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트 슈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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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성우나카타 조지. 우리말 더빙은 김환진.

1 개요

은하제국의 장교. 플레겔 소장의 참모장으로 재직했었다.

원작에선 2권 후반에 립슈타트 전쟁이 끝나갈 즈음에 플레겔이 결투를 신청하다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까지도 자신을 씹어 버리자 아무 데나 들이닥쳐 죽으려 할 때 말리면서 등장한다. 하지만 그의 말을 무시하며 멸망의 미학 운운거리는 플레겔에게 그따위 망상이나 지껄이니 지는거라며 죽을려면 너나 죽어라고 분노했다. 이에 열뻗친 플레겔이 그를 죽이려다가 부하들에게 죽는다.[1]

그 후 페잔으로 망명하여 전함을 판 돈으로 농장을 차려 부하들과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었지만, 루퍼트 케셀링크와 페잔 상층부가 찾아와 자신들의 계획에 협조할걸 요구하자 단번에 거절했다. 하지만 당신들의 농장에서 나오는 농작물을 팔지 못하게 한다는 협박으로 마지못해 알프레트 폰 란즈베르크와 합세하여 에르빈 요제프 2세를 납치한다. 그 공로(?)로 동맹 안에 망명한 정통 제국정부로부터 준장으로 진급했지만 말뿐인 계급이었다. 그리고 뻔한 망명정부의 미래를 예측하며 페잔에 남겨진 부하들을 걱정하며 한숨으로 나날을 보낸다.

그 뒤 버밀리온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와 함께 양 함대로 가는 걸 거절하고 개념이 부족한 어린 황제를 보살피기로 결정한다. 나중에 종반부에 등장하는데 그때 결국 그는 혼자였다. 그리고 제국에 지구교 잔당에 대한 것을 제보하는 도움을 준다. 그 뒤 특사로 풀려나 페잔의 농장으로 돌아가지만 농장은 폐허가 되어있고 부하들도 죄다 사라진 다음이었다. 모든 것을 잃은 슈마허 대령은 한동안 행방을 감추고 사라졌으나 훗날 그를 기억하고 있던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 중장의 설득으로 준장의 계급을 부여받고 제국군에 복귀하였으나 우주해적을 소탕하는 작전 중에 영원히 행방불명되고 말았다.[2]

2 능력과 인격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그에 대한 정보를 듣자마자 자신의 인재수집망에 구멍이 있었다고 아까워할 정도로 유능한 인물이었다. 자료상에도 '개인 임무 수행에 뛰어나며 지휘능력도 우수하다'고 나와있으며 일반 평민 출신으로 후방기지 한직에나 있음에도 30살에 대령까지 진급했다. 26살에 장군이 된 미터마이어라든지 27살에 이미 대령이던 비텐펠트처럼 같은 평민 출신으로 진급이 더 빠른 이들이 있지만 이들은 죄다 최전방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후방 참모에 불과하면서 평민 출신으로 이렇게 진급한 것을 보면 그도 최전방에 있었더라면 비텐펠트 같은 이들과 비슷한 지휘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후방기지에서 대령까지 오른 공적을 봐도 내적인 데스크업무에도 뛰어날테니 울리히 케슬러처럼 내정과 치안에도 적성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군사적으로 무능 자체인 플레겔 남작을 다독이며 실질적인 지휘를 그가 도맡았다. 라인하르트의 총공세에 퇴각해가는 도중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초조해하는 플레겔을 설득해 아달베르트 폰 파렌하이트 중장의 항로를 따르게 한다. 게다가 부하들이 그를 대부분 따라 페잔에 정착하는 걸 보면 인망이나 통솔력도 상당해 보인다. 플레겔을 죽인 부하들이 우린 어떻게 하냐며 물을 때 "난 페잔으로 갈 테니 자네들은 마음껏 처신하라."고 말했지만 대다수 부하들이 그를 따르며 "우리도 페잔으로 가겠습니다…그러니 우리를 버리지 말아주십시오."라 간청하자 "자네들은 내 은인이다. 내 어찌 감히 은인들의 요청을 거부하겠는가?"라며 화답했다.

더불어 눈치도 상당히 있어서 순수한 충성심과 이상주의가 지나친 란즈베르크 백작과 달리 철저히 현실적이며, 자신들이 소모품으로 쓰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생각하며 당해도 가만히 당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애니에선 자신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나가던 페잔 측의 인물에게 몰래 가서 총을 겨누면서 "우릴 미끼로 라인하르트를 압박할 기회를 만드는 건 아니겠지?"라며 을러메기도 했다. 아니라고 거듭 부정하는 그자에게 "우리라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야. 페잔이 모든 배후에 있다는 증인으로서 우리의 가치도 있다는 걸 알아둬."라는 말로 기선도 제압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장군으로 우대하는 베른하르트 슈나이더에게 "각하라고 부르는 건 그만둬주게."라며 허울좋은 계급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으니, 군사적 재능이나 인품에서부터 여러모로 상당한 인재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진작에 라인하르트 밑에 있었다면 장성급으로 승진하여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키르히아이스를 잃은 뒤 라인하르트의 인재들에 대한 욕심은 패배한 적장이던 파렌하이트를 곧바로 승장인 부하들 곁에 세워두고 똑같은 대우를 해주거나, 자신을 암살하자던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나 심지어 자기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누나를 납치하려던 안톤 페르너까지 용서하고 등용했던 걸 봐도 알 수 있다. 위의 언급대로 케슬러에게 페잔이 밀고한 정보로 슈마허의 신상을 알았을 때도 아쉬워했으니, 그가 립슈타트 전쟁 당시 투항했더라면 기꺼이 용서받고 곧바로 준장으로 진급해 대우받았을 건 뻔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정통 정부에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원수의 참모로서 중령으로 진급한 베른하르트 슈나이더의 권유를 받아들여서 양 함대에 따라갔더라도 상당한 입지를 얻었으면 얻었지 찬밥신세는 죽어도 되질 않았을 텐데, "어린아이(황제)를 납치한 책임으로 끝까지 돌봐야 한다"고 거부했다. 은영전 내에서 안스바흐와 마찬가지로 부하가 아무리 뛰어난 A급 인재라도 모시는 주군들이 폐기물급으로 멍청하면 어쩔 수 없다는 예시를 보여주는, 첫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인생이 꼬여 버린 이래저래 좀 불쌍한 사람.
  1. 을지서적판에선 그가 직접 죽이는 것으로 오역되어 있다.게다가 을지서적은 엉터리 오역으로 슈마허가 부하들에게 우린 죽어도 다같이 죽어야 한다면서 나를 따라 무조건 페잔으로 따라와라는 투로 슈마허를 악질적으로 만들었다. 서울문화사나 이타카판을 보면 누구라도 자유롭게 나를 따를려면 따르고 따로 나갈라면 나가라고 말하는 거와 대조적이다. 하여튼 로이엔탈도 그렇고 인물 성격을 멋대로 바꾸던 이 해적판
  2. 만악의 근원(...) 을지서적판에서는 농장으로 돌아온 이후 떠돌이가 되었다면서 이후 행적이 삭제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