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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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 『자조론』, 새뮤얼 스마일즈(1812~1904)

자조론은 산업혁명 시대에 저술되었다. 이 책은 자기개발서의 효시로 평가되며, 삶의 현장에서의 개인의 근면과 성실함, 불굴의 노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인용된 경구는 해당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금언으로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명문인데,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성경에서 처음 유래했다고 오해받기도 한다.[1] 자조론의 원제가 『Self-Help』임을 감안하고 위의 금언을 다시 읽어보면 그 의미가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한자로 쓰면 自助論이 되는데, 이는 영어의 해석과 똑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자기계발은 자위행위야.(Self improvement is masturbation.)"

- 타일러 더든, <파이트 클럽>

대학생들이여, 자기계발서 읽지마라

-허병만

"성공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후에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

- 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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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장애인 협의회에서 내놓은 실제 광고카피.

장애인 협희회에서 만든 도서관의 경우는 저 광고카피를 걸고 부산전역에 광고를 했다. 실제 광고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링크. 도서관 소장 8천여 권 가운데 7천여 권을 자기계발서로 채운 다음에 이걸 장애인들 보라고 내놓은 것인데, 본문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2 도입부에 앞서 명칭 정리

명칭을 미리 정리하자면, 자기개발서(自己開發書) 자기계발서(自己啓發書) 둘다 맞는 말이다. 국립국어원 트위터 장르명부터 통일성이 없다. 사실은 중국 한경제의 이름이 '계'(啓)였기 때문에 피휘를 해야 했는데, 그래서 계 대신 골라다 쓴 게 '개'(開)였다. 즉, 옛날부터 어느 정도 뜻이 통하는 한자다.

표제어를 자기개발서로 정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開發(개발)은 말 그대로 개발새발 광범위하게 새로운 걸 개척한다는 의미를 뜻하지만, 啓發(계발)은 슬기와 사상 등을 일깨우는 행위로만 한정되기 때문에, 계몽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독자연구~

확실하게 학문의 한 갈래로 정립된 것은 아니지만, 자기개발서가 다루는 주제를 비공식적으로 성공학(成功學) 또는 성공철학(成功哲學)이라고 명명하는 경우는 있다.

단, 이러한 명칭에 대해서, '성공학'이라는 게 '학문'으로서 성립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2]

성공'철학'이라고 부르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철학이라는 학문은 대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삶 속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자기계발서는 철학이라는 학문의 정의에 잘 들어 맞는다. 문제가 있다면 대개의 자기개발서는 학계에 있는 학자들이 연구하는 것도 아니고, 대학 학계에 편입된 것도 아니며, 연구방법론을 거친 것도 아니라는 점을 들 수 있겠는데, 이를 문제로 삼아 자기계발서에서 다루는 주제는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정의한다면 1800년대 후반까지 학계에 편입된 적이 없었던 '경영학'이라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3 자기개발서의 효용

첫째, "기존 지식을 통해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적지만 분명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직장상사에게 얻어맞고 와서 법의 도움을 청하고 싶다면 인터넷을 통해 고소 고발 절차를 알아보거나 변호사를 찾아가면 쉽게 해결될 일이므로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직장상사가 나를 싫어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을 검색하거나학원에 가거나 학자나 자격면허를 갖춘 사람을 찾아간다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다이아몬드 찾는 것과 같은 난이도인데도 찾지 않고 무시해버릴 수 없는 딜레마에 놓인 게 현대인의 삶이다.

물론 인터넷에도 답은 있지만, 수백 쪽으로 정리해서 수많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만한 대답을 주는 곳은 거의 없으며 A4 1~2쪽 정도 써 놓은 곳이 대다수이다. 개개인이 상세한 해답을 만들려면 검색을 수백 수천 시간 해서 자기개발서를 쓸 정도의 지식을 쌓든지, 아니면 자기개발서를 사서 보는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은 대개 비합리적이거나, 비교육적이거나, 불법적이거나, 불평등하거나 할 때 생기는 부분들인데, 비교육적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은 커녕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도 웬만하면 가르치지 않는다.[3] 소수의 금수저를 제외하면 누구나 얽힐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둘째로, "어떤 인물의 성공비결" 등등 아주 구체적인 특정 주제를 놓고 비교하면 인터넷과 출판물은 정보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어떤 인물에 대해 인터넷 검색결과는 2천여 건, 단행본은 5권이라면 '인터넷 검색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자세히 살펴보면, 인터넷에 적혀있는 정보라고는 해당인물이 쓴 자기개발서를 인용한 것이라거나 해당인물을 인터뷰한 신문기사가 전부이다. 그래서 표면상으로는 수천개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막상 모아놓고 보면 A4 30쪽이나 나올까말까 하게 된다. 하지만 해당인물이 쓴 단행본을 모아놓고 보면 중언부언한 내용을 빼더라도 200쪽 이상의 내용을 모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당신이 해당인물의 호감을 사고 20시간 정도 함께 지내면서 이야기를 한다면 상황에 맞는 질문을 할 수 있으므로 책 읽기보다 더 많은 비결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반인 입장에서는 그런 유명인에게 20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4]

셋째, 학계에 편입되지 않았지만 장차 학계에 편입되는 내용들이 있다. 가령 최초의 경영학과가 대학에 등장한 것은 1800년대 말이지만, 상행위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기원전 수천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경영학 내에서도 "창업학"(기업가정신)이라 할 만한 분야에서 학위를 주기 시작한 지는 몇십년 되지 않지만, 창업은 수천년 전부터 시작되어 왔다. 미래에는 '조직처세학 석사'라거나 '시험학습방법론 석사' 같은 게 생겨날 지 누가 알겠는가? 학위는 미래에 생겨날지 몰라도, 지식 자체는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게 함정이다.

넷째,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성취동기를 고취한다.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일도 결국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사람은 어쨌든 감정과 기분의 동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효용은 간과할 수 없다. 매우 냉소적인 관점에서는 "그것도 일종의 정신적 마약이라는 이야기 아니냐"라는 비판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비판은 도파민도 결국 마약 아니냐라는 식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

학습된 무기력 이론에서 비롯한 '학습된 낙관주의'(learned optimism) 역시, 낙천성을 학습하되 비관론과 중용을 이루는 것이 유익하다고 제안한다(지나친 낙천성은 사물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저해하기 때문). 쉽게 말해, 가끔은 자기개발서를 읽으면 사는 데 기운이 날 것이다.

4 상세

한국부모가 막장부모로 오인받게 만드는 1등 공신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서적장르이다. 벤자민 프랭클린, 피터 드러커, 스티븐 코비, 데일 카네기 같은 유명한 석학들이 직접 쓴 저서 등의 우수한 자기개발서도 있지만, 상당수의 자기개발서는 비판받을 여지가 많은 책들이다.

정치, 경제, 인생, 학문, 과학, 종교 그 어떤 장르에서나 볼 수 있는 서적이며, "○○○를 위한 n가지 □□□" 와 같은 '특정 누군가를 위한 몇가지 방법' 따위의 제목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의 뭔가 훈계하는 듯한 제목을 붙여줘야 흔한 자기개발서의 정석이 완성된다.[5]

굳이 책 뿐만 아니라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이나 전문강사라는 사람들이 강당에 사람들 입장 시켜놓고 하는 리더십 강의 같은 것도 자기개발서와 비슷한 특징을 지니니 참고해 둘 것. 그 쪽 또한 간략히 말하자면 자기개발서의 강의 버전이다. 한마디로 내 책 사주세요 주제 던지기 + 예시 들기 + 총정리 의 구성이다. 사실 모든 발표가 이렇긴 하지만 이 자기개발서라는 장르가 이렇게 굳건한 이유가 바로 이후 저자의 강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있다. 자기개발서 한번 흐름 잘타서 베스트셀러가 되면 강연요청도 쇄도하고 그 강연 수익과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스타 강사가 되는 것.

정말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류의 책을 읽을 시간에 본인이 파고 싶어하는 분야의 전문서적을 읽고 있을 것이다.이게 정답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개발서란 따끔한 채찍을 빙자한 현실도피 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하도 이런 책들이 베스트 셀러로 많다 보니 양산형까지 나오고 있다. 자기개발서도 양판소 버전이 나오는 것이다. 양판소나 자기개발서나 읽고 재미를 느끼는 것은 매한가지이기는 하나, 자기개발서는 양판소보다 나은 것 처럼 보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양판소 만큼이나 실용성이 없다보니 훨씬 악질이다. 실제로 이런 양산형 자기개발서는 아무거나 몇 권 집어서 내용을 보면 거기서 거기다.

사실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는 게, 자기개발서는 편집자들이 미리 예측해서 뽑아놓은 1년치 트렌드를 바탕으로 대필작가들이 찍어낸 원고들에 저자 허락만 받아서 이름 올리고 프로필 사진 박아넣어 출판하는 시스템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 사망 전후로 그에 대한 책이 엄청나게 쏟아졌던 배경에는 그가 머지 않아 사망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원고를 만들어놓고 대기를 탄 출판사의 선견지명에 힘입은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예측할 순 없기 때문에 큰 틀을 짜놓고, 디테일을 빠르게 수정하는 방식으로 쓴다. 심지어 제목만 달리 붙이는 경우도 있다!양판소는 그래도 시간 썩어날 때 별 생각없이 읽으면 재밌기라도 하지

저자가 직접 원고를 쓰더라도 담당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고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본 뼈대만 덩그러니 넘어오는 경우가 많거나 책으로 내기 어려울 정도로 함량 미달인 원고들도 많다고 한다. 한 작은 출판사 사장이 자기개발서 전문 출판사에 구경갔다가 닭장 같은 사무실에서 대필작가들이 원고를 찍어내는 모습을 보고 식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한 회사에서 1년에 정말 많은 책들을 쏟아붓듯이 출간하기 때문에 유명 자기개발서 출판사에서 나온 듣보잡 같은 책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책 중 소비자의 마음에 호응하는 운 좋은 책 하나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회사의 부를 가져다주는 것.

물론 책을 여러 종류로 많이 찍어낼수록 회사의 매출이 커지는 출판산업 특유의 꼼수가 있어서 성공하지 못해도 그럭저럭 유지할 수도 있다. 어떤 책을 내던 간에 서점들이 기본적으로 일정량 이상을 구입해주기 때문. 그리고 뭣보다 자기개발서는 1쇄에 1000권 남짓한 인문학이나 500권 남짓한 예술서적보다 기본 발주량이 높다! 출판사가 자기개발서에 죽어라고 매달리는 이유가 있다.

다만 요즘은 하도 자기개발서가 많이 팔리다 보니 약간이라도 자기개발 요소가 들어가면 무작정 자기개발서 분류로 편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종종 자리가 모자라서 소설로 분류되기도 한다. 소설 쓰고 있네 판타지소설이다보니 그런 듯 신개념 판타지소설

대체로 서점의 자기계발 태그에 등록되어 있으나 공부 잘하는 비법같은 경우는 학습법 등의 태그를 달고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요주의. 요컨대 '○○○, XX대학교 들어가다'나, '전교 꼴찌였던 XXX, ○○대 가다' 같은 제목이면 99% 그런 책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위 종류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행복론 등의 책도 있다. 그래도 쓸데없기는 마찬가지.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사는 사람도 있다 카더라. 심지어 책의 말미에서는 '사실 아우디를 샀다'고 하면서 벤츠나 아우디나 비슷하니까 벤츠를 산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알기싫다 08회 - 안 아픈데 청춘이다

이하 문서에서는 이러한 불쏘시개급 자기개발서에 대한 비판을 주로 다루도록 한다.

5 서술방식상의 특징

아래 항목들 중 한 가지에만 해당하는 자기개발서는 드물며, 보통은 한 권의 책이 여러 특징을 포함하고 있다.

5.1 위인 팔이

위인 본인이 직접 저술한 자서전, 위인 본인이 직접 한 강연은 이 분류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위인 본인이 아닌 사람이 위인 본인인 마냥 저술하며 막연한 미화와 업적을 부풀리는 책들이다. 물론 평전의 경우는 성공만을 강조하는 게 아니고 삶 전체를 다루기 때문에 좀 예외다.

도입 부분은 위인의 업적을 나열하고 띄워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엔 이 사람은 과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가 분석을 한다. '쉬운 용어는 아닌데 알맹이는 없는' 창작된 듯 한 용어들을 많이 쓴다. 그냥 운이 좋고 시대흐름에 맞아 떨어져서 그렇다는 건 절대 없고, 위인의 능력의 탁월함 / 선견지명 / 성실함 / 포기하지 않음 등 유익한 특징으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낸다. 이를테면,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던 그간의 무수한 실패를 도외시한 채 라이트 형제의 성공담만 부각하는 식이다.

마지막엔 '당신도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팬서비스 코멘트도 잊지 않는다. 립서비스

저자가 위인 본인이 아닌 이상, 위인성공요인을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심증과 추론을 통하여 자의적 해석을 한다는 의미가 된다. 독자연구 그나마 제대로 된 기록만을 가지고 그 사람의 일대기를 집필한다면 위인전이란 가치라도 있을 지 모르나, 야사를 들먹이거나 내가 생각하기엔 이랬을 것이다 같은 뉘앙스의 소설까지 집어넣는 저자들도 있다. 아, 물론 당신이 위인을 직접 만나서 들은 이야기면 그건 믿어도 된다. 다만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정도라면 당신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는 건 함정. 그럼 이 책을 읽고 있을 리가....

위인의 범위는 생각보다 다양하며, 기원전 인물부터 시작하여 아직 사망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딱히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경제 상황에 따라 유행하는 인물이 달라지는 편이며, 경제적으로 풍족할 때는 공자맹자와 같은 철학적인 위인들이 자주 나오며, 불황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침체되었을 때는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나, 이건희 등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한 위인들을 주로 다룬다.잠깐, 앞의 둘은 자수성가형이지만 마지막은 아닌데?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같은 왕이나 장군은 리더십을 배우자고 나오기도 한다. 참쉽죠? 저 두 분은 배운다고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텐데 게다가 저자리까지 갈 정도면 이 책은 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런 책들은 전통적인 위인전과는 다르게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어떠한 계기로 유명해진 인물들을 구체적인 맥락없이 분석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직후에 쏟아져나온 거스 히딩크처럼 XX하기 라든가, 아이폰 4 발표 직후 쏟아져 나온 스티브 잡스처럼 XX하기 등등. 반기문도 UN 사무총장 당선 이후 잘 다루는 소재가 됐다. 강남스타일의 대박 이후에는 싸이를 다룬 책들이 우후죽순 출간될 정도였다. 2014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교황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었다.저는 교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유행이 식어버리면 그 인물에 대한 자기개발서는 급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행을 쫓는 책장사를 위한 장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8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며 자서전 해적판이 무수한 판본으로 쏟아져 나왔던 아이아코카나 21세기 초에 인기있던 잭 웰치 자서전이 비슷한 사례이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이 대상이 만화까지 발전한다. 한국에 번역되어서, 정식 출간된 책 가운데에는 <<원피스 식 (세계 최강의 팀을 만드는 힘)>>이라는 책도 있다. 오다 에이이치로에게 사과해라

그리고 성공한 사람의 삶은 이후에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을 망친다는 말도 있듯이, 어떤 경위를 거쳐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무작정 덤볐다간 회생불가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성공한 사람 중에는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애초에 환경이 좋았다거나 일반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엄청난 운이 따른 사례가 무지하게 많다. 그리고 성공한 위인이더라도 그 사람의 모든 부분을 본받을 필요는 없다. 아무리 이순신이나 세종대왕이 위대하다고 해도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무리한 부분도 분명 있다. 이병철같은 사람의 삶을 그대로 본받는 것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다. 아주 국지적인 부분만 참고하고 본받으면 그만이다.

5.2 의지드립

5.2.1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뒤집어씌우는 경우

많은 자기개발서들이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은근슬쩍 둘러대고 있으며 정신력 또는 의지, 사고의 전환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문제의 크기가 거대한데도 정작 문제의 원인을 보는 관점이 작아지고 있으며 문제는 문제대로 악화되고 있다. 결국 독자가 강해져서 사회의 부조리를 통과하고 '혼자서 오롯이' 성공하라는 내용에 불과하다. 사회의 부조리야 어찌됐건 네 노력이 부족해서 부조리를 못 뚫는 것이니 근성으로 이겨내라는, 흡사 마초를 연상시키는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사실 출세길이 막힌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도 없이 저자의 미음대로 개인에게 한도 끝도 없는 노력만을 요구한다.

빈부격차, 성차별, 인종차별, 장애인차별 등이 있지만 "너희가 의지가 약해서 굴복하는 것이지, XXX나 OOO같은 사람들은 잘만 극복해냈잖아." 같은 말로 치부해버리는 것이다.[6][7]

예 : 너희가 외모가 구려서 여자친구를 못 사귄다고 말하지만, 닉 부이치치는 팔다리가 없어도 결혼도 했잖아? 너희는 애초에 노력할 생각이 없으니까 모태솔로인 것이지.닉 부이치치는 잘생겼잖아

온갖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의 예를 들려면 적어도 부모님이 이혼했거나 애초에 집이 빚더미에 눌러앉아 있어 유년기가 불우하게 시작했고, 안 그래도 돈 없는데 머리도 그리 좋지 않아 공부도 힘겹게 하고,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기는커녕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하면 극딜만 당하고, 어찌어찌 학교나 직장에서 자리잡았지만 없는 집 출신이라고 무시당하고... 뭐 이 정도 배경에서 시작해야 비로소 남의 귀감이 될 만할 것이다. 정작 치명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의 성공기는 그 사람의 삶의 가치는 높게 쳐 줄 수 있어도 남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평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자기계발서에 쓰인 대로 노력하지만, 그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주위의 환경이나 사회의 모순점들은 확연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또한 굉장히 어려우며, 그런 방식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모순점들로 인해서 결국 성공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노력 자체를 포기한다면 정신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개인의 책임이겠지만, 노력한다고 쳐도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노력해서 실패하여 절망했을때, 다시 위안과 채찍을 찾기 위해서 자기계발서를 읽게 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물론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개인이 당면한 문제를 모두 내면화 시키고, 타인에게도 "사회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너의 개발에 집중하라."고 강요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사회의 모순점을 탓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더욱 담금질하면서 끝없는 노력을 반복하게 된다. 결국에는 국민들이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능력을 잃어버리고, 자기 자신을 탓하기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사회의 부조리는 그대로인데 국민들은 자책만 하면서 스스로의 인생을 삭막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8]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빌 게이츠스티브 잡스 같은 혁신가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한국인 청년이 그들보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자체가 그런 혁신가가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9] 역으로 보면 미국에서도 빌 게이츠는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그 외의 미국 청년들은 사회 구조상의 문제와 자신의 IQ 등으로 인해 빌 게이츠가 될 수 없고, 죽어라고 노력해도 올라갈 수 있는 지위는 보통 중산층이 한계다. 사실 이런 성공한 사람들이랍시고 드는 예시들 중 상당수는 애초에 배경이 좋은 경우가 많다. 아니면 시대를 정말 잘 타고났거나.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이건희 등등은 모두 애초부터 집안이 상당히 잘 살았고, 그 지원에 힘입어 성공한 사람들이다. 현대가 아닌 과거 시대의 사람들은 더더욱 의미가 없다. 일단 당대와 현대의 사회상은 너무나도 다르므로. 물론 그들의 삶도 가치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대중과는 시작부터가 너무 차이난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노력해도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은 자신의 생계를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고, 결혼과 출산은 인식을 바꿔야만 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사회구조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은 북한 사회나 소말리아 같은 막장 국가에 사는 사람들의 고생을 그들의 의지 부족으로 돌릴수도 있는 논리다. 김정은: 공화국 내 도입이 시급하다우!

샤다라빠꼴데툰에서 자기개발서의 이러한 문제를 꼬집는 이야기를 그렸다.#

5.2.2 노력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경우

시험 공부나 기술의 수련 같은 것은,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방법으로 노력한다고 가정할 때 오랜 시간 노력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는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쪽에 걸쳐서 강조해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1] 자기계발서는 아니지만 강연 뉴스. 댓글이 더 볼 만 하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노력하는지?"에 대해서는 엉터리 서술이 많다.

  • "독자의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 면서 의지력을 탓하는 경우 : 사람의 계속된 행동을 낳는 의지에는 그 의지를 지속시켜야 할 이유인 동기(motive)가 필요한 법인데, 그 동기를 어디서 찾는지, 동기부여의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독자의 의문제기는 싸그리 무시하는 몰상식한 행태라 볼 수 있다. 더구나 그 동기라는 것도 사람들의 유형마다 다 다르기때문에 맞춤조언이 아니라면 별 소용이 없다. 보편적으로 흔히 쓰는 진부한 방법론들 밖에는 할 말이 없는 것이다.단,그나마 의지와 본능의 관계를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의지가 본능을 이길 수 없는건 정상적인 것이다.본능의 힘이 너무 세기 때문에 무작정 누르려고 하면 당연히 눌러지지 않는다.이때 의지를 탓하면 안된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다만 그 다음에 어떻게 진행되는가가 문제.이런 형식을 취하고도 자기계발서의 문제를 그대로 가진 책도 있다.
  • "독자는 청춘이니까 가능하다" 면서 무조건적인 젊음의 혈기를 강조하는 경우 : 이런 청춘드립은 주로 "여러분의 패기를 보여라, 젊음과 꿈과 도전정신을 보여라, 옛말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댔다" 면서 젊은이들을 현실의 극악한 환경으로까지 무작정 몰아붙인다. 자기개발서의 저자가 노인일 때에는 "내가 젊었을 적에는... 나도 왕년에는..." 하면서 자수성가했던 이야기를 꺼내지만, 그때와 지금의 사회구조와 변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이 정신이 그대로 사회에 실현되면 열정페이가 나오게 된다. 현재의 한국 사회는 어느 정도 안정 단계에 진입했고, 현재 구조 하에서는 성장의 한계가 이미 드러났다. 그 말은 곧 젊은이들이 새롭게 진입할 자리가 적다는 얘기이다. 애초에 들어갈 자리가 없는데 패기가 무슨 소용인가? 게다가 이미 기득권층이 된 기성세대는 자신의 자리를 뒷세대에게 넘기려 하지 않는다. 넘겨도 자기 자식이나 지인에게만 조금씩 나눠줄 뿐. 결국 또 학연, 지연, 혈연이 나타나는 것이다. 정작 기성세대는 이런 부분을 모르거나, 알아도 무시한다.
  • "독자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면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경우 : 이런 부류는 실력, 현실적 가능성 따위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쯤되면 종교다. 이런 쪽에서는 "당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신 스스로가 성공할 거라는 걸 의심하기 때문이다" 라는 해괴한 설명을 들이댄다. 어디선가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고 부자처럼 행동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라는 출처불명의 유명 어록을 가져다 내밀기도 한다. 보다 진화된 버전으로는 긍정드립이 있으며 미국타칭 돌팔이 목사라는 조엘 오스틴(J.Osteen)이 이 바닥에서 유명하다. 그의 베스트셀러 《긍정의 힘》은 국내에도 이미 널리 번역되어 숱하게 팔려나갔다.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성공하고 싶으면 전망과 가능성, 현실적 여건 등을 엄청나게 꼼꼼히 살펴야 하고, 그렇게 해도 급격한 상황 변화가 발생하면 나가떨어지는 일은 허다하다. 어지간한 뒷배경이 없으면 "하면 된다!"식의 태도는 거의 100% 망하게 되어 있다.
  • 독자를 쓴소리로 화나게 만들면 자극받아서 열심히 한다는 부류 : 자극받는 건 읽을 때뿐이고, 대부분 책 덮으면 잊어버린다. 그만큼 자기개발서의 내용이 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혹은 머리속에 넣어둘 내용이 없다든가... 물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드물다.

5.2.3 불행이나 행운 등 개인이 조절할 수 없는 요소를 개인의 무능함으로 돌리는 경우

사례 1: "김씨는 건실한 대기업 X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벤처기업 Y사에 이직했다가 그 기업이 망하면서 보험판매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박씨는 같은 대기업 X사에 더 오래 다니다가 다국적 기업 Z사로 이직하면서 중간관리직으로 승진도 빨리 하고 잘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직장이 다음 직장을 결정합니다. 다음 직장으로 이직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재 직장이라는 점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선두기업에 입사하지 못했다면 현재의 회사가 다음 회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직장생활이 그리 순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사례 2:"김씨는 건실한 대기업 W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대기업 W사를 갑자기 때려치우고 벤처기업 X사를 차려서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이씨는 대기업 Y사에 다니다가 구조조정으로 잘렸는데 자금을 끌어모아 창업을 해서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선두기업에 입사해서 직장생활 순탄하게 하는 것보다 창업 준비해서 자신이 리더가 되는 게 낫습니다. 박씨는 건실한 대기업 W사에 더 오래 다니다가 다국적 기업 Z사로 이직했는데, 본사에서 회계 부정을 저지른 작자 때문에 회사 전체의 경영이 어려워졌고 한국 사업부를 철수해버리면서 갈 곳이 없어 정수기 영업 사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례 1은 이직에 대한 자기계발서이다. 사례 2는 해당 자기계발서에 소개된 사례들과 비슷하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사례들이다.
김씨가 잘 되냐 박씨가 잘 되냐는 이직 후 그 기업이 얼마나 성장하냐와 관계된 것이지, 김씨나 박씨의 역량 부족이나 선택 실수를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례 1과 같은 자기계발서에서는 상당수의 책임이 개개인에게 있다고 한다.

5.2.4 흙수저 코스프레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헝그리 정신으로 성공한 것과 금수저로서 성공한 것 중 어느 것이 더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명예욕을 충족시키기 쉽냐면 당연히 전자이다. 거기다 헝그리 정신으로 성공한 척 하면 언플을 통해 추가투자 받기도 쉽고 더 크게 성공하기도 쉽다.

이 때문에 중요한 요소라 해도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사기꾼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이런 것에 속아서 위험한 선택을 하는 경우, 일반인이라면 그대로 따라할 수 없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누락된 부분에 부딪혀 큰 재난을 당하게 된다.

예 : "저는 직장생활을 했다가 관두고 퇴직금 중 500만 원으로 창업을 시작했는데 크게 성장시켰습니다."
그 대기업에서는 저를 핵심인력으로 간주해 30대에 이미 억대 연봉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퇴직금과 저축을 합치면 2억 원이 있었지만, 초기 비용으로 들어간 게 500만 원이었습니다. 저희 고모부는 재벌이고, 저희 할아버지는 장관이었습니다.
예 : "가정주부로 지내면서 집안일만 하고 있었는데, 다국적 기업의 한국 지사를 설립할 때 타이밍 좋게 사업권을 따냈죠."
저희 남편이 다국적 기업 임원입니다. 저희 부모님도 갑부이시고요.

5.3 뻔한 얘기

일단 제대로 실체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 계발서가 하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가장 큰 이유이다.

자기 계발서를 쓰는 사람들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면 우선 자신이 쓰고자하는 주제에 대한 전문성과 필력 모두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제대로 된 책을 쓸 수도 있다. 그리고 전문성은 있는데 요점에 맞춰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은 대개 대필 작가를 고용하거나 책을 내지 않으므로 괜찮다. 그리고 전문성도 없고 글 쓰는 방법도 모르면 대개 책을 내서 돈을 벌 생각보다는 말을 잘하면 되는 영업 쪽으로 간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글 쓰는 방법만 알고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이 분야에 문외한이라는 걸 감추기 위해 주제에서 빗나가 딴소리를 할 때 자주 이용되는것이 "열심히 노력해라.", "정신상태가 글러먹어 그렇다" 같은 뻔한 소리다. 물론 이런 글도 도움은 되겠지만 책값 몇만원 쓰고 배우는 내용이 고작 이런 허접한 동기부여라는건 독자 입장에선 한참 밑지는 장사다. 저런 진부한 설교는 가족이나 친구와 진솔한 대화 몇분 만으로도 충분히 들을 수 있다.

5.4 힐링

사회구조적 문제를 '힐링'해주는 책도 나온다. 힐링이라 쓰고 킬링이라 읽는다 2010년대에는 "힐링"이라는 말이 유명해졌다.

대부분의 자기개발서는 사회구조의 모순점을 꼬집는 척만 하거나, 실제로 꼬집고는 "그래도 여러분만 강인하면 어떤 상황이라든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라는 식의 여러 감언이설들로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얻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말만 가득 채워넣는다. 독자들은 자신들을 이해해주는 것 같고, 좋은 말과 힘찬 격려로 자신들들 위로해주는 내용의 자기개발서를 보고 불안한 미래를 잠시나마 잊게 된다.

대표적인 클리셰로는 특정 시기에 겪는 어려움을 마치 인생에서 당연히 겪어야 하는 것처럼 넘어가려고 한다. 물론 사람이 살면서 고난을 겪는 거야 당연하지만, 겪지 말아야 할 혹은 겪지 않을 수도 있는 고난도 당연하다고 주장하니 문제인 것이다.

2012년에 초베스트셀러가 된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원래 고시에 실패한 제자들을 위해 쓴 글 모음이라고 한다. 사실 서울대 졸업생은 고시가 아니더라도 좋은 직장이 많으니, 꼭 고시만이 성공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주지시키기 위해 쓴 글인데, 이게 삼포세대, 80만 원 세대에 힐링서적으로 팔리면서, 현실과 유리되었다는 비판을 받는 원인이 되었다.아프면 환자지!

김난도 교수 스스로도 자신이 고시를 실패해서 유학을 간 것을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묘사하고는 하는데, 사실 정말로 배부른 소리일 따름이다. 이 책은 '부잣집 출신의 고시에 실패한 서울대생'의 이야기지 20대 일반에 일반적으로 권할 만한 책은 아닌데도 힐링열풍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때 흔히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 혹은 그런 뉘앙스의 격언 등을 즐겨 인용하곤 하는데, 이 속담의 진짜 속 뜻도 모르고서 이런 의지드립에 써먹는 것은 이 속담을 만들어낸 조상님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속담은 문자 그대로 진짜 고생을 젊을 때 일부러 하라는 뜻이 아니라 젊을 때 이것저것 해보면서 자신의 올바른 진로를 찾으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격려에 가까운 차원에서의 속담이다.

더군다나, 이런 의미조차도 요즘 시대에 적용시키긴 곤란한 감이 있는데, 이 속담이 만들어졌던 옛날은 오늘날보다 이것저것 하고 실수해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었기 때문에 이 속담이 유효했던 것이다. 즉, 장사나 과거에 도전했다가도 안 될 경우에도 거액의 빚을 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여차하면 거주지를 옮겨서라도 새로운 삶이 가능했다.단, 이 시대에도 도박은 자멸의 길이었다.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 아무 생각없이 섣불리 이것저것 손대다가 잘못하면 빚쟁이들한테 쫓기거나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또한 추적의 손길은 정밀해져서 엄청난 배경을 얻지 못했다면 박살.

그리고 또다른 클리셰로는 "너 보다 힘든 사람도 많다"가 있는데, 물론 이 경우 "너 보다 어려운 사람도 많으니 힘내라."해석할수도 있겠지만 정말 작가가 하고자하는 말은 "너만 힘든거 아니고 너보다 더 아픈 사람도 많은데 왜 너 혼자 지랄이냐, 너 아프고 힘들다고 생색내냐?"이다.

이는 일종의 피장파장의 오류로 "남들도 아프니까 너도 좀 아파도 돼." 혹은 "나도 아팠으니 너도 아파야 돼."라는, 어찌보면 단순한 심술내지는 피해의식이다. 무엇보다 다른거 다 재쳐두더라도 남이 힘든게 자신이 힘든것과 무슨 상관인가? 팔이 하나 잘린 사람과 둘 다 잘린 사람 모두 고통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이 정도도 생각 못 하는 사람들이 누굴 "교육"하겠다고 책을 썼다는 게 참...

5.5 영성 및 신비주의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가장 쓸모없는 분야이다.

의지드립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풀어주길 원하는 독자들을 타겟으로 파생된 장르. 종교 경전이나 고전 명상록에서 짜집기한 책들이 많다. 개인의 의지나 노력보다는 내면의 정신 수양을 중시하며, 우주의 법칙을 깨닫고 그에 조화된 삶을 살기를 주문한다. 긍정적 사고, 창조성, 깨달음 등의 표현을 애용하며 가장 큰 키워드는 '간절히 원하는 것'. 무엇이든 절실하게 바라고 생생하게 상상하면 그것이 눈앞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물론 맹신하지 말자.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괜히 사이비 종교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긍정적 사고나 창조성 같은 건 살아온 배경 및 선천적 요인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사실 사람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외향적인지 내성적인지 같은 것은 체내의 에너지가 발산되는 매커니즘의 차이와도 꽤나 연관이 있으며, 창조성도 교육과 경험을 통해 기르는 것이지 창의적 사고! 하면서 외친다고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니다.

사실 이 계열의 책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세속적인 삶에서 벗어난 초인적 정신 세계를 탐구하는 일종의 철학과 연결돼 있지만 이제는 그런거 없다. 다른 자기개발서와 마찬가지로 이런 책들이 강조하는 것 역시 돈과 성공이다. 전문 용어를 사용하여 뭔가 있어보이는 메시지로 치장돼 있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책에 나오는 대로 산다고 뭔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리가 없을 뿐더러, 영의 존재에서부터 오컬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신비주의 컨셉을 소화하는 황당무계하고 조잡스러운 소재와 이론 체계로 철학서로서의 가치도 전무하다.

일단은 유사과학만 피해도 어느 정도는 걸러낼 수 있다. 유사과학이 들어간 책들을 피하는 건, 단어 나 문장 몇 개만 잘 알아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를테면 밑도 끝도 없이 '에너지', '긍정적 생각의 힘',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10] 같은 말이 튀어나오거나, 주장의 근거를 두리뭉술하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다~로 "무작정 한번 해봐라!" 식으로 넘어가는 책이라면 충분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가끔 심리학도 동원되는데 대개 이 경우엔 연구결과가 자세히 첨부되거나 무작정 도전하라고 몰아붙이진 않는다.

참고로 이런 계통의 불쏘시개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나오는 게 많은 편이다. 종교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서구에서도 영성(spirituality)이라는 개념이 갑자기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고 있는데, 영성 분야 자기개발서로 가장 유명한 서구 작가로는 디팩 초프라 등이 있다.

  • 참조 문서 중 자기개발서에 영향을 미치는 문서들

5.6 깊이 없는 내용

어떤 주제 하나에 대해 깊이 고찰하면 뭔가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자기계발서가 그 수준의 지식을 제공해주냐?"라는 건 의문이다. 앞서 비유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자격증을 얻고 싶으면 학원 강의를 듣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시험시 주의사항만 익히는 꼴이다. 자기계발서라는 장르 자체가 그러한 내용일 뿐이다.

5.6.1 필요한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짧음

예를 들어 중간관리직직장생활 적응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있다고 하자. 이런 책에서는 '부하를 상담하는 법,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법, 설득을 잘 하는 법, 업무를 잘 조직하는 법' 등 20여개 정도의 소주제를 정해서 각각 A4 10쪽 정도를 할애한다. 그런데 나무위키프레젠테이션 문서는 2015년 10월 기준 A4 9쪽에 달한다. 그러니까 자기계발서 읽을 시간에 위키를.. 응? 이런 수준의 지식은 너무 수준이 얕아서 저자 입장에서 책과 강연 팔아먹을 때는 도움이 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하지만 잘 쓰여진 실용서는 생판 남에게도 월척 낚는 법을 가르쳐준다. 가령 마케팅 전문가가 쓴 마케팅 실용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케팅 실무에 대해 다루며 실용적이고 상세한 팁을 담고 있다. 책 읽는 것만으로는 전문가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안 읽는 것 이상의 효과는 볼 수 있다.

5.6.2 대처법의 부족

계급 사회에서의 적응을 놓고, 한 가지 방법만 짧게 설명하려 한다. 예를 들어 직장생활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있다. 똑같은 문제 상황이 있을 때, 임원급, 중간관리직급, 실무자급, 인턴의 대처 방법은 모두 같을 수가 없다. 당연히 모두 달라야 한다.

회식만 봐도, 부장~임원 급에서는 아랫사람이 불편해하기 쉬우니 "밤 11시 이전에는 빠져 주는 것,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회식을 잡지 않는 것, 모든 사원들이 좋아할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존경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사원~과장 급에서는 "모든 부서회식에 참석하며 꼭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이 미움받지 않는 방법이다. 따라서 신입사원 대상으로는 회식에는 절대 빠지면 안 됩니다! 집에 보내려 하더라도 꼭 끝까지 남아있으세요라는 조언을 써놓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전환 특채가 보장되지 않은 대학생 인턴'이면 상당히 골치아픈 문제가 발생한다.

  1. A회사에서 신입사원처럼 행동하기 위해 억지로라도 남아있으려 노력 : 욕을 한 사발 들어먹는다. "지까짓 게 직원인 줄 아나...낄 데 안 낄 데 못 가리고, 진짜 개념없다."라는 식으로. 실제로 이렇게 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회사에서 대학생 인턴이 회식에서 욕을 먹지 않는 방법은 "1차에는 반드시 참석해서 소주 1병 정도 주는 대로 마시고, 2차에는 따라 가라고 권해도 사양하고 집에 빨리 오는 것"이다. 이렇게 욕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대학생 인턴은 그 회사의 단기 아르바이트생이지, 그 회사의 식구가 아니다."라는 계급 의식이다. 이 때문에 인턴이 회식 2차에 따라가면 주제 파악을 못한다며 욕을 먹는 것이다.
2. 첫 번째 일을 겪은 뒤 A회사에서 직원 몇 명이서 술 먹는 데 끼자고 인턴을 부르거나, 퇴사 후에 술 먹자고 인턴을 부르는데 거절 : 1번과 같은 경험을 한 뒤 '말로는 회식에 참석하라고 하면서도 끝까지 남아있으면 욕을 먹는군'이라는 생각을 한 뒤 '제가 이 회사의 식구도 아니고 단기 알바생 신분인데 왜 직원하고 단둘이서 술을 먹어야 합니까?'라고 하면 직장생활 꼬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회사 똑같은 직급이라도 인턴과 단둘이서 술자리를 가지기도 하고 퇴사 후에도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단기 알바생이 아니라 인턴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턴을 이렇게 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3. B회사에서 인턴보고 회식에 늦게까지 남아있으라고 하는데 거절 : 1번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뒤 '대학생 인턴은 그 회사의 단기 아르바이트생이지, 그 회사의 식구가 아니기 때문에 끼면 안 되는 군'이라고 생각한 뒤 거절하면 기분나쁜 꼴을 당할 수 있다. B회사에서 2차에 안 따라가면 쟤 우리회사 들어올 생각이 없구나 라고 욕 한다. 도대체 어쩌라고

세 상황의 비교를 요약하자면, 한 가지 상황에 대해 두 가지 해결책이 있으며 양쪽 모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 상황에서 문제를 적게 일으키려면 일반적인 한국 직장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구성원들이 자신을 조직의 일원으로 생각하는지 외부인이나 적대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구성원 중 자신을 해코지하려 드는 사람은 없는지, 서열에 따른 철저한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이 통치 원리로 작용하는 직장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눈치를 보면서 임기응변하는 것만으로 해결하려 하면 한 가지 방법밖에 모르는 사람은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당연히 망하게 된다. 회식 이외에도 업무 개선을 위한 호기심, 업무에 관한 지식 배우기 등 모든 면에서 오너/임원급/중간관리직급/실무자급/인턴/하청업체 직원의 직장생활 처세가 다르다. 그렇지만 불쏘시개급 자기개발서가 이런 것까지 커버할 리는 만무하다.

5.6.3 저자의 전문성 부족

저자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닐 경우, 내용은 처참할 정도로 상식 수준에 머무른다. 이때 전문가라는 건 '학위가 있다/없다, 직위가 높다/낮다, 유명하다/아니다'를 놓고 가르는 게 아니라 읽는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직장생활에서 익혀야 할 지식'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여러 권 있다고 하자. 다음 중 어느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까?

(1) 인사/조직관리 분야에서 경영학과 박사를 받고 현재 국내 대학교에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고 있는 35살의 대학 교수 - "경영학적 사고방식을 익혀서 실무에 적용해라"
(2) 교사를 하다가 관두고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를 여러 권 써낸 35살의 작가, "여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다 보면 그게 다 피와 살이 된다"
(3) 인문대 졸업 후 보험회사에 입사해 고속 승진 중인 35살의 보험회사 차장 - "위계질서에 절대 이의없이 복종하는 태도를 보여라. 누가 너를 조질 수 있는지 최단기간에 파악한 다음 단 한순간조차 비위를 거스르지 마라."
(4) 공대 재학 중 벤처기업을 창업해서 키워낸 35살의 중소기업 오너 - "아무리 열심히 비위 맞춰봤자 끝은 토사구팽당하게 되어있는 법이다. 그러니 직장에서 승진할 생각에 괴로워하지말고, 얼른 돈 모으고 열심히 아이템을 준비해서 창업을 해라"

먼저
(1)의 경우에 기업체 말단 생활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을 경우 시키는 대로 했다가 말리는 수가 있다. 이 때문에 '조직행동론의 전문가/직제 이론의 전문가'라고 부를 수는 있으나 '직장생활에서 실무자가 익혀야 할 지식에 대한 전문가'라고 부르기는 힘이 든다. [12]

(2)의 경우 (2)를 따라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다. (2)가 베스트셀러 작가인 건 사실이지만, (2)가 제시하는 것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법'이 아니라 '직장생활에서 익혀야 할 지식'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2)가 추천하는 방식을 따라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3)을 그대로 따라할 경우 굉장히 비윤리적이다. [13]

(4)번의 경우 창업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영 좋지 못한데, 직장생활에서 익혀야 될 지식을 익히는게 목표인데 그런거 다 때려치라고 조언하기 때문.[14]

이 때문에 적절한 전문가를 찾는 것만 해도 어렵다. 사이비 전문가가 상식 수준에서 써놓거나 어디서 복붙한 구절을 함부로 따라할 경우 독자는 낭패를 보기도 한다. 결국 자기 자신이 주체적으로 가려 읽어야 하는 것이다.

5.6.4 추상적이고 쓸모없는 내용

  • 저자가 만들어낸 구호/신조어를 강조하느라 지면을 낭비하는 경우

저자가 '플랜테이션'(Planning + Presenta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미리 계획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을 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런 구호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프레젠테이션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을 예측대로 해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기술이 따라와야 확실해지는 것이다.[15] 플랜테이션이 떠오르는 건 무시하자

  • '책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직접 따라해봐야 되는 것'

예를 들어 화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호흡 연습을 해서 발성을 고치세요 같은 말이 나오더라도, 핵심이 되는 연습법은 절대로 책에 싣지 않는다. 이 핵심 원리를 알고 싶다면 자기개발서 대신 스스로 이미지메이킹, 스피치, 스튜어디스 강의를 직접 듣고 연습해야 한다.

  • 지나치게 학술적인 장식에 집착하느라 현실에는 적용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
고대 그리스에서 설득의 원칙은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의 3대 원칙을 따른다고 했다. 에토스는 자신의 말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연설가가 담화 안에 명성이나 사회적 지위같은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파토스는 청중의 감정을 자극하여 호소하는 것으로 가장 보편적인 설득방법이다. 로고스는 사물의 존재를 한정하는 보편적인 법칙, 행위가 따라야 할 준칙, 이 법칙과 준칙을 인식하고 이를 따르는 분별과 이성(理性)을 뜻한다.

이러한 서술은 엄밀히 말해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것이 설득을 잘 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자기개발서에 들어있다면 이 책을 사서 읽는 대중의 목적과는 아무 상관없는 불쏘시개같은 서술이 되어버린다.[16] 즉 책의 내용을 그럴듯 하게 만들어 주는 장식적인 목적이 된다는 이야기.
심지어 고전이나 인문학도 이런 장식에 쓰이기 위한 타겟이 되기 쉽다. 이지성 작가가 이런 비난을 받고 있다.

5.7 외국 상황에만 맞는 내용

외국 저자가 쓴 책을 번역해왔을 경우 한국 실정에 안 맞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또라이같은 상사에 대한 해결책을 다루는 외국 서적의 경우 '지나치게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지휘감독하려 드는 상사' 정도를 무능력하다며 맹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직장에서의 또라이같은 상사는 외국에서는 직장이 아니라 감옥이나 병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예 써놓지도 않는다. 가령 연대책임이나 내리갈굼같은 연좌제, 직장에서의 욕설 폭행 고함, 성추행이나 성희롱, 술 강요, 회식 불참에 대한 보복행위 ... 이런 것은 외국 자기계발서를 번역해와도 전혀 쓰여 있지 않다. 따라서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6 주제별 분류

6.1 인문학을 위장한 자계서

최근에 급부상한 자계서 분야로 인문학열풍이 불기 시작하자 인문학책이랍시고 자기계발서를 쓰는 추세이다. 대표적으로 이지성 리딩으로 리드하라나 생각하는 인문학 혹은 윤소정의 인문학습관이 있다.

6.2 재테크 (주식, 부동산 등)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자기개발서 중 한 얘기 또 하고 아까 한 말 또 하기로 분량 늘리기가 가장 심한 장르. 심한 책은 목차만 읽어도 책을 다 읽은 것과 같다.

하나는 Low risk - Low return의 안전지향적 내용이다. 저자는 주로 경제신문 기자, 상경계 대학교수 등의 화려한 약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 시대에 맞는 쇼킹한 제목으로 시선을 끈다. 그런데 내용은 경제신문 1달만 구독하면 알 만한 상식, 인터넷 짜깁기 수준의 내용인 경우. 물론 그 정도도 모르는 초보자들은 마음 비우고 볼 만은 하다.

다른 하나는 High Risk - High Return의 모험지향적 내용이다. 저자는 대개 군소 개미투자자, 무명의 인물. 데이트레이딩이나 주식 등의 위험한 수단으로도 잘만 하면 거액을 벌 수 있다고 설득한다. 제목은 보통 5천만 원으로 17억 벌기 같은 식.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에서 이런 행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말이 하이리스크지 사실상 로또 맞는 수준의 '운'이 따라서 하이 리턴이 온 것인데, 이런 책의 저자는 자기의 성공이 사실상 '운'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고 책장사로 업종전환 한것. 현명하다 대부분의 운빨 하이리턴 당사자들은 그게 자기 실력으로 착각하고 계속 High Risk 투자를 계속해서 결국 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6.3 공부 잘하는 비법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입시위주 교육 하에서 성적 올리는 방법을 명문대생이 쓴 자기 선전물. 얼핏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돈 주고 사볼 가치가 있는 책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오히려 입시사이트 오르비수만휘의 글들을 읽어보는 게 나을지경.

자기만의 특별한 상황을 일반적인 상황인 것처럼 단정한다. 따라서 서술된 내용의 숨은 의미를 잘 읽어야 진짜 내용이 보인다.

"게임 중독에 걸렸다가[17] 공부에 흥미를 붙이고 명문대에 들어갔습니다..."

= 게임에 빠졌으면서도 공부는 꼬박꼬박 했다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고생했다가 명문대에 들어갔습니다..."
= 부모님이 평소보다 투정을 많이 했다
"학원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갔습니다..."
= 학원이나 과외보다 독학이 체질에 맞았다월 30짜리 학원따위, 월 200만원 고액과외를 5개 받았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실제로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정신적 건강이 어떤지, 혹은 주변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천차만별로 돌아가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라도 개인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는 엄연히 다르다.

정말 온갖 인생역정을 딛고 일어나 끝내 목표를 이룬 경우는 삶의 자세에 있어 배울 만한 점이 있다. 다만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는 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어려움이 있었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왜 그랬는지, 얼마나 어려웠는지(감정적인 서술이 아니라 구체적인 증거나 예시를 들어야 의미가 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등에 대한 매우 자세하고 솔직한 묘사가 들어간 경우는 꽤 괜찮은 편이다.

공부는 노력은 기본이다. 당장 어떤 효율적인 방법을 한다고 한들 안하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노력이라는 기초 위에서 방법론적인 요소를 정확하게 익혀나가야 한다. 당장 잘못된 방법으로 열심히만 하다가 한계에 그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잘못된 방향을 수정해 나가야 한다. 하는 와중에 어느 과목의 어느 파트가 이러이러한 이유가 이해되지 않아 그걸 극복하기위해서 어떠한 파트를 봐야하는지. 어떤 인강/책을 보면서 응용을 시킬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애시당초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공부법이 달라지는것을 고려해야 한다. 한 사람의 공부법만 보기에는 자기가 공부한 과정을 설명해주는 것 이상을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그 사람의 공부법을 모두 자기 공부에 적용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하나의 공부법을 금과옥조처럼 받들기 보다는 여러가지 공부법을 보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밤에만 공부하는 방법으로 수시합격한 학생의 공부법은 아침형 인간에게 맞지 않는다.

여러 주제를 얕게 서술하는 것도 문제다. 나름대로 공부 노하우랍시고 '이러이러하게 공부하면 된다' 같은 방법을 써놓은 경우도 있지만 대개 구체적으로 쓰지는 않은 추상적인 것들이다. 또, 이러한 추상성을 벗어나 그나마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써 놓으면 위의 문제, 즉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걸 남에게 권한다는 문제에 직면한다. 그렇다고 해서 조금 보편적인 걸 추구해서 그냥 두루뭉술하게 남에게도 적용될 만한 싶은 말을 쓰다 보면 국영수 위주로 예습과 복습을 열심히 하면 됩니다 같은 그럴듯하면서도 애매모호한 말에 그쳐 아무짝에도 필요없는 말에 그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명문대학 합격을 강조한 책은 대부분 쓸모 없다. 실적을 떠벌리는 데만 관심이 있지, 자신이 공부한 방법조차 온전히 전해주지 못한다.[18]

6.4 직장생활 처세술

대부분의 자기개발서는 불쏘시개급이나, 직장생활 처세술 관련 자기개발서는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자기계발서를 이용하면 직장생활에 초점을 맞춘 책 몇 권만 읽고 실천하면 갈등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왜냐하면 보통 이런 책에는 잘못 처세하는 사례를 많이 제시해 주기 때문에 간접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처세술은 사전학습이 가능한 게 아니라며 본인이 직접 사회생활하며 굴러서 자기만의 비법으로 깨우쳐야 한다고 생각해도 발전 자체는 가능하다. 대신 1년 ~ 1년 반 가량 아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넌 이것도 모르냐, 넌 도대체 아는 게 뭐냐, 넌 배운 게 뭐냐, 넌 안 가르쳐주면 모르냐, 넌 가르쳐줘도 못 하냐, 넌 기억을 못 하냐, 넌 늘 실수하냐, 넌 남들보다 이해력이 떨어지냐, 넌 분간이 안 되냐, 넌 상식이 없냐, 넌 눈치가 없냐, 변명하지 마라, 말대꾸하지 마라, 넌 답답하다, 넌 융통성이 없다, 넌 짜증난다, 넌 의사소통이 안 된다, 넌 버릇이 없다, 넌 사회성이 없다, 넌 사회생활 못하겠다, 너와 일 못 하겠다..."

또, 직장생활 처세술은 케바케가 많다 보니 책으로 잘 정리된 경우가 극히 드물다. 예를 들면 자기 이름 걸고 있는 책에 "무조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하고, 반항하거나 아니라고 하면 말대꾸라면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식의 내용을 쓰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책과 상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역효과를 빚게 되는 경우도 있다.

회사생활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까운 선임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것이다라는 조언을 듣고 실천했는데 선임이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일 경우, 안 물어보고 그냥 혼자 찾아보고 넘겼으면 괜찮았을 문제를 이런 거 하나하나까지 물어본다뒷담화의 소재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그냥 선임에게 물어보라고 할 거면 뭐하러 책에다 쓴 걸까.

다만 자신이 책을 통해 회사생활의 팁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상사의 귀에 들어갈 경우 십중팔구 그런 건 책으로 배우는 거 아니다, 그런 거 읽는 대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얼마나 융통성이 없고 답답하면 저런 것까지 책으로 배우려고 하냐 어쩌라는거냐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따라서 굳이 읽으려면 반드시 몰래 읽어야 한다. 같은 직장사람들 중 아무도 살펴보지 않을 집에서 읽자

7 읽기

자기자신이 불안하다고 자기 계발서에 모든 것에 의존하지 말아라. 어디까지나 상황에 참고를 하는 것이지. 자기계발서 통달했다고 저자처럼 똑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손자병법 읽는다고 다 손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아리스토텔레스나 공자 등의 저서를 보며 성인군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만 많고 단점이 없는게 아니다.

7.1 사지 말 것

가장 중요한 것. 웬만하면 도서관서점, 헌책방을 이용하자. 1만 5천원 주고 새 책 한 권 사는 것보다 한 주에 3~4권씩 빌려서 핵심만 요약하는 게 돈을 아끼면서도 많은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코너에 꽂혀 있는 책들을 추려서 독서공간에서 요약해서 읽으며 중요내용만 뽑아내는 방법도 있다.

이유는 이런데, 이야기를 크고 넓게 서술한 책들은 범용성은 있지만 공자님말씀 식이므로 뻔한 말을 굳이 돈 주고 사야 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개인적 경험이 크게 묻어나오는 책들은 실용성은 있지만 범용성이 없어 비슷한 책 여러권 보면서 교차검증이 필요한데 비슷한 책을 다 살수도 없는 일. 물론 돈이 많아서 사도 돈이 아깝지 않는다면 모를까..

만일 2번 3번씩 빌려서 봤는데도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하며,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때 가서야 사도록 하자.
만일 특정 자기개발서를 직장상사가 사라고 권장한 경우라면 사 보는것이 좋다. 그 상사의 성향에 딱 맞는책이니 권했을 것이고 암묵적으로 나는 이런것을 좋아한다고 내 비친 경우다. 이런 경우는 회사 비용으로 사서 나눠주는 경우도 많다. 단, 너무 많은 책을 추천하는 경우는 사지 말 것. 이런 경우는 상사도 어디서 들은 얘기가지고 제목만 알고 소개한 경우다.

7.2 불쏘시개급

이 책의 목적은 지식의 전수가 아니라 장사임을 기억하라. 결과적으로는 자기개발서를 사서 읽은 독자들이 아니라 책을 열심히 팔아먹은 저자들이 돈을 벌고 성공하며, 이 성공에 고무된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 심하게 표현하자면 어중이 떠중이들이 너도나도 자기개발서를 써서 책팔이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다 장삿속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개발서의 모든 내용을 의심없이 믿으면 안 된다. 다만 강연이나 저술활동이 주요 목적이라 자기개발서가 주요 수입원인 사람도 존재한다. 이 경우는 본인이 "이러저러해서 책을 내게 되었다"고 사실적으로 밝히는 경우가 많다.

책값만큼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불쏘시개다. 특히 아래의 항목에 해당하는 자기개발서는 100% 불쏘시개이니 무시하면 된다. 정말 시간과 돈, 그리고 이 책을 만드느라 희생된 나무가 불쌍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첫번째는 의지드립. 위쪽 분류 참조.

두번째는 영성 및 신비주의. 유사과학, 뉴에이지, 종교 등을 말한다. 위쪽 분류 참조.

세번째는 사기꾼. 학력위조, 경력위조 등의 경우이다. 책을 팔려고 스펙까지 위조하기도 한다. 스펙을 위조했던 이 인물은 2013년 후반 다시 자기개발서를 냈다(...). # 스펙위조를 숨기는데 실패했지만 스펙위조에 최선을 다했다

게다가 판매순위를 순위를 올리기 위해 사재기를 하다가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말 다한 셈. 독자가 사주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사겠습니다. 여담으로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살아있었을 때, 출판사 직원들을 통한 사재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3권 이상 사면 적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출퇴근길에 2권씩 사거나, 행사에서 축의금 대신 특정 책을 받는 식으로 사재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네번째는 명언, 고사, 역사, 위인의 생애에 큰 비중을 할애하는 자기계발서는 불쏘시개일 확률이 높다. 명언만 갖다 주면 당신도 쓸 수 있겠다 싶은 책이라면 불쏘시개이니 읽지 않는 게 낫다. 역사 감각이 약간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위인이 살았던 때와 독자가 그 위인의 이야기를 읽는 상황이 다르다. 그렇기에 그 위인의 행동이 지금도 그대로 먹힌다고 볼 수는 없다. 위인의 자아성찰 같은 거야 도움이 되었겠지만, 독과점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강철왕이 된 앤드류 카네기의 수법이나 수틀리면 군대를 동원해 눌러버린 메디치 가문의 수법을 현대에 그대로 동원한다면 어떻게 될 지 상상해 보라.그렇다고 군주론이 불쏘시개라는건 아니고

다섯번째는 자기계발서와 저자 자신의 언행이 다른 경우에는 불쏘시개일 확률이 꽤 있다. "가난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쓰여 있는데 저자가 부잣집 자녀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면서 살아왔다든가, "눈높이를 낮춰라. 20대에는 원래 고생하는 거다."라고 쓰여 있는데 정작 저자의 자녀는 그러면 인생 망한다고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고 명문대에 보낸다거나 하는 경우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자기개발서에선 '내 자식이나 친척에게도 이런 말을 해 주었다'라는 대목이 거의 안 나온다!

7.3 읽을 때 주의점

가급적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주제의 책을 선택하자. 책에서 다루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내용이 난무하여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목표가 구체적이고 세분화돼 있을 수록 좋다. 이를테면 정리 정돈이라든가, 메모하는 법이라든가, 공부법도 성공 수기보다는 노트 필기하는 법이나 특정 과목의 성적을 올리는 법을 써놓은 책들이 도움이 된다.

정신력, 의지, 지적, 경고, 책망, 힐링, 응원, 자신감 같은 부분은 구체적인 방법이 없을 경우 안일하게 믿으면 정말로 해롭다. 가장 먼저 지나치게 감정적인 서술은 피하자. 너무 띄워주거나 너무 깎아내리는 글이 보이는데, 이 경우 자기 근거를 쓸 공간을 감정적인 서술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종교와 연관이 있는 글도 마찬가지다.

또한 책 1~2권으로 자극받고 쉽게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기대는 착각에 불과하다. 인간의 의지는 원래 매우 약하며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자극받는 건 읽을 때 뿐이고, 대부분 책 덮으면 잊어버린다. 마찬가지로 저자가 당신의 삶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너무 자학할 필요 없다. 자학한다고 금방금방 다음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본인이 듣기에 좋은 말만 듣는 것도 손해다. 분명 응원이 사람에게 힘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마냥 듣기만 하고 있으면 거기에 그냥 취해 버릴 위험이 높아진다.

다만 대개 자서전인 작가 본인의 경험을 담은 자기개발서의 경우, 서술이 자세하다면 믿어도 좋다. 물론 너무 긍정적이거나 가벼운 내용은 피할 것. 그런 책이 있다면 자기개발서도 자서전도 아니고 개그물이 되어버린다.

7.4 어떤 내용을 따를 것인가?

자기계발서 한 권을 읽고 삶의 모든 노하우를 터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 부자가 되는 보편적인 노하우, 영어를 잘 하는 일반적인 방법, 모두가 가능한 열등감 해소하는 방법은 한, 두가지만 있는게 아니다. 어떤 자기개발서의 주장만이 완벽한 왕도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서 한국인이 영어를 잘 하려면 10개도 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중 개개인에게 맞는 방법은 1, 2개 밖에 없다.

저자의 경험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자기계발서의 저자의 경험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저자가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쓰지 못한다. 저자와 독자 간의 가치관, 배경 차이도 크기 때문에, 특정한 저자가 쓴 책을 읽고 특정한 독자가 그대로 실천하려 들면 큰 문제가 생긴다. 책의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들어맞는 설명을 가려 듣고 그걸 토대로 상황을 헤쳐나가는 게 좋다.

저자의 부끄러움으로 인해 돌려 말하는 부분은 직설적으로 고쳐서 읽으면 된다. 예를 들어 고위공직자 출신이던 저자가 상사의 명령을 어디까지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써 놓았다고 하자.

저자 : 상사는 오랜 경험을 거쳐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이기 때문에 어린 신임 공무원이 함부로 상사의 명령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것은 오만하고 가소로운 일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명백하게 불법적인 명령을 내려서 국가에 큰 해를 끼친다면 막아야겠죠.

이런 내용은 정치적 올바름을 제하고 보면 이렇게 읽으면 된다.

저자 : 상사가 뇌물을 받고 특정인에게 이득이 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명령을 내리면 관행대로 유도리있게 하세요! 거기대고 '이래도 되나요? 이런 규정도 있나요?'라고 따지고 들면 당신은 보복성 인사를 당하고 승진 길이 막히기 십상입니다!

이렇듯 자기개발서는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맞다 아니다는 자기 자신이 판단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자신이 읽고 자신이 느끼며 자신이 판단하자. 자기'개발'서보다는 '자기'개발서인 셈이다.

읽을 때도 저자의 권위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무슨무슨 명문대를 나와서 좋은 직업을 가진 분이 쓴 이야기라고 다 맞다는 보장은 없다. 해당 분야의 권위자라 해도 세상이 너무 변해서 독자의 세계와 안 맞을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 저자가 당신 주변 사람들보다 현명하다는 보장은 없다. 부모님, 친척 어른, 동네 아저씨들 붙잡아 놓고 1, 2시간 이야기하면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라면, 땔감 이상의 가치가 없는 불쏘시개를 비싼 돈 주고 사오는 것에 가깝다. 때에 따라서는 자기계발서 저자가 당신 자신보다 현명하다는 보장조차 없다.

8 자기개발서보다 도움되는 책들

사실 책은 그 특성상 '책 다 썼다 끝!'하고 소통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그렇다. 그래서 전문 평론가들이 리뷰를 하며, 일반 독자들도 인터넷이나 스스로 자료수집을 통해 리뷰를 올리므로 책을 이해 및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장 인문학이건 사회학이건, 인생에 도움 되는 명저들은 즐비하다. 다만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 안 볼 뿐이지(...). 당장 인문학이나 사회학을 떠올릴때 토나오게 어려운 내용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수능 국어영역의 영향도 다소간에 있는 듯 하다.

8.1 처세술

처세술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적어도 수십년 전부터 팔려온 책을 읽는 게 좋다. 수십년 이상 가는 고전은 반짝뜨고 잊혀지고 마는 자기 개발서 따위들과 비교할 수 없는 깊이와 뼈대가 있기 때문이다.
혹은 처세술에 대해 전문적인 역사학자가 역사적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을 읽는 게 좋다.[19] 물론 역사상의 사례라 현대적인 해석을 한다는 게 살짝 무리일 수 있지만, 다른 주장을 하는 저자의 책들도 찾아가면서 읽을 수 있으며 이는 교차검증으로써, 책을 볼 때 반드시 필요한 스킬이다.

만약 저런 심오한 서적을 찾아보는게 부담스럽다면, 그냥 보편적으로 알려진 역사책이나 충분히 검증된 책을 보는 것도 비교적 괜찮은 방법이다. 손자가 저술한『손자병법』 같이 대놓고 인증된 서적들은 흔히 구할 수 있고, 미셸 드 몽테뉴가 저술한 『수상록』 같은 책이나 프랜시스 베이컨이 저술한 『신기관』 같은 것도 있다. 분량의 압박이 있지만 사마천의 『사기열전』 같은 책은 부분 부분이라도 한번 일독을 권한다. 문자 그대로 인생 실패와 성공의 파노라마이며 인간학의 총체 같은 책이다.

8.2 리더십

조직관리를 연구하는 박사들의 책을 읽어보자.

  • 간호학 : 간호관리학
  • 경영학 :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등 조직관리 전반
  • 행정학 : 인사행정론

고전으로 배우고 싶다면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 같은 책이 있다.[20]

특정 인물의 리더십을 배우고 싶다면, 그 인물에 대해 써 놓은 자기계발서를 읽기보다는 그 사람 스스로가 쓴 자서전을 읽는 게 좋다. 혹은 전문적인 역사학자[21]가 그 인물에 대해 써 놓은 평전을 읽는 것도 좋다. 역사학자의 연구나 자서전이 없을 경우, 자신이 닮고 싶은 인물의 명언이나 행동 등을 스스로 분석하거나 언론 보도를 취합해서 따라할 수도 있다.

8.3 행복, 힐링

흔히들 말하는 힐링서에 대한 좋은 대안으로는 동서양 고전을 읽는 것이 좋다. 흔히들 들어봤을 논어와 같은 책은 고전이라도 사실 그 분량과 난이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으므로 겁을 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같은 책들을 읽다보면 오히려 옛날 사람들이 쓴 책들이 더 풍부하고 직관적이라는데 놀랄 것이다. 아니,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만큼 풍부하고 직관적이기에 그 옛날에 쓰인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읽히는 것이다!

행복론에 관한 책의 대표격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있다. 니코마코스는 그의 아들 이름인데다 당시엔 '윤리학'이라는 세부 학문이 없었으니, 당시 식으로 해석하면 '아들에게 주는 삶의 지침서' 정도로 내용도 전공은커녕 일반인 기준으로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2500년을 관통하여 읽히는 전설적인 철학자의 저술은 자기계발서와 그 깊이가 다른 법이다. 이 책보다 현대적인 것으로는 20세기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과 같은 저서도 있다. 행복의 정복은 현재 팔리는 번역본이 2개가 있는데, 영문과 번역가가 번역한 건 읽기가 비교적 쉽고, 철학과 교수가 번역한 건 문체가 딱딱하나 러셀의 사상적 깊이를 살려 일장일단이 있다. 알아서 선택해 볼 것. 더 최근에 쓰여진 것으론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삶의 의미를 찾아서도 있다. 빅터 프랭클이 의미치료를 만든 과정인 아우슈비츠에서의 본인을 포함한 인간관찰과 함께 창시자가 직접 쓴 해당 분야의 입문편이 있다.

힐링서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다' '행복하자' 라는 말을 무한 반복할 때, 행복을 다룬 철학 고전들은 오히려 다음과 같이 패기있게 질문하기도 한다.

내가 스스로 소시민으로 살며 소박한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겠다는데, 그게 뭐가 그리 나쁘냐?

그리고는 이런 질문을 오히려 박살내며 들어간다는 점에서 행복의 근본을 체계적으로 배우는데 매우 적합하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인간의 의지만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옛날 책일 수록, 파고들면 극적인 재미가 있는데다가 쉽게 교수들이 해설까지 붙여가면서 풀어 쓴 책들도 많다. 이런 책을 읽는 것은 당신의 인문학 교양에도 기여를 할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지나치게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정치, 사회철학을 다루는 고전의 경우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데, 인간 개인에 대해 말하기 보다는 사회와 인간집단의 근본과 양상, 변화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사회 전반을 다룬다는 면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기르기에는 매우 좋다.

8.4 기타

아니면, 검증된 고전이나 현대의 명작 소설도 좋다. 하찮은 미사여구로 많은 분량을 채워서 공허한 자기위로를 주는 자기계발서보다, 노인과 바다모비 딕의 짧고 분명한 문장들이 인간의 의지의 두 얼굴을 더 명확하게 전달해 줄 것이다.

이도 저도 싫다면, 좋은 소설 책 한 권을 골라서 읽어라. 아니면, 좋은 영화를 보는 것도 좋다. 차라리 위키질이라도 하자. 적어도 양산형 자기개발서들보다는 실속있고 실용적인 지식이 많다. 다만 거기에 너무 빠져서 위키니트가 되진 말자.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의외로 '성공했다!' 하는 사람들 중에서 가볍게 접한 이런 이야기나 글의 한 문장에서 뭔가 깨침이나 활로를 찾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잠깐 스쳐가는 의외의 아이디어에 그칠지라도 단 하나의 강렬한 생각이 사람을 바꾸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점에서도 책 내내 똑같은 '자기위안'을 반복하는 쓰레기급 자기계발서보다 본격적인 문학 작품들이 더 낫다. 이런 자기계발서에 있는 글들은 독자에게 실질적인 변화의 의지를 주지는 못한다. 그런 점에서 소설 같은 문학 작품의 주인공들이 겪는 극적인 사건에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전율을 더 줄 가능성이 높고, 더 뇌리에 박힐 가능성도 높다.

적어도 이런 인문학 서적이나 문학 작품들은 자기계발서 같은 공갈은 안 친다. 이 경우 진짜 마음의 양식도 얻을 수도 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재밌게 읽은 소설책에서 인생에 도움 되는 말이 나왔다면, 졸면서 읽은 자기계발서에서 나온 내용보다는 오래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또한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서 볼 수 있는 자신과 비슷한 특정 캐릭터나 자신과는 다르지만 동경하는 캐릭터 롤모델로 삼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을 수도 있다. 예시로 자신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소심한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자신과 같이 내성적이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거나 나름대로 지혜가 있는 캐릭터, 아니라면 외향적이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며 리더십 있는 캐릭터를 롤모델로 잡으면 좋다. 유치한 말이긴 하지만 소설이나 만화, 영화 등의 대중적인 예술작품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긍정하고 사회의 부당함과 모순을 주인공이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보는 이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이 많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거 볼 시간에 성공한 사람 닮아서 공부나 해라는 소리 듣기 쉽지만 적어도 불쏘시개급의 저질 자기계발서보단 훨씬 낫다. 즉 덕질을 하자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저런 책을 접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산다고 생각하고, 그저 참고한다는 자세로 접하는게 좋다. 책은 마법서가 아니다. 그냥 적힌 대로만 행동하면 인생이 술술 풀리는 그런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책은 100% 사기이며, 실제로 사기꾼들도 "내가 그런 방법을 잘 알고 있는데~"로 유혹한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자.

디시위키의 '탈센징을 위한 추천도서 목록' 문서도 참고해보자.

9 관련 문서

  1. 잠언 6장 5절에 "스스로 구원하라" 는 표현이 있긴 한데, 사실 이 대목은 "니가 만약에 다른 사람 보증 서 주는 멍청한 짓을 했으면 알아서 잠자는 시간 줄여 가면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든지 해서 빠져나가라" 의 의미다.(…)
  2. 의문을 제기하는 근거 있으면 추가바람
  3. 물론, 교사들 역시 학생들이 보지 않는 자리에서는 이런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또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없다.
  4. 방법이 있으면 자기계발서를 읽기보다는 직접 대화하기를 권한다
  5. 그런데 이는 책 제목의 광고화와 더 관련이 있기는 하다.
  6. 바로 이 때문에 일부 식자들은 "자수성가한 사람들 조언은 절대 믿지 말라" 고 말하기도 한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나는 됐는데 왜 너희들은 안 되나?" 마인드가 있어서, 개인이 사회의 부조리에 꺾이고 부러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게다가 그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제대로 파고 보면 절대 100% 자기 의지만으로 한 것이 아니다.
  7. 인간극장이나 성공시대 같은류의 TV 프로그램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8. 한병철은 피로사회(문학과지성사 2012.)와 같은 철학서적에서 노력을 강요당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림자와의 달리기라고 평한 바 있다. 그만큼이나 자발적인 노력을 강요당하지만, 결과물을 내기엔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무한한 노력이 답이 아니며, 사회체제가 강요한 자발성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을 강조한다.
  9. 개척과는 거리가 먼 직업인 공무원이 인기를 끌고, 벤처기업이 고사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10. 긍정적 생각의 힘과 연계되면 아주 골치아픈 약팔이가 하나 탄생한다.
  11. 부흥회나 수련회를 다녀온 위키러라면 체감하겠지만 위 의지드립 문단도 그렇고 교회 수련회와 자기개발서는 놀랍도록 그 패턴이 닮아있다. 한국의 종교집회가 순수한 종교적 목적보다는 기복적인 목적에 치중되어있고 사회적,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연루되어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12. 가령 상사에게 욕설을 들었을 때 해결책으로 '비윤리적 행동은 윤리경영기구와 사규를 통해 통제할 수 있다'는 구절대로 시행했는데 방만한 감사기구에 의해 묵살당한 다음 괘씸죄에 의한 피의 보복을 당한다든지... 경영학 교과서에서 이런 것까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그 교과서는 조직을 잘 설계해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막아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경영진에게나 유용한 것이기 때문.
  13. 사실 유명 대기업 현직에 있을 경우 창피해서 '송과장' 등 가명으로 출판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명으로 출판하는 사람들은 은퇴를 했거나 헤드헌팅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14. 이런 사람들이 말단 생활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은 맞지만,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말단들에게 일을 시켜본 경험이 있다 보니 실무자 노릇을 해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안다
  15. 이런 실전 기술은 프레젠테이션 문서 참조.
  16. 위의 내용은 국문과국어교육과 등지에서 화용론, 또는 언어사용영역 교육론을 배울 때 보는 개론서 등에도 들어있는 내용인데, 저 이론적 서술 자체만으로는 시험을 칠 때 써 넣기에나 유용할 뿐이다. 실제 적용은 어쨌든 사례 학습을 통해서 가능하다.
  17. 게임 중독 극복 운운하는 불쏘시개는 그냥 게임을 죄악시하는 학부모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주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 능덕 같은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게임이든 스포츠든 음악이든 취미생활 하면서 입시 공부는 물론 대학 공부나 연구까지 하는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18. 오히려 충실한 대학생활에 대해 쓰여있어서 괜찮은 경우도 있다.
  19. 사례 추가바람.
  20. 해당 책이 다소 비민주적인 요소가 있긴 하나(사실 왕의 역할에 대하여 다룬 비중이 높은 책인 만큼 리더보다는 보스에 가까운 면이 있다.),리더로서 다른 사람을 이끄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책이다.현대에서도 들여다 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21. 전문적인 학자란 적어도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을 뜻한다. 박사 학위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10년 가까이 그 분야에 대해 연구해온 전문가라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22. 의외로 내용이 자기개발서나 다를 바 없는 세미나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이나 대학생 대상으로 한 수련회라면 더더욱. 맥없는 힐링이나 패배근성을 강요하는 점까지 완벽히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