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 ||
주요 관련 인물 | 박근혜 측 | 김기춘 · 우병우 · 정호성 · 안종범 · 이재만 · 안봉근 · 조윤선 |
최순실 측 | 정윤회 · 정유라 · 장시호 · 고영태 · 차은택 | |
관련 사건 | 전개 과정 | 사건의 배경 · 타임라인 · 대통령 해명 |
주요 내용 | 문제점 · 국정 개입 · 인사 개입 · 재단 활동 · 의료 논란 | |
수사 · 재판 | 검찰수사 · 특별검사 · 국정조사 · 재판 · 탄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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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문서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검찰은 2016년 11월 20일 최순실·안종범·정호성을 기소했다. 최순실과 안종범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강요미수·증거인멸교사죄가 적용됐으며, 최순실에게는 사기미수죄가 추가됐다. 정호성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적용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기소 특권으로 인해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공모 관계를 인정해 사실상 공동정범으로 명시됐다.
원래는 단독판사 관할이지만, 전대미문의 사건임을 감안해 합의부에 배당됐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 배당됐으며, 12월 13일에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이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과 2017년 2월 예정된 법관 정기인사 일정과 맞물리는 재판 진행 시기 때문에 서울중앙지법의 합의부 판사들도 큰 부담과 압박감을 느낀다"는 '법률신문'의 보도도 있었다. # 한편, 검찰은 최순실과 안종범에 대해 "변호인 외의 다른 사람과의 접견을 차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인용했다.
3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시기는 특검의 활동 시기와 겹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특검이 이들 및 차은택 외 곧 기소될 구속 피의자들에 대해 추가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을 때 제1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향후 재판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또한, 형사소송법의 원칙상 제1심 중 피고인의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최장 기간은 6개월이기 때문에, 제1심 구속 기한은 2017년 5월 19일이다. 만에 하나라도, 재판 중 구속 기한을 넘겨 혹시라도 3명의 구속을 풀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 법리를 잘 모를 수도 있는 여론으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질타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재판부도 구속기간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재판 중 추가 기소를 한다면, 통상적으로는 기존 사건과 병합을 해서 기존 재판과 함께 처리한다. 하지만 이 재판은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재판이다. 현재 예상 가능한 수준의 절차는 "재판 진행 중 특검의 추가 기소 후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공소장이 바뀌는 것을 이유로 공판 절차를 정지했다가 속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판 절차가 정지된 기간은 재판 중 피고인 구속 기간에 산입되지 않기 때문에 2017년 5월 19일이라는 재판 중 구속기간 제한은 풀릴 수 있다. 위 법률신문 기사에서는 한 부장판사가 "심리를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혐의가 추가된다면 사건 갱신을 통해 재판부를 바꿔 진행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다만, 공소장 변경은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요구된다. 보다 명확한 설명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의 내용 추가를 부탁드린다.
2016년 12월 2일,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로 재판부가 바뀌었다. "송성각의 변호인이 형사합의29부 김수정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서"라고 한다.
2016년 12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2월 19일 예정된 최순실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과 차은택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 방청에 대해 "12월 16일에 방청권을 현장 추첨으로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정은 총 150명이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과 그 가족·변호인단을 제외한 80명 분에 대해 현장 추첨을 했다.
2016년 12월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최순실이 출석했다. 최순실 측은 혐의는 물론 박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에 대해 모두 부인했으며, 안종범의 수첩은 물론 자신의 혐의와 직접 관련이 없는 태블릿PC에 대한 감정을 신청했다. JTBC의 태블릿PC 입수 과정에 대해 독수독과이론을 적용해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설령 JTBC가 위법한 경로로 태블릿PC를 입수했다고 하더라도, JTBC는 민간인이라서 이론이 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안종범 측도 "박 대통령의 말을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전달했을 뿐"이라며, 박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부인했다. 반면, 정호성은 전반적으로 혐의를 시인했다. 정호성의 혐의 특성상 정호성이 혐의를 시인한다는 것은, 박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2016년 12월 29일,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정호성 측은 보수 성향으로 유명한 차기환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며, "혐의를 부인한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태블릿PC에 대한 감정을 신청했다. 검찰이 이에 격분해 "이게 대통령의 재판인가, 정호성의 재판인가"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차기환 변호사는 평소 JTBC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자주 게재해왔다. 따라서 차기환의 평소 정치적 입장이 변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2017년 1월 5일, 첫 공판기일을 시작했다. 피고인 3명은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증거기록은 총 27,000쪽이다. 최순실·안종범이 공범으로 명시된 공소사실은 총 11개였고, 검찰은 PPT를 동원해 약 1시간 동안 설명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PPT를 동원한 설명에 불만을 표하며, 이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대체적으로 검찰의 증거 설명 도중 끼어들어 반박을 하거나, 동의했던 증거를 부동의하는 등 다른 재판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변론 형태를 견지했다. 이에 대해 검찰도 크게 반발해 양측이 날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증을 통해 조성민 더블루K 대표가 김종을 '골든벨'로 휴대전화 다이어리에 표기해둔 사실,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서관이 조성민에게 "점심식사 약속을 간청했다"는 사실, 안종범이 갖가지 증거인멸 전략을 짜내는 와중에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돌린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 안종범은 조선족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최순실이 롯데그룹으로부터 '하남 체육시설' 건립 명분으로 받은 70억 원을 돌려준 이유가 드러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70억 원을 받은지 8일이 지난 2016년 6월 2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최순실에게도 금전적 타격을 준 정운호 게이트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2017년 1월 11일 제2차 공판기일에서, 이경재 변호사는 최순실의 서울구치소 출정 기록을 요구하며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부장검사가 직접 나서 최순실에게 강한 질책성 훈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조서의 효력을 흔들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아울러 안종범 측도 자신의 수첩 17권에 대해 "검찰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며 독수독과이론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판이 밤 10시까지 이어졌음에도 검찰의 서증 설명은 여전히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이다. 검찰에 따르면, 고영태와 노승일의 집을 압수수색했을 때에도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 등 각종 정부 문건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청와대의 한 행정관은, 검찰이 자신이 작성한 문건을 제시하자 "이것도 유출된 것이냐"며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최순실은 피의자 조사 중 "정호성을 통해 재단과 관련된 통화를 한 사실은 있고, 2012년 대선부터 연설문이나 말씀자료 등에 대한 의견을 주며 일부를 받아들여 수정된 사실은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은 정호성에 대해 "정호성이 워낙 충신이라 대통령의 뜻을 잘 표현하기 위해 내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1월 13일 제3차 공판기일이 돼서야 검찰의 서증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이어 최순실 측 최광휴 변호사의 반박 의견 제시가 마무리된 후 공판이 마무리됐다. 검찰의 서증에 따르면, 박근혜는 장시호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차은택의 인터플레이그라운드를 위한 영업을 직접 뛴 정황이 드러났다. 황창규 KT 회장에게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소개했고,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는 인터플레이그라운드를 소개한 것이다.
이어 최순실의 빌딩 관리인이 "인테리어 공사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청와대 관저 내 박근혜의 침실 인테리어 공사에도 동원된 정황도 드러났다. 해당 관리인은 최순실의 지시로 인테리어 공사에 참여했고, 박근혜도 구체적인 사항을 지시했다고 한다. 출입은 경호실 직원의 안내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외에도 김창근 SK그룹 부회장이 최태원의 2015년 광복절 특사에 대해 안종범에게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산업보국에 앞장서 나라 경제 살리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정치인 이 모 씨가 "조선일보 수뇌부와 만나서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최태원 회장이 조속히 나와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걱정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 톤의 사설을 기재한다'고 했다. 잘 부탁드린다"고 안종범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정황도 드러났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2015년 8월 14일자 사설 "特赦 기준, '대통령 재량'에만 맡기지 말고 法으로 정해야"에서 최태원을 언급하며 사면에 관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해당 재판에서 드러난 안종범의 문자 메시지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이 이야기를 누락했다.#
그외에도 ▲정유라가 최순실의 여비서에게 "나도 대포폰을 달라"고 요구한 정황 ▲최순실이 관세청 인사에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보이는 문건이 류상영 더블루K 과장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정황 ▲박근혜가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관 리모델링에 미르재단을 참여시키라"고 안종범에 지시하고, 이후 우병우 재직 시절의 민정수석실이 리모델링을 주관했다는 정황이 담긴 2016년 3월 14일자 '대통령 주요지시사항 이행 상황표' 등도 공개됐다.
최순실 측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모두 차은택이 주도한 것이고, 더블루K는 고영태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은 재단 관련 이권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셈이다. 이어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외장하드 속 문서에 대해서도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의견 없이 강행한 것"이라면서, 증거능력상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확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동굴의 비유'를 인용해 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이경재는 검찰의 공소 제기 논리를 "청와대가 정책을 선도하면, 기업이 거절하지 못해 순응하기 때문에 강요"라고 정리하며, "군부독재시대 동굴에 갇힌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데아의 그림자를 보고 실체라고 믿는다"는 플라톤의 비판을 토대로, 검찰의 공소를, 나아가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 전반에 대해 "실체라고 믿고 있을 뿐인 그림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볼 개연성이 있다.
2017년 1월 18일 공판기일에서는 정호성의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관한 검찰의 공소사실·서류 증거 요지 설명이 있었다. 이에 따르면, 정호성은 최순실에게 다음과 같은 문건들을 넘겼다.
▲ 17부 3처 17청 정부조직도 및 인사안·감사원장 및 국정원장 등 인사안▲ 국가정보원 2차장 및 기획조정실장 인선발표안
▲ 중국 특사단 추천안 등 13건의 인사자료
▲ 대통령 말씀자료 : 11차 국무회의 비공개 부처별 지시사항 등
▲ 대통령 업무보고서
▲ 외교상 기밀문건 : 미국·일본·중국 등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 자료, 미국 국무장관·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접견자료
▲ 대통령의 해외순방 자료 및 일정표
정호성과 최순실이 연락한 횟수는 2년 간 2,092회였고, 그중 895회는 전화통화였다고 한다.
한편, 정호성은 차기환 변호사가 불출석하고, 강갑진 변호사만이 출석한 가운데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고,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도 인정한다"면서, 제2차 공판준비기일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모라는 말은 법률적 개념과는 별개로 저나 일반인의 시각에서 '둘이 짜고 나쁜 짓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최순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맞다"면서도, "매 건마다 지시하신 것은 아니고, 국정을 운영하시는 데에 있어 뭔가 잘 해보고 확인해보려고 하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도 조금이라도 잘 보좌하려고 했던 일"이라면서, "그런데도 공모를 했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당시의 발언, 즉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였다"거나,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하고,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과 맥락이 완전히 일치한다.
즉,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면서도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한 말과 똑같은 말을 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박 대통령과의 공모를 인정한 것 같지만, 박 대통령과 똑같은 입장을 드러냄으로써 "악의적 유출은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함에 따라 교묘하게 공모를 부인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해석해볼 수도 있다. 다른 해석을 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의견을 추가해주시길 바란다.
2017년 1월 19일 공판기일에는 이승철 전경련 상임부회장과 이용우 사회본부장이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은 밤 11시 40분까지 진행됐을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이승철은 "'VIP께서 주요그룹 회장들과 문화·체육 관련 재단을 각각 하나씩 만들라고 이야기가 다 됐고, 규모는 각 300억 원씩이니 확인 후 설립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재산 출연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재단의 취지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잘 몰랐고, 청와대가 하라고 해서 전경련 임직원들도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승철의 증언에 따르면, 재단 설립 지시를 한 사람은 안종범이었다.
이승철은 "2016년 9월 이후 '두 재단을 통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하면서, "이용우로부터 '최 여사님(최순실)의 뜻'이라는 정동춘의 전언을 들었다"는 증언도 했다. 이 전언은, 정동춘이 "나와 김필승 등이 통합재단의 이사를 맡고, 특히 나는 통합재단의 이사장을 맡는다는 것이 최 여사님의 뜻"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았음에도, 노승일에 대한 징계 관련 이사회를 주관하는 등 여전히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정동춘의 상황과 맞물리는 흥미로운 증언이기도 하다.
이어 증언한 것은 안종범의 증거인멸 지시였다. 이승철의 증언에 따르면, 안종범은 수시로 말 맞추기를 지시했다. 이승철은 "늘 가지고 다닌다"면서, 이승철 자신이 전화통화로 들었던 안종범의 지시를 옆에서 전경련 직원이 메모했던 포스트잇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사팀 확대·야당 특검은 전혀 걱정안하셔도 되고, 새누리당 특검도 사실상 우리가 먼저 컨트롤하기 위한 것이라 문제없다. 모금 문제만 해결되면 문제 없으니, 고생하시겠지만 너무 걱정말라."
최순실 측은 이승철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의 강요로 재단의 기금을 출연했다는 재벌 총수는 없었다"며 '위증죄'를 거론했다. 안종범 측은 "양 재단의 출범 과정에서 증인의 역할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전경련 부회장으로서는 꼭두각시나 허수아비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고 이승철에게 모욕을 주기도 했다. 이승철은 이런 추궁에 대해 차라리 "이 일에 대해서는 그렇다"며 인정하는 방향으로 증언을 했다. 모욕을 주면서 원하는 증언을 얻어내려는 시도에, 모욕을 감수하면서 원하는 증언을 하지 않는 방법을 취한 것이다.
이어 증언한 이용우 본부장은 더욱 적나라한 증언을 했다. "전경련 직원을 파견해달라"는 미르재단의 요청을 거절하자, 이성한이 "이용우가 왜 이렇게 뻣뻣하고 비협조적이냐"고 성토했고, 이어 이승철의 질책을 들은 이용우는 이성한의 사무실에 케이크를 들고 가서 "파견만 철회해주시면 날마다 와서라도 회의하겠다"며 사과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미르재단의 사무실을 김소영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이 직접 나서서 알아봤다는 취지의 증언 ▲일부 기업이 재단 출연 약정서를 내지 않자, 최상목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現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아직도 내지 않은 그룹이 있느냐"며 청와대·전경련 담당자 간 회의에서 짜증을 냈다는 취지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용우의 증언에 따르면, 최상목이 화를 내면서 회의 분위기도 험악해졌다고 한다.
2017년 1월 20일 공판기일에는 재판부가 안종범의 수첩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는 안종범 측 주장을 기각하며 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열람 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검사는 범죄수사 중 실체적 증거를 발견하면 확보해 입증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판단에 따라 압수했다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압수 대상은 동종 유사범죄와 관련 있는 물건도 압수할 수 있다"며, "안종범의 수첩은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같거나, 김 씨에 대한 증거인멸을 의심할 만한 여지도 있다"고 판단했다.
안종범은 이에 대해 "국가의 기밀도 수첩에 적혀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며, "검찰에도 그점을 말씀드렸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돌려준다고 했음에도 아직도 원본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수사를 받을 때에도 수첩에 대해서는 원본이 아닌 복사본을 보며 진술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연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한선은 "차은택의 소개로 이성한·김성현·김홍탁 등과 함께 최순실을 만났다"면서, "최순실은 '대한민국은 문화가 발전해야 앞으로 살아남는다'며, '대한민국의 문화 융성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순실이 미르재단의 실소유주라는 취지의 증언이다.
그러면서 "차은택의 제의로 김성현·김홍탁 등과 함께 최경희 당시 이화여대 총장을 찾아가 최경희는 물론, 미르재단의 '페랑디 미르' 사업 협의를 위해 식품영양학과 교수들을 만났다"거나 "차은택과 김성현은 '최순실·차은택·김성현·최경희 등 4명이 63빌딩에서 만난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는 증언을 이어갔다. 최경희는 2016년 12월 15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순실을 정유라의 학부모로 알고 2회 만났다"고 말했기 때문에, 최경희에 대한 위증 의심을 더욱 굳힐 수 있는 증언이었다.
이한선은 청와대의 재단 운영 개입에 대한 증언도 했다. "중국에 출장을 갈 때는 청와대 행정관이 신속하게 비자를 받도록 도와줬고, 사무실을 알아볼 때에는 안종범과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개입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용우와 똑같은 취지의 증언이다. 뿐만 아니라, "내(이한선)가 '회의가 많이 귀찮다'고 말하니, 김 비서관은 'VIP(박 대통령)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했다. 이에 대한 물증으로, 검찰은 이한선이 가지고 있던 청와대 관계자들의 명함을 제시했다.
검찰은 이에 덧붙여 "미르재단이 추진한 케이밀 사업(아동영양식 개발사업)은 최순실이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미리 알고 개발한 사업으로 보인다"며, "최순실이 개발한 레시피의 케이밀이 코리아에이드의 치적으로 홍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식은 "최순실이 뭔가 지시하면, 안종범이 1~2일 후 전화를 해서 똑같은 지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르면, 심지어 안종범은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의 연봉 문제에까지 개입했다고 한다. 정현식의 증언에 따르면, 위촉한 태권도 지도교수의 연봉을 1억 3천만 원으로 책정했더니, 최순실은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재단을 말아드시려고 그러느냐"고 질타했다고 한다. 안종범도 미르재단 임직원 연봉에 대한 보고를 받더니, "너무 과하고 높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종범은 정현식에게 조성민 더블루K 대표를 소개하면서 "이 사업은 VIP(박근혜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진 사업이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안종범이 유정복 인천시장의 연락처를 알려주며 소개해줬고, 2016년 3월 롯데그룹에 "누슬리의 기술을 이용해 가설 형태로 시설을 건립하겠다"며 지원을 요청하는 PPT를 진행하는 현장에도 안종범이 직접 참석했다고 한다.
심지어 부영그룹이 재단 기금 출연에 대해 '세무조사 무마'를 거론한 현장에도 안종범이 있었다고 한다. 부영의 조건을 들은 최순실은 "그런 조건을 달면 필요 없다"며, "받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안종범 측은 "안종범은 그 현장에 없었다"고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정현식도 "분명히 수석님도 동석중이었다"고 맞섰다.
참고로, 정현식이 최순실을 부르는 호칭은 '회장님'이었고, 안종범을 부르는 호칭은 '수석님'이었다. 정현식은 "K스포츠재단에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와 연결돼 실질적으로 재단의 업무를 관장하고 지원한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2016년 1월 24일 공판기일에는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노승일 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동춘은 "전경련이 기업들로부터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의 권력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며, 그 이유에서 "재단을 만든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재단의 중요 의사 결정 및 운영은 최순실의 지시를 받아 안종범의 확인을 받은 뒤 이루어지는 식"이었고, "재단 이사진들은 바지사장 노릇과 유사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안종범과 최순실이 직접 소통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 안종범이 했던 말을 증언하기도 했다. 정동춘이 증언한, 안종범의 말은 "VIP(박근혜) 앞에서 최 여사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금기"라는 것이었다. 정동춘은 최순실 측 신문에서는 "최순실이 세세한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은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장과 직원 간 수직적 관계로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더블루K는 전략을 짜며 지시하는 헤드이고, K스포츠재단은 돈 가지고 실행만 하는 몸통"이라는 등 최순실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6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이어갔다. 아울러 "최순실이 원했던 K스포츠재단 기금은 1천억 원"이었고, "더블루K와 누슬리 간 에이전트 계약도 청와대가 뒷배경이 아니었으면 안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노승일은 "더블루K가 제안했던 여자 배드민턴 팀 창단을 포스코가 거절했을 때에도, 최순실은 '감히 누가 지시하는데 못하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안종범은 보좌관을 보내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가 검찰에 출석하기 전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며, 안종범 측이 보냈다는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10월 27일 독일에 체류중이던 최순실과 통화를 나눈 것을 녹음한 파일도 법정에서 재생됐다. 이에 따르면, 최순실은 게이트 정국 초반 ▲이성한을 협박범으로 몰아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고 ▲"나도 검찰 불려가서 구속될지 모른다"며 자신의 구속을 예감했다. 또한 ▲최순실이 "이 사람들(청와대)이 급하니 안 수석한테 그러는 모양(안종범을 사퇴시키는 시도)인데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청와대가 안종범에게 독박을 씌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정황도 드러났다. 노승일은 최순실의 업무 지시가 고스란히 드러난 포스트잇 메모 5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일단 "존재 자체만 증거로 인정하는 선"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한편, 이경재 변호사는 노승일과 고영태의 개인정보에 대한 질의를 하려다가 검찰과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어 이완영·이정국 정강 상무 등과 함께 한 '고령향우회 술자리 사진'이 억울했던듯, "잘못된 사진이고, 3년 전 일이므로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했다. 아울러 "정동춘이 직원들에게 '최순실의 면회를 간다'고 이야기를 했다"는 노승일의 검찰 진술에 대해 "변호인 외에는 면회가 금지됐는데 무슨 말이냐"고 추궁하다가, 노승일이 "(그 말을 해준 직원들에게 지금) 전화해볼까요?"라고 반박함에 따라 방청객들도 웃는 일이 있었다.
2017년 1월 31일 공판기일에는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과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은 각각 재단에 대해 "최순실이 모든 업무를 관장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김성현은 "최순실·차은택·이한선과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최경희 당시 이화여대 총장을 63빌딩에서 3회 만나 명함도 직접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로써, 국정조사 제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을 정유라의 학부모로 알고 2회 만났다"고 증언한 최경희의 위증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한선 전 미르재단 이사도 같은 취지의 법정 증언을 했던 적이 있다.
이어 "장순호가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로 재직하는 동안은 최순실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최순실이 '손을 떼겠다'고 말한 뒤 차은택이 등장했다"는 증언이 나옴에 따라, 플레이그라운드의 실소유주 여부를 둘러싼 최순실과 차은택의 책임 공방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현은 이에 관해 "차은택은 차명으로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월급을 가져갔다"며, "최순실로부터 '광고도 못따오면서 월급만 가져간다'고 질타당한 뒤, 월급을 가져가지 못했다"는 증언을 남기기도 했다.
박헌영은 "최순실은 감정기복이 심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며, "고영태도 최순실 앞에서는 쩔쩔 매서 더 무서웠다"는 증언을 했다. 그러면서 노승일이 제출한 바 있는 '최순실의 업무 지시 포스트잇 메모'에 대해 "최순실의 자필"이라는 증언을 했다. 뿐만 아니라, "최순실은 '포스트잇을 잘 쓰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며, 사무함을 가져다놓고 포스트잇을 종류별로 배치해 사용한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평창올림픽 시설에 대한 누슬리와 더블루K 간 에이전트 계약에 대해서도 "최순실은 '안종범과 김종이 업무협약식 체결 현장으로 곧 갈 것"이라고 말했고, 1시간 30분 후 안종범과 김종이 순차적으로 업무협약식을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박헌영은 "최순실은 '5%가 명시돼 있어야 안종범과 김종도 참석한다'고 말했다"며, "안종범과 김종이 나타나자 누슬리 사람들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순실은 재판 종료 무렵 "제가 실무를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의견을 제시했을 뿐인데 다 제가 한 것처럼 해서 억울하다"며, "제가 이야기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사실관계가 다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저한테도, 증인한테 (질문을 할)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2017년 2월 6일에는 가장 관심을 끌었던 증인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연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성한은 "2015년 9월 미르재단 관계자들 간 모임에서 최순실이 '백제의 문화적 혼이 문화융성에 모티베이션(Motivation)이 될 수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마치 박 대통령의 발언처럼 '혼'이 언급됐기에 눈길을 끈 증언이었다. 이어 2016년 7월 고영태의 연락을 받고 한강변에서 최순실의 차 안에서 최순실을 만나 나눈 대화를 최순실 몰래 녹음했던 것이 재생되기도 했다. 휴대전화를 바깥으로 빼놓은 채 대화를 나눈 것이었지만, 이성한의 품 속에는 다른 녹음기가 있었던 것이다. 최순실은 이 대화에서 "기막히게 둘(차은택과 이성한)이 싸움에 (최순실 자신의) 새우등 터지는 거잖아. 본인들 싸움에 내가 터진거지, 뭐."라고 말하며, "내가 뭘 이득을 봤어? 뭘 봤어?"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최순실은 발언권을 얻어 이성한에게 "누구 전화기로 녹음한 것이냐"며, "계획적으로 녹음기를 가져온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이성한도 "당신이 나를 미친 놈으로 생각한다고 봐서였다"고 반박했다. 최순실은 이에 "당신과 한미약품 간 사업상 소송 때문에, 당신이 내게 '땅을 사주든지 5억을 주든지 하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이성한을 성토했고, 이성한은 "그런 적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오후에는 초미의 관심 대상이었던 고영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영태는 최순실과 알게 된 계기에 대해 "최순실과는 '빌로밀로'로 가방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됐고, 친구였던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이 '최태민의 딸'이라고 말해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차은택의 추천대로 장관이 임명되고, 예산이 최순실의 의사대로 반영되는 것을 보면서 겁이 났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 연설문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2015년 1월, 더블루K 사무실 내 최순실의 방에 있던 컴퓨터 화면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봤다. 최순실이 자기 방에서 문서 작업을 하다가 프린터가 안된다길래 들어갔다가 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순실을 정윤회의 부인이라고만 알았다"던 안봉근의 검찰 진술과는 달리, 고영태는 "2012년 말, 청담동 카페에서 최순실과 함께 안봉근을 만났다"는 증언을 했다. 이어 최순실의 관세청 인사 개입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히 증언했다. 최순실이 "인천세관장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함에 따라, 류상영이 김대섭 현 인천세관장의 이력서를 전해줬고, 고영태는 이를 받아 최순실에게 줬다는 것이었다. 이어 김대현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아 최순실에게도 전달해줬다. 뿐만 아니라 인사국장에는 "최순실의 해외 출국 시 편의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상기 관세청 과장을 추천했다고도 증언했다.
"2016년 8월에는 최순실이 인호섭 미얀마 무역진흥국 서울사무소 관장,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함께 미얀마를 방문해 유재경 대사를 만났다"는 증언도 있었다. 고영태는 유재경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서도 "2016년 4월 초에도 있었던 그 사람들과의 회동에서 '아그레망을 보내주겠다'는 등의 대화를 했다"는 증언도 했다.
한편, 최순실의 변호인들은 "빌로밀로는 구두 제작 업체 아니냐"며, 고영태에게 "구두 제작 기술이 있느냐"고 추궁하거나 "더블루K에는 최순실의 집무실이 없다"면서 도면을 토대로 고영태를 추궁하다가 고영태에게 "더블루K 사무실을 가보지도 않은 사람이 도면으로 뭘 안다는거냐"는 반박을 당하는 등 방청객들조차 웃음을 참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최순실 측이 이런 식으로 고영태를 추궁하자 격분한 노년 여성 방청객이 최순실 측 변호인들을 향해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왜 그렇게 증인을 다그치냐, 돈이 그렇게 좋느냐"고 고함을 치다가 퇴정당하는 일도 있었다.
최순실도 직접 발언권을 얻어 고영태를 공격했다. 7분 간 이어진 설전에서 최순실은 고영태에게 "여자랑 2명이서 신용불량이 걸려 있어서 카드 못 쓰고 통장거래 안 됐다. 내가 변호사를 소개해줘서 (해결)한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공격했고, 고영태는 "신용불량에 걸린 적 없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고민우라고 명함을 파서 포스코에 갔고 개명사무소에 가서 개명하려고 했는데 마약 전과 나와서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공격하자, 고영태는 다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고영태는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 이중환이 주장한 불륜설에 대해서도 "답할 가치가 없고 신경쓰지 않는다"며, "신성한 헌법재판소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은) 역겹고 인격 모독"이라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과연 그게 국가 원수의 변호인단이 할 말인지 참 한심할 따름"이라고 이중환을 비판했다.
2017년 2월 7일 공판기일에는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와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이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성민은 2016년 1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불과 두 달만 대표로 재직한 뒤 사직한 사실이 있다. 조성민은 이에 대해 "최순실은 부하 직원들에게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며, "모멸감을 주고 억압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안종범·김종·김상률 등 청와대와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더블루K에 업무 관련 연락을 하는 일을 겪고, '권력형 비리를 토대로 영업하는 회사'라는 생각을 했다"는 점도 들었다. 이어 "등기상 대표이사라 이용당할까 봐 우려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더블루K에 대해 "사소한 것도 최순실에게 사전·사후 보고한 뒤, 최순실의 최종 결재가 있어야 한다"고 증언했으며, "최순실은 더블루K 사무실에서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를 둘 다 자신의 소유처럼 지휘했다"고 덧붙였다.
김형수는 "차은택이 미르재단 업무나 주요 인사 문제에 대해 뭔가 이야기를 하면, 안종범도 며칠 안에 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도 "최순실로부터 지시를 받으면, 며칠 안에 안종범이 전화해서 같은 말을 했다"는 증언을 남겼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증언이다.
김형수와 검찰이 제시한, 차은택과 안종범이 했던 같은 말은 ▲이성한에 대한 사무총장 직 해임 요구 ▲이한선 상임이사에 대한 이사회의 해임 시도에 대한 반대 ▲검찰 조사 전 "전경련이 이사장에 추천했다고 말하되, 청와대의 추천은 없었다"고 하라는 요구 등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차은택이 '안종범 수석에게는 내가 관여된 사실을 알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던 김형수의 증언도 의미심장했다. 정말로 안종범이 모르게 하라는 것인지, 김형수에게 '보안 유지'를 하려는 것인지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2017년 2월 13일 공판기일에는 미르재단 설립에 참여한 전경련 직원 이 모 씨·이수영 전 청와대 행정관(現 금융위 근무)·박찬호 전경련 전무가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씨는 "청와대의 지시로 재단 출연금을 모금한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서는 청와대의 지시로 '전경련 주도로 재단을 설립했다'고 진술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전경련 사회공헌팀장 재직 시 300억 원을 회원사로부터 출연받은 적이 없다"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60억 원을 모금한 것이 가장 많았던 액수"라고 덧붙였다.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은 이 씨를 조사하면서 '피의자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협했다"며, 이 씨에게 "검찰로부터 들은 진술거부권 요지를 기억해서 말해보라"는 요구를 해 일부 방청객들이 웃기도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심야조사를 하기는 했지만, 이 전 팀장과 이 상무에게는 변호인이 동석돼 끝까지 함께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수영은 "대기업이 돈을 내서 문화재단을 만든다고 들었다"는 증언을 반복했다. 이수영은 "기업들이 문화 관련 재단을 만들기로 했고, 실무는 전경련이 책임진다고 한다. 1주일 안에 최대한 빨리 설립해야 하니 최대한 챙겨보라"는 것이 안종범의 지시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주재한 설립 관련 회의에서 '롯데를 제외한 9대 그룹을 상대로 300억 원을 모금하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청와대에서 미르재단 사무실까지 알아보는 등 일부 정황에 대해서는 "의아했다"는 증언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박찬호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으셨고, 경제수석실의 지시가 있었다"며, "자발적 출연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수석실은 기업들에 하늘같은 존재"라며, "인·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골병이 든다"는 증언도 덧붙였다. 출연 과정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고 예에 어긋나서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전경련 근무 33년 동안 "죄송하다"는 말을 그때 제일 많이 한 것 같다"고 증언했다.
2017년 2월 14일 공판기일에는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동구는 44일 만에 이사장 직에서 물러난 계기에 대해 "2016년 1월 19일 안종범의 연락을 받고, 다음날 안종범을 직접 만났다"며, "안종범은 '이사장께서 너무 알려져 계신 분 같으니, 이사장 직에서 물러나 고문을 하시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정동구가 2016년 10월 21일 검찰 조사에서 '전경련의 추천으로 이사장이 됐다'는 허위진술을 한 다음날 안종범이 전화해 '고맙다'고 말했다"면서 허위진술 종용 의혹을 제기했다. 안종범 측은 "안부전화였다"고 반박했지만, 검찰은 "2분 32초 간 통화를 했다"며, "안부라고 하기엔 긴 시간"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도 "안종범의 보좌관 김건훈을 통해 안종범으로부터 '전경련이 추천한 것으로 해 달라'는 요구를 듣고, 검찰에 허위진술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안종범의 수첩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VIP 면담 - 솔루션 '기업이 자발적' 'BH (X)' 'V와 대기업 회장 공감'"
풀이하면, "박 대통령과의 면담한 결과, 양 재단에 대한 솔루션으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만든 재단으로서, 청와대(BH)는 무관하며, 대통령(VIP)과 대기업 회장 간 공감으로 설립된 것'으로 해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의미이다. 김필승은 최순실의 재단 운영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K스포츠재단 임직원 들 사이에서 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친분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증언했다.
이철용 K스포츠재단 부장은 "K스포츠재단 직원이 더블루K 사무실에서 더블루K의 사업에 동원되는 일이 많았다"며, "노승일은 2월 초까지, 박헌영은 계속 더블루K 사무실에 출근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박헌영은 '회장님(최순실)이 이랬다 저랬다' 업무를 시키는 것이 힘들다'고 여러 번 하소연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고영태에 대해서는 "한두 번 만났는데, '체육 현실이 좋지 않으므로 재단을 잘 지켜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증언을 남겼다.
김정훈 미르재단 전 사업본부장은 미르재단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입사하자마자 한 것은 출연금 받는 일이었다"면서, "청와대 관련 사업만 하느라, 전문가들을 모아놓은 사업본부의 프로젝트는 거의 배제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미르재단이 한 대표적인 사업이 무엇이냐"는 최순실 측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하나도 없는데, 뭘 말하나?"라고 강하게 쏘아붙이기도 했다.
한편,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녹음한 '고영태 녹음파일'은 최순실 측이 신청한 5개에 한해 20일 법정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제출한 29개에 대해서는 최순실 측이 녹음은 동의하되, 녹취서는 부동의했다. 재판부도 "29개를 모두 재생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일단은 보류해 둔 상황이다.
2016년 2월 16일 공판기일에는 정호성의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이번에도 차기환 변호사는 불출석했고, 정호성은 "공소사실은 인정하되, 잘 해보려고 한 것"이라는 입장은 유지했다. 이어 "기존 증거신청과 증인신청을 전부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정호성의 공판 일정은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설명·증거 설명에 이어, 향후 진행될 공판에서 피고인신문을 진행한 뒤, 구형을 거쳐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선고는 최순실·안종범과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3월 중으로 추정했다.
검찰이 공개한 신문조서에 따르면, 검찰은 정호성에게 "대통령이 왜 대포폰을 쓰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정호성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어 "대통령이 최순실이 도움받는 빈도는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상당히 자주, 자주"라고 답변했다. 다만, "최순실은 국정 전반에 대한 말씀자료를 수정할 능력은 없었다"며,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어서 대통령이 좋아하시는 표현이나 속마음을 잘 알아서 단지 의견을 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검찰은 익히 알려진 47건의 문건 내역을 공개했고, 정호성·박근혜·최순실 간 3자 대화의 녹취도 공개했다. 최순실은 ▲박 대통령 해외 순방 전 '대수비(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 개최 제안 ▲ 국무총리 대국민담화 발표 시간 지시 ▲'대수비'에서의 박 대통령 발언을 미리 조정했다. 한편, 정호성이 "(자료에 대해) 선생님(최순실)하고 상의했다"고 말하자, 박근혜가 "예, 예"라고 말하는 녹취도 공개됐다. 이 대화 후 정호성은 최순실에게 "VIP께서 선생님 컨펌 받았는지 물어보셔서 '아직 컨펌 못 받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빨리 컨펌 받으라고 확인하십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한편, 검찰은 "태블릿 PC의 주인은 최순실"이라며, "최순실의 개인적 사진들이 있었다"거나, "태블릿 PC의 사용 위치와 최순실의 국내외 거주 지역이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갤럭시 탭"이라며, "증거로 확보된 태블릿 PC의 중복파일 저장 시 숫자 추가 형식은 안드로이드 체제의 형식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2017년 2월 20일 공판기일에는 안종범의 보좌관 김건훈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건훈은 안종범의 지시를 받아 김필승·이용우·김형수 등에게 허위진술과 증거인멸을 요구했다고 한다. 공소장에도 안종범의 공범으로 명시돼 있다.
김건훈은 대체로 "수석님의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어갔으며, 김필승에 대해서도 "재단의 당시 상황을 물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안종범의 대포폰 사용에 대해서도 "안종범의 지시는 없었고, 대포폰의 명의자는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종범 수첩'의 특검 제출 경위에 대해서도 "검찰에 제출한 11권은 검찰에 보여주기만 하려다가 압수를 당한 것이고, 압수수색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 가진 것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부담감을 벗기 위해 남은 39권도 특검에 제출했다"고 증언했다.
오후에는 '김수현·고영태 등 통화녹음'이 3시간 동안 재생됐다. "VIP는 최순실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한다"는 등 이미 알려진 녹음 내용도 있었고, 류상영이 "박헌영에게 들었다"며, "최순실이 고영태에게 어버이연합 게이트 등 문제를 맡겨, 고영태가 그로기 상태로 지쳐서 그냥 멍해 있다"고 말하는 내용도 있었다. 류상영은 "얘(고영태)는 솔직히 왕의 남자인데, 여기서 비즈니스하고 앉아 있으면, 이게 되겠냐"며, "회장님은 영태를 그냥 남자로 데려가고 싶은 것 같아"라고 말하는 등 너무 노골적이라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다.
의아했던 것은 "고영태가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고 했다"는 등 반박에 나선 이경재 변호사가 최순실을 망신시킬 만한 내용이 담긴 녹음도 공개했다는 사실이다. 이경재가 공개한 녹음에 따르면, 김수현은 "고영태가 최순실을 다루는 방법"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게, 영태 형이 소장(최순실)을 다루는 방법이라고 본 거에요. 막 몰아세우다가 감정적으로 다가가서 한번, 그리고 또 정색하고 얘기하고…. 이런 부분이 영태 형이 소장을 다루는 방법이에요. 영태 형이 소장을 감정적으로 그렇게 컨트롤한다고 하면, 업무적으로는 우리가 해야 되는데…."
한편, 최순실은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직접 발언에 나서 "윤전추를 통해 대포폰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언니(최순득)가 한 번 쓴 것을 장시호가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경재는 최순실에 대한 접견금지를 해제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2016년 2월 21일 공판기일에는 최철 전 문체부 장관 정책보좌관·조영석 CJ그룹 전략지원실장·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이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철은 '김수현·고영태 등 통화녹음'에도 등장하는 사람이다. 최철은 고영태 등과도 친분이 있는 여성 이현정으로부터 고영태를 소개받았다고 하며, 이현정은 "고영태는 최순실과 연결됐다. VIP의 가방도 만들었고, 알고 지내면 좋다"며, "최순실은 정윤회의 부인이고, 박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비선 실세라서 문체부에 압력 행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고영태를 소개했다고 한다. 최순실 측은 이현정도 증인으로 신청한 상황이다.
최철은 "고영태 일당이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고 했다"는 최순실 측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최철은 "고영태는 최소한의 행정적·법적 지식도 없고, 메커니즘 이해가 떨어진다"며, "고영태가 최순실과의 관계를 과장해서 이야기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영태 등이 나눈 사업 관련 이야기들은 계획이 담보되지 않은 허세 섞은 이야기에 불과하다"면서, "그들은 사업을 할 능력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영태는 최순실의 아우라가 없으면 실체 없는 무직자에 불과하다"는 증언도 했다.
이어 "고영태는 '최순실이 민정수석실로부터 일정한 정보를 듣고 있다'는 말을 했다"면서, "2016년 3월 경 고영태가 '소장(최순실)에게 들으니, 청와대 민정수석이 너(최철)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 안 좋은 말이 올라가니 조심하라'고 말했고, 이후 민정수석실의 연락을 받아 2회에 걸쳐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조사를 받았다"는 증언도 했다.
조영석·이혁주는 "경제수석의 지시사항이고,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 연이어 재단에 출연했다"는 증언을 했다. 조영석은 "정권에 잘못 보여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 출연까지 거부하면 더 큰 불이익도 걱정돼 응한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혁주는 "하현회 LG유플러스 사장에게 전경련의 출연 요청을 보고하니, 하 사장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다른 기업을 지켜보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2017년 2월 27일 공판기일에는 김 모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지원팀장·김 모 두산그룹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최 모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 등이 연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팀장은 "상관인 서 모 전략지원실장으로부터 '우리도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재단에 대한 출연금을 준비해서 진행하라. 권력기관이 요구하면 할 수 밖에 없다. 동냥은 못 줘도 쪽박은 깰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듣고 실무를 처리했다"고 증언했다. 김 실장은 "청와대로부터 '포괄적으로' 밉보여서 좋을 것은 없다"며, "'밉보여서'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응하지 않아서 좋을 것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증언했다. 최 모 센터장도 "안내면 '찍힐 수 있다'는 염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증언을 남겼다.
오후 일정에는 '안종범 수첩' 중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박근혜는 안종범에게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고 모 씨의 임기 연장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유는 "신망이 두터워서"였다. 또한 최순실 측의 요구로 일명 '고영태 통화녹음도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고영태·김수현 등의, 법정에서 차마 재생하기 민망한 욕설 가득한 대화와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겠다"는 등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들의 대화들이 재생됐다.
검찰은 이를 들으며 대놓고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을 정도였다. 이경재 변호사는 "고영태가 더블루K의 실소유주"라며, '고영태 대표'라고 호칭했다. 하지만 고영태는 통화 중 "관세청장을 구하는 것이 '오더'"라고 표현하며,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을 역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게다가 고영태는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으며, 행정고시라는 말도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검찰조차도 이를 지적하며 "고영태는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고 해도, 장악을 할 능력이 안 된다"고 촌평했을 정도였다.
2017년 3월 6일 공판기일에는 김홍탁과 전병석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일명 인터PG) 이사가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은 각각 "돌아보면 최순실이 인터PG의 실소유주였다"거나 "인터PG 임원들은 최순실에게 중요한 업무 진행 사항을 보고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김홍탁은 "차은택이 모스코스 설립 과정에서 설명한 '확실한 자금력'의 근원은 돌아보면 최순실"이라면서, "최순실이 인터PG의 실소유주라는 것은 짐작으로 알았다"는 증언을 남겼다. 그러면서 "다들 알면서도 숨기는 분위기였고, 불안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차은택은 검찰 조사에서 "형식상 최순실이 (차명을 이용해) 인터PG의 지분 70%를 소유했고, 내 지분은 20%였으며, 김홍탁과 김성현이 각각 5%를 소유했다. 하지만 최순실은 실질적으로 100%를 지배했다"고 말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전병석도 "인터PG 입사 당시에는 차은택의 회사로 알고 있었지만, 나중에 최순실이 지배하는 회사라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재무이사를 맡았던 장순호는 회의가 끝나면 '조금 기다려보자'고 말한 뒤,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며, "그 결과는 며칠 후에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순호가 뭔가 말하면, 장순호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를 아니까 '회장님의 지시'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미르재단과 인터PG 간 '총괄 파트너 계약'을 근거로, "인터PG는 사업 용역 7건을 맡아, 7건 모두 용역 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하고 연기제출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추궁했다. 전병석도 "제출할 만한 퀄리티의 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어서 연기했다"며, 이 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최순실은 김홍탁과 전병석에게 직접 질문을 하면서 "인터PG의 실소유주는 차은택이고, 대통령과 나는 사익을 취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사익을 취한 적 없다"는 주장은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이 추가기소한 안종범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에 대해 병합 심리를 결정했으며, 최순실에 대한 특검 추가 기소에 대해서는 "공판준비절차는 당분간 별도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특검이 2017년 2월 28일 추가기소한 안종범의 뇌물수수 혐의는 박채윤으로부터 2014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약 4,9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이다.
2017년 3월 7일 공판기일에는 차은택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원래는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도 증인 출석이 예정됐지만, 잠적 상태로 소환장 등을 받지 않고 있으며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차은택에 대해서만 5시간 가량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차은택은 "최순실이 미르재단·인터PG를 사실상 실제로 운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자신이 재판을 받고 있는 주 혐의 '포레카 지분 강탈 미수'에 대해서도 "최순실의 지시"라며, "최순실은 포레카 지분 구성에 대해서도 포스트잇에 써서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어 미르재단에 대해서도 "최순실은 2015년 초부터 '문화재단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최순실은 이한선·이성한·김성현 등을 통해 업무를 다 장악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최순실은 인터PG의 지분 70%를 차명으로 지배했고, 30%에 대해서도 주주포기각서를 받았다"면서, "장순호는 매주 인터PG 업무 사항에 대해 최순실의 전달사항을 받아와 김성현에게 전했고, 김성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증언도 덧붙였다. 아울러 "송성각을 통해 김성우에게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을 의향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으며, 최순실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언도 남겼다. 그러면서 "최순실과 대통령이 직접 통화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봤다"거나 "최순실이 국무회의 관련 자료를 수정하고 있는 것을 봤다"는 취지의 증언도 남겼다.
한편, 이경재 변호사는 차은택에게 "(고영태 통화녹음 속 등장인물인) 이현정이 연락을 안 받는다"며, "이현정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요구를 해 방청객들이 웃었으며, "왜 이렇게 인사 추천을 많이 했느냐"는 질타를 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질의를 이어 갔다. 뿐만 아니라, "고영태는 '대통령은 최순실을 믿고, 최순실은 나를 믿는다'는 말을 했다"면서, "차은택 증인도 비슷한 말을 하고 다닌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남겼다.
차은택은 증언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요는, "'대한민국의 문화를 위해 일 해 달라'는 최순실의 말을 믿고 열심히 했는데, 현재는 너무 수치스럽다"며, "모든 것을 지시하고 계획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당당히 한 번만 이야기해주면 그때 그 일을 했던 것이 수치스럽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던 것이다. 최순실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우리가 이렇게 오게 된 것은, 우리가 서로 죄가 있어서 오게 된 것이니 판사님의 재판을 기다려야 한다"고 차은택에게 말했고,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미르재단의 돈을 빼내기 위해 했다는 것이 제일 억울하다"는 주장을 남겼다.
2017년 3월 13일 공판기일에는 김종·구현모 KT 사장·이기우 GKL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종은 "이기우 GKL 사장이 최순실의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최순실은 '사장 교체'를 주장했다"면서, "GKL이 더블루K의 요구로 창단한 장애인 펜싱팀의 훈련시설 미비와 관련해 장애인 펜싱팀 선수들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투서를 했고, 최순실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세월호에 빠지지 말고, 승마 빨리빨리" 발언에 대해서도 "굉장히 심한 최순실의 압박을 받았기 때문에 말했던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2014년 10월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승마경기장에 대해서도, "최순실은 '인천에서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은 정유라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곳이다.
김종은 "대학교수를 하다 와서 체육개혁을 멋지게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면서, "'체육을 우리나라 정부 정책에서 주요 정책으로 올리고 싶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최순실이 몇 가지 체육개혁에 필요한 것에 대해 말한 바를 직접 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렇게 크게 국정농단의 일부분이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구현모는 "안종범의 요구로 이동수 전무와 신혜성 상무보를 채용했다"고 증언했으며, 이기우도 "안종범과 김종의 지시로 더블루K와 스포츠단 창단 협상을 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2017년 3월 14일 공판기일에는 '포레카 지분 강탈 미수' 사건을 다뤘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는 "최순실과 같은 차를 타고 가다가, 최순실이 평소와 다르게 공손한 태도로 전화를 받는 것을 받아 의외였다. '되게 높은 분'과 통화하는 것 같았다"거나, "독일에서 만난 최순실은 '나는 삼성한테 5억 원을 지원받은 것 밖에 없다'면서, '저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조용해지고 좀 정리되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아내 신혜성의 KT 광고 관련 업무를 맡는 상무보가 된 이유는, 최순실이 광고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로 보내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상규는 "자금 사정이 열악한 한상규가 사채업자까지 포레카에 방문하게끔 했으며, 매각 조건과는 달리 직원도 해고했고, 롯데 계열사 앰허브를 입찰 경쟁에서 빠지게 할 목적에서, 한상규가 저(김영수)를 이용했다고 생각한다"는 김영수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한상규는 "포레카 내부에 있는 김영수·최순실이 데려온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투서를 내 음해했다"고 반박했다.
김영수는 "최순실이 아직도 많이 무섭다"면서, "이렇게 많은 일에 관련돼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소회를 남겼다. 최순실은 김영수의 주장을 부인하며, '포레카 지분 강탈 미수' 사건에 대해 "차은택과 컴투게더 간 이권 다툼이 이어지다가 인수를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20일 공판기일의 오전 일정에는 이종욱 KD코퍼레이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종욱은 최순실에게 현대차 납품을 청탁하고 금품을 준 사실을 시인했다. 최순실 측은 "돈은 돌려줬다"는 취지로 반박했지만, 이종욱은 "돌려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 22일 제기했던 '청와대의 KD코퍼레이션 관련 특허심판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시인했다. 이종욱은 "아내를 거쳐 최순실에게 (특허심판에 대해) 말했고, 최순실은 '알아보겠다'며, '도와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이에 대해 제시한 물증은 2015년 10월 22일자 안종범 수첩이었고,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의 개입이 유력한 가능성을 얻었다.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미르재단에 30억 원, K스포츠재단에 19억 원을 출연한 경위에 대해 "출연을 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라도 불이익이 있을까 봐 걱정했고,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라 출연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더블루K가 제안했던 46억 원대의 여자 배드민턴 팀 창단·통합 스포츠단 창단 요구에 대해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우리 지구상에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증언했다.
포레카 강탈 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한상규가 인수 경쟁 상대였던 엠허브를 입찰에서 이탈시키기 위해 우리를 이용했다"는 김영수의 주장을 부인하며 "엠허브는 연간 보장되는 광고물량이 너무 작다'는 이유로 이탈했다"고 증언했고, ▲"포스코가 연간 100억 원의 광고 물량을 주지 않았고, 계속 인수자금의 출처를 문자 삼아서 큰 피해를 입었다"는 한상규의 주장도 부인하며 "포스코 내 긴축 경영을 아주 강도 높게 진행했고, 광고비를 대폭 삭감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現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재단을 만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청와대는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증언하며, 강제 모금 의혹을 부인했다. "최 비서관이 회의 중 출연 약정서를 내지 않았던 기업에 대해 '아직도 내지 않은 기업이 있느냐. 명단을 달라'고 화를 냈다"는 전경련 관계자들의 증언에 대해서도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대해 최상목은 "제가 모금하고 독촉하는 회의가 아니었다"며, "급히 재단을 설립해야 했던 상황에서 저나 전경련 모두 긴장과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고, 저는 약정서 서류를 원하던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21일 공판기일에는 김인회 KT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인회는 "안종범이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며 피어링포탈이라는 회사를 소개했지만,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 형식적 협상을 진행한 뒤 거절했다"며, "큰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이 세세하고 작은 이야기를 해서 상당히 의아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황창규 KT 회장과 독대를 하며 더블루K의 3억 원대 연구 용역 자료 와 영재센터의 스키팀 창단 관련 자료를 줬다고 들었다"며, "대통령이 더블루K의 연구 용역·영재센터의 스키 팀 창단 관련 자료를 직접 줬기 때문에 무겁게 받아들였다"는 증언도 했다. 아울러 "안종범이 직접 황 회장에게 연락해 'KT 스키팀 감독이 정해졌으니 회장이 창단을 잘 챙겨봐 달라'고 말해서 부담스러웠다"며, "시간을 끌면서 다른 의견을 제기해 서서히 거절하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김인회에 대한 증인신문 후 공개된 추가 서류 증거 조사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검찰 진술 조서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대단히 모욕적인 방법으로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는 검찰에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아침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두셔야겠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음식을 안 먹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자신의 위원장 직 해임에 대해 '경기장 건설 관련 누슬리의 입찰 탈락'을 이유로 들었다. 조양호는 이에 대해 "누슬리는 최초에 경기장 건설 입찰에서 탈락했다"며, "이 때문에 안종범과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많은 질책을 들었고, 감사원도 특별감사를 진행하며, 누슬리가 입찰에서 탈락한 소명을 집요하게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3월 27일 공판기일에는 황은연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더블루K의 여자 배드민턴 팀 창단 요구 예산 46억 원은 적정 예산 3배 초과였다"고 증언했고, 조원규 전 포스코 경영지원본부 홍보위원은 "포스코가 내 채용을 꺼리자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정훈 현대차 구매본부장은 "김용환 부회장의 지시로 KD코퍼레이션과의 계약을 추진했다"고 증언했다. 마지막으로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의 비서 안 모 씨는 "검찰이 저를 다그쳤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으며, 최순실은 안 씨를 향해 울먹이며 "많이 힘들어도 끝까지 부탁한다"고 말했다.
2017년 3월 28일 공판기일에는 황창규 KT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황 회장의 법정 출석에는 KT 임직원이 30명이나 동원돼 황창규의 법정 증언을 지켜보기도 했다. 연이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가 이날 출석해 재판부의 배려로 같은 시간에 차은택 등의 공판 관련 증인으로도 동시에 출석한 황창규는, 증인으로 출석한 상황 자체가 불쾌했던지 삐딱한 자세를 유지했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는 삐딱하게 말을 자르며 큰소리를 내기도 했다. 전반적으로는 "안종범의 각종 청탁이 있었고, 부담스러웠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으며, "각종 사안에 대해 실무진에 검토를 지시했을 뿐 구체적 보고는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