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n Otto von Siegmeister (マルティン・オットー・フォン・ジークマイスター)
은하영웅전설 외전 5권 <나선미궁>의 등장인물.
1 초기 생애
은하제국에서 남작가의 분가를 이어 제국기사의 칭호를 받은 하급귀족 출신으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그 악명 높은 내무성 사회질서유지국 소속의 관료였다. 아버지는 귀족 중에서 가장 낮은 신분으로 인한 차별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괘씸한 반란군에 동조하는 평민들과 민주공화주의자들을 때려잡는 일에 열을 올렸고, 각종 판매금지된 불온서적을 수집해 적들을 연구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은 아버지가 연구를 위해 집에 가지고 온 각종 민주공화주의에 대한 책들을 접하게되 고, 이로 인해 오히려 민주공화주의에 환상을 품게 되고 동경을 하는 인물이 되었다. 게다가 평소 아버지가 지나치게 엄하고 아내와 자식을 혹독하게 대한 것에 대한 반발이 변형되어 아버지의 직업활동에도 반발심리를 지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은하제국을 개혁하여 온갖 부조리를 일소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지만, '망명제' 만프레드 2세의 사례처럼 그런 행동을 표면화했다가는 반대파 귀족에게 암살당하거나 매장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 때문에 지크마이스터는 항상 자신이 지닌 속뜻을 깊숙히 감춘 상태로 행동하였다.
2 예술적인 반역
일단 출세를 위해서는 군인이 되는 길이 빨랐으므로 사관학교에 입학하였으며 중상위권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사실 전투부대를 지휘하는 능력은 그다지 특출나지 못했는데, 조직을 구성하는 능력만큼은 당대 최고라고 할 정도였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포섭하고 매수하는 공작을 펼쳐서 차근차근 은하제국의 심장부에까지 스파이망을 구축하는 엄청난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동지인 크리스토프 폰 미켈젠이 합류하면서 은하제국 최대, 그리고 최악의 스파이 조직이 완성되었다.
은영전 본편에서 그저 잉여 취급당하던 사회질서유지국은 지크마이스터 생존 당시에는 리즈시절이었고, 헌병대도 서슬퍼런 칼날을 휘두르던 시기에 이런 엄청난 조직이 단 한 번도 적발되지 않고 지하활동을 펼쳤다는 것 자체가 지크마이스터와 미켈젠이 엄청난 역량을 지닌 인물이었음을 반증하는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3 절망, 동경하던 자유국가로의 망명
어쨌든 지크마이스터는 표면적으로는 제국의 충성스런 군인으로 활동하면서 계급이 대장까지 올랐으며, 부유한 재산가의 딸과 결혼하여 물질적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정신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조국에 대한 실망감과 자유국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나 일단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생기자 지크마이스터로써도 섣부르게 행동할 수는 없었다.
허나 잠깐의 행복은 피서지의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부인과 딸을 잃으며 산산조각 났고 모든 것을 잃은 지크마이스터는 제국에 남은 일말의 마음조차 사라지며 그간 꿈꿔왔던 바램을 이룰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여 이제르론 방면의 '최전선 근무를 자원'하였다. 우주력 728년, 제국력 419년, 마흔 여섯살의 한 은하제국군 장성이 왕복선의 탑승한 채 적국인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을 감행하였고 사태를 알아차린 제국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무려 20여 일에 달하는 고독한 도피행 끝에 동맹군 정찰구역에 도달하여 망명에 성공하였다. 수많은 망명사건 중에서도 무척이나 극적이어서 훗날까지 이야기가 됐을 정도의 사건이다.
4 자유국가에서의 삶
자유행성동맹의 존재가 은하제국에 알려진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제국을 떠나 동맹으로 망명을 감행한 바 있으나 무려 제국군 대장이 이념적인 이유로 망명해 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으며[1] 당연히 자유행성동맹은 지크마이스터 대장을 열렬히 환영하고 그를 중장 대우 군무원으로 대우하고 관사를 제공해주었다. 우주력 728년에서 738년에 걸쳐 지크마이스터는 통합작전본부의 분실 하나를 맡아 제국 내부의 스파이망을 원격조정했다. 이를 통해 미켈젠과의 은밀한 협력을 통해 수많은 기밀정보를 제공하면서 동맹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되었으나… 자유행성동맹 역시 그가 생각한 이상향이 아니었다.
5 피어오른 짧은 희망과 죽음
결국 실의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보내던 지크마이스터의 눈에 파이어저드 성역 회전이 들어왔다. 30대 전후의 젊은 신성인 브루스 애쉬비와 730년 마피아를 알게 되고, 이들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켜 줄 적임자로 판단한 그는 브루스 애쉬비와 은밀히 접촉하게 되었다. 그 결과 애쉬비는 은하제국의 온갖 기밀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은하제국군을 관광태우면서 일약 동맹의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크마이스터와 그 조직은 애쉬비에게 무훈의 금테를 둘러주는 조직으로 전락하였고 원래 의도와는 다른 온갖 모순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후 애쉬비는 제2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에서 전사했고 730년 마피아가 해산되면서 지크마이스터의 마지막 희망도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결국 그는 자신이 이끌던 조직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은퇴하였으며, 하이네센 폴리스에서 1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농장 하나를 빌려 은거했다. 그리고 우주력 747년, 예순다섯 살의 나이에 감기가 도져 의사도 부르지 못한 채 폐렴으로 사망했다.
사실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모두 그의 존재를 철저히 숨겨야 했던 인물이므로 외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다만 제2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에서 동맹군에 포로로 잡혔던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사건의 인과관계를 추론해냈고, 양 웬리가 쾨펜힐러의 기록을 열람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알아내면서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양 웬리도 알렉스 카젤느와 더스티 아텐보로에게만 이야기했을 뿐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더불어 쾨펜힐러의 기록은 B급 중요사항으로 분류되어 25년간 봉인처분되었기 때문에 지크마이스터의 존재는 훗날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밝혀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 제국 고위직 인물이 망명해온다고 해도 보통 내부 권력 투쟁에서 패배해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넘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기에 지크마이스터 대장의 망명도 공식적으로는 제국 군무성 내부 권력투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