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생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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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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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시생누대(Archean Eon, 始生累代)명왕누대 다음의 이언으로 약 38억 년 전부터 약 25억 년 전까지의 시기를 가리킨다.

층서법에 의해 그 시기가 정해진 다른 지질 시대들과는 달리 이 시대는 연대 측정을 통해 정의되었다. 국제층서학위원회의 공식적인 의견은 우선 시생누대의 가장 하부 경계가 약 40억 년 전에 생성되었다는 것. 하지만 40억년 전보다는 38억 년 전이 조금 더 정확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도 40억 년 전보다는 38억 년 전부터로 소개하는 편.

과거에는 명왕누대를 굳이 다른 지질 시대로 구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시생누대를 지구 탄생 이후부터 25억 년 전까지로 정의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르콘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게 증가하면서 명왕누대가 독립된 지질 시대로 인정받은 상황이다. Archean이라는 영문 이름은 "시작, 탄생, 원천"이라는 의미를 지닌 고대 그리스어 Αρχή (Arkhē)에서 비롯되었다. 그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기에 유기 화합물의 진화 결과로 최초의 생명이 탄생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2 시생누대의 지구

시생누대는 명왕누대, 원생누대, 현생누대와 함께 지질학적으로 가장 큰 분류인 4개의 이언들 중 하나다. 시생누대 초기(38억년전~32억년전)에는 지구의 지각열류량이 지금의 3배 정도였고, 원생누대로 넘어가는 시점 당시에도 현재의 2배 정도였다. 높은 지각열류량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인데 지금보다 8배 이상 많았던 칼륨-40, 지금보다 훨씬 많이 존재했던 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이 주 원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시생누대의 암석들은 대부분이 변성암이거나 화성암이다. 화산 활동 역시 명왕누대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활발해서 코마타이트처럼 점성이 낮은 특수 용암의 분출이 잦았다. 38억년전 지구의 열류량은 현재의 3배가 넘었으므로, 지표면에서 갓 나온 용암의 온도도 매우 뜨거워 섭씨 1600~1800도에 이르렀으며 이러한 용암이 서서히 굳으면서 코마타이트와 스피니펙스 조직의 암석이 생성되었다.
(참고로 현재 갓 나오는 용암의 온도는 아무리 뜨거워봤자 1205도가 한계이며, 화산 내부에 잠들어있는 지각내의 마그마의 온도도 섭씨 1350도가 최고이다.)
시생누대의 암석 종류에는 화강암, 섬록암, 사장암 등이 있다.

시생누대 초기에는 칼륨-40과 우라늄-235가 뿜어내는 열로 인해 지구에는 초대륙보다는 작은 대륙들이 많이 생성되었다.
판의 갯수도 지금보다 훨씬 많아 800개가 넘었다. 현재의 80개의 비해 10배나 많은 갯수이다.
화산도 명왕누대보다는 훨씬 적은 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화산 군도도 많이 형성되었다. 빠른 대륙 이동의 결과이다.
화산 군도에서 수개의 화산들이 폭발하면 뜨거운 용암이 분출되었는데 당시 용암은 지금의 용암보다 온도가 더 뜨거워 오랫동안 흘러내렸다.

하지만 시생누대 중기가 시작되는 32억년전을 기점으로 칼륨-40과 우라늄-235가 어느 정도 양이 줄게 되자 초대륙도 많이 형성되었다.
또한 급속히 화산 군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시생누대 후기가 시작되는 28억년전에는 지표에서 갓 나온 용암의 온도가 1600도 이하로 내려가게 되어 스피니펙스 조직을 생성할만한 용암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

25억년전에는 우라늄-235의 양이 어느 정도 줄게 되고, 지구 열류량도 현재의 2배로 내려가 지구 지질 활동도 현재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지표에 갓 나온 용암의 온도도 1500도 이하로 내려가 코마타이트 같은 화산암도 더 이상 생성되지 않게 된다. 대륙 이동 속도도 현재보단 약간 빠르지만 거의 비슷하게 줄어들게 되며 판의 갯수도 200개 이하로 내려가고 화산 군도의 수도 지금과 별 차이 없는 수로 변화한다. 이 때를 시생누대의 종료로 본다.

시생누대의 방사성 동위 원소는 칼륨-40과 우라늄-235가 지각 열류량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2.1 판구조

시생누대 초기의 지구는 지금과는 다른 판구조 양상을 보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당시 지구가 매우 뜨거웠기 때문에 판구조 활동이 지금보다 더욱 활발했으며, 지각물질이 지금보다 더 빠른 주기로 순환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때문에 맨틀이 식고 지각물질의 대류 속도가 느려지기 전까지는 대륙괴 및 대륙의 성장 속도가 더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이 때의 대륙판 암석권은 섭입하기에는 너무 가벼웠으나 시원누대[1]의 암석이 드문 것은 이후의 판구조 활동에 의한 침식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원누대 동안 판구조 활동이 있었는가 하는 문제는 현대 지구과학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이다.

시생누대 당시의 대륙 형성에 있어서 학계는 크게 두 가지 학파로 나뉘고 있다. 우선 첫번째 학파에서는 시생누대 말기까지는 큰 대륙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은 원시대륙들이 일반적이었으나 활발한 지질 활동으로 인해 이들이 충돌하여 더욱 큰 대륙을 형성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의 지질학자 리차드 암스트롱의 영향을 받은 두번째 학파에서는 대륙이 지구의 탄생 후 첫 5억 년 동안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크기로 성장해 그 크기가 지구의 역사 내내 유지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각물질들이 맨틀 밑으로 가라앉고 다시 맨틀 밑으로 가라앉은 물질들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순환을 통해 대륙의 크기가 일정하게 유지되었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입장. 물론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정답은 발견되지 않았다.

2.2 고환경

시생누대의 대기에는 산소가 부족했다. 천문학자들은 38억년전 태양의 광도가 지금의 75%에 불과했을 것이라 보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생누대 지구의 온도가 지금과 비슷했다. 이는 아직 이 당시 지구가 다른 천체와의 충돌이 활발했는데, 그 과정에서 지각이 녹았다가 다시 식어 가라앉는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적은 광도에 비해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시생누대가 끝나가던 시점인 약 25억 년 전에는 판구조 운동의 양상이 현재와 유사해졌다. 잘 보존된 퇴적분지, 호상열도, 대륙내 열곡, 대륙충돌, 최소한 한차례 이상의 초대륙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전지구적인 조산활동 등이 있었다. 액체 상태의 물이 풍부했으며, 심해저 분지에서는 호상철광층, 처트층리, 화학적 퇴적암, 침상용암 등이 형성되었다.

3 지질

현재까지 발견된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들이 대부분 시생누대 초기인 38~40억 년 전의 것들이다. 이는 애초에 명왕누대라는 명칭 자체가 만들어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된다.[2] 시생누대의 암석들은 그린란드, 캐나다 순상지, 스코틀랜드, 인도,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다. 이 시기에 형성된 최초의 대륙이 현재 대륙 크기의 7%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후의 침식과 파괴작용을 고려하면, 현재 규모의 5~40%의 대륙 지각이 형성되었다고 여겨진다.

원생누대와 달리 시생누대의 암석들은 대부분이 심해저퇴적물들이 고도로 변성되어 만들어진 암석들이다. 특히 호상철광층과 같은 탄산염 암석들은 매우 희귀한데, 이것은 바다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 때문에 당시 바다가 비교적 산성이었음을 보여준다.

4 생명

여러 과학적 증거들에 따르면 지구 최초의 생명이 약 35억 년 전에 탄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37억 년 된 변성 퇴적암에서 찾은 유기물로, 이후에는 시아노박테리아의 화석이 시생누대 전 기간에 걸쳐 발견된다. 특히 후대로 갈수록 더욱 흔해진다.

시생누대의 전 기간 동안 계속해서 생물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고등 생물들 보다는 핵이 없는 단세포 생물 또는 원핵 생물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기에 진핵생물들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화석을 남기지 않고 진화를 했다고 믿어지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이 당시의 바이러스 화석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1. 시생누대 + 원생누대를 지칭하는 말
  2. 자세한 것은 명왕누대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