욤욤 공주와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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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hief And The Cobbler(도둑과 수선공)/Arabian Knight(미라맥스판 제목)

1 개요

그야말로 비운의 걸작 애니메이션.

상업화에 철저하게 왜곡당하고 개판이 된 비운의 애니메이션이다.

2 줄거리

  • 등장인물 이름은 한국어 더빙판을 토대로 씀.

아득한 옛날 아랍 지역에 한 왕국이 있었다. 나라는 평화롭지만 왕인 꾸벅 왕(King Nod)은 나이가 들어서 이름처럼 꾸벅꾸벅 졸기만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대신들은 각자 이득을 취하려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거기에 재상인 지그작은 이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온갖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그나마 국왕의 유일한 자식인 공주 욤욤은 이런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데 어느 날, 지그작이 행차하던 날에 평범하게 살아가던 구두수선공 압정은 빛나는 것만 보면 훔치려고 환장하는 도둑 때문에 낮잠자던 도중 지그작의 행차를 가로막게 되고 이 일로 잡혀들어오게 된다.

그러던 도중 이 나라를 지켜주는 거대한 황금 구슬을 본 도둑이 눈이 뒤집혀져 그걸 훔치는데….

3 등장인물

  • 압정(Tack the Cobbler)
착실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구두수선공이었으나 도둑 때문에 억울하게 재상 지그작의 심기를 거슬려 꼼짝없이 죽게될 뻔한 것을 욤욤 공주가 구해주면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 후 황금공을 잃어버려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가려는 공주와 함께 여행을 떠나 마녀에게서 자신이 나라를 구할 영웅이라는 계시를 듣게 된다.
막판에는 외눈의 군대를 이끌고 온 지그작 앞에 홀홀단신으로 나서 압정 하나로 외눈의 군세를 도미노처럼 무너뜨리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 부마가 되어 차기 국왕이 된다. 그야말로 인생의 승리자. 늘 입에 압정을 물고 있기 때문에 대사도 없고 입도 보이지 않지만, 그 압정 2개로 입을 표현한다.
성우는 숀 코너리/매슈 브로더릭 (미라맥스 판)/故 엄주환.
  • 욤욤 공주(Princess YumYum)
꾸벅 왕의 유일한 자식. 공주지만 무척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며 자애롭고 개념찬 여성이다. 재상 지그작 때문에 죽게 생긴 압정을 구해주었으며, 그 와중에 압정에게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 후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압정과 함께 마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중간에 오아시스에서 도적떼들에게 공격을 당하지만 그들 앞에 당당히 나서서는 그들을 근위병으로 고용해 되려 부하로 만든다. 마지막에는 결국 압정의 도움으로 나라를 구하고 압정과 결혼하게 된다.
성우는 힐러리 프리처드/제니퍼 빌스(미라맥스판)/임은정.
  • 지그작(ZigZag)
왕국의 재상이자 사실은 사악한 마술사로, 왕이 항상 꾸벅꾸벅 졸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왕처럼 굴며 횡포를 부린다. 도둑의 뻘짓 덕분에 우연히 나라를 지켜주는 황금공을 얻게 되고, 이를 빌미로 욤욤 공주를 차지하려고 했으나 왕의 격렬한 반대로 실패하자 침략자 외눈에게 황금공을 바치고 나라를 팔아버린다. 마지막에는 압정을 손수 죽이려고 말을 끌고 돌격하지만 되려 압정이 날린 압정 하나 때문에 자기 손으로 외눈의 군대를 박살내 버린다.(…) 그러고도 공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공주를 납치하지만 공주가 떠밀어서 말 위에서 떨어지고 압정에게 온몸을 바늘과 실로 꿰메인 채로 돌아다니다 압정을 밟아서(…) 악어들이 우글거리는 구덩이에 떨어져서는…. 참고로 육손. 작화 오류 같은 게 아니라 원래 손가락이 여섯 개.
미라맥스 판에선 지그작이 곁에 데리고 다니는 독수리가 갑자기 말도 하는데 도무지 필요도 없는 장면 늘리기라서 욕먹을 짓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성우는 빈센트 프라이스/강구한.
  • 외눈(Mighty One-Eye)
왕국을 노리고 쳐들어오는 침략자로 이름처럼 애꾸눈. 시대배경에 맞지 않는 거대한 기계 장치들이 즐비한 막강한 군대[1]를 이끌고 있으며 그야말로 흉폭하고 인정사정 없는 악당. 수십명의 아내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그가 호령하면 아내들이 스스로 인간 의자를 만들어 그를 앉게 한다. 하지만 아내들을 폭압으로 지배하기에 그녀들 모두가 이를 갈았고, 결국 나중에 압정과 지그작의 눈부신 활약으로 그의 막강한 군대가 한순간에 개발살 나자마자 아내들이 그를 절벽으로 내던져 최후를 맞이한다.
미라맥스 판에선 이 아내들이 인간의자를 하는 장면이나 온갖 장면이 죄다 잘려나가서 외눈의 최후씬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성우는 폴 매슈스/케빈 더세이/백진.
  • 꾸벅 왕(King Nod)
국왕. 젊은 시절에는 나라를 잘 다스리던 명군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름처럼 꾸벅꾸벅 졸기만 한다. 이러다 보니 재상 지그작이 온갖 횡포를 부리게 되었다. 이쯤되면 암군 같으나 딸인 욤욤 공주의 말도 잘 들어주고 나라가 위기에 빠지면 군대도 통솔하는, 줄창 잠자는 것만 빼면 제대로 된 왕. 다만 나이 때문에 골골거리는 게 문제. 압정의 대활약을 펼쳐 나라를 구하자 치하하면서 압정을 부마로 맞아들인다. 성우는 앤서니 퀘일 경/클라이브 리블/김태훈.
  • 도둑(Thief)
대사가 거의 없지만 그야말로 비중이 많은 인물. 늘 파리떼들이 붙어다니며(더리?) 빛나는 건 뭐든지 노리는데 빛나는 걸 보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오로지 그 빛나는 것만 눈에 들어오고 다른 건 보이지 않는다. 엄청나게 빼빼 마른 몸을 하고 헐렁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옷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황금과 보물이 들어가 있다. 덕분에 몸이 매우 무겁지만 그만큼 힘도 세니 상관 없나? 나라를 지켜주는 거대한 황금구슬을 훔치려고 하는 바람에[2] 나라에 위기가 닥치게 만들었으나 정작 갖지를 못했고, 그 때문에 공주 일행을 따라다니면서 끝까지 집요하게 황금공을 노린 결과, 외눈 군대가 자멸하는 그 혼란 속에서 무사히 황금공을 훔쳐내고야 만다...만, 롤러코스터 한번 거하게 타고는 압정에게 도로 돌려주고 만다.(…) 엔딩에서는 반짝거리는 THE END 글자랑 필름까지 훔쳐가는, 악역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준주인공.
더불어 이 작품의 코미디 담당으로 활약이 많다. 시작하자마자 유모의 금빛 바나나를 훔치려다가 호되게 처맞고 내던져지는 것으로 시작해서, 작중에서 수십번의 도둑질을 시도하면서 선보이는 각종 몸개그가 이 작품의 묘미. 보고 있으면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을 정도. 그럼에도 운빨도 엄청나서 외눈 군대가 무너질 당시 오로지 황금공만 훔치려고 앞으로 갈때, 무수히 쏟아지는 화살이나 온갖 공격장치를 죄다 피하고 외눈 군대가 그를 베려고 다가올 때도 그 피한 공격장치가 그들을 쓸어버리는 통에 상처하나 없이 살아남는다.
미라맥스 판에서 호되게 욕처먹은 게 대사가 없던 이 도둑이 어거지 대사를 늘리고 노래까지 넣었는데 그야말로 억지로 시간 늘리기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몸으로 웃기는 캐릭터인데 말은 해서 뭣하나? 하긴 이거 말고도 미라맥스 판이 욕먹을 게 허다하지만. 성우는 에드 E. 캐럴/조너선 윈터스/한국판은 성우 없음.
  • 유모
욤욤 공주를 돌보는 할멈. 검은 히잡 차림을 하고 꾸부정하고 골골(원어판을 보면 '골골~'거린다!)거리지만 나이와 정반대로 엄청나게 강하다! 도둑과 달리 손이 엄청나게 굵은 근육이며 시작하자마자 금빛 바나나를 들고 궁궐로 향하는데 그걸 노리려는 도둑을 잡아서 목을 비틀고 내던지고 온 몸을 꽈배기로 만들면서 강함을 보여주더니만 공주와 압정을 따라가서 앞을 가로막던 도적들을 맨 손으로 내던지고 정권찌르기로 격파하는 눈부신 활약을 했다. 하지만 숫자로 덤비던 도적들의 집단 깔고뭉개기 공격에 당했으나 공주가 나서서 구해준다. 도둑과 더불어 개그 캐릭터.
  • 사막의 도적들
도적이지만 참 순진한(?) 도적들. 욤욤 공주와 압정, 유모 일행이 탄 가마가 지나가자 이를 보고하는 부하의 말에 두목이 하던 일은 사전부터 찾는 일을 한다. '마차가 오면 하는 일?'이라며 사전을 찾다가 기습이라고 적힌 걸 보고나서야 두목이 기습이다! 외치며 쳐들어가는데 작은 바위 하나에 수십여명이 숨어서 대기(물론 공주 일행에게 잘 보였다)하는 걸 보면 도둑 못지않게 웃기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다.물론 유모에게 신나게 두들겨맞고 내던지고 눈을 찔리고 고전했지만 숫자빨로 덤벼서 유모를 제압했다. 그렇지만 당차게 대꾸하는 공주가 사막에서 뭘 먹고 사냐는 말에 당황해하고 되려 그녀를 지키는 근위병단이 된다. 도적이라고 하지만 무기도 별로 없이 거의 맨 몸으로 덤비거나 공주 일행이 온 걸 보고 어찌할 줄 몰라 사전부터 찾던 걸 보면 도적 경험은 없고 되려 순박한 백성들이 먹고 살고자 도적이 된 듯하다. 두목 성우는 ?/이종구.

4 왜 비운의 애니인가?

애니메이터 리처드 윌리엄스가 무려 28년을 준비하고 기획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한국에선 듣보잡이지만 애니메이터로 이름이 자자한 그는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애니메이션 파트 감독이자 이 애니에서 엘리베이터 보이로 나오는 다코타 드루피 목소리까지 맡았었다.

이 작품을 무려 28년에 걸쳐 그가 기획하고 준비하던 작품이지만 상업성이라는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난도질당한 비운의 명작이다. 무엇보다 원래 제작했던 오리지널 필름이 한동안 사라졌고 한국에 개봉 및 비디오로 나온 버전은 디즈니풍으로 추가된 2차 버전이다. 한국에서 하청하면서 한국인 이름도 나오는 이 버전은 그다지 대사도 없던 주인공 압정이나 공주가 서로 사랑하듯이 노래를 부르는 이질적 요소를 넣어 낯설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 2차 버전조차도 상당한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노래하는 장면이 거슬리지만 적어도 그로테스크한 외눈 군대와 외눈의 최후를 비롯하여 도둑의 도둑질이 실패하는 장면들이 마치 NG 모음집처럼 엔딩에 나오는 잔재미로 들어가서 이 버전도 원작에 못 미쳐도 그래도 재미나 작품적으로 봐줄 만하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버젼도 비난받았던 게 그야말로 무능한 왕국 대신들의 모습(겉모습으로도 무능함을 보여준다)은 통째로 잘려나갔다.

하지만! DVD로 미국에서 발매한 디즈니(정확히는 미라맥스) 배급으로 아라비안 나이트란 제목으로 나온 3차 버젼은 그야말로 리처드 윌리엄스를 분노하게 만든 졸작. 무수한 장면이 삭제,편집되고 멋대로 수정되면서 알라딘 짝퉁으로 만들었다. 엄청나게 잘리고 멋대로 수정된 대사에 그야말로 홀로 수다나 떠는 도둑이나 독수리의 대사는 대관절 뭐하러 넣었는지 데꿀멍하게 만든 개판.

Nostalgia Critic도 이 미라맥스판을 리뷰하면서 쓰레기라고 분노했으나 오리지널 판은 걸작이라고 이거야말로 명작이니 이건 반드시 보라고 강력추천했다.

이렇게 묻혀지는가 했던 이 명작은 그래도 해외의 매니아들이 필사적으로 원판을 재발굴하려는 노력으로 미완성판 필름 소스를 찾아내 기어코 미완성 부분(무음성 및 흑백, 콘티)까지 삽입하고 2차와 3차 버전에 추가된 장면을 죄다 빼버린 오리지널판을 비상업적으로 완성되기까지 했다.

이 버젼은 유튜브를 통하여 감상할 수 있다.(제작사 로고부터가 미라맥스나 디즈니가 아닌 리처드 윌리엄스 애니메이션이라고 나온다)
오리지널판에 대한 글오리지널 및 여러 버젼을 볼 수 있는 곳 모음. 그 개판인 미라맥스판도 있으니 알아서 보시길….

도둑과 압정의 추격씬을 비롯하여 그야말로 장인정신으로 가공할 작화와 움직임. 배경이 죄다 CG없이 수작업했다.

5 여담

  • 다음같은 포털 영화 게시판에선 1995년작으로 표기했지만 이 작품은 1993년에 완성되었으며 한국에선 1994년 1월에 개봉했다. 1995년이라고 나온 건 미라맥스판으로 미국에 출시한 연도.
  • 한국 개봉 당시 엉터리 홍보로 리처드 윌리엄스 감독을 왜곡했는데 홍보문구에선 아카데미상을 70번이나 후보에 올랐다고 그야말로 웃기지도 않은 뻥 광고를 했다. 여담으로 이게 개봉하던 1993년까지만 해도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은 65번 열렸는데 어떻게 70번을 수상했단 말인가? 참고로 역사상 아카데미상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은 월트 디즈니로 29번이다.
  • 상업적인 흥행은 당연히 망했다…. 그래도 충분히 재미를 주고 엄청난 완성도를 보여준 걸작이지만 저런 홍보문구 및 온갖 편집으로 디즈니 짝퉁으로 만들었으니…. 한국 개봉 당시 서울관객 3만으로 집계. 그래도 매니아들의 호평 및 위에 나오듯이 엄청난 막노동으로 이뤄진 미개봉 원판 소스를 찾을 정도로 골수팬들이 적지 않다.
  1. 그런데 사실 무너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군대가 아니라 골드버그 장치 같다. 병사들도 그 와중에 피하려는 움직임을 별로 보이지 않는 게 인간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2. 정작 그 구슬들은 탑에 꽂혀있는 걸 빼내다가 다 떨어뜨려서 지그작 패거리가 훔쳐가서는 외눈에게 넘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