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섬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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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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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래픽 Vivek Bhardwaj.

Heat island

1 개요 및 원인

국소기후 중 하나로, 다양한 지리적 요인으로 인하여 도심 번화가 지역이 주변 교외지역에 비해 수 도 가량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

도시화가 촉발되면서 함께 발견된 현상으로, 사시사철 존재하는 현상이지만 대중적으로는 유난히 여름에 그 존재감이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열섬 현상의 강도는 겨울에 가장 강하고[1] 여름에 가장 약하다.(…) 아마도 열대야라는 원인이 크고, 겨울의 열섬현상은 오히려 환영(?)할 일이기에 그런지도. 사실 겨울에는 난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히 온도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2차원의 지도를 펼쳐 놓고 그 위로 기온을 나타내는 Z축을 하나 더 만든 다음 각 지역에 대한 현재온도를 나타내게 하면 기온의 등온선(等溫線)이 마치 의 등고선(等高線)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름이 열섬 현상이 되었다.

서울 역시 절대로 예외라고 할 수 없는데, 서울시내 주요 번화가에서의 여름철 공기는 숨막히고 찌는 듯한 반면, 고양시 마곡동 및 벽제동 일대, 김포시 고촌읍 일대, 과천시 서울랜드, 남양주시 팔당리 일대 등의 공기는 여름 햇빛 아래서도 웬만큼 견딜 만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그늘에 있으면 가끔 선선한 바람(!)까지도 불기도 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각 지역의 도시들이 다 그렇다.

이는 인간이 도시 생활을 하면서 꾸며놓은 도시 특유의 환경 하나하나가 아주 깨알같이(…) 기온상승에 공헌하기 때문이다. 아스팔트콘크리트, 빌딩 숲으로 꼼꼼하게 발라놓은 땅은 일광을 흡수한 후 적외선 방사의 형태로 그 열을 다시 내놓으며, 하수구는 빗물을 흡수하기는커녕 빠르게 배출하여 지면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일광의 지표가열을 막아 줄 녹지와 나무가 거의 없는데다 자동차에어컨 실외기 등이 한꺼번에 웅웅거리며 난로 구실을 하니 공기가 버틸 수가 없다. 게다가 고층 건물들은 바람이 제대로 불지도 못하게 장애물 역할을 하는 데에 더하여, 낮 동안 가열된 땅이 밤에 제대로 식지도 못하게 막고 있고, 제대로 식지 못한 공기는 다음날 아침에 다시 뜨거운 여름 햇빛을 받으면서 이하 생략.(…)

이 때문에 열섬 현상을 예방하려면 반대의 방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가장 보편적이고 쉬우면서도 효과가 큰 방법은 역시 녹지를 많이 확보하는 것. 충분한 수의 공원과 녹지, 옥상 정원, 가로수를 조성해 놓으면 열섬 현상이 크게 완화된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에도 창경궁이나 창덕궁 일대는 여름철에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축에 들고, 공원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열섬 현상이 심각한 모습을 보인다. 그 외에도 상시 물길이 흘러가는 통로를 조성하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도시 내 하천들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는 번화가 상점들이 흔히 그렇듯이 에어컨을 켜 놓고 상점 문을 열어놓으면 해결된다. 만세!

2 더스트 돔

열섬 현상은 별개로 더스트 돔(Dust dome)이라는 현상까지 추가로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원리는 이렇다. 도시의 온도가 주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면 뜨거운 공기는 대류현상에 의해 상승하게 되고, 그 결과 상승기류가 발생한 도시 중심부에는 국지적인 작은 저기압이 발생한다. 그 결과 기압차를 메우기 위해서 도시 외곽에서 도시 중심부를 향해 바람이 불어들게 되고, 이것이 도시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서 열섬 현상을 유지시킨다. 그런데 도시는 알다시피 많은 공장과 자동차 매연, 미세먼지 등을 내놓는 동네고, 이것들이 바람이 불면서 제대로 도시에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빠져나갈 바람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

그 결과 도시의 매연과 먼지는 도시에 고스란히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이것이 상승기류를 타고 돔처럼 쌓이면서 거대한 "먼지 지붕" 이 만들어지게 된다. 바람을 빗자루질에 비유하자면, 빗자루로 먼지를 쓸어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도시 쪽으로 교외지역의 먼지까지 함께 모아놓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열섬 현상은 종종 스모그와도 함께 논의되며, 열섬 현상의 해결을 위해 대중교통의 이용 같은 방법이 적극적으로 제안되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먼지는 도시 시민들에게 건강상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태풍이 불거나 비가 내리지 않는 한 도시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기가 어렵다.

3 기타

노원구, 은평구 등 서울시 강북지역 외곽의 많은 베드 타운들은 저층의 빌라들이 다수 밀집한 모습을 띠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옥상에 초록색 방수 페인트를 칠해놓는다. 이 때문에 항공뷰 서비스나 인공위성 사진 등을 보면 옥상마다 죄다 초록색인 풍경이 되는데, 한번은 이 사진이 해외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로 흘러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한 외국인의 독특한(?) 반응이 국내에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 외국인 왈, "오 마이 갓, 한국인들은 너무나 낭만적이야. 저렇게 건물 옥상마다 푸른 정원들을 가꾸고 있는 걸 봐!"(…) 사실 낭만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옥상에 정원을 가꾸는 것은 열섬 현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1. 서울이 명백하게 냉대기후임에도 온대기후같은 착각이 드는 이유가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