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네소르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 곤도르의 통치 섭정으로 동명이인이 둘 있다. 따라서 데네소르 1세, 데네소르 2세로 구분하는데 흔히 알려진 데네소르는 바로 데네소르 2세다. 또한 데네소르 1세, 데네로스 2세 모두 아들의 이름이 보로미르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보로미르는 데네소르 2세의 아들이다.

데네소르라는 이름의 최초 기원은 1시대에 살았던 벨레리안드 초록요정들의 우두머리 데네소르이다.

1 데네소르 1세

디오르의 아들로 곤도르의 통치 섭정이다. 만년에 우르크(검고 힘센 오르크 무리)들이 모르도르에서 출몰해 이실리엔과 오스길리아스를 점령했다. 그의 뒤를 이은 아들 보로미르가 다시 수복했으나, 오스길리아스는 이미 폐허가 되어 아무도 살지 않게 되었다.

2 데네소르 2세

2.1 원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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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리온 2세의 아들로 곤도르의 통치섭정이다. 아내는 임라힐 대공가의 핀두일라스(해당항목 2번)로 그녀와의 사이에서 보로미르와 파라미르를 두었다. 본디 후계자였던 장남 보로미르가 그보다 먼저 죽고 그의 사후 아들인 파라미르가 마지막 통치섭정으로서 돌아온 왕에게 통치권을 반환하는 의식을 거행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곤도르를 다스린 통치섭정은 그가 마지막이었다.

젊었을 적, 아버지 엑셀리온 2세를 지원하러 왔던 소롱길 아라고른의 활약을 보고 경계하였으며, 이후 뒷조사를 통해 그가 왕의 혈통이라는 것을 알고는 더욱더 경계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간달프미나스 티리스에 도착했을 때 그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본인이 매우 유능한 통치자인데다가, 진짜 왕을 못 본 지는 천 년 가량 지났기 때문에, 내심 왕 따위는 필요없고 통치섭정가문이 곤도르를 영원히 다스리면 된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보로미르가 어렸을 때 왕이 돌아오지 않을 때 섭정이 왕이 되려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냐고 묻자 작은 나라라면 몇 년이면 충분하겠지만 곤도르라면 1만년으로도 부족하다고 대답한 것을 보면 직접 왕이 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력을 내놓을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아라고른의 후원자 중 한 명이었던 간달프를 계속하여 견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간달프에게 호감을 보이던 파라미르도 못마땅하게 여겨서, 돌아온 파라미르한테도 '네가 오래전부터 미스란디르의 환심을 사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고 힐난하고 사사건건 간달프와 독설을 주고받곤 한다.

또한 매우 날카로운 면을 지닌 냉철한 인물이기도 해서 간달프도 '그를 속이는 건 불가능하고 그럴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위험한 사람'이라며 피핀한테 주의를 몇번이고 줬다. 또한 슬픔마저도 구실로 삼을 수 있는, 죽을 때까지 노망하지 않을 속을 알 수 없는 노인'이라고 대놓고 비꼬기도 했다. 그런 한편으로는 아들과 백성들을 사랑하는 자애로운 사람이기도 해서, 상위문서에서는 자부심이 강하긴 했지만 그 자부심은 사랑하는 백성들에게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여, 절망스러운 시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것을 자신의 천명으로 여겼다고 한다. 자신을 방문한 피핀에게 충고도 해주고 그를 자신의 친위병으로 삼는 등 자상한 면도 보여주었으나[1], 후계자인 첫째를 중히 여기느라 알게 모르게 둘째를 차별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여기엔 후계자라는 점 말고 다른 이유도 있는 듯. "네가 바라는 건 고대의 왕처럼 고귀하고 품위있는 인간으로 보이는 게 아니더냐? 물론 태평한 시절에는 그게 용납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런 시대에 그런 태도는 죽음을 부를 뿐이다(그렇다면 할 수 없지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이건 이제 너만의 문제가 아니야, 보로미르가 죽은 뒤로는 네 아비의 죽음, 나아가 네가 보살펴야 되는 네 백성들의 죽음하고 같단 말이다!"라며 비난한 걸 보면, 갈수록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곤도르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데네소르가 사색적이고 온화한 파라미르보다는 자신감 넘치고 행동력 있는 보로미르를 후계자로서 더욱 편애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소설의 묘사로는 그렇다. 참고로 장남 보로미르는 그를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엄밀히 말하면 동생인 파라미르가 그를 닮았다. 비교하자면 파라미르가 세월에 음험해지면 데네소르에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질이 비슷하다. 하지만 결국 그 아들을 구하기 위해 성내에 있던 기병대를 출격시켜 구해온다.(직접 출정은 안했고, 작전을 계획한 후 명령을 내렸다. 이 부대는 임라힐이 지휘.)

늙음이 육체를 잠식하지 못하도록 갑옷을 입고 생활하는 강인한 면모도 지니고 있으며 그 덕분인지 노년임에도(세오덴보다 나이가 더 많다) 불구하고 매우 건장했다. 하지만 그 나이대의 남부 누메노르인[2]치고는 노안이었다고 한다. 후에 밝혀졌지만 아마도 원인은 팔란티르 남용.(...) 다만 이것도 정말 대단했던 것이 영화에서는 사루만사우론에게 'My Lord'라고 불렀지만, 어쨌든 사루만은 사우론에게 굴복한 척 하면서 그의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루만이나 사우론이나 같은 마아아이기에 둘은 사실상 동격. 그러나 아무리 핏줄이 좋다곤 해도 인간에 불과한 데네소르가 사우론과 의지력 대결을 하면서도 타락하지 않았다. 이것은 팔란티르가 원래의 정당한 사용권자인 데네소르에게 훨씬 더 충실히 복종했기 때문이지만 그에 더해 데네소르가 대단한 의지력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언급된다. 게다가 팔란티르를 이용해 사루만과도 교신했으며 그를 통해 데네소르'만'이 이득을 봤다고 상위문서에 나와있는 것으로 볼 때, 그 능력과 강인한 의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사루만도 버티지 못했던 팔란티르의 돌의 해악을 피하지는 못했으니, 보면 볼수록 사우론의 군세를 보고 절망에 빠져가다가, 미나스 티리스가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로한의 군대가 보이지 않았던데다 결정적으로 보로미르와 파라미르 두 아들이 모두 죽은 것[3]으로 인해 마침내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방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파라미르 옆만 지키다가 마지막으로 팔란티르의 돌을 들여다보고서는, 스스로 무덤에 묻힐 자격이 없다 하여 파라미르와 함께 죽으려고 했지만 피핀의 전갈을 받은 베레곤드와 간달프의 개입으로 그 뜻마저 이루지 못하자 자신을 설득하는 간달프한테 "당신이 그 방랑자와 내 아들을 방패삼아서 날 몰아내고 곤도르를 먹으려는 속셈을 모를 줄 알았나? 이 멍청한 회색의 바보야! 가서 싸워봐라. 어디 한번 해보라고! 얼마간은 저 펠렌노르 평원에서 승리를 거둘 순 있겠지만 이제 일어선 저 강대한 힘에 맞설 자는 없다!"며 악담을 퍼부었다. 그리고는 간달프의 일침에 또다시 아들을 죽이려고 들었지만 베레곤드가 가로막자 "결국 그대는 내 아들의 사랑을 반 훔쳐가더니 이젠 내 기사들의 충성도 반을 훔쳐가는군. 이리 오너라! 너희들 전부가 배신자가 아니라면 이리 오란 말이다!"는 말을 남기고선, 시종들이 가져온 횃불로 장작에 불을 붙이고는 그대로 팔란티르의 돌을 끌어안고 산 채로 불타 죽었다.[4] 사후의 일이긴 했지만 그의 일가붙이인 임라힐 대공은 "성주께서는 현명한 분이시지만 요즘 들어서 좀 이상해지셨던 것 같습니다."라고 회고하면서 간달프를 지휘관으로 삼자는 의견에 동의했다.(...)

소설판, 그러니까 원작의 데네소르는 이렇게 지혜롭고 냉철하지만 결국 절망에 빠져서 자멸한 성주지만...

2.2 영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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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le of Gondor is mine!

곤도르의 지배권은 내 것이야!

Abadon all your posts! Flee, flee for your lives!

모두 자리를 떠나라! 도망쳐, 살고 싶다면 도망치란 말이야!

영화판 최대의 피해자.
영화판에서 원작 팬들에게 가장 많이 비판받는 부분 중 하나.

영화판에서는 거의 지나가던 네임드 찌질이 수준으로 전락했다. 사실 팔란티르를 보기 전에도 비뚤어져 있었는데 팔란티르의 영상을 보고 나서는 사람이 완전히 망가져버려서 사람들에게 감독이 데네소르까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했다.[5] 특히 오크들의 투석기 공격에 미나스 티리스가 무너져가자 앞뒤 안 가리고 무조건 도망가라고 소리치다 간달프에게 흠씬 두들겨맞고 쓰러지는 씬을 보면 뭔가 있긴 있는 모양. 소설판에서 보여준 현명함과 지성은 온데간데 없다. 2편에서 망가진 파라미르를 보며 경악한 곤도르 팬들은 3편에서 이렇게 확 달라진 데네소르 때문에 멘붕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영화판에서는 미나스 티리스에 보관되어 있던 팔란티르의 존재 자체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영화만 본 관객들은 데네소르의 마지막 대사(지금 이 전투는 이길 수 있을 지 몰라도 모르도르의 본대는 이길 수 없다는 말)도 그저 뜬금없어 보였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마지막에 온몸에 불이 붙은 채로 미나스 티리스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 원작에서는 어쨌든 자기 의지로 끝까지 죽음을 선택했으나 영화에서는 파라미르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을 시점에 이미 온몸에 불이 번지기 시작한 상황이라 처절한 몸부림으로 달려나가다가 떨어져 죽는다. 안습. 그런데 생각해 보면 왕들의 묘지인 라스 디넨에서 몸을 던진 노대 끝까지의 거리가 엄청난데[6] 온몸에 불이 붙은 채로 가로질러 뛰어가 몸을 던진 게 대단하다.(...)

굳이 영화판 데네소르에서 한 가지 좋은 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원작의 데네소르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파라미르를 구출하는 이들이 자신에게서 아들을 뺏어간다고 인식하고 불태워 죽이지 못하게 되었으니 자신이 직접 칼로 찔러죽이려고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럴 겨를도 없이 불 붙은 채 죽었다는 것 뿐이다.

영화판에서 데네소르를 맡은 존 노블(John Noble)은 출연자들에게 '젠틀맨'으로 평가받을 만큼 좋은 성격을 가졌지만 배역에 몰입해 있어 다른 출연자들과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실제로 배우 사진을 보면 영화판 데네소르보다는 훨씬 인상 좋게 생겼다. 그는 미스터리 드라마 프린지에서 월터 비숍 박사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1. 호빗들이 축제 때나 부르는 노래밖에 모른다는 피핀한테 "그 노래의 어디가 무례할 게 있나? 내 궁정에 유쾌한 노래가 어울리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 있지? 그 노래를 들으면 나도 우리가 해온 고생이 헛수고가 아니라는 걸 실감할 수 있을텐데."라고 했다. 다만 영화에서의 이 장면은 아들이 죽으러 가는 판에 한가하게 식사나 하며 노래나 듣자고 하는 못난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더 강하게 묘사되는 바람에... 피터 잭슨이 데네소르까임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라 하겠다.
  2. 소수였지만 혈통을 유지한 북부 누메노르인과 달리 남부의 누메노르인들은 혈통이 많이 희석되어 제3시대 말기 당시에는 섭정가문을 포함한 소수 귀족들을 제외하고는 수명이 보통 인간과 비슷해질 정도로 짧아졌다. 어쨌든 비교적 순수한 누메노르 혈통을 유지한 통치섭정들은 백살이 넘도록 정정할 수 있었는데, 반지의 제왕 당시 고작 90살인데 이미 노인처럼 늙은 데네소르는 특이했던 것.
  3. 사실 파라미르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만, 워낙 절망한 탓인지 아들이 살아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4. 이 팔란티르의 돌은 나중에 회수되기는 했지만, 그 뒤로는 그보다 의지가 약한 사람에게는 그의 불타고 쭈그러든 유해만이 떠오를 뿐 사용자가 보고자 하는 것을 비추지 못해 다시는 사용할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걸 다른 말로 하면 그 이후 데네소르보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되므로, 그의 비범함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뭐 자기 의지로 산채로 불에 타죽을 때까지 버티는 걸 보면 확실히 대단한 것 같긴 하다
  5. 심지어 피핀을 친위병으로 삼는 장면에서도 정상이 아니다? 쇼타콘의 포스마저 느껴질 정도. 피터 잭슨 뭐하는 겁니까
  6. 미나스 티리스 전체를 가로로 횡단할 만한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