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 등의 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궁극의 클리셰.
물론 장르물이나 메카닉물을 찾아보면 주인공이 학생이 아닌 것도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산된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에로게 게임을 총비율로 따지면 클리셰가 아니라 법칙에 가까울 정도로, 압도적으로 주인공이 학생인 경우가 많다.
2 일본 서브컬처의 사례
일본 서브컬처의 경우,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사례는 역시 주인공이 고등학생인 사례이다. 그 뒤로는 중학생, 초등학생이 주인공인 작품이 많으며 종종 대학생인 경우도 있다. 대개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요 조연들도 학생인 경우가 많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이들 중 청소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을 학생으로 놓으면 미성년 독자들을 대리만족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등록금과 생활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대학생이나, 회사에서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회사원을 주인공으로 두면 아무래도 미성년 독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
단순히 소년, 소녀 독자들만을 위한 클리셰는 아니다. 비록 성인일지라도 '교복을 입던 시절'의 그리움을 자극하면서, 그때의 두근거림을 회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야간자율학습이다, 입시 준비다 뭐다 해서 연애는 물론 이성의 손을 잡아볼 기회가 없었던 대한민국이라면 그런 콘텐츠 상품으로 교복을 입던 시절의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큰 역할을 한다.[1]
그리고 소년, 소녀는 무조건 순결하고 순수하다는 편견 비슷한 게 있다. 요즘 애들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지만 보통 여성은 소녀 시절을 가장 아름답던 시절로 여기기도 한다고. 순결한 아름다움이나 순수한 의지 같은 건 내용 전개에 꼭 필요할 때가 많다. 이 모든 요소가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을 학생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게다가 학교라는 공간적 배경도 원인이 된다. 주인공은 물론 대개의 조연들이 당연하게 같은 시간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고, 동아리를 이유로 공부 외 기타 예체능 활동까지 당위성 있게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작품을 만드는 작가 입장으로서는 이보다 더 스토리 짜기에 쉬운 공간이 없는 셈. 그러다 보니 주인공이 학생이 되는 경우가 많고, 다소 말이 안 되는(?) 허무맹랑한 상황도 나오게 된다. 미성년자인 캐릭터 하나가 사회 전체를 쥐락펴락한다든지, 성인 캐릭터가 하지도 못할 능력을 미성년자 캐릭터가 보여준다 하는 식. 그런 상품을 접하다 보면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세계를 지키고 사회를 수호하는 경우가 많다. 꿈과 희망 심어주기
한편으로는 작가 이외의 다른 직업을 경험해본 적이 별로 많지 않은 작가들이 많아져서 업계에 몸담고 있는 작가들의 인생경험이나 지식수준이 전반적으로 많이 부족해졌고, 그렇기에 주인공의 직업이나 주인공이 소속되는 직장 등등을 고증이나 개연성을 고려해가면서 다양하게 설정하는 데 애를 먹게 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경험하는 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게 되고 학교를 주인공의 소속처로 설정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작가들의 인생경험과 지식의 부족이 결과적으로는 주인공이 학생이 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는 분석.
덧붙여 일본 서브컬처에서는 타국에 비해서 주인공이 대학생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다소 적은 편이기도 한데, 이는 고등학생까지는 미성년자 취급이지만 대학생부터는 성인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이 클리셰를 적용하기가 조금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는 대학 진학이 사회적으로 필수로 여겨지지는 않아서 취직과 진학 중 어느 쪽으로 진로를 결정할 지를 비교적 이른 시점에서부터 선택하게 되는 관계로 대학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에[2], 대학생활에 대해 독자의 대중적 공감을 끌어내기가 힘들어서 주인공이 대학생인 경우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다소 적어지게 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3] 대학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한국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일본과의 사회적인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3 서양 서브컬처의 사례
미국 코믹스에선 아무래도 교복을 입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히어로물의 경우는 10대도 20대 못지않은 떡대와 몸매로 그리기 때문에 눈에 띄이지 않는다. 사실 62년도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한 이후에나 히어로물에서 10대 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외의 장르에서도 학생보단 20대가 등장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재밌는 사실은 스파이더맨도 10대 독자의 공감을 사긴 했지만 위의 특징과는 거리가 백만 년은 떨어져있다는 것. 스파이더맨은 소년가장이라 자유롭게 살기도 힘들고 힘이 최강급인 것도 아니고(오히려 약한 축으로 여겨진다) 두근거리는 연애는 모조리 실패로 끝났다.(...)
- ↑ 이는 이 클리셰의 원조인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도 이지메다, 입시 준비다 해서 학창 시절이 만만치 않게 빡센 경우도 많은데 마냥 자유롭지는 못했던 그 시절의 아쉬움을 만화 속 주인공에게 대입시키기도 한다고.
- ↑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48~51% 전후로, 한국의 대학 진학률이 66~70% 전후인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더군다나 일본이 모병제 국가인 점까지 고려하면, 한국과 같은 징병제 국가들에 비해서는 사회초년생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가 그만큼 약간 더 빠를 수밖에 없기도 하다.
- ↑ 아무래도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청소년 독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성인 독자들이라 해도 이웃나라 한국의 경우처럼 대학 진학률이 아주 높은 건 아니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