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 민담에 등장하는 요괴. 어덕서니, 아독시니, 아둑시니라고도 한다.
고려시대에 기록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 요괴로 정착했다고 한다. 또한 같은 한국 요괴인 그슨대와 상당히 비슷한 요괴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둑시니는 단순히 놀래키는 '요정' 같은 존재에 가까운 반면에, 그슨대는 사람을 직접 죽이는 '악귀'에 가깝다는 차이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어둠을 상징하며,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면 점점 커진다. 계속 바라보거나 올려다보면 올려다 볼수록 더욱 더 커져서, 마지막에는 사람이 깔려버리게 된다고 한다. 반대로 그렇게 커지고 있는 것을 억지로 내려다보면 점점 작아져 마지막에는 다시 사라지게 된다고도 한다. 또한 눈을 돌려 버리고 무시해버리면 끝인, 관심을 주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는 요괴이다.
일본에도 미코시뉴도 등의 비슷한 전승이 있으며, 샤먼 시스터즈란 만화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룬 에피소드가 있다. 서양에도 있는데 영화로도 나온 부기맨도 사람이 두려워하는 걸 좋아하고 힘을 얻는 설정이 나온 바 있다.
2 유래
'어둑다'라는 말은 '어둡다'라는 말의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 사투리로, 고어에 해당하는 말에, 신위(神位)에서 비롯된 귀신을 뜻하는 귀화어 '시니'가 합쳐진 말이다. 그래서 옛 문학에는 '어둑시니처럼 어두웠다'라는 표현이 가끔 등장하기도. 또 어둑시니는 장님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의 수호신이었다는 말이 퍼져있으나, 이는 시니(신위)라는 단어의 무게감만 보고 누군가가 창작한 설정이 퍼진 것이다. 어둑시니는 어둠 그 자체가 주는 경외적인 심상을 표현하는 단어에 가깝다.[1]
고로 어둑시니의 개념은 어둠, 혹은 어둠에 대한 공포심 그 자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물론, 판타지 혹은 시적인 비유에서 쓰는 것 자체는 매우 권장되는 단어.
바라볼수록 점점 커지는 건 어둠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형상화한 것으로, 어둠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결국 어둑시니의 본질은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2]
3 미디어믹스
이름이 비슷한 두억시니에 비해 그다지 유명한 요괴는 아니다. 두억시니보다 알려져 있지 않으면 얼마나 명성이 없는 걸까 싶다 유명 매체에서 다뤄진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 단, 도스 시절부터 사랑받던 타자연습 프로그램인 한컴타자연습에 연습문으로 실려 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마지막 부분에서 딱 한 번, '어둑시니가 깔린 것처럼 어두웠다'고 언급되긴 한다.
초월번역 중 하나인 학교괴담의 다크시니는 두억시니가 아닌 이 요괴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처음 등장한 다크시니는 몸이 커지는 능력밖에 보여주지 않았고, 어둑시니의 능력 역시 몸이 점점 커지는 것.
만화 학원기이야담에서 삼백안의 소년의 모습으로 나왔다. 어둑시니와 맞닥뜨린 송준필이 안 무섭다고 자기최면을 걸었으나 송준필의 공포를 흡수해 커져서 마초남이 되었다.(...) 다행이도 도망친 곳이 돌하르방[3]이 있는 곳이라서 송준필은 다른 때와는 달리 기절만 하고 끝. 잘만 크면 10년 안에 이 별을 멸망시킬 수 있다 카더라 후속작에서 비슷한 요괴인 그슨대가 나오는데 어둑시니를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위험한 요괴"로 표현했고 그슨대를 "단순히 커질 뿐인 검은 덩어리"로 표현한 것을 볼때 작가가 그슨대와 어둑시니를 반대로 알고 있다.
만화 풍장의 시대에서 조력하는 신 중 하나로 등장한다.
온라인 게임 라테일의 인스턴스 던전 중 하나이자 인기 사냥터인 으슬마을에서도 '아둑시니'라는 이름의 몹으로 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