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저회

1 개요

출산되지 않은 자궁 안의 새끼돼지인 애저를 사용해 로 먹는 제주도만의 독자적인 토속음식.

제주도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새끼회(새끼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고 한다. 대한민국광주광역시진안군에 애저를 쩌내는 애저찜이란 요리가 있지만 회로 먹는 것은 제주도 외의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애저를 조리하는 것은 필리핀이나 중국 등에도 있지만, 날로 먹는 것은 제주도 뿐이다.

2 만드는 법

돼지가 새끼를 아직 출산하지 않은 경우, 뱃속의 돼지를 애저라고 부르는데 애저회는 이 애저를 칼로 곱게 다지거나 큼직하게 썰은 후 갈아[1] 고춧가루가루, 다진 생강마늘참기름으로 버무린 양념에 넣고 비빈 후 계란 노른자위에 식초를 뿌린후 터트려서 먹는다.

그러니까 새끼돼지로 만든 육회를 믹서기에 한번 갈아낸 거라고 보면 된다.

전통적인 조리방법은 애저를 잘게 다진 후, 맷돌로 한번 더 갈아 내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고 하는데, 전기믹서기가 보급 되자 믹서기에 통째로 넣곤 양념과 함께 갈아내는 원터치 조리가 가능해졌다.

3 애저회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

애저를 먹으려면 임신중인 돼지를 잡아야만 하니, 굉장히 사치스러운 미식가의 전유물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다. 애저를 먹게 된 것은 고기가 귀하던 조선시대에 정립된 조리법으로, 폐사한 돼지가 품고 있던 새끼라거나 유산 혹은 사산한 것도 모두 먹겠다는 빈곤한 단백질 공급부재 문제가 만들어낸 괴식에 가깝다.

4 논란

4.1 안전성 논란

1970년대 이전엔,사산유산된 애저를 사용하는 일도 있었고 기생충에 대한 대책이 완비되지 않아 위험한 음식으로 구분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 개정된 축산에 관한 예방접종 법률의 시행으로 예방접종과 기생충구제작업이 보급되었고, 수입돼지고기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며 경쟁력을 늘리기 위해 사육기간을 길게 잡지 않고 바로바로 도축하게 되어 기생충에 관한 논란은 사그러든 상태다. 오히려 애저를 사전에 주문받아 생산하는 특수부위로 구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돼지고기를 날로 익혀먹었을때 생길수 있는 가장 심각한 기생충인 유구낭미조충(cysticercosis)은 제주도에서만 거의 발병하고 근육이라던지 발작을 일으키는(neurocysticercosis)는 제주도에서만 거의 발병하는 질환인데 이에 애저회가 한 몫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도축을 바로하고 사전에 주문을 받아도 거의 박멸된 taenia saginata와 달리 taenia solium은 그렇게 관계가 없음으로 혹시라도 시도하지는 말자.

4.2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한 편견

임신한 상태의 암퇘지의 배를 가른 뒤 자궁에서 새끼돼지를 적출한 다음에 믹서기 등으로 간 뒤 양념을 쳐서 날로 먹는다는 조리법으로 인해 해당 음식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엽기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일각에서는 괴식의 한 가지로 치기도 한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조리법으로 인한 편견이기 때문에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먹어보면 맛있다는 의견도 꽤 있다. 당연하지만 맛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떠나 윤리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계란과 비교하며 애저회에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재 유통되고 있는 계란들은 무정란이며 설령 유정란이라고 해도 부화과정도 거치기 전에 먹는 계란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유정란 부화직전에 삶아 먹는 음식이 한국에도 있긴 하다. 곤계란이라고 아직도 전통시장이나 5일장 같은 곳에서 파는 곳이 있다. 베트남 특산물 중 하나인 부화직전의 오리알을 삶아먹는 호비론과 유사한편.

5 기타

2009년 방송된 이경규의 복불복쇼 제 47회에서 벌칙으로 등장했다.

애저와 유사한 음식으로 암소 태내의 송아지를 갈아 만드는 송치라는 게 있다. 닭을 이용하는 곤계란도 있다.

태아 상태의 애저를 구하기 힘들 때는 그냥 어린 돼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태아가 아니라 단순히 어린 개체를 도축하는 경우는 다른 가축도 흔해서(ex:영계, 송아지 고기 등) 이쪽은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제주도에선 예로부터 수컷돼지를 거세시 생식기(고환)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전통적이었다. 전남지역의 미자탕[2], 전북지역의 애저찜이 있지만 회로 먹는 것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제주산 돼지는 진상품이나 양반, 제주왕족(...)의 전유물이어서 수탈을 피해 비교적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생식기나 애저를 회로 먹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요즘이야 신선한(?) 애저를 먹지만 70년대 까지만 해도 사산되거나 어미가 노화해 새끼낳기가 위험한 경우에만 먹을 수 있는 어른들의 별미였다. 어른들이 돼지 고환을 소금에 찍어먹고 있으면 아이들은 옆에서 침만 삼키고 있었다는 지금 제주도에 젊은 사람들은 극혐하는 음식이다.
  1. 옛날엔 맷돌로 갈았다고 하고, 근대엔 믹서기로 간다고 한다
  2. 돼지 생식기를 탕으로 끓여먹는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