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ler[1]
1 개요
백병전 등의 접전에서 가볍게 움직이기 위해 사용된 소형 방패. 냄비뚜껑
직경 또는 둘레가 30cm정도 되는 원형, 사각형 소형 방패의 통칭. 손에 쥐고서 적의 공격을 막는 데 쓴다. 일반적인 방패는 크기와 무게 때문에 목재, 그리고 금속띠 정도로 보강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버클러는 크기가 작기때문에 전체를 금속으로 만드는 경우도 흔했다. 나무로 만들더라도, 보스(방패 중앙의 손잡이가 붙는 금속부)가 돌출되는 형상이라면 보스는 대개 금속제인 경우가 많다. 영국이나 스코틀랜드식 타아지는 평평한 나무에 가죽을 덧씌우는 형태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버클러가 등장한 것은 13세기에서 17세기 사이, 한손검을 주력으로 쓰던 시대에 왼손이 비므로 들고 다닐 쓸만한 부무장을 찾으면서부터였다. 일반적인 방패는 크기가 크고 휴대가 불편했지만, 버클러는 작고 가벼우며 칼자루 혹은 벨트에 걸어서 간편하게 패용할 수 있었으므로 부무장으로써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쟁터보다는 휴대성이 더욱 중요한 평상시의 호신용으로 더 많이 쓰였다.
주로 아밍 소드나 사이드소드 같은 군용 도검 체급과 함께 쓰였으나, 레이피어, 펄션 같은 다른 한손 도검들과도 쓰인 기록이 있다. 특히 16~17세기에는 시민들의 호신용으로 많이 쓰였으며, 조지 실버를 비롯한 소드 마스터들이 소드&버클러 검술을 가르쳤다. 군인과 기사 계급 역시도 소드 앤 버클러를 연습했다는 기록이 있으므로, 군용 민간용 검술을 두루 커버할 수 있는 셈이다.
당시 칼과 버클러를 차고 거들먹거리며 돌아다니는 양아치들을 가리키는 '스워시버클러'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허리에 칼과 버클러를 같이 몰아차고 있으면, 움직일 때마다 쇳소리가 나는데 여기서 유래한 것.(또는 전투 시에 버클러가 칼과 부딪치며 탕탕거리는 소리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런 소형 방패는 역사적으로 몇가지를 더 찾아볼 수 있는데, 고대 그리스의 펠타스트라는 방패가 이러했다고 알려져 있다. 동로마 제국의 중장기병인 클리바노포로스는 고삐를 잡는 왼손을 보호하기 위해 작은 방패를 들기도 했다. 타겟 또는 타아지라고 부르는 방패도 대부분 버클러나 그보다 조금 큰 정도인 경우가 많다.
16세기 중반에는 휠락이나 매치락 피스톨과 결합한 건 실드라는 특수한 버클러도 고안되었는데 이것은 널리 쓰인 것이 아닌 요인 보호용으로 소수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
하이랜드 차지에서 사용하는 방패 '타지'처럼 사격전을 무효화하는데 사용할수도 있었다고 한다.
2 사용법
버클러는 작고 가볍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패처럼 들고 몸을 숨기는 엄폐물 같은 용법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적의 공격을 받아내거나 선공을 걸어 상대의 무기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방패 크기 자체는 작아도, 팔을 길게 뻗을 경우 상체의 상당한 부분이 가려져 창과 같은 찌르는 무기에서 상당히 보호받게 된다. 상단의 이미지가 바로 소드&버클러 검술의 전형적인 기본자세, 버클러를 쥔 주먹을 쭉 뻗어 방어와 견제를 겸하는 자세다.
방패의 고질적인 단점인 사용자의 시야를 차단하는 점에서도 유리했다.
다만 사용에 능동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므로 숙련되어야만 제대로 된 방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방패가 작기 때문에, 화살 같은 투사 무기 방어에는 거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쓸모가 없다. 사실상 근접전 전용 방패로 보는 것이 속편하다.
현재까지 발굴된 무기를 다루는 무술 서적[2] 중 가장 오래된 I.33 문서가 바로 버클러 검술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주로 검을 든 오른손을 가리면서 접근과 공격을 때려넣거나, 방패로 막는 동시에 검으로 공격하거나, 검으로 상대 검을 걷어내고 방패로 찍어눌러 반격을 못하게 제압한 빈 틈에 검을 쑤셔넣는 형태가 많다. 레슬링 간격에 들어가는 경우 상대의 시야를 가리는 용도로도 쓰였다.
또한 버클러는 방패 중심 부분에 긴 가시를 단 것도 있어 공격에 사용되기도 했다. 버클러가 주먹질하듯 쥐고 쓰다보니 공격을 때려넣기 좋다.
이후 한스 탈호퍼, 아킬레 마로쪼 등 많은 소드 마스터들이 버클러 검술을 가르쳤다.
대체로 독일계 검술서에서는 후대에도 I.33을 사료로 삼은 사례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계 마스터들의 소드 앤 버클러 검술 중에는 I.33과 직접적인 연계는 없는 듯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인가 용법이 I.33과는 좀 달라보이고 좀 더 일반 방패 기술과 비슷한 점도 많이 보이지만, 작은 크기의 버클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개념 자체는 대동소이한 편.
3 서브컬쳐의 묘사
서브컬처에서는 주로 여성의 무장 조합으로 많이 사용한다. 가볍고 빠르기 때문에 숏소드와 조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수. 혹은 판타지의 시프계 캐릭터가 종종 장비한다. 이는 주로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설정에 따르는 편이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 초창기에는 이런 이유로 도적이 버클러를 장비할 수 있었던 적이 있다.
서브컬쳐에서 가장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버클러에 대한 오해는 버클러를 손이나 팔에 끼고 쓴다는 것. 버클러가 작고 가벼운데다 손목에 고정해서 그쪽 손을 비게 할 수 있다든지 하는 묘사가 나오는데, 버클러는 팔에 끼는게 아니라 주먹에 쥐고 쓴다. 당연히 손이 비지 않는 무구다. 이것 역시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가 만들어낸 거짓.
물론 버클러 쥐고도 말고삐 정도는 잡을 수 있겠지만, 마상에서 버클러 쓸 일이 어디 있나... 클리바노포로스 같은 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이런 묘사는 틀린 것으로 보는 게 좋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중세풍 다크 판타지 게임인 다크 소울과 다크 소울 2에도 등장. 하지만 번역가가 "바쿠라"(...)라고 오역해버렸다. 물론 게임이 일본 것이니 일본어를 그대로 음차번역해서 일어난 일일수도 있겠지만, 이건... 하지만 다크 소울 3에선 제대로 "버클러"라고 번역하였다. 또한, 역사 속에서 결투 또는 막싸움에서 적의 검격을 흘리는 데 쓰인 걸 반영한 건지 패링 판정이 좋아졌다. 이는 타겟 실드, 스몰 레더 실드 등 다른 버클러류 방패들도 동일. 실제 역사 속 버클러 검술처럼 직검이나 자검과 조합하면 패링으로 뽕을 뽑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