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영어: Bucheon Philharmonic Orchestra

한국부천을 거점으로 하는 관현악단. [홈페이지]

1988년에 부천시립예술단 산하 악단으로 결성되었고, 초기 명칭은 '부천시립교향악단' 이었다. 창단 당시에는 상임 지휘자가 없었지만, 이듬해인 1989년에 임헌정이 상임 지휘자로 부임하면서 버프를 받기 시작했다. 임헌정은 취임과 동시에 악단 규모를 보강하기 위해 역량있는 젊은 연주가들을 대대적으로 영입하기 시작했고, 1990년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매년 개최되는 교향악축제에 처음 참가해 여느 기성 악단 못지 않은 연주력을 보여주며 지속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어 그 동안 한국 관현악단들이 좀처럼 다루지 못했던 쇤베르크베르크, 베베른 등 '신 빈 악파' 작곡가들의 작품이나 버르토크 등 근현대 작품들을 과감히 무대에 올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1999년에는 한국 관현악단 사상 최초로 말러교향곡 1~10번 전곡을 연주한다고 발표해 충공깽을 몰고 왔다.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회는 임헌정의 와병 등으로 인해 일정이 다소 미뤄지기도 했지만, 2003년에 미완성인 10번의 1악장을 연주한 것을 끝으로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그 전 해인 2002년에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관현악단들의 연속 연주회 시리즈인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 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등의 연이은 기획 연주회의 성공으로 부천시 측 뿐 아니라 몇몇 음악 애호가들이 자발적으로 악단 후원회를 조직해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1~9번 연속 연주회를 열었다. 다만 이 때도 임헌정의 건강 문제로 두 해 동안의 공백이 생겼고, 1번2번의 공연은 각각 김영언과 구모영이 대신 지휘했다.

임헌정 취임 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실력과 명성을 계속 보유하고 있으며, 심지어 서울에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나 KBS 교향악단보다 더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악단으로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1] 어쨌든 위의 두 악단과 함께 국내 3대 관현악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모든 것, 특히 문화는 기형적일 정도로 서울 중심인 한국에서 평범한 어느 수도권 위성 도시의 시립 악단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건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임헌정이 건강 악화로 인해 출연 취소를 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우려의 눈길로 지켜보는 이들도 있다. 임헌정이 키워내다시피 한 악단이라, 차기 상임 지휘자가 물색이 안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기 때문. 그리고 2013년 들어 임헌정 본인이 '2014년 12월 31일 까지만 상임 지휘자로 활동한 뒤 퇴임하겠다' 고 밝혔기 때문에 후임 물색이 시급해졌는데, 2014년 1월 말부터 최희준의 뒤를 이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이임이 확정되면서 예정보다 빨리 퇴임하게 되자 현재 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로 재직 중인 박영민을 2015년에 3년 계약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전임자 임헌정은 악단 설립과 발전에 대한 공로로 계관 지휘자 칭호를 받았고, 퇴임 후에도 교향악축제 공연 등에 출연하고 있다. 2014년 8월 31~9월 4일에는 창단 이래 첫 유럽 순회 공연을 프라하뮌헨, 에서 개최했는데, 이 공연 역시 임헌정이 지휘했다.

부천시 측도 만성적인 예산 부족에 허덕이고 있어서 제대로 재정 지원을 하기가 빠듯한 상황이며, 창단 이래 2011년 현재까지 주요 공연장으로 쓰고 있는 부천 시민회관도 시설이 노후화되어 있고 애초에 관현악 전용으로 설립된 곳이 아니라 음향 문제 때문에도 계속 디스 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청 측에서 그 대안으로 약속했던 악단 전용 음악당 설립 계획도 시 측의 만성적인 자금난 때문에 2013년 현재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인지, 굵직한 연주회들의 경우 음향 조건이 좀 더 좋고 더 많은 청중들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2] 심지어 악단의 명성에 비해 단원들의 보수나 처우 같은 면도 다른 시립 악단들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없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연주자들의 이직이 잦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13년에 부천시 시의회 의원들이 부천필과 합창단에 배정된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기존 연주 계획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해지는 등, 악단의 활동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실제로 배당된 예산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인지 [2월 연주회의 일부 취소 공지]가 떴고, 다른 공연들도 예정대로 개최될 지 미지수일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다만 봄이 되고 나서는 시의회와 시립예술단 간의 대립 상황이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공연 일정도 다소 축소되기는 했지만 굵직한 연주회 시리즈를 중심으로는 대체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예술의 전당을 자주 대관해 공연하며 명성을 얻은 악단이라 그런지 해당 공연장의 자체 기획 공연 시리즈에서도 자주 초청받아 연주하고 있는데, 2011년에는 '더 그레이트 3B 시리즈(The Great 3B Series)' 중 브람스를 주제로 한 4회의 연속 연주회에서 교향곡 전곡(1~4번)과 협주곡 네 곡(피아노 협주곡 1~2번,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을 모두 공연하였으며, 2013년에 개관 25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별 연주회에서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장영주 협연)과 베를리오즈환상교향곡을 무대에 올렸다. 또 원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The Great Composer Series)'의 일환으로 두 번째 브루크너 교향곡 1~9번 연속 연주회를 임헌정의 지휘로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이 시리즈는 임헌정이 부천 필 퇴임 후 이임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합창 붙는 작품의 경우 같은 시립예술단 소속인 부천시립합창단[3]과 협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관현악 연주회 외에도 단원들의 실내악 그룹 음악회나 해설 음악회, 발렌타인 데이 등의 이벤트 콘서트 등 다양한 컨셉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1990년대 중반에는 애니메이션 돌아온 영웅 홍길동OST 연주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원작이 대차게 까이는 바람에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여타 클래식 음반으로는 2002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 실황 음반 같은 물건들이 있지만, 대부분 악단 정기 회원들을 위한 특전이나 공연장 현매 혹은 비매품으로 나가서 유통 경로는 한정되어 있다. 2009년에는 유니버설 뮤직의 한국 지사에서 브람스의 1번 교향곡을 첫 상업용 음반으로 출반하기도 했다.[4] 악단 홈페이지에서도 저 음반의 음원을 비롯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말러 교향곡, 여타 관현악 소품 등의 음원들을 들을 수 있다.
  1. 심지어 저 양대 악단이 각각 세종문화회관한국방송공사 사이의 알력으로 신나게 현피뜨면서 이미지를 구겼을 때는 '너희들 부천필 보고 좀 배워야겠네효' 라고 노골적으로 까는 기사가 신문들에 실리기도 했다. 흠좀무.
  2. 다만 대관료 등의 문제 때문인지, 부천 연주회보다 서울 연주회의 입장료가 평균 두 배 비싼 편이다. 서울 사람들도 차라리 부천에서 공연 보는게 교통비 같은거 감안해도 더 싸게 먹힐 정도.
  3. 창단 당시의 명칭이기도 하며, 2000년대 후반에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코러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가 2013년 7월 부로 다시 초기 명칭으로 환원되었다.
  4. 원래 악단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비매품이었지만, 이후 좋은 평판을 받게 되자 아예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를 통해 공식 상업반으로 재출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