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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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한 여성 가톨릭 신자가 머리에 쓰고 있는 보자기.

Veil

1 개요

가톨릭 여성 신자들이 미사를 봉헌할 때 머리에 쓰는 보자기이다.[1] 말 그대로 머리를 '가리는' 용도의 천이다. 미사포라고도 한다. 가리는 용도의 이 천은 존경을 표해야 할 어떤 존재 앞에서 사람이 보이는 전형적인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 구약의 인물 레베카(창세기 24,65)는 남편이 될 이사악을 보고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고 하며, 결혼식의 면사포(面紗布)도 이런 문화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여러 문화권에서는 아내 될 사람이 남편 될 사람에게 결혼식 전까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관습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가리는 행위가 천상의 거룩함, 영광이 곁에 있음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모세하느님과 단둘이 대면할 때는 너울을 벗고 있다가 이스라엘 자손들을 만날 때는 얼굴을 너울로 가렸다고 한다(탈출기 34,35). 하느님과 이야기하는 동안 얼굴이 빛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이 그에게 가기를 두려워했다. 모세의 얼굴이 하느님을 내비쳤던 것이다. 그리하여 가리는 천은 거룩한 대상이 곁에 있음을 알리며, 이에 대한 경외와 존경을 표시하기도 한다.

1.1 재질과 색상

미사보를 만드는 천의 재질은 대부분 망사 등 속이 반쯤 비쳐보이는 부드럽고 얇은 재질이고, 아름답게 수가 놓아져 있는 경우가 많다.[2] 간혹 손재주가 좋은 여성 신자들 중에는 뜨개질(코바늘뜨기)로 직접 미사보를 떠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색에는 흰색과 검은색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흰색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검은색은 장례식같이 엄숙한 자리이거나 과부인 경우에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복잡한 내용까지 전해져 들어오지 않은 것인지, 혹은 한국인의 정서에서는 장례식에 흰색이 사용되는 것에 그다지 반감이 없는 이유[3]에서인지 확실한 구분 없이 흰색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2 유래와 현재

교회에서 미사보를 쓰게 된 것은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 교회의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11장 2절에서 16절까지를 근거로 한다.

전례 때에 여자들이 가져야 하는 자세

나는 여러분을 칭찬합니다. 여러분이 모든 일에서 나를 기억하고 또 내가 전한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든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고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며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기를 바랍니다.
어떠한 남자든지 머리에 무엇을 쓰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면 자기의 머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여자든지 머리를 가리지 않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면 자기의 머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여자는 머리가 깎인 여자와 똑같습니다.
여자가 머리를 가리지 않으려면 아예 머리를 밀어 버리십시오. 머리를 밀거나 깎는 것이 여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면 머리를 가리십시오.
남자는 하느님의 모상이며 영광이기 때문에 머리를 가려서는 안 됩니다. 여자는 남자의 영광입니다.
사실 남자가 여자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자가 남자에게서 나왔습니다.
또한 남자가 여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라 여자가 남자를 위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여자는 천사들을 생각하여, 그 머리에 권한의 표지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는 남자 없이 여자가 있을 수 없고 여자 없이 남자가 있을 수 없습니다.
여자가 남자에게서 나온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도 여자를 통하여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나옵니다.
여러분 스스로 판단해 보십시오. 여자가 머리를 가리지 않고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 어울리는 일입니까?
이미 자연이 여러분에게 가르쳐 주지 않습니까? 남자가 긴 머리를 하고 다니면 자기에게 수치가 되지만,
여자가 긴 머리를 하고 다니면 자기에게 영광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자는 너울 대신에 긴 머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논쟁을 벌이고 싶어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그러한 관습이 없고 하느님의 교회에도 없습니다.

사실 저때 입장으로 따지자면 "옷 단정하게 차려입고 기도하세요"(...) 정도의 얘기다. 또한 교황청에서도 1969년 이래로 여성 신자들에게 미사보를 쓰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상술하다시피 서기 1세기의 낡은 남존여비 사상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남녀평등이 강조되고, 미사보의 유래가 특정 민족의 전통의 것이라서 꼭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서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사보를 꺼내서 쓰면 신기하게 쳐다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거의 대부분의 세례받은 여성 신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2010년대 기준으로 어르신들일수록 미사보를 쓰는 경향이 강하며, 젊을수록 미사보를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어르신들이 미사보를 쓰는 비율은 대략 10분의 7에서 8이지만 젊은이들의 비율은 대략 10분의 5에서 10분의 6 정도. 물론 성당에 따라 다르다. 순결함과 정숙함의 상징이고, 겸손해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서구에 비해 그다지 의문을 제기하는 여성 신자가 많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분명히 한국에도 미사보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기도 하고, 실제로 미사보를 쓰지 않고 미사를 드리는 여성 신자도 종종 보이는 편이다. 또한 교회 전통에 대해 심각하게 보수적이지 않은 이상, 여성 신자가 미사에서 미사보를 쓰지 않는다고 핀잔을 주지는 않는다.

3 여담

세례성사 때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났다는 의미에서 새신자들을 흰 천으로 덮는 의식이 있다. 보통 물을 붓고 기름을 바른 다음에 하게 되는데, 이 때 대체로 미사보를 씌운다. 남자들에게는 흰 스카프를 해 주는 경우도 있고,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면 아예 생략하기도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육군훈련소에서 세례를 받으면 성별을 불문하고 미사보를 씌워준다.

개신교에서도[4](단, 성공회는 앞서 언급했으므로 제외) 미사보를 쓰는 교파가 있다. 바로 플리머스 형제단(Plymouth Brethren)인데, 한국에서도 여기에 속한 교회가 꽤 있다. 분명히 제대로 된 개신교 교회인데 집사님아줌마들이 왠 미사보를 쓰고 있는 사진이 있다면 백 프로 이쪽 교단에 속한 교회이다. 심지어 침례식을 행할때도 마찬가지.[5] 또한 미국, 스코틀랜드, 네덜란드에서는 미사보까지는 아니지만 여자들은 반드시 챙 달린 모자를 쓰고 들어가야 하는 개혁교회가 몇 있다.
  1. 성공회에서도 일부 여성 신자가 감사성찬례때 쓰는 경우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천주교 출신이거나 아니면 가톨릭 신앙을 부분적으로 따르는 사람이다. 물론 천주교 미사에 비해 그 수는 적다.
  2.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장미 문양으로 수를 놓는 경우가 많고, 종교적인 아이콘이랑 관계 없이 그냥 넝쿨모양으로 수를 놓는 경우도 있다.
  3. 물론 서양식으로는 장례에 흰색은 금기이기 때문에 흰색 양복을 입고 가면 욕을 먹겠지만, 우리나라 전통 수의는 하얀색 베옷이다.
  4. 안상홍 증인회같은 이단, 사이비를 제외한 제대로 된 교파들 중에서 말이다.
  5. 이 교단은 침례교나 순복음교회처럼 침례를 성경적이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