 걸 우연히 보는데, 바로 미국에서 그리도 끈질기게 추격하던 자들 가운데 낯익은 탐정을 본 것이었다! [7] 그들은 계속 은행을 털다간 추적자들이 좋아라 덤빌테니 일단 다른 직업을 찾아보기로 하여 광부들에게 줄 월급을 운송하는 탄광업체 간부를 호위하는 일을 맡게된다. 하지만 첫 날 그 호위대상이었던 간부가 노상강도단 총에 맞아 죽어버리는 바람에 그마저 후지부지된다. 설상가상으로 이타가 고향에 돌아가도 싶다고 하자 키드와 부치는 순순히 그녀를 보내주면서 결국 둘만 남게 된다.

다음 날 키드와 부치는 지나가던 농부들을 습격해 을 빼앗아 어느 한 마을에 들러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간다. 그런데 하필 그 식당에서 일하던 아이가 이들이 가져온 말 중에 있는 농장 표식을 알아보고선 경찰에 신고를 한다. 잠시 후 맛없다면서 투덜거리며 식사를 하던 이들에게 경찰의 총격이 가해진다. 그들은 겨우 총격을 피해 한 건물 안으로 숨어들어갔지만 이미 경찰들이 쫙 깔려있는 상태. 총 솜씨가 좋은 부치가 연이어 경찰들을 쏴죽이지만 이 둘이 가진 총알이 별로 없었기에 부치가 밖으로 나가 바깥에 묶어둔 말 안장에 총알을 간신히 가져온다. 하지만 그 와중에 말들은 죄다 총에 맞아죽고, 키드와 부치 역시 큰 부상을 입고선 가까스로 한 건물으로 숨어 들어간다.

그리고... 결국 지원요청을 받은 볼리비아군이 한가득 몰려오게 된다. 처음에 사령관은 적이 고작 두 명이라는 말에 어이없어하지만 상대가 그 악명높은 Bandidos Yanquis라는 말을 듣자 납득하고선 몇백이 넘는 군인들이 보내 그들을 포위하기 시작한다. 이걸 모르는 둘은 겨우 몸을 가누면서도 서로 "왜 이렇게 움직임이 굼떠서 내가 총맞게 하냐?"(선댄스), "놀구있네, 그것도 엄호라고 총쏜 거냐? 내가 쏴도 너보단 잘 쏘겠다."(부치) 라면서 티격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선댄스는 이 다음에는 호주로 가자는 말을 하고 부치는 네놈 말 듣고 여기 왔다가 이 모양이 되었다고 짜증을 내지만 그래도 생각은 해보겠다며 전혀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자 말자 말을 탈취해서 도망가기로 하고선 총을 쏘며 밖으로 뛰쳐 나온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스페인어로 조준! 쏴라! 라는 명령과 함께 무수한 총소리가 들리면서 포스터의 장면으로 영화가 끝난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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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장면이 포스터....

3 제목

사실 우리에게 알려진 이 제목은 일본 개봉 제목[9]이다. 여담으로 "태양은 가득히"[10],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1], "무숙자" [12] 등등 1960~1970년대 국내 개봉한 외화들의 제목 중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일본 제목을 그대로 썼다. [13]

4 이야깃거리

4.1 돼지 선댄스와 부치

1998년 1월 8일,영국 탐워스(Tamworth)에 있는 돼지 농장에서 도살용으로 끌려가던 1살도 안된 2마리 숫돼지가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근처 민가에서 목격된 이 두 돼지는 끈질기게 사람을 피해 달아다녔으며 이게 보도되자 이 2마리는 각자 선댄스와 부치라는 이 영화 인물 이름이 붙여져 인기를 끌었다. 결국 1월 15일,농장주인의 추적으로 이레만에 잡혀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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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2마리 돼지 사진.

하지만 여론은 이 2마리를 죽이지 말라는 반응이 많았기에 농장주인도 결국 이 2마리를 살려둬서 천수를 누리게 했다. 사실 농장주인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 농장으로 이 둘을 보러오는 사람도 많았고 심지어 영국에서 2004년에 1시간짜리 <The Legend of the Tamworth Two>라는 TV영화까지 만들면서 저작권비를 받았기 때문.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말하는 돼지 선댄스와 부치>라는 제목으로 방영도 하고 DVD로도 발매됐다. 덕분에 농장주인은 이 2마리랑 사진도 찍고 관련 상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여 한때 꽤 잘 팔렸다고 한다.

인기스타가 된 두 마리 돼지는 그렇게 천수를 누리다가, 2010년 10월 8일, 부치가 13살로 병으로 죽었으며 선댄스도 2014년 5월 23일,14살로 눈을 감았다. 원래대로라면 1년도 못 살고 사람 뱃속으로 들어갈 고기가 되었을테지만, 탈출한 댓가로 천수를 누리고 농장에서 편히 먹고자며 살다가 각자 삶을 누렸다.

4.2 그밖에

엔딩에서 보듯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는 볼리비아 군대의 집중 포화를 받고 산산조각났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몇 해전, 부치 캐시디가 살아서 미국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리 신빙성 있는 주장은 아니며, 공식적으로는 볼리비아에서 은행 털어먹다가 총에 맞아 죽었다는게 정설이다.

4.3 국내 개봉 및 소개

국내에서도 개봉은 했지만 정확한 관객 기록이 없어서 얼마나 흥행했는지 미지수. 공중파에서는 MBC 주말의 명화, KBS 토요명화,명화극장에서 여러번 더빙 방영했다. KBS판 성우는 부치는 이정구, 선댄스는 김관철이 연기했다.그밖에 EBS에서는 자막판으로 방영했는데 극중 나오는 스페인어는 전혀 자막을 붙이지 않고 [14] 그대로 나오게 하던 다른 공중파 더빙판과 달리 여기서 스페인어 대사에 모두 자막을 붙여 방영했다.

1970년대 지방 극장에서 이 영화를 상영할 때 "푸줏간 캐시디와 석양의 꼬마"라는 제목을 쓴 간판을 걸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다. 좀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긴 한데 당시 유명한 영화평론가인 정영일이 한 이야기라 낭설로 넘겨버리기도 뭣하다. 혹시 직접 보거나 들은 위키러는 제보 바람.

5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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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인데 1979년에 패러디같은 외전이 나왔다. 제목은 Butch and Sundance: The Early Days.

국내에서는 속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는데 코믹 패러디물이라 총을 쏴도 죽는 사람도 없고 두 주인공이 마지막에 안 죽고 살아남아서 군대(여기선 미국 기병대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는다)에게도 무사히 달아나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15] 톰 베린저가 부치, 윌리엄 캣이 선댄스를 맡았으며 로보캅으로 알려진 배우 피터 웰러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조연으로 나왔다. 하지만 평은 그리 안 좋았고 900만 달러를 들여 만들어 537만 달러 흥행에 그쳤다. 감독은 슈퍼맨 2(이건 항목보면 그가 감독이라고 하기에는 아리송하지만)와 슈퍼맨 3를 감독한 리처드 레스터.배급은 똑같은 20세기 폭스가 맡았다. SBS 금요시네마로 90년대 초반에 더빙, 방영한 바 있다.

  1. 여담인데 이 장면은 일본 마법소녀물 애니메이션 마법의 요정 페르샤 (국내 방영제목은 샛별공주,비디오 제목은 요정 페루샤)에서 극장에서 보는 영화 장면으로 그대로 애니로 나왔었다...
  2. 1933~1995.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인 <Bewitched,아내는 요술쟁이>에서 주연으로 나온 배우이다. 이건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서 일본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했고 무수한 마법소녀물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일본 애니로도 판권을 사서 만들어졌다. 할리우드에서도 2005년 니콜 키드만이 나와 영화로 나왔으나 비평과 흥행에서 쫄딱 망했다. 한국 개봉제목은 《그녀는 요술쟁이》.
  3. 덤으로 보안관에게 입대를 할테니 자신들을 추천을 해달라며 위기를 모면하려고도 했다.
  4. 실제로 이 영화 실존인물인 와일드 번치 강도단을 일망타진에 기여한 게 실존한 탐정사무소인 핑커톤 전미탐정사무소였다.
  5. 거기다 부치가 스페인어를 할 줄 안다고 했는데 정작 아무말도 할 줄 모르자 화가 난 상태였다
  6. 그리고 Bandidos Yanquis(직역하면 미국 강도단)이라는 이름으로 현상수배에 오르게 된다.
  7. 추격단을 인솔하던 자로, 흰 모자를 쓰고 있었다.
  8. 이 마지막 장면의 연출을 정무문에서 오마쥬했다.
  9. "明日に向って撃て!"
  10. "太陽がいっぱい", 원제 Plein Soleil
  11. "俺たちに明日はない", 원제 Bonnie and Clyde
  12. "無宿者", 원제 My Name Is Nobody
  13. 비디오로 나온 영화의 경우 1990년대까지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살렘스 롯 속편 격인 돌아온 살렘 스 롯 (A Return to Salem's Lot, 1987)이 1990년 초반에 비디오로 일본 제목인 사령전설을 그대로 써서 나온 경우이다.
  14. 하다못해 더빙을 하던지...자막도 없으니 대체 뭐라고 하는지 방영 더빙판만 보면 알 수가 없었다. 물론 미국에서 상영 당시에도 스페인어 대사는 자막이 따로 없었다.
  15. 이 작품은 이들의 과거를 그린 일종의 프리퀄이므로, 여기서 죽어버리면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