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요리

< 전쟁

1 개요

전쟁은 수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고 국가와 개인의 재산에 커다란 손실을 입히며 피해의 경중에 상관 없이 전쟁을 겪은 모든 세대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일이라고 해도 좋다. 그렇지만 전쟁은 강제로 사람과 물자를 교류시키며 고정된 사회체계를 강제로 변혁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물론 오직 그거 하나 노리자고 전쟁을 하자고는 하지 말자. 전쟁이 터지면 죽는 것은 바로 당신이다.

식생활은 사람이 존재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일인 만큼 전쟁이라는 대격변을 겪으면 좋으나 싫으나 발전때로는 퇴보하게 된다. 전쟁은 기술 발전을 매우 가속화시키며 그러한 기술이 요리에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 및 전후의 피폐한 사회 분위기는 국가의 필요성 또는 민간에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요리를 낳기도 한다. 전쟁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거나 특정 지역만의 한정된 요리가 사람의 이동에 따라서 전국적으로 퍼지는 일도 있다. 전쟁으로 국토가 침탈이 되었다 해방이 된 지역은 지배민족/국가의 음식 문화가 유입되어 다른 지역과 다른 음식을 낳기도 한다.

물론 전쟁의 영향으로 발전한 요리가 고급 요리로 발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대부분 서민 요리로 자리잡는다. 전시 보급 또는 전시/전후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낳은 요리가 대부분이기 때문. 또한 세대에 따라서는 전쟁 및 전후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때문에 이렇게 태어난 요리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일제강점기에 일본 및 기타 서구의 요리 기술이 유입되었고, 6.25 전쟁을 거치면서 북한 지역의 피난민이 남하하면서 한반도 북쪽의 토속 요리가 남한 지역에도 일반화되고 개량이 이뤄졌다. 또한 부족한 쌀 생산량과 원조로 들어온 밀가루의 영향으로 분식이 크게 발전하였다.

2 전쟁의 영향으로 전국화/발전한 요리

과거에도 있기는 했지만 지금과는 형태가 다르거나, 특정 지역만의 토속요리로서 지명도가 낮던 요리가 전쟁을 겪으면서 새로운 요리법으로 진화하고, 메뉴 자체가 훨씬 널리 퍼지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쟁은 종전의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고 피난민이라는 여러 지역의, 지금까지 겪은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게 되며 그 과정에서 토속 요리가 전국화되고 발전을 이루게 된다.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군대 또는 민간에 대한 배급 차원에서 특정 요리를 적극적으로 보급하는 경우도 있다.

  • 냉면, 만두 : 냉면과 만두는 원래 북한 지역의 요리였으나 피난민들이 남하하면서 남쪽에서도 널리 퍼지게 되었다.
  • 카레 : 원래는 인도요리영국요리였고, 일본에도 꽤 일찍 들어와 어느 정도 퍼지고 있었지만, 태평양전쟁이 카레의 보급을 더 가속화시켰다.
  • 피시 앤드 칩스 : 하층민이 주로 먹던 영국의 패스트푸드가 2차세계대전과정에서 배급 없이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면서 영국의 국민 요리 자리로 등극하게 되었다.

3 전쟁 과정 또는 전후 과정에서 새롭게 탄생한 요리

전쟁은 전쟁 그 자체에 모든 물자를 최우선적으로 공급하게 되고 민간이 필요로 하는 물품은 우선 순위가 밀리게 된다. 전쟁이 끝나도 피폐해진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까지는 짧아도 몇 년, 길면 수십 년 이상이 걸리는 이상 물자 부족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먹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 중요한 일이자 큰 즐거움이라는 점은 분명하기에 어떻게든 부족한 물자를 아이디어와 요리사의 실력으로 보충하려는 노력은 나타난다. 아예 극단적으로 맛이나 영양을 무시하고 만드는 요리도 있지만, 이런 요리는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바로 사라지게 되며, 적어도 나라와 사회의 경제 상황이 나아진 이후에도 살아 남은 요리는 적어도 발전한 사회에서도 요리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수준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