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wind Dale II
1 개요
블랙 아일 스튜디오의 D&D 액션 RPG <아이스윈드 데일>의 후속작이자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2002년 출시되었다. 전작 및 <발더스 게이트>,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등에 사용된 인피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진 마지막 게임이자[1] 블랙 아일 스튜디오의 실질적인 마지막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2] 당시로써는 최신이었던 D&D 3rd룰을 채택한 유일한 인피티니 엔진 게임이기도 하다.[3]
2 상세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토리 진행보다는 던전 크로울링 중심의 전투를 강조하는 게임플레이를 보여준다. 다만 전작에 비해 전투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여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이 많았고, 개개의 전투에는 매우 공들인 연출이 돋보였음에도 다소 몰입도가 떨어지는 스토리와 퀘스트가 반복되다보니 엔딩까지 가는게 고역이라는 평도 있었다. 플레이타임이 상당한 만큼 전투 외에도 게이머를 붙잡아 줄 만한 수준의 스토리가 필요한데, 당시 모회사 인터플레이가 이미 막장테크를 타고 있던 시기라 그런지 만듦새가 좀 아쉬운 느낌. 특히 몇몇 부분에서 별 의미 없는 길찾기나 반복적 필수 퀘스트로 플레이타임을 늘린다는 느낌을 준다. 다만 난이도 높고 전략성 있는 전투 덕에 멀티플레이로 즐기면 재미가 훨씬 배가된다. 메타크리틱 평점은 83점으로 전작보다는 좀 떨어지지만, 수작 RPG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
전작의 중요한 매력포인트였던 아름답게 묘사된 배경 그래픽 및 음악은 여전히 훌륭하다. 작곡가는 바뀌었지만[4] 작곡 과정에서 분위기의 연속성을 위해 전작의 작곡가인 제러미 솔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2편의 메인 테마는 그 유명한 1편 테마곡의 어레인지인데, 포스는 전작보다 부족한 듯.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멜로디랑 비슷하다. 1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곡이 첫 마을 이스트헤이븐의 테마였는데, 2편에서도 첫 마을 타고스의 테마가 가장 아름답다는 평이 많다.
전작과는 달리 3D 가속을 지원하지 않음에도 게임을 구동할 때 엔비디아 로고가 뜬다. 인터플레이가 얼마나 궁했으면 3D 지원도 안 하는 게임에 그래픽카드 회사 광고를 넣은 건지...안습.
국내에는 한글화나 패키지 출시 없이 영문 주얼판으로만 출시되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출시가 상당히 늦었던지라, 열성 팬층의 상당수는 이미 해외판을 구매한 상태였다. 파이어와인의 D&D 렐름에서 팬들이 비공식 한글패치를 제작하여 한글로도 즐길 수 있다. 다만 이 패치는 한창 작업 진행 중에 파이어와인 사이트가 폭파되는 바람에 미완성 상태로 남아서,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대사들은 대부분 번역되어 있지만 일부 저널이나 상당수의 아이템 설명 등은 번역이 되어있지 않다. 마무리 검수가 이루어지지 못했기에 인명이나 지명 등 고유명사도 제대로 통일되지 못했다.
3 스토리
스토리는 전작으로부터 30여년 후인 1310DR 시점에서 펼쳐진다[5]. 공간적 배경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이스윈드 데일 지역이지만, 주인공 일행이 돌아다니는 범위는 훨씬 넓다.
고블린, 오크, 오우거 등의 몬스터 종족들이 조직적으로 무리를 이루어 텐 타운즈의 하나인 타고스를 공격한다. 주인공 일행은 타고스의 구원 요청을 받고 러스칸에서 파견된 용병으로, 타고스 수비대를 도와 도시를 지켜내는 대 혁혁한 공을 세운다. 이후 타고스 시장 울브렉의 부탁을 받아 셰인간 강에서 적들을 몰아내고, 타고스의 정찰병들이 발견한 몬스터 연합군의 요새를 무너뜨린다.
리젼 오브 더 키메라라는 이름 아래 몬스터들을 조직화한 배후를 찾는 과정에서 주인공 일행은 몇몇 세력들의 개입을 밝혀내지만, 이들 역시 진정한 배후는 아니었다. 설산을 넘다가 비행선이 추락하고, 얼어붙은 신전과 저주받은 숲, 그리고 심지어 언더다크를 통과하는 모험 끝에 마침내 진정한 악의 배후는 이제어와 마데이라는 두 캠비온[6] 남매이며, 그들의 본거지는 고대의 버림받은 요새 세버드 핸드[7]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4 전작과의 연관성
반드시 전작을 해 봐야 할 정도의 긴밀한 연관성은 없지만, 전작 주인공 파티의 이야기를 NPC들과의 대화를 통해 듣는다던가, 그 내용이 기록된 책을 볼 수 있다던가[8], 전작에서는 어린 아이로 등장했던 NPC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나온다던가, 전작의 중요 인물의 자식들이 스토리상 중요한 역할로 나오는 등의 소소한 연관이 많다.
특히 드로우 마법사 말라본과 그의 여동생 기나페, 저주에 걸려 움버 헐크가 된 레드 위저드 사발릭 탄, 일메이터의 수녀 에게니아 등 전작에서 잠깐씩 스쳐 지나갔던 인물들의 심도있는 뒷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전작에서 쿨다하르의 '자칭' 비행선에 거주하며 포션을 팔던 괴짜 노움 연금술사 오스왈드 피들벤더는 '진짜' 비행선을 몰며 주인공 일행의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수차례 맡게 되는데, 대부분의 대사가 더빙되어 있다는 점에서부터 그 위상(?)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2편 스토리의 나레이터가 오스왈드의 조카딸인 메랄리이다 보니,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각 챕터 중간중간의 나레이션마다 수시로 언급되는 위엄을 과시한다[9].
인물들만이 아니라 쿨다하르, 드래곤즈 아이, 세버드 핸드 등 전작의 유명한 배경들도 일부 재등장하기에 아무래도 전작부터 플레이해 보는 것이 이런 소소한 부분들을 느끼기에는 더 좋다[10]. 직접 가 볼 수는 없지만 월드맵을 통해 이스트헤이븐, 론리우드, 시 오브 무빙 아이스(유빙해) 같은 전작 및 확장팩의 다른 장소들과 심지어 러스칸과 네버윈터 숲까지도 확인해볼 수 있다.
5 참고 항목
- ↑ 마지막 작품 답게 당연히 가장 최신으로 업데이트 된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 ↑ 이후 2003년에 <라이온하트: 레거시 오브 더 크루세이더즈>가 블랙 아일의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실제 개발사는 리플렉시브라는 소규모 회사였으며, 2004년의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 2> 역시 실질적인 개발은 인터플레이 내부의 다른 팀이 맡았다. 당시 몰락의 길을 걷던 인터플레이가 자사의 가장 신뢰도 있는 브랜드인 블랙 아일의 이름을 마지막까지 이용하려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 ↑ 비슷한 시기에 바이오웨어는 마찬가지로 3rd 룰을 채택한 <네버윈터 나이츠>를 오로라 엔진으로 제작했다.
- ↑ 이논 주르(Inon Zur). <발더스 게이트 2: 쓰론 오브 바알>이나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베데스다의 폴아웃 시리즈에도 참여했다.
- ↑ 참고로 전작은 1281DR, <발더스 게이트>는 1368DR, <네버윈터 나이츠>는 1372DR 시점이다.
- ↑ 악마와 '외부 존재의 영향을 받은' 필멸자(주로 티플링)의 혼혈을 말한다. 이 둘의 경우에는 바테주와 엘프의 혼혈.
- ↑ 전작의 바로 그 곳 맞다.
- ↑ 원본뿐 아니라 확장팩 <하트 오브 윈터>, <트라이얼즈 오브 더 루어마스터>의 이야기까지 수록.
- ↑ 메랄리는 나레이션에서는 성인으로 보이지만, 게임 내에서 어린 소녀로 등장한다. 성장한 메랄리가 삼촌 오스왈드와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며 회고하는 형식.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어린 시절의 메랄리는 삼촌의 악영향(?) 때문인지 상당히 4차원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나레이션에서는 극히 정상적인 것을 보면 성장하면서 치유(?)된 듯. 아, 당연히 메랄리도 노움이다. 예쁜 목소리 듣고 너무 기대하지 말자(...).
- ↑ Infinity Explorer 같은 프로그램으로 1편과 2편의 맵 데이터를 추출해서 앞뒤로 넘겨가며 비교하면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깨알같은 디테일까지 뜯어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