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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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의 한 부위. 삼겹살에 밀려버린 비운의 콩라인2인자.

70~80년대까지만 해도 구이용 고기로 삼겹살과 구분을 하지 않았으며 삼겹살이 따로 떨어져 나간 후에도 대부분은 목살을 선호했으나 현재에 와서는 역전됐다

70~80년대에 목살이 삼겹살보다 구이용으로 선호되었던 이유는 비계가 적어서. 같은 값이면 비계가 상당히 무게를 차지하는 삼겹살과는 달리 살코기를 더 많이 먹을 수 있었던 목살이 이득이라 생각한 것이 컸다.

그 이후로 목살이 삼겹살에게 1인자의 자리를 내어준 이유는 비계가 적어서.(?!?!) 비계가 적은 만큼 고소한 돼지 지방의 맛이 떨어지며 살코기만 있으면 식감이 퍽퍽해진다는 이유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지방질의 맛을 미식으로 평가한 역사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흔히 목살이라 부르는 부위는 두 가지가 있다. 돼지 목을 놓고 보았을 때 위쪽(등쪽)에 있는 부위도 목살이고, 아래쪽(다리, 배쪽)에 있는 부위 역시 목살이다.

비운의 2인자라 칭해지는 목살은 위쪽, 즉 뒷덜미 목살이다. 다른 말로 목심, 어깨 등심이라고도 한다. 삼겹살에 밀려 사람들이 덜 먹긴 하지만 상당히 맛있는 부위로 삼겹살보다 기름이 적고 이 진하다. 혹자들은 '가장 돼지고기다운 맛'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미식가로 유명한 백파 홍성유 선생은 멧돼지 고기와 비슷한 맛이라는 알쏭달쏭한 평을 하기도 했다. 그럼 멧돼지의 목살은 무슨 맛이 나는걸까?

소금 구이로 먹으면 맛이 좋다. 그래서 그런지 목살을 취급하는 가게들은 소금 구이를 많이 선호한다. 이외에도 삶아서 보쌈으로 먹거나 양념해서 두루치기, 주물럭으로 먹는 등 나름대로 수요가 많은 부위다. 하지만 삼겹살의 아성은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돼지갈비의 덧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가격 문제로 전지 부위가 더 선호되는 편으로 실제 양념 목살 구이는 돼지갈비와 비슷한 값으로 팔린다.

각종 찌개용으로도 제격인데 여기서만큼은 삼겹살보다 목살이 한수 위이다. 삼겹살은 특유의 두터운 지방층 때문에 찌개를 끓여내면 상당한 기름이 배어나와서 호불호가 갈리게 되는 반면, 목살은 기름기가 많지 않아서 적당히 고소하고 적당히 담백한 맛만 우러나오기 때문에 호불호를 덜 탄다.

일본에서는 삼겹살과 함께 차슈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보통은 삼겹살비계소스가 잘 베어들어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삼겹살을 선호하지만 목살도 그에 못지않게 맛있다고 한다. 그 외에 잘게 썰어 카레에 넣기도 한다.

선호도 때문에 값이 삼겹살대비 저렴하므로 삼겹살값이 오를 때마다 잠깐 1인자로 등극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삽겹살은 얇게 가공하여 먹는 경우가 대다수인 반면 목살은 반대로 큼직하게 가공하여 먹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구이용으로든 찌개용으로든 보면 목살은 큼직하게 먹을 수 있다. 살코기 비율이 많아 삼겹살 특유의 비계를 싫어하는 사람이 주로 선호한다. 덕분에 지방 비율이 비교적 적어 삶아 먹으면 꽤 담백하다. 그래서 닭가슴살다이어트하는 사람이 질려서 잠시 기분 전환하려고 먹기도 한다고. 다만 적다고는 해도 역시나 돼지고기답게 지방이 많아서 다이어트에 적절한 음식은 아닐 듯하다. 그런데 목살도 닭고기의 맛과 느낌이 난다

이래저래 영원한 1인자는 못 돼도 2인자에서 내려갈 일은 없을 듯하다. 콩라인 또는 박명수

단, MT 등을 갈 때는 삼겹살보다는 목살이 더 선호도가 높다. 싼 데다가 숯불 등에 구워 먹기에는 차라리 목살이 나은 편이다. 만약 삼겹살을 숯불이나 모닥불에 구우면 기름이 떨어져서 화려한 불 쇼와 함께 대량의 연기를 볼 수 있다. 대학 근처 정육점에 가서 "엠티 고기 주세요" 하면 바로 목살이 나올 정도다(...). 물론 더 싸고 양을 많이 살 수 있다는 이유로 전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

닭가슴살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목살도 꽤 지방이 많으므로 틀린 이야기이다. 닭가슴살을 대체할 수 있는 부위는 후지, 즉 뒷다리살이다.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조. 더하여 등심이나 안심도 닭가슴살을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2014년 8월 현재 냉동 닭가슴살 소매가가 키로에 만원 정도인데 등심이나 안심은 만천원 정도이고 이 가격은 냉동이 아닌 냉장 생고기 기준이므로 충분한 대체 품목이다.

참고로 가축 항생제 문제가 대두될 무렵 돼지의 목에 항생제를 놓기 때문에 항생제가 가장 많은 부위라 안 먹는다는 도시괴담도 돌았으나 항생제는 돼지 몸 안에서 순환되며 없어지고, 도축 전 일정 기간에는 접종을 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다. 소비자들은 소매점 수준에서 걸러져서 못 느끼긴 하는데 돼지 이자라고 하여 주사를 맞은 부위에 고름이 찬 종기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드문 일이긴 하나 굳이 부위 중에 따지자면 목살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흔히 소비자가 먹는 경우 목살은 구이용으로 썰어서 먹으므로 그런 부위를 받을 일이 없기에 모르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