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성찬례

1 개요


The Eucharist. 가톨릭미사, 정교회성찬예배와 동일한 급의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한 성공회의 예배의식이다. 성공회가 가톨릭교회에서 갈라져나온 만큼 그에 대한 영향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만, 애초에 성공회에 지향하는 것이 가톨릭처럼 보편교회(공교회)를 지향하므로 사실상 전례적인 면에서 성공회의 감사성찬례는 가톨릭과 같은 유형을 취하고 있다. 처음에는 성공회에서도 미사라는 용어를 사용했었으나, 2004년 성공회 기도서 개정과 함께 '감사성찬례'라는 용어로 변경되게 되었다.

이 용어는 성체성사 혹은 성만찬의 영어 단어인 'Eucharist'를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예배의 정체성 즉, 미사(Mass)보다 전례학적으로[1] 훨씬 예배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을 위해 바꾼 것이다.[2] 또한 이는 교회일치의 일환으로 세계교회협의회에서 만든 표준적 형태의 개신교 성찬예배서 '리마 예식서'의 영향에서 온 것이었다.

성공회 감사성찬례의 시작은 첫 성공회 캔터베리의 대주교 토머스 크랜머의 '공동기도서'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자국어(영어)가 예배의 언어로 사용되고 복잡한 예식도 훨씬 간소화되었다. 하지만 성공회의 본래 지향점과 더불어 19세기 옥스포드 운동으로 가톨릭적 성향이 다시 부활하면서 의식적인 면에서는 가톨릭 못지 않게 장엄하게 치루는 지금의 모습을 취하게 되었다.[3] 이후 세계성공회 전례협의회에서는 1995년 성공회의 일치를 위해 성찬례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는 회의를 한다. 그리고 이 회의의 결과로 더블린 문서가 나오게 되었고, 이는 현대 감사성찬례 전례의 기본이 된다.

한국 성공회 역시 보편교회적 특성을 강조하는 고교회파의 영향을 받아 가톨릭의 미사와 비슷한 모습의 예배 구조를 갖추었다. 또한 성서는 공동번역성서를 기준으로 하고, 용어 역시 천주교나 정교회에 맞추어 한국 내에서 보편교회적 특성을 강하게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감사성찬례'라는 용어로 대체하기 이전에는 대한성공회에서는 성공회의 성찬예배를 '미사'라는 용어를 썼었다. 한편으로는 리마예식서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나 성체성사에 관한 성공회의 기본입장을 생각했을 때는 개신교적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혼재성은 교회일치를 상당히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성공회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2 구조

전술했던 것처럼 역사적, 문화적인 가톨릭의 영향으로 기도문에서는 가톨릭의 미사통상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 같은 것들이 많이 등장하며 성직자의 '성사'를 중심으로 한 예배인 만큼 단순한 강연회 스타일 예배에 익숙한 같은 개신교 신자들보다는 오히려 가톨릭 신자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이 많이 포함이 되어 있다. 게다가 경문을 창(노래)으로 하기 때문에 어떨때는 가톨릭 미사보다 훨씬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 감사성찬례는 사제 뿐만 아니라 부제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단, 이 경우에는 사죄문, 성찬기도, 축복문이 생략되며 보관된 축성된 성체를 분배하는 것만 가능하다. 또한, 단형영성체가 원칙인 가톨릭교회와 달리 양형영성체가 보편화되어 있어, 신자가 성체를 성혈에 찍어 영하거나 혹은 한 모금 마신다. 감사성찬례는 총 2형식이며 부속된 성찬기도는 5양식까지 있다. 밑에서는 먼저 서울대성당 장엄감사성찬례(주일 11시 감사성찬례)에서 사용하는 1형식을 기준으로 설명한 뒤 나머지를 후술한다.

3 한국 성공회 공도문의 변천사

공도는 한자로 公禱라고 써서 사사로운 기도와는 다른 공식 기도, 교회에서 교인들이 모여서 하는 기도를 뜻하는 듯하다. 영어 원어로는 Book of Common Prayer(BCP로 약칭)라고 한다.

1662년에 토머스 크랜머가 처음 만든 공도문이 여러 가지로 시대에 뒤떨어져서 1928년에 개정안을 냈지만 하원에서 부결되어 아직도 1662년 공도문이 유일한 합법 공도문이다. 1965년부터 새 예식서가 나올 때까지 한국 성공회에서 써 온 공도문도 이 1662년의 영국 공도문을 기초해서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 성공회는 다른 여러 세계 성공회 같이 1662년의 영국 공도문의 구애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도서를 만들어서 쓰게 되었다. 국내의 (비교적) 완전한 공도문은 1965년 8월 15일에 대한성공회 전국 의회 의장 이천환 주교가 발행한 것이다.

공도문은 나라마다, 관구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 서문이 있다. 한국 성공회의 서문은 세계 성공회와 한국 성공회와의 관계, 성공회의 기본 신학적 입장, 교회를 다스리는 기구와 규칙, 성공회의 예식 등을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 다음 교회의 월력,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총도문, 성찬식, 세례와 견진, 고백, 혼배, 병자 심방과 같은 성사에 준하는 것, 장례 절차가 실려 있고, 성시 전편과 성직 서품식 예문이 들어 있다. 영국을 위시한 일부 교회의 공도문에는 16세기에 정한 신조 39개조가 실려 있다. 영국에서는 아직 부분적으로 효력이 있지만, 캐나다 성공회나 미국 성공회에서는 역사적 참고 문헌으로 부록처럼 실려 있을 따름이다.

  • 1908년 공도문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아마도 하나의 책으로 나온 것으로 최초의 것으로 보인다. 이 공도문의 특징은 1662년 영국 공도문을 번역했으나 축성경만은 1549년 것을 채택했다.

어찌보면 1637년 스코틀랜드 기도서의 영향을 받은 1928년의 미국 공도문이 전례적으로 상당한 찬사를 받으며 등장했는데 이미 한국 성공회에서는 미국 공도문과 같은 기도서를 이때부터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만도는 조만도 후송(지금의 특도 자리)에 영국 여왕을 위한 기도 대신 대한제국 황제와 황실을 위한 기도가 있고 미사에도 당일 본기도 전에 황제와 백성을 위한 기도가 들어있다.

또한 성가 가사까지 포함된 아주 단순한 양식의 조만도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아마도 성경이 귀하던 그 시절 독서가 없이 조만도를 드리기 위한 배려라고 보인다.

조만도는 성구, 죄의 고백, 주기도로 시작하며, 성경은 2과를 보며 송가는 조도가 찬송천주송가와 사가리아 송가를 사용했다.

오주성체보혈지례(성찬례 혹은 성제례라고도 불린다고 표시되어 있다)는 私誦(성호경과 준비기도, 사제를 위한 기도) 후에 주의 기도 정심축문, 십계명, 계명요약과 기리에 3번과 계응과 축문, 황제와 백성을 위한 기도로 시작하고 나머지 부분은 1662년과 같다.

특이한 점은 현재 보관된 공도문이 훼손되어 있어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니케아 신경 대신 사도신경만이 수록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을 대체해서 붙인 것을 보면 실제로 사용은 니케아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 1912년 공도문

조만도 시작 시 성언이나 특도 등 사제가 하는 기도는 인쇄하지 않고 제목만 표기되고 있으며 공도문 표지에 임시 통용이라는 문구가 들어있어서 그때의 시대적 상황에 따른 고려가 보이고 있다.

식민지 치하라서 황제를 위한 기도가 생략되고 단지 국민을 위한 기도만 있는 것 외에는 동일한 양식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조만도 주기도 후의 계응에는 그 때까지도 지금의 "주여, 우리나라를 구원하소서"가 "우리 황제를 구원하소서"로 되어 있는 점이다. 그 시대의 교회의 고민을 볼 수가 있는 대목이다.

  • 1939년 공도문

65년 기도서의 전신으로 이전 기도서와 달리 미사와 조만도 및 많은 예식이 1662년 공도문보다 더욱 가톨릭적인 구조와 형태를 띄게 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조만도에 聖言이나 죄의 고백이 생략되고 성호경, 주기도, 성모송(공도문에 공식적으로 성모송이 언급되는 것은 한국 성공회의 당시 가톨릭적 경향을 알게 한다)으로 시작하며 축문후 인사와 계응 다음에 별세기원송이 추가되었다.

조도에 독서가 하나로 되고 찬송천주송가가 부록으로 생략된다. 이는 영국의 많은 성공회 교회가 주일 예배로 조도드리는 습관이 한국에서는 단지 주중의 성무일도로 확실히 격하시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미사는 당시 영국 고교회가 사용하던 앵글로 가톨릭 미사를 번역해 사용했다. 이 예문은 종교개혁 이전에 영국에서 쓰던 라틴어 미사를 1549년, 1662년 공도문과 접목한 것으로 라틴어 미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공도문의 모든 내용이 함께 들어있는 그런 예식이다. 처음부터 한국 성공회는 고교회 의식을 지켰지만 이때부터 공도문 상에서도 더욱 확고한 앵글로 가톨릭 정신을 반영하게 된다. 아마도 이 시절부터 영국에서 일기 시작한 가톨릭 교회와의 일치 운동과 전례 신학의 부흥이 한국 성공회에 더욱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경문 안에서지만 미사라는 용어가 보이며 공식적인 용어는 성체성사라고 되어 있었다.

  • 1965년 공도문

조만도는 시작시 성호경, 주기도, 성모송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므로 더 단순화되었으며, 미사는 39년과 동일하지만 단지 사제의 사사기도가 경문으로 편집되었으며 당시 수시 예식으로 편집된 기타예식과 시편 등을 모두 함께 수록함으로서 최초의 완전한 공도문 형태가 된다. 이때부터 미사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기도서에서 쓰기 시작하고 있다.

20세기 들어서면서 개신교 안에서도 전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전례 복귀 운동이 일어나면서 1979년의 미국 공도문이 비록 똑같지는 않더라도 65년 공도문의 유형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면 성공회 코뮤니온 안에서는 가장 빠르게 보편적 예전을 수용한 기도서라고 평가할 수가 있겠다. 적어도 한국공도문의 역사에서 본다면 최초로 완전한 공도문으로 아직도 이를 대체할 기도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 문장의 엄숙함과 작품성도 높은 한국성공회의 표준적인 예식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 1973년 시험미사예문

단순화를 꾀하여 기리에로 시작하고 독서에 구약이 포함되고 신경은 니케아와 사도신경이 수록되었으며, 신자들의 기도는 82년 1양식, 죄의 고백은 82년 권중문과 65년 고백문으로 구성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로마 예식과 같은 양식이다.

성찬기도는 로마 예식 축성경을 1양식으로, 1549년 축성경이 2양식으로, 아직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으나 한국 정교회의 축성경이 3양식으로 편집되고 끝영광송 전 전구 부분에 세례 견진자나 혼인 또는 별세미사를 위한 기도를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때부터 예식문을 너무 쉽게, 나름대로 우리 상황에 맞게 구조를 편집하려는 시도가 보이기 시작하며 이때의 작업에 대한 기록들이 전혀 남지 않아 있지 않다.

구미의 예전작업이 변화가 있는 곳마다 모든 작업의 근거와 출처, 신학적 배경 등을 밝히며 신중하게 진행되는데 반해 우리는 그 인적자원의 결여로 몇몇 사람들의 토론과 합의을 위주로 하는 공도문 작업이 진행된 것 같다. 또한 다른나라들이 수정판을 내놓은 후부터 치밀하게 공도문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것을 보면 우리는 전문가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도문 작업을 너무 쉽게 파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1982년 미사예문

73년 예문을 보완해서 재편집되고 의회와 주교원의 인가를 받은 최초의 새예문으로, 정심경으로 시작하며 사도신경은 생략되고, 대도문 양식이 3양식으로늘어나고, 십계명과 죄의 고백이 80년 영국공도문을 번역 사용했으며 축성경 제정사를 "행하시오" 문장을 "행하라"로 수정했다. 이때의 재미있는 현상 중에 하나로 성체성사에 대한 신학적인 대립이 결국 제정사 본문에 반영되었는데 성체축성에서는 "기념"을 보혈축성에서는 "기억"이라는 단어를 쓴 희한한 문장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65년 미사에 비해 너무 단순화된 것이 거부 반응을 부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간결성과 단순한 구조로 모든 교회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조만도, 시편 등의 작업은 속히 이루어 지지가 않아서 미사를 제외한 모든 예식은 65년 공도문을 사용하다가 94년 새편집 공도문에서 독서본문을 삭제하고 미사는 82년 미사예문으로 대체해서 출판했다. 이 와중에 조만도의 주기도문만을 미사에 있는 현대문으로 바꾸는 바람에 73년 예문에서 쓰이고 일상기도서에서 주교의 인준으로 수록되었던 73년 미사예문의 사도신경은 잊혀지게 되었다.

  • 1992년 의안공도문

82년 미사예문의 후속으로 조만도와 공동번역성경의 시편을 정리한 성시 전편 등이 마련되고 있었지만 그 진도가 너무 늦었다. 결국 공도문 개정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1992년 79년 미국 공도문을 번역하고 앞의 조만도와 시편을 수록한 성공회 대전교구 윤환 주교의 의안공도문이 전국 의회에 제출되었다. 그러나 그 수고에 비해서 다듬어지지 못한 거친 문장과 미국공도문을 그대로 번역했다는 거부감으로 결국 의회는 이를 시험용으로 쓰는 것을 부결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수정작업을 하기로 의회가 결의했으나 대전교구 윤환 주교의 불참으로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를 못했다.

후에 이재정 신부를 포함한 새 공도문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전면적으로 새로운 양상으로 99년 시험예문이 나왔다.

  • 1999년 시험공도문

우여곡절 끝에 99년 공도문이 나와서 의회에서 2년 동안 시험 예식으로 써보기로 했으나 역시 상당한 거부를 불러왔다. 첫 번째 이유는 너무 새로운 문체와 형식 그리고 신학적으로 파격적인 진보성으로 인한 거부감이고 두 번째는 한 교단의 가장 중요한 신학과 예배를 결정하는 공도문이라고 보기에는 그 문체나 구성이 정리되지 못하고 미완성인 채로 올라 온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최소한 82년 예문은 65년에 비해 파격적인 단순성으로 나름대로 새로운 계층을 위해 기여한 바가 많았지만 99년 기도서는 이런 실제적인 그리고 필요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더 주고 있지 않은지 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공도문이란 말 그대로 교회의 모든 공동체가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함께 쓸 수 있는 기도서가 되는 것 이것이 그 어떤 당위성보다 우선되기 때문이다.

  • 2004년 성공회 기도서

현재 한국 성공회는 2004년 개정된 '성공회 기도서'와 감사성찬례예식만 발췌한 '성공회 기도서-감사성찬례'를 사용한다. 개정된 성공회 기도서에서는 1965년판 성공회 공도문과는 달리 성사를 7개에서 2개(세례성사, 성체성사)로 구분하고 있으며, 1965년판 성공회 공도문에서는 성사로 인정받은 5개 성사(혼배성사, 견진성사, 고해성사, 조병성사, 서품성사)는 모두 성사적 예식으로 구분해 놓았다.

또한 우리말 문체도 이해하기 쉽도록 바뀌었으며, '천주'라는 호칭도 공동번역성서의 번역에 따라 '하느님'으로 바꾸었다. 성공회가 종교개혁 이전부터 지켜온 전통적인 축일 이외에 교파를 초월해, 디트리히 본회퍼처럼 기독교 역사 발전에 공헌한 이들을 기리는 기념일을 설정했으며, 예배에 사용되는 표준 성서는 1994년 부분 수정판 성공회 공도문의 미사 예문과 마찬가지로 공동번역성서를 사용한다.

3.1 개회예식

3.1.1 입당

교우들이 모이고 입당성가를 부르면서 집전자와 예식 진행자 모두가 입당을 하며 개회기도를 통해 예식의 시작을 알린다. 만약 입당 순행이 없더라도 알맞은 성가를 부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호경으로 예식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입당성가를 부를 때는 모든 교인들이 일어난다.

이 아래로 '✝'는 사제나 집전자가, '◎'는 신자들이 담당하는 기도문들이다. 아래와 같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형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숙지해야 한다.

3.1.2 개회기도

✝ 기도합시다. 전능하신 하느님, 주께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과 소원을 다 아시며, 은밀한 것이라도 모르시는 바 없사오니, 성령의 감화하심으로 우리 마음의 온갖 생각을 정결케 하시어,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공경하여 찬송케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이 기도문은 정심기도(The Collect for Purity)로 본래 라틴어 미사에서 사제들의 준비기도로 사용되던 것이다. 그 일부를 토마스 크랜머 대주교가 번역하여 사용하면서, 감사성찬례의 개회기도가 되었다.

3.1.3 죄의 고백

집전자가 당일 절기에 맞는 권고문을 낭독한다. 그런 다음 잠시 묵상의 시간을 가진다.

◎ 자비하신 하느님, 우리는 생각과 말과 행실로 주님과 이웃에게 죄를 지었으며, 또한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 주여,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지게 하소서.
✝ 진실로 죄를 고백하는 모든 사람을 용서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쌍히 여기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선행할 힘을 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아멘

죄의 고백 역시 서있는 상태에서 진행을 한다. 권고문의 경우 "우리 죄를 고백합시다."라는 말로 끝난다. 또한, 용서의 선언 부분에서 "모든 죄를" 부분에서 집전자가 십자성호를 그으면, "용서하시고" 부분에서 회중도 십자성호를 그으며 아멘으로 화답한다.

이렇게 죄의 고백 예식을 진행하는데 집전자가 먼저 권고문을 선포하면 신자 모두가 고백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사제는 회중을 향해 십자성호를 긋고 축복하며 죄의 용서를 선언한다. 이때의 고백기도는 가톨릭교회와 다르게 성인들에 대한 전구기도가 빠져 있으며 직접적인 죄의 용서청원이 들어간다.[4] 현대의 감사성찬례는 감사와 부활의 기쁨에 주안점을 둔다. 그렇기에 참회와 용서의 분위기를 개회예식에만 제한하고 있다. 그렇기에 경축 분위기가 중요한 부활주일 같은 절기에는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생략될 때는 주로 십계명이나 성수예절로 대신한다.

3.1.4 기원송가(Invocation)

기원송가는 기리에, 거룩하신 하느님[5], 우리에게 오시어, 영광송 중 하나를 그날 지향에 따라 사용한다. 자비송은 사순절에, 우리에게 오시어는 대림절에, 영광송은 성탄, 부활, 대축일에, 마지막으로 거룩하신 하느님은 연중 기간에 사용하며 이중 대영광송은 나머지 기원송가를 부른 뒤 다시 부를 수 있다. 단, 사순, 대림, 별세성찬례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절기에 따라 권장되는 순서는 다음과 같으며,

  • 연중 : ①영광송 ②거룩하신 하느님 ③기리에 ④우리에게 오시어
  • 대림절: ①우리에게 오시어 ②기리에 ③거룩하신 하느님
  • 성탄절: ①영광송
  • 사순절: ①기리에 ②거룩하신 하느님
  • 부활절: ①영광송
3.1.4.1 기리에(Kyrie Eleison)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기리에 엘레이손)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기리에 엘레이손)
○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그리스데 엘레이손)
●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그리스데 엘레이손)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기리에 엘레이손)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그리스데 엘레이손)

3.1.4.2 거룩하신 하느님(Trisagion)

○ 거룩하신 하느님,
● 거룩하신 하느님,
○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주님,
●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주님,
○ 거룩하시고 영원하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거룩하시고 영원하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3.1.4.3 우리에게 오시어[6]

○ 주여,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은혜로 이끌어 주소서.
● 주여,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은혜로 이끌어 주소서.
○ 그리스도여,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사랑을 채워주소서.
● 그리스도여,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사랑을 채워주소서.
○ 주여,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 주여,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3.1.4.4 영광송(Gloria in excelsis)

✝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이여,
○ 전능하신 하느님 성부여,
● 주를 경배하오며 주께 감사하오며
○ 주의 영광을 찬미하나이다.
● 주 예수 그리스도, 성부의 외아들이여,
○ 주 하느님, 하느님의 어린양이여,
●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주여,
○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느님 성부의 영광 안에 성령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고, 홀로 높으시도다! 아멘

영광송 첫 부분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을 노래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끝 부분 “홀로 높으시도다” 성호를 그리는 관습이 있다.

3.2 말씀의 전례

서방교회인만큼 가톨릭교회와 매우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본기도에서부터 신앙고백까지는 동일한 형태를 취하며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역시 가톨릭 미사에 있는 '보편지향기도'와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에는 1형식에 총 4개 양식, 2형식에 1개 양식이 있으며 1형식, 4형식은 가톨릭 미사처럼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를 반복하는 형식이며, 2형식은 긴 기도문을 봉독자가 외우면 '아멘'으로 화답하는 형식, 3형식은 교독문의 형식이다. 여기에서는 1형식을 위주로 설명한다.

3.2.1 본기도

✝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하소서.[7]

✝ 기도합시다.

이제 본기도를 드린다. 본기도의 경우 주일의 성서본문에 맞는 본문의 내용으로 한다.

본기도 끝에 붙이는 송영은 다음 세 가지 유형 중에서 선택한다. 기도 호칭이 성자인 경우는 3번 송영을 사용한다.

  1.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2. 성부 하느님께서는 성령 안에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영광을 받으시나이다. 아멘
  3.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영원히 사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3.2.2 1독서 및 시편

○ 1독서는 ( )의 말씀입니다.

해당 말씀을 읽는다.

○ 이것은 1독서(구약)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독서 후에 시편[8]을 할 수 있다.

1독서와 2독서의 경우 평신도가 독서대에서 낭독한다. 본기도가 모두 끝나고, 회중이 착석하는 가운데[9] 독서자는 독서대로 이동을 한 후 낭독을 한다. 괄호부분에는 해당 부분 성서의 이름을 넣는다. 그리고 모든 낭독이 끝난 후, "하느님께 감사합니다."라는 화답이 끝난 다음에서야, 독서자는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중요한 것은 1독서와 2독서에서는 성서를 들어올리거나, 성호를 긋지 않는다는 것이다.

3.2.3 2독서 및 층계송

○ 2독서는 ( )의 말씀입니다.

해당 말씀을 읽는다.

○ 이것은 2독서(서신)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독서 후에 성가를 할 수 있다.

2독서 후에 나오는 층계송(성가)의 경우 성가대가 한다. 이 때, 회중은 묵상을 하고 부제와 전례봉사자들은 복음서 낭독을 준비한다.

3.2.4 복음환호송

"알렐루야, 알렐루야"로 시작하며 해당 절기에 맞는 환호송을 부른다. 이후, 회중은 "알렐루야, 알렐루야"[10]로 화답한다. 복음환호송부터는 다시 일어서서 드린다.

3.2.5 복음서

✝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부제(사제)와 함께 하소서.
✝ 성 ( )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다 읽은 후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이것은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를 찬미합니다.

그 전의 인사와 다르게 "또한 부제와 함께 하소서"로 되어있는 것은 복음서 낭독은 부제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제가 없다면 사제가 대신한다. 부제는 주교나 집전사제에게 복음서를 들고 와 축복을 받는다. 이때, 집전자는 "주께서 그대의 입술과 마음을 정결케 하사, 주님의 거룩한 복음을 선포하기에 합당한 자가 되게 하소서."라고 축복한다.[11] 그 후에 복음서를 들고 복사들과 함께 회중석으로 혹은 독서대로 순행하여 나간다.[12]

전통적으로 복음서 낭독 선언 이후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라고 응답하면서 오른손 엄지로 이마와 입술, 가슴에 작은 십자성호를 긋고, 낭독 이후 "그리스도를 찬미합니다."에서는 십자성호를 긋는다. 또한,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라고 회중이 응답한 이후 복음서를 읽기 전에 부제는 유향을 드린다.

성지주일과 성금요일에는 수난복음을 낭독하는데, 이 때는 일반적인 복음 낭독과 다른 방법으로 한다. 이 때는 통상적인 인사를 생략하고 부제(사제)가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복음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회중은 자리에 앉는다. 또한 수난복음은 한 사람이 다 읽을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나누어 읽거나 회중과 교독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독창자나 성가대가 수난곡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마태오복음 27장 32절, 마르코복음 15장 21절, 루가복음 23장 26절에서, 그리고 요한복음 19장 16절 하반부에서 회중은 일어선다.

3.2.6 설교[13]

그 날의 복음에 맞춰 사제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시간. 사제의 역량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시간으로, 사제에 따라 이 시간이 지루할 수도 있고 재미있을 수도 있다. 설교를 시작하기 직전 사제가 성호경을 외우면서 모든 신자가 십자성호를 그린다. 이후 회중이 앉도록 유도한다.~긴 설교를 일어서서 들을 수는 없지 않는가~ 대체로 설교의 마무리 역시 성호경과 십자성호로 한다.

3.2.7 신앙고백

니케아 신경[14]이나 사도신경 중 하나를 한다.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예배/미사에서는 니케아 신경을 사용하고, 세례나 견진 등을 받는 사람 개인의 신앙고백의 확인을 위해서 사도신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감사성찬례 내에서는 니케아 신경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이에 따라 주일이나 주요축일인 경우 니케아 신경을 낭송한다.[15] 또한 니케아 신경은 노래로도 부를 수 있다. 또한 이 신앙고백도 서서 드린다.

3.2.7.1 니케아 신경

✝ 우리는 믿나이다.
○ 한 분이시며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 하늘과 땅과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 오직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나니, 모든 세계에 앞서 성부께 나신 하느님의 외아들이시며,
○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이시요, 빛에서 나신 빛이시오,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으로서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 성부와 일체시며, 만물이 다 이 분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며,
○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셨으며,
● 본티오 빌라도 치하에서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묻히셨으며,
○ 성서 말씀대로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다시 오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니,
●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시며, 성부와 성자로 더불어 같은 경배와 영광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나이다.
○ 하나이요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공교회와, 죄를 용서하는 하나의 세례를 믿으며,
●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믿고 기다리나이다.
◎ 아멘

마지막에 "영생을 믿고 기다리나이다."부분에서 성호를 그리는 관습이 있다.

3.2.7.2 사도신경

✝ 나는 믿나이다.
◎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
하늘과 땅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하느님의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나시고,
본티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묻히셨으며,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시어
사흘 만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시리라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모든 성도의 상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 아멘

3.2.8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 교회와 세상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이후 여기서 구체적인 의향을 말하기도 한다.) 주여, 진리와 통일의 은총으로 항상 온 교회를 감화하시어, 모든 성직자 특별히 우리 주교 ( )와 모든 교인들이 서로 화목하며 합심하여 세상에 복음을 전함으로써 주님의 영광을 나타내게 하소서.
◎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이후 여기서 구체적인 의향을 말하기도 한다.) 주여, 이 세상에 평화를 주시고 특별히 우리나라 지도자들을 인도하시어, 악행과 악습을 막으시고 진리와 정의를 지켜주소서.
◎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과 어려움을 당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이후 여기서 구체적인 의향을 말하기도 한다.) 주여, 이 변화 많은 세상에서 모든 근심하는 사람들과 병든 사람들을 위로하시고 건져 주소서.
◎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여기에서 특별한 기도가 있으면 그 의향을 말하고 아래의 기도를 할 수 있다.) 주여, 우리의 소원을 살피시고 주님의 뜻대로 이루게 하소서.
◎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별세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이후 여기서 구체적인 의향을 말하기도 한다.) 주여, 부활을 기다리는 모든 별세한 이들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전능하신 하느님,
◎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하나이다. 아멘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 부분은 1형식이다. 나머지 형식이 궁금하면 성공회 기도서를 사서 참조하시길 참고로 이 부분은 앉아서 드린다.

3.3 성찬의 전례

가톨릭에서는 평화의 인사(평화 예식)을 성체 축성 후 '성령청원기도 : 일치기원' 후에 시행하는데 반해 여기서는 평화의 인사를 먼저 실시한 후 예물봉헌에 들어간다.

여기서 설명할 성찬전례는 1형식의 1양식으로써 장엄감사성찬례로 실시될 때에 주로 행한다. 1형식에는 총 4가지 양식이 있는데 가장 큰 특징으로 1, 2양식은 서방교회적 성체성사 관점이 반영되어 있고, 3, 4양식은 동방교회적 성체성사 관점이 반영된 것이다.

1, 2양식에서는 먼저 성체축성이 이뤄지고 제정문이 들어가나 3, 4양식에서는 제정문 선포 뒤에 성령청원을 통한 축성이 시행된다. 3양식은 정교회 성찬예배에서 연중 주간에 사용하는 성 요한 크리소스톰 전례의 감사기도를 편집한 것이다. 4양식은 가톨릭 미사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개정되면서 안티오키아 성찬례(성 대 바실리오의 전례)의 성찬기도를 4형식이라는 이름으로 반영했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안티오키아 성찬기도를 재구성하여 만든 것이다. 또한 가톨릭 미사가 기념, 일치, 전구 등의 주제를 한 미사 안에 받아들이는데 여기서는 기념/봉헌사 이후 1양식은 성찬례를 통한 구원의 은총, 2양식은 하느님의 나라와 성인들과의 잔치[16], 3양식은 교회의 지도자들과 하느님의 백성, 4양식은 마지막으로 전체 교회의 일치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주제로 다른 기도문을 가지고 있다.

한편 2형식의 5양식 성찬기도는 1형식의 1양식 성찬기도를 적절히 편집, 축소하여 만든 것이다.[17]

또한 성찬의 전례에서는 자신의 영성체 차레를 기다리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서 드린다.

3.3.1 평화의 인사

앞서 절기에 맞춰서 서문을 읽는다.

✝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하소서.
✝ 서로 평화의 축복을 나눕시다.

이후 신자들은 서로에게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한다.

3.3.2 봉헌 및 봉헌성가

봉헌을 하면서 성가를 부른다. 이후 집전자가 해당 절기에 맞는 기도문을 읽는다.

3.3.3 성찬기도[18]

3.3.3.1 감사서문[19]

✝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하소서.
✝ 마음을 드높이
◎ 주님께 올립니다.
✝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 전능하신 하느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께 언제 어디서나 감사와 찬양을 드림은 참으로 옳은 일이며 우리의 기쁨입니다. (이후 여기에서 절기에 맞는 특송을 드린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늘의 모든 천사와 성도들과 함께 주님의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이름을 소리 높여 찬양하나이다.

3.3.3.2 거룩하시다(상투스)

◎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도다. 만군의 주 하느님,

하늘과 땅에 가득한 그 영광, 높은 데에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높은 데에 호산나.

마지막의 "높은데에 호산나" 부분에서 성호를 그리는 관습이 있다.

3.3.3.3 성령청원기도: 축성

✝ 모든 영광을 받으실 전능하신 하느님, 지극한 사랑으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시고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단 한번 온전한 희생 제물로 드리셨나이다. 또한 그 고귀한 죽음을 기념하도록 성찬의 제사를 세우시고 다시 오실 때까지 이를 행하라 하셨나이다. 자비하신 하느님, 이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빵과 포도주를 성령으로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를 위하여 주 예수께서 말씀하신 구원의 신비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3.3.3.4 성체제정문

✝ 그리스도께서는 수난하신 전날 밤에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받아 먹어라.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라.” 또한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받아 마셔라. 이것은 죄를 용서해 주려고 너희들과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새로운 계약의 피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라.”

✝ 우리는 신앙의 신비를 선포합니다.
◎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오십니다.[20]

✝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으심, 부활과 승천하심을 기억하며,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이 빵과 포도주를 감사와 찬양의 제물로 드리나이다.

중간에 성체와 성혈을 제정하는 부분에서 종이 3번씩 친다. 이때 처음에는 허리를 숙였다 일어나고, 두 번째에는 성호를 긋고, 마지막으로 다시 종이 쳤을 때는 처음과 같이 허리를 숙였다가 일어난다.

3.3.3.5 성령청원기도: 일치

✝ 간절히 구하오니, 정성을 다해 드리는 우리의 감사제를 받으시고 온 세상의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으심으로 이루신 구원의 은총을 얻게 하소서. 또한 이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받는 모든 이에게 성령을 내리시어 하늘의 축복을 나누게 하시고, 자신의 몸과 영혼을 하느님께 드리어 합당한 산 제물이 되며,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게 하소서.

3.3.3.6 끝영광송

✝ 전능하신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과 하나되어 온갖 영예와 영광을 영원토록 받으시나이다.
◎ 아멘

끝영광송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부분은 노래로 부른다. 한국의 성공회의 감사성찬례에서는 약간 무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성공회 신학에서 성찬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고르라면 이부분이다.

3.3.4 주의 기도

✝ 우리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대로 기도합시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재밌는 것은 이 성찬 전례에서 행해지는 주님의 기도 성가이다. 성공회 역시 주님의 기도에 음조를 붙여서 노래하는데 한국 가톨릭 교회 미사에서는 장엄전례에서는 거의 공식적인 미사곡처럼 쓰이는 '가톨릭성가 387번 주님의 기도'라는 독자적인 곡을 사용하는데 반해 대한성공회에서는 오히려 바티칸에서 집전되는 장엄미사에서 사용하는 전통 그레고리안 찬트를 그대로 이용해 부른다는 점이다. 다만, 차이점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이옵니다.'라는 마지막 송영을 모두가 다 같이 이어서 부른다는 점이다.[21]

3.3.5 성체 나눔과 하느님 어린양

집전자는 빵을 떼어 보이면서 말한다.

✝ 우리는 이 빵을 떼어 주님의 성체를 나눕니다.
◎ 우리는 서로 다르나 한 빵을 나누며 한 몸을 이룹니다.

이후 하느님 어린양(Agnus Dei)을 부른다.

◎ 하느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느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느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3.3.6 영성체 예식

✝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여기 계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 주여, 주님을 내 안에 모시기를 감당치 못하오니,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이후 앉아서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22] 또한 성공회의 경우 다른 개신교동방정교회처럼 성체와 성혈을 모두 받는 양형영성체를 하고 있다.

영성체를 영하려면 적법한 방법[23]으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로마 가톨릭의 영성체와 달리 출신 교파의 제한은 없다. 성공회 신자가 아니더라도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 감리교 신자, 장로교 신자, 정교회 신자 등도 성공회에서 영성체를 할 수 있다.

영성체를 할 수 있는 신자들은 줄을 지어 제대를 향하여 나간다. 줄을 서서 자신의 차레를 기다리면서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마음의 준비를 한다. 성체를 받을 때는 오른손을 펴서 아래로 받치고 그 위에 왼손을 펴서 손바닥 위에 성체를 받는다. 여타 개신교회의 성만찬과 달리 성공회에는 영성체 예절이 있다. 영성체 예절의 형식은 로마 가톨릭과 비슷하다. 이 때 성체를 주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성체"라고 선언을 하고 신자는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성체를 받은 후 옆으로 이동해 오른손으로 성체를 집어 보혈이 담긴 성작에 적신 뒤, 입으로 가져가 영한다. 이때도 성작을 들고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보혈"이라고 선언하고 신자는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영성체를 할 때, 성체를 받은 후 성체를 바로 영한 뒤, 성작을 들고 포도주를 마셔도 된다. 다만, 한국의 경우 모든 신자가 다 마실 수 있을만큼의 포도주를 수녀원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는 다 면병을 포도주에 적셔먹고 정말 일부 신부님과 신자들만 마신다. 미국 성공회의 경우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애초에 포도주를 축성할 때도 엄청난 양을 축성한다.

3.3.7 영성체 후 기도

영성체 후 기도에서도 집전자는 절기에 맞는 기도를 드리고 회중은 아멘이라고 화답한다.

3.4 파송 예식

축복기도와 파송은 역시나 가톨릭의 미사와 동일한 구조이다. 이것 또한 서서 드린다.

3.4.1 축복기도

✝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하소서.

✝ 하느님의 무한하신 평화가 교우들과 함께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항상 머무르게 하시고[24], 전능하신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여러분에게 강복하소서.
◎ 아멘

마지막 부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에서 성호를 긋는다.

3.4.2 파송

✝ 나가서 주님의 (복음을 전합시다./평화를 이룹시다./사랑을 나눕시다.)
◎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

부활절에는 약간 다르게 아래와 같이 한다.

✝ 나가서 주님의 부활을 전합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알렐루야, 알렐루야.

일반적으로 파송은 부제가 하고, 부제가 없을 때엔 집전사제가 한다. 그리고 이렇게 파송을 한 뒤에 성가를 부르는데, 그 동안 집전자는 다른 성직자, 복사들과 함께 제대에 깊은 절을 하고 퇴장한다.

4 타 종파 예식과의 차이점 정리

4.1 로마 가톨릭 미사와의 차이점

  • 성모축일때 말고는 성모 마리아를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성인(saint)에게 간청하는 기도(중보기도)도 하지 않는다.
  • 로마 가톨릭과 달리 "내 탓이요, 내 탓이요"하며 반성하는 의식을 안한다.(기도서 개정 전에는 있었으나 개정후에 삭제되었다)
  • 로마 가톨릭과 달리 단형 영성체가 아닌 양형 영성체를 거한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특별 축일 미사때만 양형 영성체를 거한다.
  • 헌금을 로마 가톨릭 처럼 다같이 한줄로 돌면서 봉헌하지 않고 다른 개신교회처럼 헌금함을 전달하면서 봉헌한다.
  • 평소 예배에도 입당식할때 복사들이 십자가를 들고 입당하는 의식을 한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특별 축일(성모승천축일, 부활절, 성탄절 등) 미사때만 저런 입당식을 한다.
  • 로마 가톨릭에서는 특별 축일(성모승천축일, 부활절, 성탄절 등) 미사때만 향을 피우고 평소 미사때에는 이를 생략하기도 하지만, 성공회 예배에서는 (특히 고교회파에서는) 항상 향을 피운다. 다만 저교회파와 같이 전례를 간소하게 치루는 경우에는 향을 안피우기도 한다.
  • 대한민국 기준으로, 서울성공회대성당의 주일11시 예배 기간이 90분이지만, 한국 천주교의 평범한 동네 성당의 11시 교중미사는 60분 정도이다. 그러나 성공회 예배도 특히 저교회파나 광교화파에서는 60분으로 끝난다.
  • 로마 가톨릭의 미사는 희생제사의 개념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무거운 감이 있지만, 성공회의 '감사'성찬례는 희생제사 개념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더 밝게 느껴질 여지가 있다.

추가바람

4.2 여타 개신교 예배와의 차이점

  • 기원송가를 부르고, 니케아신경을 낭독하며, 대부분의 기도문을 송영한다.
  • 매 주일마다 영성체를 한다.
  • 향을 피운다.
  1. 신학적으로 성공회의 예배는 로마 가톨릭의 미사와 달리 희생제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2. Eucharist라는 말 자체가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제사라는 의미에서 그리스어의 '감사하다'라는 동사 Eucharisto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3. 옥스포드 운동은 사실 전례적인 측면에서 중요하기보다는 성공회의 교회론적인 측면을 상당히 부각시킨 운동이었다. 그 이전의 성공회는 '영국 교회'(Church of England)라는 정체성에 머물렀지만, 이후에는 사도적 계승을 통한 주교감독제와 전통적인 모습의 전례를 통해 말 그대로 '성스럽고 공번된 교회'(성공회)로서의 정체성으로 확장한다. 그런데 사실 옥스포드 운동의 중심인물이었던 헨리 뉴먼 주교는 최종적으로 가톨릭교회로 입교해 추기경자리까지 오른다.
  4. 하느님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개신교적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루터교회 전례에서도 이런 부분이 있는데 성공회가 살짝 간접적인 뉘앙스를 지닌 반면 여긴 목사가 아예 공적으로 죄가 용서되었음을 선포한다.
  5. 정교회의 삼성송. 성공회에서는 거룩하시다(상투스)를 삼성송이라고 칭한다.
  6. 기리에를 한국적으로 각색한 송가이다.
  7. 이 인사는 감사성찬례 외의 모든 크고 작은 예배에서 평신도 주례자의 인도로도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한다.
    ✝ 주께서 이제 여기에
    ◎ 우리와 함께 하소서
  8. 이 역시 곡조를 붙여서 부른다.
  9. 감사성찬례에서 처음으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부분이다.
  10. 사순절 기간에는 참회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스도여,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로 화답한다.
  11. 부제가 아닌 사제가 복음을 읽게 될 경우, 제대로 가서 깊은 절을 하면서 침묵으로 혹은 낮은 소리로 "주여, 나의 입술과 마음을 정결케 하사, 당신의 거룩한 복음을 선포하기에 합당한 자가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를 드린다.
  12. 실은 이 부분이 2독서 및 층계송에서 설명한 부제와 전례봉사자들이 복음서 낭독을 준비하는 부분이다.
  13. 로마 가톨릭 미사의 '강론'에 해당한다.
  14. 엄밀히 말하면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이다. 그래서 링크도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에 걸어놓았다. 성공회 기도서 등의 성공회 문서에서 니케아 신경이라고 언급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니케아 신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겠다.
  15. 이 내용은 로마 가톨릭에서도 동일하다. 다만, 한국의 경우 특이하게 미사에서 사도신경을 더 많이 사용하는 이상현상이 있는 것이다.
  16. 이때 축일 성인호칭이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17. 처음부터 2형식 자체가 조금 간소화된 성찬례이긴 하다.
  18. 1양식 기준지금까지 다 1양식 기준이라고!!
  19. 가톨릭 미사의 감사송. 사실 감사송의 원래 단어는 Praefatio로 성찬기도의 서문을 의미한다. 성공회의 번역이 훨씬 더 전례적인 의미에서 적절한 부분이다.
  20. 이 부분이 기념환호송이다. 2형식에서는 기념과 봉헌사를 한다.
  21. 원래 이 송영 자체가 후대에 추가된 부분이다. 가톨릭에서는 송영이라는 점을 들어 주기도문을 이 송영 전까지 다 왼 후 사제가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구하소서 주님의 자비로~'하며 기도를 한 뒤에 비로소 이 송영을 외운다.
  22. 약간의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개신교와 다르게 영성체를 받는 신자가 앞으로 나가서 받는다. 다만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영성체를 받기 때문에, 자신이 나갈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23. 삼위 하느님(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24. 이 부분은 절기에 맞추어 다른 축복문을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