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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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야구에서 수비시에 각 타자에 맞춰서 수비하기 용이하도록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것을 일컫는 말.

수비 시프트는 1940년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명 유격수 루 보드로 선수 겸 감독이 처음 고안한 것으로, 수비 시프트가 나오게 된 이유는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테드 윌리엄스를 막기 위해서였다. 윌리엄스는 밀어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당겨치는 것을 즐겨했고, 잘했다. 그러다보니 좌타자였던 테드의 타구는 대부분 우익수 쪽으로 향했던 경우가 많았다. 이걸 막기 위해서 상대팀에서는 좌익수중견수를 우측으로 시프트시키는 전술을 통해 테드를 견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리엄스는 끝까지 당겨치는 것을 고집했다. 사람들이 밀어쳐서 안타칠 생각 없냐고 물어보니까 '빈 곳에 안타치면 된다'고 하고 당겨쳤다. 그래도 사람들이 계속 밀어치는게 좋지 않냐고 말하니까 결국 하는 말이 '잡을 수 없게 홈런을 치면 된다'(...)

대표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수비 시프트는 다음과 같다.

  • 라이트 시프트 : 타구가 오른쪽으로 많이 형성되는 타자. 예를 들어 타격의 대부분이 극단적인 당겨치기로 이뤄진 좌타자.
  • 레프트 시프트 : 타구가 왼쪽으로 많이 형성되는 타자. 예를 들어 타격의 대부분이 극단적인 당겨치기로 이뤄진 우타자
  • 외야 전진 수비: 장타력이 부족한 타자의 경우 내지는 짧은 안타(대표적으로 2사 2루)로 점수를 내줄 수 있을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진 수비. 혹은 극단적으로 희생플라이 하나로 경기가 끝날수 있는 9회말 동점상황 무사 혹은 1사이며 주자가 3루인 경우.
  • 외야 후진 수비: 장타력이 있는 타자의 경우 물러나서 장타를 대비하기 위한 시프트
  • 내야 후진 수비: 장타력이 있는 타자의 경우 장타 대비 중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이동. 발이 느린 타자를 상대로도 사용할 수 있다.
  • 내야 전진 수비: 특히 만루일 경우 땅볼을 바로 홈으로 송구해서 잡아낼 때
  • 더블 플레이 시프트: 병살타를 유도할때, 유격수와 2루수를 2루 베이스쪽으로 땡기는 시프트.
  • 번트 대비 : 지명타자가 없는 리그에서 투수등이 타격을 할때, 대개 번트를 댄다. 이를 대비하게 위한 시프트. 극단적으로 전진수비를 하며 가끔 훼이크 번트 슬래시가 나와 안타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 폭투 대비 : 고의사구 작전시 폭투로 공이 뒤쪽으로 빠지는 경우를 대비하여 3루수포수 뒤편으로 보내서 대비하는 시프트

2 특이한 수비 시프트

규정상 투수포수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수비수는 상대방의 타격이나 주루를 직접 방해할 만한 위치가 아니면 파울라인 안쪽 아무데나 서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에서 소개할 극단적인 시프트들도 가끔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칙적인 시프트를 운영할 경우 수비 공백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대개는 포지션을 유지한 채 수비수의 위치만 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1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데이터 야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리그인 만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특정 선수를 상대하기 위한 수비 시프트를 볼 수 있다. 타구의 방향을 분석한 스프레이 차트(spray chart)가 널리 쓰이게 되면서 타구 방향에 대한 통계가 나오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각 타자들의 성향에 맞춰서 수비수들의 위치를 유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수비 시프트를 선보이기도 한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수비 시프트란 배리 본즈, 데이비드 오티즈 등의 리그 탑 타자들에게나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2010년대 들면서는 타구 방향에 대한 분석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상당히 대중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고타저 경향을 보이는 것도 예전에는 안타가 될만한 타구가, 시프트를 이용하여 막아내는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비드 오티즈의 타구 분포도다. 외야로 나가는 타구는 넓게 퍼져있지만, 땅볼 타구는 1루와 2루 사이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루와 2루 사이에 수비수를 한명 이동시키면 안타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수비수를 이동시키는 것이 수비 시프트이다.


이 사진을 보면 통상적인 야구에서의 수비 위치와는 다르게 서있다. 이는 타석에 들어서있는 데이비드 오티즈의 타격 성향이 극단적인 당겨치기로만 이뤄지는 것에 착안하여 장타를 대비한 후진 수비 및, 당겨치기에 대비한 우측 수비 형태로 수비수들의 위치를 옮겨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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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하워드를 상대로한 시프트이다. 1루수는 파울 라인에 붙고, 2루수는 우익수 앞으로, 유격수는 2루수 자리, 3루수가 유격수 자리에 위치해 있는 전형적인 당겨치는 좌타자를 대비한 시프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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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자인 약동자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한 시프트. 이는 당겨치기 우타자에 대비한 시프트.

위와 같은 상황이면 수비수가 없는 3루 쪽에 기습 번트를 대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다른 입장에서는 괜히 잘치는 선수가 번트를 시도해서 타격 밸런스를 스스로 흐뜨리는 것보다는 아웃을 당하더라도 자신의 리듬에 맞는 스윙을 하는게 좋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또한, 설령 그렇게 안타를 내주더라도 실제로 이득이 없는건 아니다. 발이 느린 오티즈가 3루로 번트를 대 단타를 주긴 했지만, 정상수비를 했다가 오티즈에게 정타로 우측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맞고 2루타 이상을 허용하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다. 만약 밀어서 2루타이상의 타구를 쳐낼 타자라면? 시프트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테드 윌리엄스가 그런 견제를 받고서도 거둔 성적을 보면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1]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의 극단적인 쉬프트 전략 당겨치기를 즐기는 좌타자의 특성을 이용하여 극단적인 쉬프트를 사용했다. 마치 축구에서 볼 수 있는 4백 수비를 내야 1-2루간에 배치하는 전술이다.

2.2 KBO 리그


KBO 리그의 시프트로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2익수를 들 수 있다. 이 2익수 수비는 오재원김재호에게 전수되어 두산 내야진의 대명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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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짤은 2013년 7월 5일 잠실 삼성전에서의 직찍이다. 외야수 4명? 3루수-유격수-2루수-우익수가 직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엄청난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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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에는 미국처럼 타구질을 위해 극단적인 스윙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고, 팀배팅을 강조하는 특성상 시프트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 되려 시프트 당하는 타자가 구멍이라고 욕먹거나, 시프트를 했다가 투수와 수비의 실수로 예측밖의 안타를 맞으면 그날 감독이 까임의 대상일 뿐(...). 다만 요즘은 시프트가 많이 늘어났다.

한국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유승안 감독 시절인 2004년 6월 25일, 8회말 1사 만루에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유도해서 이닝을 끝내려고 외야수였던 이영우를 1루로 보내 내야수를 5명으로 늘려 내야 수비를 강화시키는 일명 유승안 시프트를 한 적도 있다. 물론 남은 외야수는 좌진행 우동진에 투수가 조규수 보기좋게 실패. 최경환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리면서 쐐기점을 박으고 사실상 게임을 끝내버렸다.영상보기

야구 덕후들로부터 일명 유승안 시프트로 불리는 이 수비 시프트는 메이저리그에서 마이크 소시아 등 몇몇 감독이 시도했는데, 주로 주자 만루나 3루 주자가 있는 끝내기상황에 몰렸을 때 내야 땅볼을 유도해 홈에서 주자를 잡거나 병살을 연결해 실점을 무조건 막으려는 극단적인 목적으로 시도한다. 무사 만루 혹은 1사 만루에 3루 주자도 빠르다면, 공이 외야로 뜨는 순간 이미 패배확정이니까 내야에 야수를 몰아두는 시프트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하기도 하고 어이없이 실패하기도 한다. 특히 기껏 야수들 전진배치했더니 투수가 볼질하면 꽝. 끝내기 밀어내기, 혹은 끝내기 몸에 맞는 볼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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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시프트 영상. 스포츠 채널에서 이 경기를 중계하지 않아서 아프리카TV를 통한 이장석비웃음 편파해설으로 유명하다.

2013년 시범경기 SK-넥센전에서 이만수 SK 감독이 동점 9회말 만루 상황에서 중견수 김강민을 2루 뒤에 배치시키는 시프트를 선보였다. 결과는 이성열이 볼넷을 얻어내면서 끝내기 밀어내기(…)가 되어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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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4일 마산 SK-NC 전, 3-3 동점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이만수 SK 감독은 다시 중견수 김강민을 2루 베이스까지 당기는 시프트를 시전했으나, 김경문 NC 감독은 허를 찌르는 끝내기 스퀴즈를 성공시켰다. 이 날의 베플은, 김강민 "끝내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여담으로 유승안 시프트가 처음 나왔을 때도 상대팀 감독이 김경문 감독이었는데, 김경문 감독은 (시범 경기 제외) 시즌 중에 나온 유승안 시프트 두 번 모두를 깨버렸다.
참고로 이 시프트는 불과 10일 후에 메이저리그 다저스에서도 나왔다. 이날 돈 매팅리는 수비시프트도 이만수와 똑같이 썼는데 만루홈런을 맞고 시원하게 망했다.관련기사

2015년 5월 13일 정규리그 Kt-KIA전에서 김기태 KIA 감독이 9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고의사구 작전 시 포수 뒷쪽으로 공이 빠질것을 대비하여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에 배치시키는4루수 뒷루수 시프트를 선보였지만 한국프로야구 규칙 4.03 - 경기시작 때 또는 경기 중 볼 인 플레이가 될 때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 안에 있어야 한다. 는 규칙에 의해 무산됐다.

2015년 6월 21일 목동 LG-넥센전, 3-3 동점 9회말 1사 3루에서 양상문 감독이 외야에 있던 박용택을 1루로 당기는 내야 5인 시프트를 시전했으나 염경엽 감독은 그것을 비웃듯 박동원에게 초구 스퀴즈를 지시, 그대로 경기를 끝내버려서 양상문 감독을 허망하게 만들었다. 5인 쉬프트는 사망 플래그카더라
LG의 극단적 수비 시프트, 박동원의 끝내기 스퀴즈

2010년대 들어서 시프트가 늘어나는 경향이 꾸준히 보이고 있고, 2016년에는 극단적인 좌타 풀 히터를 저격하기 위한 시프트가 구단 전반적으로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2.3 기타

야구만화 ONE OUTS에서는 수비 시프트의 극한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야수를 전부 내야에 위치시키는 9인 내야가 그것이다. 이건 단거리 육상선수급 주력을 가졌지만 번트 밖에 하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극단적인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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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 내야 실제야구 적용 사례. 적어도 1루수는 1루를 지켜야지 근데 안타 쳤다...[1]

번데기 야구단에서는 대만 4번타자와의 대결에서 배터리를 제외한 7명 전부 투수 바로 뒤에 있었다. 사실 수비 시프트라기보다는 어차피 목마타고 운동장 한바퀴 돌기를 걸고 홈런-삼진 내기를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비를 포기했던 것. 사실상 도발이었다(...).[2]

물론 위의 경우처럼 외야를 내야로 끌어쓰거나 하는 것은 수비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지만, 원래 4명+투수+포수가 하던 내야수비에 깍두기가 하나 끼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많다.

허영만의 야구만화 제7구단에서는 주인공 고릴라인 '미스터 고'를 비롯하여 여러 동물이 선수로 나오는데, 심지어 어느 한팀은 독수리를 선수로 고용한다. 8명의 수비수가 오밀 조밀 내야를 지키고, 광활한 외야에는 텅텅 비었고, 9번째 수비수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다. 외야로 타구가 날라가면 인사이드 파크 홈런도 가능한 상황. 실제로, 타자가 외야로 날라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렸는데, 갑자기 외야 전광판에 앉아 있던 독수리가 날아서 무섭게 공을 낚아 채며 아웃시키며, 타자 및 공격팀을 벙찌게 한다. [3]

스포츠 동아에서 연재중인 클로저 이상용에서도 주인공 이상용이 187회 수비 시프트를 지시해서 실행시킨다. 상황을 보자면 9회말 1점차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루를 맞았고, 타석에는 타율 0.330의 물오른 타격감을 가진 타자가, 대기 타석에는 상대팀 4번타자이자 국내 최고의 타자가 기다리는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인공답게 상대 타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상황판으로 변형된 수비 시프트를 선보여 더블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 나온다. 1점 차 리드의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번트냐, 버스터냐를 놓고 둘 다에 대응할 수 있는 시프트를 통해 무사1루를 2사 주자없음으로 만들어버린다.

약물 파동 이후 투고타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측 의견에 따르면 수비 시프트가 그것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마치 축구처럼 야수들은 정해진 영역에서만 수비를 해야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반대측에서는 수비 시프트는 야구의 또 다른 묘미이며 투고타저 현상이라 느껴지는 이유는 투수의 전체적인 기량은 향상했지만 타자는 투수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서라고 반박하며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다. 그럼 타고투저가 극명한 KBO리그는?
  1. 경기는 2014년 자선 야구대회로 양준혁의 양신팀과 이종범의 종범신팀이 연예인과 야구선수의 혼성팀으로 진행한 경기. 타자는 애정통일 남남북녀에서 양준혁의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은아.
  2. 결국 삼진으로 잡지는 않고 홈런성 타구를 내주되, 홈런을 플라이로 잡는 기묘한 상황으로 내기를 끝냈다(...).
  3. 사실 이것이 야구에서 동물이 퇴출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주인공 '미스터 고' 역시 퇴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