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룬의 아이들/등장인물
성격 고약한 아가씨, 그만 고집 부리고 돌아와요. 기다리느라 졸음이 올 지경이네. 내가 조금이라도 걱정할 것 같아요? 어림없지. 당신처럼 위대한 마법사를 걱정하다니 주제넘다고 소리지를 게 뻔한데. 절대로, 털끝만큼도 걱정 안 하니까 빨리 돌아오기만 해요. 어디 다치지 말고, 성급한 일 저지르지 말고, 제발 그냥 돌아와요. -?[1]-
룬의 아이들 데모닉의 등장인물. 별호는 긴 머리의 아나로즈
조슈아 폰 아르님의 선조인 데모닉 공작 이카본 폰 아르님의 가장 소중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동지 3사람 중 한명이자 이카본의 연인. 가족으로는 어머니, 언니인 에일로즈 티카람이 있었다.
이카본이 노을섬에서 얻었다는 남쪽 바다의 루비라는 보물이 바로 그녀를 말하며, 이카본의 동지 중 기록이 남겨져 있지 않은 마법사 티카람이 바로 그녀이다. 동시에 가나폴리 시대 이후에 가나폴리에 가장 근접한 마법사이기도 하다. 남쪽 바다의 루비라는 이명에 어울리는 루비 같이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이다.
십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그 일대에서 대단한 마법사로 알려져 있었으며 노을섬에서도 가장 강력한 마법사였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 대한 말을 듣고 노을섬의 마법폭풍을 뚫고 숨어 들어온 이카본과 켈스니티를 만나게 된다.[2] 그렇게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아나로즈는 마법폭풍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이 겨우 자신 또래의 남자애들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리고 아나로즈는 이카본의 말을 듣고 소원 거울이라는 게 무엇인지 마법사 혹은 십대 소녀의 호기심을 자극당해 그들을 따라 나서게 된다. 그 당시 그녀는 곧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애초부터 이카본은 그녀를 보내줄 생각따윈 없었다고(...)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이카본
결국 이카본에게 설득당해 그의 곁에 맹우로서 머물게 된 그녀는 자신의 강력한 마법으로 이카본의 꿈인 페리윙클 섬 독립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가 없었으면 페리윙클의 독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있는 동안 이카본과 아나로즈는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카본은 그녀를 애칭인 '앤'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카본을 따르는 자들인 약속의 사람들은 노을섬 출신인 그녀에게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의 공이 매우 큼에도 끝내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자존심 강한 아나로즈 역시 자신을 무시하는 약속의 사람들을 매우 싫어하고 똑같이 무시했다.
하지만 일단 공통의 목표가 있는 이상은 그 갈등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카본의 세력들이 켈티카와 손을 잡고 결국 티아에게서 페리윙클 섬을 독립시키는데 성공하고, 이카본이 아노마라드 왕국의 개국 공신이 되어 초대 공작이 된 이후부터 시작된다.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약속의 사람들과 아나로즈의 사이는 점점 최악으로 치달아 간다. 한편 사랑에 빠진 이카본과 아나로즈의 관계는 결혼 직전까지 간다. 하지만 약속의 사람들은 이카본이 아나로즈와 결혼하려는 것을 매우 못마땅해 해서 아나로즈와 이카본을 이간질시켰으며 이러한 이간질은 결국 성공한다. 그녀와 이카본은 서로를 오해하고 크게 다투었으며 결혼은 파토나고 그녀는 노을섬으로 돌아와 버렸다.[3] 이 때 이미 그녀는 이카본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그 이후에 이카본은 노을섬으로 아나로즈를 찾아 왔지만, 아나로즈는 아이를 가진 상태였으므로 자존심 때문에라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아나로즈가 아이를 가졌다는 걸 그 당시 이카본이 알았다면 아이를 위해서라며 다소 강압적으로라도 아나로즈와의 사이를 돌이키려 했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서로 사과하고 화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임신 때문에 재결합한 것이 되므로 자존심 강한 아나로즈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던 것. 더구나 이카본은 아나로즈와 싸운 직후 홧김에 정략혼담 중 하나를 수락해버리는 바람에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카본은 아나로즈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터라 그저 아나로즈가 화가 나서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것으로만 생각했고, 아나로즈를 만나 설득하기 위해 여러 번 찾아갔다. 그러나 결국 비취반지성 사건[4]을 계기로 맹우들끼리의 맹세를 깨고 모두를 죽거나 떠나게 만든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슬픔, 떠나거나 죽은 친구와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 이 지경이 되도록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아나로즈에 대한 원망 등의 복잡한 감정 때문에 이카본은 더 이상 아나로즈를 찾아가려 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심지어 그녀에 대한 기록을 의도적으로 지운다. 결국 후대에 그녀에 대한 기록은 거의 사라져서 성별과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고 단지 마법사 티카람이라는 성만 남게 된다.
아나로즈는 이카본의 딸 멜오렌을 낳았고, 멜오렌은 아나로즈의 언니 에일로즈 티카람에게 입양되어 자라게 된다. 아나로즈가 이카본의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아는 건 아나로즈와 에일로즈, 멜오렌 본인뿐이었기에 세간에는 멜오렌이 에일로즈의 딸로 알려져 있었다. 멜오렌은 자라서 결혼하여 '아몬드꽃의 제노비아'라 불렸던 딸 제노비아를 낳았다. 제노비아는 아름다운 소녀였지만 날 때부터 백치로 태어나 어린아이 정도의 정신수준을 갖고 있었고 오래 살지 못하고 요절한 것으로 보인다. 멜오렌의 삶에 대해선 작중에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상장(喪章)을 단 멜오렌'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것으로 보아 멜오렌 역시 그리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한 듯하다.[5]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이카본이 말년에 후회하여 그녀를 찾아왔을 때에도 아나로즈는 그를 끝끝내 만나주지 않았고, 자신들의 딸인 멜오렌과 손녀 제노비아만을 잠깐 만나는 것만 허락한다. 이카본은 딸 멜오렌에게 자신과 함께 비취반지 성으로 가겠느냐고 물었지만 멜오렌은 거절했고 이카본은 대신 제노비아의 초상화를 스케치해 간다. 조슈아가 비취반지 성에 걸려있던 이름 모를 소녀의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누나 이브노아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이 초상화가 이카본이 그린 제노비아의 초상이었다. 후반부 나온 진실을 합쳐서 추측컨대 제노비아는 노을섬의 마력에 영향받아 날 때부터 미쳐버린 '손상된 데모닉'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카본이 죽은 후 아나로즈는 그들의 힘의 원천이 과거 가나폴리를 멸망시킨 악의 무구중 하나인 부러진 창임을 알았고, 그 것을 봉인하고 정화하는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릴지 모르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 때 이카본이 약속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주기로 약속한 소원 거울의 주춧돌을 이카본의 묘지로 사용했고, 그녀가 그것을 가져가 자신이 봉인을 거는 장소 옆에 두고 길고 긴 잠에 빠진다.
그렇게 수백년의 세월을 잠든 채로 살아가던 그녀는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조슈아와 막시민을 만나게 된다. 조슈아를 본 그녀는 그가 이카본으로부터 이어져 온 약속의 사람들과의 맹세를 지키려 하는 것을 알게 되고, 과거 그들을 택하고 자신의 명예를 지켜주지 않은 이카본의 기억이 떠올라 분노에 찬 나머지 조슈아를 죽이려 하지만[6] 막시민의 제지와 부러진 창의 조각을 없애야 하는 사실, 그리고 켈스에 대한 이야기와 둘의 설득을 들으며 창의 조각을 없애고 죽으러 돌아오라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목적을 수행하고 돌아오고, 그녀는 다시 한번 조슈아에게 죽어달라고 하고, 조슈아는 그것을 긍정한다. 그리고 조슈아는 자신이 죽었다가 약속의 사람들과 그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켈스니티가 자신들을 희생하여 조슈아를 살렸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도 소중한 친구였던 켈스니티의 희생에 눈물을 흘리며 조슈아가 더 이상 자신의 목숨이 자신만을 위한 것임이 아님을, 그리고 이카본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동안 그의 성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약속의 사람들 덕분에 이카본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조슈아 또한 만날수 있었으니 용서해줄 수 없느냐는 리체의 말에 마침내 약속의 사람들을 용서하며 소원 거울을 만들어준다. 자신의 후손인 아우렐리에 티카람을 만나서 인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조슈아에게 동화된 켈스니티의 힘으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다시 한번 보면서 이카본과 자신이 했던 오해를 풀고 그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다시 깊은 잠에 빠진다. 데모닉의 각 막의 제목의 첫글자를 모아 놓으면 ABSINTHE IS MY SOUL이 되는데, 압생트란 압생트 빛 눈을 가진 아나로즈 티카람을 말한다. 사실 데모닉이 한권씩 출간될 때는 눈치챈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박스판에 이렇게 써놔서 알아챈 사람이 많다.[7]
참고로 순서를 일부러 뒤틀어 놓은데다가 갑작스럽게 나오는지라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데모닉 6권중 '4월의 폭풍' 부분은 정황상 분명히 아나로즈 티카람이 화자이다.[8] 이카본과의 이별 이후, 피 흘리는 창을 지키러 가기 전에 추억의 장소인 별장에 찾아간 것이다. 그런데 별장을 이카본의 신혼집으로 꾸미라는 명을 받은 하녀와 마주쳐버린 상황인 셈이다. 이것을 알고 다시 읽으면 느낌이 상당히 다를 것이다.
외적인 특징이 리체와 동일하다. 붉은 머리카락과 초록색 눈동자.- ↑ 원작에 나오지는 않지만, 스토리상 이카본 폰 아르님으로 추정된다.
- ↑ 들어오자마자 잡혔지만...
- ↑ 사실 떠나는 그녀를 이카본은 쫓아갔었지만 또 다시 약속의 사람들의 술수에 의해 그녀를 잡지 못했다. 자세한 것은 이카본 폰 아르님 항목 참조.
- ↑ 아나로즈를 찾아가느라 이카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비취반지성에 습격이 있어 켈스니티 발미아드와 약속의 사람들 대부분이 죽는다. 그리고 세 맹우 중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스초안 오블리비언은 아나로즈와의 관계를 파탄내고 켈스니티마저 죽게 만든 이카본에게 실망하여 자신이 그렸던 세 명의 맹우들의 초상화를 다른 사람들로 고쳐 그린 뒤 이카본을 떠나게 된다.
- ↑ 주위 사람들이 모두 이른 죽음을 맞았기에 상장을 달았다는 설과, 젊은 나이에 '무덤'에 들어가 죽은 거나 다름없이 인간으로서 버티기 힘든 임무를 맡게 된 친어머니 아나로즈를 기리기 위해 상장을 달았다는 설이 있다.(임무 내용에 관해선 후술) 어느 쪽이 맞는지, 혹은 둘 다인지는 멜오렌의 삶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기에 알 수 없는 부분.
- ↑ 조슈아가 하는 일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짓밟은 과거 이카본의 모습 그 자체라고 한다.
- ↑ 그러나 Q&A에서 전민희 작가가 압생트가 아나로즈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 ↑ 공작님이 아가씨를 상당히 좋아했던듯 하다는 언급, 무덤으로 들어간다는 화자의 말, 회상에서 아나로즈의 애칭은 '앤'이고 그렇게 불러달라는 부탁, 이카본의 틀어앉는 버릇 덕분에 한쪽만 닳아있는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