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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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이 아닌 프랑스산 진짜 슈크림.

1 Chou à la crème

슈(chou)는 양배추라는 뜻으로, 슈크림의 모양에서 따왔다. 슈크림은 국적이 불분명한 단어다. 아마 프랑스어 Chou à la crème(슈 아 라 크렘)에서 유래했다고 보인다. 일본에서 먼저 Chou à la crème에서 シュー(슈)만 떼어내고 거기에 일본어에서도 비교적 널리 퍼진 이름인 クリーム(크림)을 조합하여 부르다가 한국에도 퍼졌다고 추정된다.

영어로는 cream puff라고 부른다. 한 여행객이 미국 빵집에 가서 슈크림을 찾았는데 점원이 구두약(shoe cream)은 여기에서 안 판다고 한 일화가 있다. 물론 영어에 shoe polish[1]라는 말은 있어도 shoe cream이라는 말은 없기 때문에 지어낸 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점원이 shoe cream으로 듣고 대충 구두에 바르는 크림으로 알아들었거나 아예 뭔 말인지 몰라서 없다고 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정통 슈크림을 먹은 직후에 음주 측정기를 불면 면허정지급 수치가 나온다. 뭐라고??
슈크림을 만들 때 들어간 럼주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나오는 수치일 뿐 혈중 알콜 농도는 높아지지 않고 취하지도 않는다.

2 종류

정통 슈크림과 슈크림 빵은 다르게 분류해야 한다. 정통 슈크림은 슈에 커스터드 크림이 들었지만, 슈크림 빵은 쿠페빵 비슷한 빵 안에 커스터드 크림이 들었다. 슈크림 빵을 정확하게 표현한 이름은 커스터드 크림 빵일 것이다.

정통 슈는 계란박력분을 구리 냄비에 넣고 빠르게 끓여 글루텐이 형성되지 않게 반죽을 만든 다음 얇고 바삭하게 부풀려 여기에 커스터드 크림을 충전하여 만든다. 아주 얇은 막에 크림이 가득 들어간 형태라 약한 압력에도 찌그러지기 쉽다. 찌그러지면 엄청난 손해감과 아쉬움이 느껴지며 옷에 묻으면 지우기 힘든 크림(기름) 자국이 남는다.

언제부터인가 커스터드 크림 대신 슈에 휘핑크림을 넣어 '슈크림'으로 내놓았다. 맛도 좋고 커스터드 크림보다 만들기 쉬워 제과점마다 휘핑 크림을 넣어서 팔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커스터드 크림이 아닌 휘핑 크림이 들어간 슈크림을 원조로 알기도 한다. 시내의 유명 제과점에서조차 휘핑 슈크림을 주로 팔기에 커스터드 슈크림을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휘핑 크림이 들어간 슈크림을 사도로 보기도 어렵다. 본고장에서도 커스터드 크림만 넣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크림 퍼프나 프랑스의 슈 아 라 크렘에도 종종 휘핑 크림이 들어간다.

제과기능사 실기 종목 중 하나이며 여기서는 커스터드를 충전한다.


길게 만든 것은 에클레어 또는 에클레르로 부른다. 엄밀히 따지면 제법에 차이가 나기는 한다.

3 한국 내 상황

국내에서는 정통 슈크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만들기도 까다롭고 보존도 어려우며 먹기에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슈크림은 대부분 슈크림을 손가락 만하게 만든 베이비 슈이다. 과거 국내에서 슈크림이라고 하면 이것을 칭하였지만 점차 베이비 슈라는 이름이 정착되는 경향이 보인다. 일부 지역의 파리바게트에서는 베이비 슈와 별도로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커다란 슈크림을 팔기도 한다. 2000년대 중후반에 대형 슈크림이 유행하여 길거리에서도 판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본격적인 슈크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맛이 없었다.

일본 만화에서처럼 큰 슈크림을 만드는 제과점은 국내에서 손에 꼽는다. 부산에 있는 OPS(구 삼익제과)의 손바닥 만한 슈크림이 유명하며 서울 성산동에 있는 리치몬드 제과의 슈크림도 손에 꼽힌다. 슈크림 전문 체인점으로는 비어드 파파가 있다. 코스트코에서도 정통 슈크림을 판매한다.

4 미디어에서의 슈크림

전직 야구선수이자 현 해설가인 그분슈라이더를 구사하는 현 해설가의 바게트를 방망이 삼고 슈크림을 공 삼아 홈런을 칠 수 있다고 한다.

아마가미유즈키 루리코슈크림의 어원에 대해 히브리어로 사랑을 이루는 주문이라고 사쿠라이 리호코한테 뻥을 치고 있다 카더라.

쿠키런에는 슈크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미래일기 코믹스에서는 어느 테러리스트형사를 '똘마니'로 부려먹으며 슈크림 셔틀을 시킨 적이 있다.

4.1 슈크림을 좋아하는 캐릭터

  1. polish라는 단어는 '광을 내다' 라는 뜻의 영어 동사이다. polish는 폴란드의 국명 형용사이기도 하지만 shoe polish는 폴란드와 상관없이 "신발 광택제"라는 뜻이다. 따라서 폴란드의 무언가를 나타낼 때는 반드시 대문자 P를 써서 Polish로 써야 한다. 이것은 china도 마찬가지로, 첫 글자 C를 소문자로 쓰면 (중국에서 유래한) 도자기, 대문자로 쓰면 중국을 뜻한다.
  2. 슈크림을 일정 기간마다 섭취하지 않으면 슈크림분 부족 증세가 생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