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이익선 작가의 작품으로[1] 1999년부터 영챔프에 연재되었다.[2] 그리고 미완.
초반은 개그물 같은데 중후반부터 레알 진지한 조폭물이다. 작중 배경은 90년대지만 캐릭터들의 과거사 등을 보면 60~90년대를 관통한다. 설정/상황/대사의 디테일을 보면 작가가 전직 조폭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
인스턴트 식품(마약으로 묘사된다)에 대한 규제가 생기고 온갖 식품(진짜다!) 캐릭터들이 조폭으로 등장, 금주법 시대의 마피아마냥 암투를 벌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차이나파[3], 신당동파[4], 이태리파[5], 일본 야쿠자인 히야시 스시조[6], 경찰[7], 온갖 수모를 겪는 얼뜨기 킬러[8]와 사제의 연을 맺는 전설적인 킬러[9]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며 이들 식품의 특성을 살린 깨알 같은 대사&설정들이 일품이다. 그 설정들이 그냥 밑바닥 인생의 아둥바둥거리는 인간 캐릭터로 치환해도 별 무리 없을 것 같다는 게 더 무섭다.(...)
예를 들자면, 이태리파에 영입된 돈가스는 고아 출신으로 선교사에 입양되어 컸으며 때문에 신앙심이 돈독해 교회를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고급 피부관리실에서 서비스 받기를 즐긴다.
돈 : "그동안 뭐 존거 들어온거 있나?"
직원 : "프랑스산 바게뜨로 만든 입자가 굵은 튀김가루와 덴마크산 달걀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초벌 튀기시기 전에 몸에 바르시게 되면 도톰해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돈 : "좋아, 그걸로 하지. 온도는 백...한 육십오도 정도로 일본식으로 하지."
직원 : "2분 정도만 계시다가 나오셔야 합니다."
...이 빈틈을 노린 새우깡에게 죽는다. 잘게 썰려서.
김밥이 옆구리가 터져서 죽을 지경이었을 때 밥솥에서 꺼낸 밥으로 수혈한 의사의 설명이라든가, 순대의 동생 염통이 죽은 결정적 이유가 고춧가루와 소금이 묻은 이쑤시개로 찔렸기 때문이라든가(...), 5동통 너구리가 쓰는 암기는 딱딱한 다시마라든가(...), 고기만두의 의형제인 순대는 5공 시절 삼밀교육대를 갔다 왔다던가, 부처님 오신 날을 패러디한 익선(작가)님 오신 날이라든가, 지방 신흥세력을 이끌고 등장한 호남 사투리를 쓰는 채도수(치토스)라든가...
대놓고 웃기는 개그물이라기보단 소소한 유머를 찾는 타입이다. 스케일이 제법 크고 이야기는 진중하다. 만화 자체는 상당한 수작으로 평 받지만 후반 갈수록 이야기를 질질 끄는 감이 있었는데다 연재 당시의 인기가 별로...아이들이 좋아할 예쁜 그림체도 아니었고, 언뜻 보기에는 개그 만화 같은데 정작 만화 자체는 지나치게 무겁고 매니악한 점도 한몫했다. 기어이 완결을 내지 못했다. 7~8000원짜리 고급본 카툰 단행본으로 나왔면 괜찮았겠지만, 결정적으로 소년만화 잡지에 부합하는 작품이 아니었으니..
네이버 만화에서 9권까지 감상 가능하다. 잡지연재에선 그보다 진도가 조금 더 나갔으나 단행본이 나오지 못한 지라...혹 영 챔프를 소장한 사람이 아니면 볼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