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발음

러시아어의 규칙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변화무쌍한 발음에 대하여 설명하는 문서.

1 개요

러시아어를 표기하는 문자는 33개의 키릴 문자이다. 라틴 문자와 마찬가지로 키릴 문자에는 하나하나마다 음가가 존재하며, 그 음가에 따라 단어를 발음하게 된다. 그러나 영어독일어 등에서 하나의 알파벳을 반드시 하나의 음가로 발음하지는 않듯, 러시아어에서도 하나의 알파벳이 하나의 발음만을 가지지는 않는다. 이 항목은 기본적인 러시아어 알파벳의 발음 방법과 각종 요인에 따른 발음 변화를 살펴본다.

1.1 알파벳

러시아어의 알파벳은 다음 33개의 문자로 이루어져있다.

  • 모음: а, е, ё, и, о, у, ы, э, ю, я
  • 자음: б, в, г, д, ж, з, й, к, л, м, н, п, р, с, т, ф, х, ц, ч, ш, щ
  • 부호: ъ, ь

2 러시아어 발음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2.1 경연(硬軟) 대립

러시아어 등 많은 슬라브어에는 자음의 발음에 있어 경음(硬音)과 연음(軟音)의 대립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서 경음은 평범한 자음, 연음은 입천장을 활용한 자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자음이 경음으로 발음되느냐 연음으로 발음되느냐는 자음 뒤에 오는 모음과 부호가 결정한다.

  • 앞 자음을 경음으로 만드는 글자: а, э, ы, о, у, ъ
  • 앞 자음을 연음으로 만드는 글자: я, е, и, ё, ю, ь

단, ж, ц, ш는 항상 경음이며, ч, щ는 항상 연음이다. 한국어에서 , ㅉ, 결합되는 모음에 관계없이 항상 구개음화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위에 열거한 각각의 모음은 순서대로 경모음-연모음의 쌍을 이룬다. 예를 들어 ы-и는 경연 대립을 하는 한 쌍이다. 자음 뒤에 아무것도 없으면(어말) 그 자음은 경음이며, 자음 뒤에 바로 자음이 온다면 경음+연음 조합일 경우에 한해 연음+연음으로 변한다. пе́сня [ˈpʲesʲnʲə]의 с가 сь로 소리나는 것이 그 예. 단, 거의 항상 일어난다고 볼 수 있는 유무성동화에 비해 경연동화는 그렇게 일정한 분포를 보이지는 않는다. 화자마다 차이도 심하고, 일관성도 부족한 편. 시간이 흐르면 조금 더 정착될 수는 있겠으나 지금으로서는 전달해주는 자음이 치음일 경우에는(위의 경우에서 н} 거의 100% 일어난다고 보면 되고, 반대로 книга [ˈknʲiɡə]처럼 연구개음일 경우에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도 된다. 참고로 IPA로 러시아어를 적을 때는 연음을 표시하기 위해 j를 작게 덧붙인다.

2.2 유무성음 대립

러시아어의 자음에는 목청이 떨리며 나는 소리인 유성음과 목청이 떨리지 않는 무성음이 있다.

  • 유성 자음: б, в, г, д, ж, з, л, м, н, р
  • 무성 자음: п, ф, к, т, ш, с, х, ц, ч, щ

위에 열거한 앞의 여섯 개의 자음은 순서대로 유성음-무성음의 쌍을 이룬다. 예를 들어 ж-ш는 유무성음 대립을 하는 한 쌍이다. л, м, н, р, х, ц, ч, щ는 쌍을 이루지 않는다. 짝이 있는 유성 자음이 어말 또는 무성 자음의 앞에 오면 역행 동화되어 짝을 이루는 무성 자음으로 변하고, 짝이 있는 무성 자음이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 오면 역행 동화되어 짝을 이루는 유성 자음으로 변한다. 독일어와는 달리 서로 다른 두 단어 사이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к другу(친구에게로)는 /гдругу/로 발음된다. 기본적으로 전치사는 지배하는 명사와 한 단어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무조건 일어나며, 통사적으로 가까운 단어들일수록 명확하게 일어나는 편. 단, в는 유성음이지만 유성음화를 발생시키지 않는다.[1]

2.3 강세(ударе́ние)

몇몇 전치사 등을 제외한 러시아어의 거의 모든 단어는 강세를 가진다. 강세는 모음에 오며, 악센트점으로 표시한다.[2] 강세가 없는 모음은 발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강세가 있다는 것은 기타 유명 언어들에서처럼 해당 모음이 무조건 고음이라는 것이 아니라 長音이라는 것이다. 「모음」 항목 참조.

2.4 자음 겹침

영어에서 'th'를 /ð/라 발음하듯, 러시아어에도 같은 종류의 현상, 즉 여러 자음이 겹쳐 발음이 변화하는 현상이 있다. 자음 겹침에 의하여 묵음이 발생하기도 하고 음이 합쳐져 새로운 발음이 탄생하기도 한다. 영어와는 달리 서로 다른 두 단어 사이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자음 겹침이 일어나는 조합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묵음이 발생하는 경우
    • лнц → нц
    • стн, здн →сн, зн
    • стл → сл
    • стц, здц →сц
    • ндц →нц
    • рдц, рдч →рц, рч
    • вств → ств[3]
    • стск →ск
  • 새로운 음이 만들어지거나 병합되는 경우
    • зж, сж → ж /ʐː/
    • зш, сш → ш /ʂː/
    • зч, сч, жч, зщ, сщ, жщ → щ /ɕː/
    • дч, тч → ч /tɕ/
    • дс, тс → ц /ts/
    • чш → тш /tʂː/

예를 들어 по́здно(늦게)는 /позна/ [ˈpoznə], с шу́мом(소음과 함께)는 /шːумам/ [ˈʂːuməm]으로 발음된다.

3 모음의 발음법

3.1 경모음

3.1.1 а

IPA로는 강세 있을 때 /ä~ɑ/, 없을 때 /ə~ɐ/. 명칭은 'а(아)'. 강세를 받을 경우 한국어의 '아'보다 입을 더 크게 벌려 발음한다. 강세를 받지 못할 경우 강세 바로 앞 음절에서는 '어'와 같이 약하게, 그 외에서는 '으'와 같이 맥빠지고 매우 약하게 발음된다. ча, ща가 강세를 받지 않을 때는 чи, щи로 발음한다.[4] 차이코프스키(실제 발음은 치꼽스끼 정도)가 좋은 예.

3.1.2 э

강세 있을 때 /ɛ/, 없을 때 /ɨ̞/. 명칭은 'э(애)'. 한국어의 '애'랑 음가가 같다. 자세하게는 혀 끝은 아랫니에 대고 혀 가운데는 들어올린 채로 발음한다. 감이 안오겠으면 ㅐ와 ㅔ의 구분 참조. 강세를 받지 않을 때는 약하게 발음된다. 다만 외래어 표기법에 맞추어 쓸 시에는 'ㅔ'라고 적어야 한다.

3.1.3 ы

강세 있을 때 /ɨ/, 없을 때 /ɨ̞/.
명칭은 'ы(으)'. 일반적으로 한국어의 '의'와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들어보면 어말에서는 정말로 '이'와 '으' 사이의 '의' 정도의 소리가 나지만 그 외에는 오히려 '으'와 가까운 소리가 난다.Ысаянгбан![5] 영어로 표현하면 'sip'의 i 정도. 강세를 받지 않을 때는 약하게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떤 경우에서든 'ㅣ'로 적게 되어 있다.

사실 ы는 이게 정말 러시아어의 기본 모음이 맞느냐는 논쟁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대체로 모스크바 학파와 상트페테르부르크 학파가 대립하고 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 학파에서는 ы를 엄연한 기본 모음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어의 기본 모음을 а, и, о, у, ы, э 이렇게 6개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서 ы - и는 а - я 따위와는 다른 성질이고[6] , 조음 위치로 보았을 때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짝이 아닌 별개의 모음이라는 것이다.

반면 모스크바 학파에서는 ы를 단순히 и의 변이음으로 보아 기본 모음을 а, и, о, у, э 이렇게 5개라고 정의한다. 왜냐하면 외래어 이외의 순수 러시아어에서 ы로 시작하는 단어는 없고, 문법적 기능, 특히 복수 명사 표기를 봤을 때도 ы와 и는 선행하는 자음의 성질의 영향을 받아 그 형태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아 ы는 그저 и의 변이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бил과 был과 같은 단어의 의미를 구분하는 음성적 요소에 대해서도 상트페테르부르크 학파에서는 자음 б, б'(б의 연자음)와 모음 и, ы, 이렇게 2개라고 분석하지만, 모스크바 학파에서는 그냥 자음 б, б' 1개라고만 분석한다.

3.1.4 о

강세 있을 때 /o̞/, 없을 때 /ə~ɐ/. 명칭은 'о(오)'. 강세를 받을 때는 한국어의 '오'보다 입술을 더 둥글게 한다. 강세를 받지 못할 경우 강세 바로 앞 음절에서는 'а'처럼 약하게, 그 외에서는 '어'처럼 매우 약하게 발음된다.

3.1.5 у

강세 있을 때 /u/, 없을 때 /ʊ/. 명칭은 'у(우)'. 한국어의 '우'보다 입술을 더 둥글게 해 발음한다. 강세를 받지 않을 경우 약하게 발음한다.

3.2 연모음

3.2.1 я

강세 있을 때 /ʲä~ʲæ/, 없을 때 /ʲɪ/. (단, 어말에서는 ʲə) 명칭은 'я(야)'. 혀를 입천장에 바짝 대고 짧게 '이'를 하다가 즉시 'а'로 옮긴다.강세를 받지 않을 경우 и로 발음되거나 그냥 약하게 발음된다. 한국어의 '야'와 비슷하다.

3.2.2 е

강세 있을 때 /ʲe/, 없을 때 /ʲɪ/. (단, 어말에서는 ʲə) 명칭은 'е(예)'. 혀를 입천장에 바짝 대고 짧게 '이'를 하다가 즉시 'э'로 옮긴다. 혀의 안쪽을 들어올리는 것이 포인트. 강세를 받지 않을 경우 и로 발음된다. 한국어의 '예'와 비슷하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자음+е로 쓰일 경우 단순히 'ㅔ'로 적게끔 되어있지만 실제 발음과는 거리가 있다. '레닌(Ленин)'의 경우 실제 발음은 '례닌'에 가깝다. 다만 일부 외래어의 경우에는 э와 같이 발음된다. кафе, интернет, теннис 같은 단어가 그 예. 특히 интернет나 теннис의 경우에는 구개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쩨르녯, 쩨니스가 아니라 인떼르넷, 떼니스에 가깝게 발음된다. 참고로 문법적으로 е에 대응하는 경모음은 э가 아니라 о이다.

3.2.3 и

강세 있을 때 /ʲi/, 없을 때 /ʲɪ/. 명칭은 'и(이)'. 혀를 입천장에 바짝 대고 길게 '이'라고 발음한다. 영어로 표현하면 yi 정도. 강세를 받지 않을 경우 약하게 발음된다.

3.2.4 ё

/ʲɵ̞/. 명칭은 'ё(요)'. ё는 항상 강세를 받는다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 글자가 들어가는 단어에는 별도의 강세 표시를 하지 않는다. 혀를 입천장에 바짝 대고 짧게 '이'를 하다가 즉시 'о'로 옮겨탄다. 한국어의 '요'와 비슷하다. 왜 뜬금없이 о가 아니라 е를 변형한 모양이냐고 질문한다면, 역사적으로 원래 е에 가깝다. 실제로 러시아어 твоё에 해당되는 폴란드어는 twoje이다.

3.2.5 ю

강세 있을 때 /ʲu~ʲʉ/, 없을 때 /ʲʊ~ʲʊ̈/. 명칭은 'ю(유)'. 혀를 입천장에 바짝 대고 짧게 '이'를 하다가 즉시 'у'로 옮긴다. 한국어의 '유'와 비슷하며, 강세를 받지 않을 때에는 약하게 발음한다.

4 자음의 발음법

4.1 유성 자음

4.1.1 б

명칭은 'бэ(베)'. /b/, 즉 'ㅂ' 소리를 내면 된다. 다만 한국인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데, 한국어의 'ㅂ'은 어두에서는 무성음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без'와 같이 어두에 б가 올 때는 의식해서 유성음으로 발음해줄 수 있도록 한다.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에서는 /p/, 즉 'ㅃ'으로 발음한다.

4.1.2 в

명칭은 'вэ(베)'. /v/ 소리를 내면 된다.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에서는 /f/가 된다. 간혹 일부 억양이나 일부 사투리의 영향으로 '우'라고 발음되는 경우도 있다.

г만큼은 아니어도 타 언어의 키릴문자 표기에서 꽤 혼란을 야기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Вона, Сувон이나 Висконсин주 출신의 Уильямс씨(위키백과) 같은 표기를 보면 외국인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4.1.3 г

명칭은 'гэ(게)'. /g/ 소리를 내는 것이 기본이나, 예외가 많다. 우선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에서는 /k/, 즉 'ㄲ'으로 발음한다. 또한 굴절에 의해 나타난 г는 /v/로 발음한다. 예를 들어 'красивого' 같은 것. 그리고 гк는 'хк'로 발음하며, 마지막으로 сего́дня의 г는 /v/로, бог의 г는 х와 같이 발음한다.

사실 이 자음은 역사적으로 /h/에 가까운 자음이었다. 실제로 현대 이전의 많은 외국 지명이나 외국 인명에 h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러시아어에서 х가 아닌 г로 적는 경향이 강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한니발은 Ганнибал, 헤겔은 Гегель, 하인리히는 Гейнрих, 히틀러는 Гитлер로 적는다.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다. Гарри Поттер라던가... 특히 근시대보다 세계대전기, 적백내전기, 혁명, 제국 시절로 거슬러올라갈수록 Генри Харли Арнолд[7], Герман Гёринг 같은 혼란스러운 표기가 중구난방으로 등장하며 독자들을 괴롭힌다. 이런 외국어 고유명사 표기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의 외래어 어휘들 중에도 라틴어 등의 다른 서양어에서 H자 쓰는 단어를 러시아어에서는 Г로 쓰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8] 이런 관행이 굳어진 것은, 옛날부터 H 발음을 너무 거칠게 들리는 가래 끓는 х보다 г에 더 가깝다고 여겼고(무성 자음 х 문단 참조) 러시아어의 일부 사투리들은 애초에 г를 H의 그 발음으로 발음했기 때문이라나. 특히 독일어권과 교류가 잦았고 언어적 유사성도 적지 않은 특성상 독일어의 h와 ch를 똑같이 х로 쓸 수 없어서인지 독일어 표기사례 중 이런 경우가 많다. 근래로 올수록 영어의 H는 Х로 쓰고 적당히 가래 안 끓게(...) 읽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독일어 H는 아직도 Г 표기를 고집하기도 한다. 그냥 얘네들도 뭐 써야 할지 헷갈리는 것 같다. 네이티브 위키러의 가열찬 수정바람

러시아어 외에 우크라이나어벨라루스어에서는 지금도 /h/와 비슷한 /ɦ/(우크라이나어), /ɣ/(벨라루스어) 발음으로 남아있으며, 우크라이나어의 경우 /ɡ/ 발음은 ґ라는 별도의 자음으로 쓴다. (다만 많이 쓰이는 자음은 아니다.) 비슷한 이유로 간/한스크 등 우크라이나(특히 크림이나 돈바스 지역) 쪽의 지명이나 인명은 이 철자 때문에 러시아어와의 혼동이 잦다.

4.1.4 д

명칭은 'дэ(데)'. 기본적으로는 /d/ 소리가 난다. 정확하게는 앞니에 혀를 붙이고 /d/를 발음하면 된다.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에서는 /t/, 즉 'ㅌ' 소리가 나며, 연모음 앞에서는 구개음화되어 'ㅈ'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 구개음화된 д를 발음할 때는 기본적으로 연자음이므로 혀몸통을 입천장에 붙이는 것을 잊지 말 것.[9]

4.1.5 ж

명칭은 'жэ(제)'.[10] IPA로는 /ʐ/라고 적으며 한국어로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발음. 뒤에 연자음 부호 또는 연모음이 와도 무시하고 경음으로 발음한다. 권설음의 하나로, 혀를 위로 말아올리고 /z/를 발음하며 성대를 울리면 된다. 혀가 입천장에 닿지 않도록 한다.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에서는 발음이 'ш'로 변화한다.
어떻게 설명을 하자면, r 발음을 해 보라. 그 위치에서 z 소리를 내 보아라. zyue처럼 들리나 z에 어딘가 모르게 h 소리로 바람빠지는 소리가 날 것 이다.

4.1.6 з

명칭은 'зэ(제)'. 영어의 /z/에 해당하는 발음.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에서는 /s/, 즉 'ㅆ'으로 발음한다.

4.1.7 л

명칭은 'эл(엘)'. 영어의 /l/에 해당하는 발음. 한국어의 'ㄹ'과의 차이점은 'ㄹ'은 입천장에 혀가 닿는 데에 비해 л은 혀끝을 앞니에 대고 하는 소리라는 것. 소위 어두운 소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의 'ㄹ' 받침은 차라리 연자음화된 ль과 가깝다. 실제로도 어말의 ㄹ은 ль로 쓰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한글'을 Хангыль로 쓰는 것 등. 다만 '서울'은 예외적으로 Сеул이라고 쓰인다.

4.1.8 м

명칭은 'эм(엠)'. 영어의 /m/에 해당하는 발음. 'ㅁ'을 발음할 줄 모르는 위키러는 없을 것이라 믿는다.

4.1.9 н

명칭은 'эн(엔)'. 영어의 /n/에 해당하는 발음. 마찬가지로 'ㄴ'은 다들 발음할 줄 알 것이다.

4.1.10 р

명칭은 'эр(에르)'. IPA로는 /r/로 적으나 영어의 'r'(이쪽은 /ɹ/)과는 조금 다르며, 오히려 스페인어의 'rr'와 같다. 치경음의 하나인 치경 전동음이다. 혀끝을 윗잇몸에 접근시키고 혀를 떨어주자.[11] 그러면서 성대를 울려 주면 훌륭한 러시아판 r, 아니, р 발음이 완성된다. ㄹㄹㄹㄹㄹㄹㄹ 하는 듯한 떠는 발음이 인상적. 연모음에서는 떠는 정도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연모음 앞에서는 떨기 힘든 환경이기도 하고... 참고로 이 발음은 러시아인들 가운데서도 안 되는 사람이 꽤 많을 정도라고 한다.

4.2 무성 자음

4.2.1 п

명칭은 'пэ(뻬)'. IPA로는 /p/로 적으나 영어의 /p/[12]보다는 한국어의 'ㅃ'에 가까운 발음이다.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서는 /b/로 소리난다.

4.2.2 ф

명칭은 'эф(에프)'. 영어의 /f/에 해당한다.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서는 /v/로 소리난다.

4.2.3 к

명칭은 'ка(까)'. 영어의 /k/보다는 한국어의 'ㄲ'에 가깝다.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서는 /g/로 발음된다.

4.2.4 т

명칭은 'тэ(떼)'. 한국어의 'ㄸ'에 가까운 소리. 정확하게는 앞니에 혀를 붙이고 /t/를 발음하면 된다.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서는 /d/로 소리난다. 연모음 앞에서는 구개음화되어 'ㅉ'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 구개음화된 д과 마찬가지로 연자음이므로 혀를 입천장에 붙이는 것이 포인트. 물론 일부 외래어의 е와 함께 오는 경우에는 구개음화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위의 모음 е에서 설명되었으므로 생략한다.

4.2.5 ш

명칭은 'ша(샤)'. IPA로는 /ʂ/라고 적으며 영어의 'sh'와는 미묘하게 다르다.[13] ж과 마찬가지로 혀를 말아올리지만 여기서는 /s/를 발음하며 성대를 울리지 않는다. 표준 중국어의 'sh'와 같은 발음.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서는 ж로 소리난다. 이 소리는 환경에 관계없이 반드시 경음이다.

4.2.6 с

명칭은 'эс(에스)'. IPA로는 /s/라고 적으며 한국어의 '쓰'와 비슷하다. 짝이 있는 유성 자음 앞에서는 /z/ 소리가 난다.

4.2.7 х

명칭은 'ха(하)'. IPA로는 /x/라고 적으며 한국어에서 '흐'([xɯ])를 발음할때 이 소리가 난다. 자세한건 참조. 사실 이 소리는 연구개음의 일종인 연구개 마찰음에 해당한다. 일부 책에서는 영어의 h 발음이라고 하지만, 차라리 중국어의 h에 가깝다. 혓바닥 뒤쪽을 연구개[14]에 접근시키고 그 좁은 틈으로 공기를 힘차게 내보내면 가래 끓는 비슷한 소리가 난다. 이것이 바로 러시아판 h에 해당하는 х의 소리다. 문제는 이걸 발음하다보면 러시아어 화자들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거칠다.(...) 유성 자음 г 문단에도 서술된 바 있는 내용을 반복하자면, 이런 이유로 러시아어에서 서양어 단어를 차용하면서 전사(transcription)할 때는 H에 해당하는 발음을 х가 아닌 г로 하는게 보통이었다. г의 조음 위치가 더 후두에 가깝다고 느꼈던데다[15], 러시아어의 지역별 사투리라 쓰고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라 읽는 것들 중에서도 г를 ㅎ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꽤 있다보니 편의상 그냥 그렇게 쓰던게 현대까지 관행화했다. 이런 표기/발음 혼동 문제는 소련 시대에나 지적되기 시작한 것 같다. г문단에 서술된 바 있는 Генри Харли Арнолд, Ге́рман Гёринг 같은 인명들은 정말이지...

4.2.8 ц

명칭은 'цэ(쩨)'. IPA로는 /ts/라고 적으며 한국어과 그나마 가장 비슷한 말은 'ㅉ'일 듯하다. 하지만 'ㅉ'과는 명백히 다르다.[16] 이 소리의 정체는 바로 치경음의 하나인 치경 파찰음. 바로 일본어의 つ, 독일어의 'z', 표준중국어의 'z'와 같다. 이를 살짝 물고 혀끝을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끼운 뒤 'ㅉ'을 시도하면 된다. 받침 'ㄷ'을 발음하는 혀 모양으로 'ㅅ'을 발음하면 비슷한 발음이 나온다. 뒤에 오는 모음이나 부호에 관계없이 반드시 경음이다.

4.2.9 ч

명칭은 'чэ(체)'. IPA로는 /tɕ/라고 적으며 한국어의 'ㅊ'과 거의 같고, 오히려 영어의 'ch'보다 거리가 멀다.[17] 단, 혀를 의식적으로 입천장에 붙이고 발음할 것. 이 소리는 환경에 관계없이 반드시 연음이다.

4.2.10 щ

명칭은 'ща(샤)'. 일반적으로 '시챠'라고 알려져 있지만 현대 러시아어에는 두 음이 붙어 장음이 되었다. IPA로는 /ɕː/라고 적는다. 영어의 sh 발음인 /ʃ/ 발음과는 다르니 주의할 것. 러시아어를 라틴 문자로 옮길 때 sh는 щ가 아닌 ш다. 혀를 의식적으로 입천장에 붙일 것. 이 소리는 환경에 관계없이 반드시 연음이다. 참고로 한국어의 ㅅ 뒤에 'ㅣ' 계 모음(ㅑ,ㅕ,ㅛ,ㅠ,ㅖ 등)이 올 때의 변이음(/ɕ/) 발음과 비슷하다. 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4.2.11 й

명칭은 'и краткое(이 끄라트꼬예)'. 반드시 모음 뒤, 또는 드물게는 어두에 온다. 경구개음의 하나인 경구개 접근음 /j/인데 이는 자음의 일종이다[18]. 혀를 입천장에 가까이 붙이고 그 틈새로 낸다. 성대는 떨지 않는다. 반자음, 혹은 반모음이라고 분류하는 경우가 많으며, 문법적으로 분류할 시에는 자음으로 처리한다.

5 경음, 연음 표시 부호

러시아어에는 즈나크(зна́к)라고 불리는 경음/연음 표시 부호가 두 개 있다.

5.1 경음 표시 부호 ъ

명칭은 'твёрдый зна́к(뜨뵤르듸 즈나크)'. 자음 뒤에 붙어 발음의 경계를 형성한다. 즉 경음 부호를 경계로 앞과 뒤를 띄어 발음하라는 표시이다. 이때 경음 부호 앞의 자음이 유성음일 경우 무성음화는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объе́кт는 '아브옉트' [ɐbˈjekt] 정도로 발음된다. 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부호 이름이 경음 표시 부호인데 실제로는 발음 경계 역할을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1918년 철자법 개혁 전에는 지금 연음 뒤에 ь가 붙는 것처럼 경음 뒤에는 ъ를 붙였는데[19], 이 글자가 경음마다 붙으니까 거의 공간낭비 수준으로 많이 쓰이게 되자 철자법을 개혁하면서 연음은 ь를 붙여서 구별하고 경음은 부호를 붙이지 않고 그냥 쓰게 하면서 그렇게 되었다. 다만 이렇게 바뀌면서 러시아어 강세 규칙이 무너져 버렸다.

오래 전에는 모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러시아어도 일본어처럼 개음절이 많은 언어였다고 한다. 다른 슬라브어 중 ъ가 현재까지도 모음으로 쓰이는 언어가 있는데, 바로 불가리아어다.

5.2 연음 표시 부호 ь

Мягкий знак.[20]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음과 함께 й를 발음할 태세를 갖추라는 의미다. 지금까지 배운 자음의 발음 방법과 혀 전체를 입천장에 딱 붙인다를 동시에 시전하면 된다. 참 쉽죠? 정 못 하겠으면 '이'를 최대한 짧게 발음하는 것으로 때울 수도 있다. дь나 ть라면 구개음화는 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이 안 된다면 дождь를 발음해 보자 단, 항상 경음인 ж, ц, ш이나 항상 연음인 ч, щ 뒤에는 ь가 와도 발음이 변하지 않는다.

5.3 불규칙한 발음

러시아어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몇몇 불규칙한 발음이 존재한다.

  • 격변화에서 나타나는 г는 в처럼 발음된다. 예를 들어 красивый('아름다운')의 남성 생격 형태인 красивого는 실제로는 'красивово'처럼 발음된다.
  • что, конечно 등의 일부 단어에서 나타나는 ч는 ш처럼 발음된다.[21]
  • 재귀동사 형태 중 -тся와 -ться의 ся는 연음이 아니라 경음으로 -ца처럼 발음한다.
  1. 이를 두고 "в가 반모음인 w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폴란드어에서는 이 발음을 w로 표기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어의 경우 지금도 в가 /w/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근거 없다. 폴란드에서 이 발음을 w로 표기하는 것은 순전히 독일어 표기법 영향이고 우크라이나어의 경우는 원래 v였던게 w로 바뀐 것. 당장 키릴 문자 в부터 그리스 문자 β에서 유래한 것으로 β는 w이었던 적이 없다.
  2. 하지만 강세 표시는 외국인을 위한 교재가 아닌 이상생략한다. 어차피 러시아인 입장에서 보면 어떤 단어의 강세가 어디에 오는지 다 알기 때문. 심지어는 е와는 발음이 엄연히 다른 ё의 움라우트 점을 빼는 경우도 매우 많아서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에게도 꽤나 혼란을 준다. 방송, 특히 정확성을 요구하는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그나마 표기해주는 편이지만 출판물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컴퓨터 키보드상으로도 ё는 멀리 떨어져 있고 스마트폰 키보드에서도 е를 꼭 눌러야 ё가 뜨게끔 만든 게 많은 것을 보면 러시아인들이 움라우트 점을 무시하는 경향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다.
  3. 다만 어두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вставать/встать. IPA로 나타냈을 때 /fstɐ'vatʲ/, /fstatʲ/이기 때문에 в가 무성음화돼서 /ф/처럼 발음된다.
  4. ч와 щ는 항상 연자음이기 때문에 а가 연모음 짝인 я로 인식된다.
  5. 실제로 콘체비체 체계 등 한국어를 키릴 문자로 전사하는 방법을 보면 한국어 모음 'ㅡ'를 ы로 표기한다.
  6. 즉 /a/ - /ja/와 같이 /j/의 유무로 대응되는 짝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и는 그냥 /i/지 /jɨ/가 아니다.
  7. 참고로 이 사람의 풀네임은 Henry Harley Arnold다. 똑같은 발음 똑같은 철자인데 앞과 뒤에서 서로 다르게 전사했다. 흠좀무...
  8. 예: Гимн/Герой Советского Союза. 물론 이 단어들은 완벽히 러시아어화하여 영어의 g에 해당하는 발음을 한다.
  9. 정확하게는 이 발음은 치경구개음의 하나인 치경구개 파열음에 해당한다. 자세한 조음 방법은 해당 항목을 참고하자.
  10. 일반적으로 '줴'라고도 한다.
  11. 오토바이 발음이라고도 한다. 부르릉~
  12. 영어의 p는 한국어의 거센소리처럼 기식을 넣어 발음하지만 러시아어의 п는 기식을 넣지 않고 발음한다. 이는 아래의 к, т, ц, ч도 동일.
  13. 물론 러시아어를 라틴 문자로 전사할 때는 'sh'가 'ш'다.
  14. 입천장 안쪽의 부드러운 부분.
  15. 음성학적 지식이 없어도 이 글을 읽으면서 살짝 한국어 г/ㅎ, х/ㅎ 발음을 스스로 비교해보자. 그럴싸한데?
  16. 단 이는 표준어 한정. 북한의 문화어는 구개음화가 되지 않았으므로 이 발음과 거의 일치한다고 봐도 된다.
  17. 막상 원어민 발음은 ch에 가깝다.
  18. 알파벳 Y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19. 예를 들면 푸시킨의 유명한 시 제목인 Я вас любил 같은 경우 과거에는 Я васъ любилъ로 적었다.
  20. 먀흐끼 즈나크. 영어로는 soft mark.
  21. 단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서는 что를 써있는 대로 읽는 사람도 많다. 러시아인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