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터 소스

1 역사

19세기 중반, 벵갈 총독을 역임했던 영국의 귀족 마커스 샌즈 경(Lord Marcus Sandys)이, 약사였던 존 휠리 리(John Wheeley Lea)와 윌리엄 헨리 페린스(William Henry Perrins)를 고용하여 인도풍의 소스를 재현해 보고자 여러 소스를 만들어 보았다. 그러나 대부분 맛이 영 아니어서 소스 제조를 포기하고 소스를 담은 오크통을 그대로 창고에 쳐박아두었다. 2년 뒤 창고 정리 도중, 버리기 전에 맛이나 보자는 심정(!?)으로 뚜껑을 열어 보았는데, 그 사이 소스가 아주 훌륭하게 숙성되었다.

이후 이 소스는 탄생지인 영국 우스터셔(Worcestershire) 시의 이름을 따서 우스터셔 소스, 또는 우스터셔 내의 우스터 시[1]의 이름을 따서 우스터 소스(Worcester sauce)라 불리게 된다. 지금도 소스를 만든 두 약사의 이름을 딴 리 앤드 페린스(LEA & PERRINS) 상표의 우스터 소스가 팔리고 있다.[2] 참고로 이 소스의 앞에는 "영원히 변치않는"이라는, 먹는 음식에 붙기엔 묘한 명칭이 붙는다. 그리고 광고에는 '수프, 생선, 고기, 그레이비, 사냥감[3], 샐러드, 치즈, 카레, 스튜 등등 모든 종류의 음식맛을 두 배로!'라고 적혀 있다.덧셈이 아니라 곱셈이다. 마이너스의 맛을 지닌 요리에는 절대 뿌리지 말자.

2 제조법

위의 약사들이 사용한 숙성법(Lea & Perrins original recipe)의 경우 '기업비밀'이란 이유로 정확한 제조법이 공개되어있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야채 육수에 앤초비, 소금, 당밀 등과 각종 향신료를 넣어 만들어진다. 단, 앤초비는 리 앤드 페린스 오리지널에만 들어가며 다른 회사의 제품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외에 일본에서 개발된 속성법이 있는데 오뚜기 우스터 소스의 경우 이 속성법에 가까운 레시피로 만들어진다. 아래의 속성법은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 방법이다.

  1. 각종 야채를 썰어 솥에 넣고 물을 붓고 2시간 정도 끓인다. 이때 물의 양은 야채의 3배 정도로 한다.
  2. 육두구, 후추, 육계[4], 정향, 계피[5] 등 가루 향신료를 물에 넣고 80도 정도로 가열한 후 한 번 걸러낸다. 이때 물의 양은 가루 향신료의 10배 정도로 한다.
  3. (1)에 물엿, 소금, 캐러멜 색소를 넣고 30분간 끓이면서 위에 뜨는 거품 등을 제거한다. 여기에 인공감미료, 향신료를 넣고 한 번 더 끓여낸다.
  4. (1)과 (2)를 합쳐 산분해액, 빙초산, 글루탐산나트륨 등 첨가물을 넣어 맛을 조절한다.

3 기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오뚜기 제품을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다. 맛은 시큼하면서 조금 짜고, 향신료 냄새가 나는 편이다. 우엑퉤셔 케첩으로 유명한 하인츠(Heinz) 사의 우스터 소스나 일본의 불도그 소스는 대형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짜고 시다는 느낌은 비슷하지만, 오뚜기와는 뭔가 다른 맛이다. 숙성된 제품의 경우 그만큼 깊은 맛이 난다. 오리지널인 리 앤드 페린스 제품의 경우 다른 회사의 제품에 비해 신맛이나 자극적인 맛이 약하고 좀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 그 이유는, 다른 제품들이 빙초산을 희석한 식초[6]를 사용하는데 비해, 맥아 식초를 사용하고, 위에서 말한 대로 앤초비가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Lea & Perrins original은 원본인 영국판이 있고, 하인즈가 라이센스한 미국판이 있는데, 미국판은 몰트식초를 쓰지 않고 설탕 대신 콘시럽을 쓰는 등 원가가 절감되어 맛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간단한 구별방법으로 빨간 라벨이 붙고 가격이 비싸면 영국판이다.

서양에서는 간장 대용으로[7] 쓰이며, 단독으로는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주로 소스를 만들때 조금 넣거나, 다른 소스와 섞어서 요리에 넣는다. 일본에서는[8] 소스라 하면 일반적으로 이 우스터 소스를 떠올린다. 돈까스, 타코야끼, 오코노미야키, 야끼소바, 튀김류 등에 널리 쓰이며, 계란후라이마저도 간장파와 소스(우스터 소스)파로 나뉠 정도이다. 계란 후라이에 우스터 소스를 바로 뿌려서 먹는다.[9]

만화 아빠는 요리사에서 굴소스랍시고 한 권 통째로 특집을 꾸민 적이 있는데 아무리 봐도 제법이 굴소스가 아니라 우스터 소스다(...) 오이스터와 우스터를 번역자가 헷갈린 것 같은데 출판사에 제보까지 했지만 이후에도 수정되지 않았다.(...)

몬스터 아가씨가 있는 일상에서 미아가 요리를 만들면서 오이스터 소스 대신 우스터 소스를 넣는다. 이름이 비슷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그말을 들은 라크네는 아침을 포기하고 점심을 먹겠다고 말한다(...).

사우스파크 극초반 에피소드인 시즌 1의 7화인 핑크 아이에선 시체를 좀비로 일으켜세우는 존재로 등장한다. 정확히는 미르 정거장이 사우스파크에 떨어졌을때 케니가 잔해에 맞아 사망했는데, 검시소에서 케니의 시체에 보존액을 주입할때 우스터 소스가 보존액에 들어갔고, 케니가 좀비로 부활하게 되었다. 나중에 카일이 우스터 소스 회사에 전화해서 해결책을 물어보는데, 직원은 맨 처음의 좀비만 죽이면 된다고 말했고, 카일은 전기톱으로 케니를 반으로 갈라버린다.

이 소스도 영국에서 기원되어서 그런지 영국 요리 관련 악성이야기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됐다.
  1. 시 안에 또 시가 있는 게 이상하지만, 이는 한국의 자치구 정도의 느낌이다.
  2. 다른 브랜드는 우스터 소스라고도 써놓지만 이 회사 제품은 무조건 Worcestershire Sauce라고 적는다. 그렇지만 이 회사는 모회사가 다논을 거쳐 현재는 하인즈로 넘어가서…
  3. 유럽 등지에선 사냥한 고기를 먹는 문화가 비교적 보편적이다. 영어로는 game이라고 하는 그것.
  4. 계피와 비슷하지만 이쪽이 더 순하다. 시나몬이라고도 부른다
  5. 역시 육계와 비슷하지만 이쪽은 Cassia라고 부른다. 수정과 등에서 쓰이는 매운 계피는 이쪽.
  6. 흔히 Distilled Viniger라고 불린다.
  7. 본래 인도콩의 일종인 타마린드를 사용한 간장 소스를 바탕으로 개발한 것이다.
  8. 한국은 일본과 달리 우스터 소스보다 브라운 소스를 사용한 대중 음식이 많아서 우스터 소스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9. 생각보다는 괜찮다. 노른자를 반숙시킨 계란 후라이라면 노른자 비린내를 잘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