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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or boy's Nintendo 가난한 아이의 닌텐도[1] |
AVGN의 타이거 게임기 리뷰 영상.
1 개요
게임이라는 것이 출현한 이후에 휴대용 게임이라는 컨셉은 매우 소중하게 다뤄졌죠. 닌텐도의 게임 & 워치 시리즈 처럼요. 모든 사람들이 어디든지 게임을 갖고 다닐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좋아했어요. 그 예는 많지만 타이거 오락기만한게 없죠. - AVGN
미국의 오락 기기 전문 업체. 미국 중부 일리노이 주 버몬힐 지역에 위치를 잡고 있다. 응? 일리노이? 이것은 그 분의 음모란 말인가!
2 상세
1978년 핸디 리스만(Randy Rissman)과 로저 시프만(Roger Shiffman)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원래는 축음기 같은 가전제품을 만들던 회사였다. 그러다가 1980년을 기점으로 오락 산업에 뛰어들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인기를 얻어 크게 성장했다.
당시에 이 기업의 모토는 인기있는 것은 싸게 베낀다!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업체에서 내놓은 오락 기기들은 모두가 유명한 오락 기기들의 저가판 열화 카피이기 때문. 이 업체에서 나름대로 독창적으로 시도한 것은 정말 몇 없다.
한 예로 가장 유명한 타이거 휴대 게임기는 게임 보이, 아니, 정확히는 게임 & 워치의 열화 카피로, 휴대성도 비슷하고, 게임 구성 자체를 원시적인 수준으로 재현한 것 뿐이다. 기판과 하드웨어 스타일도 거의 같고, 시스템도 많이 단순하다. 그 대가로 타이거 휴대용 게임기는 미칠듯이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였고, 이는 게임은 즐기고 싶은데 돈이 없거나 게임에 크게 투자하고 싶지 않은 등등 걸리적거리는 까닭이 한두개쯤 있는 잠재적 고객층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국 '가격'이라는 가장 단순하고도 확실한 이점 덕에 타이거 휴대 게임기는 말 그대로 날개돋친 듯이 팔렸다. 이와 비슷한 케이스로 역시 타이거 게임기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각종 중국제 테트리스 게임기들이 있다.
자신감을 얻은 타이거에서는 이후에도 많은 유명 게임기들을 저렴하게 따라한 것들을 내놓았다. 게임 & 워치, 워키토키, 다마고치. 심지어 실패작인 버추얼 보이 마저도 따라했고, 이게 히트할거라 생각했는지 TV 광고까지 찍었다.
그러나 이후에 기술력의 발전으로 휴대용 게임기의 표현력과 크기가 향상되었고, 다시금 과거처럼 세가 같은 여러 강력한 경쟁사들이 등장하면서 닌텐도에서도 가격 정책 등을 수정하는 식으로 대응하다보니, 그 비싸던 닌텐도 게임기도 점차 합리적인 가격대로 내려왔으며, 소비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눈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타이거의 게임기 같은 단순한 녀석이 아닌 좀 더 제대로 된 게임기를 찾는 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타이거 게임기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에 타이거에서 내놓은 것이 좀 더 제대로 된 게임 콘솔인 '게임컴'. 그러나 게임컴은 나름대로 다기능 PMP를 지향하였지만 일개 게임 전용 기기인 게임보이만도 못한 퍼포먼스와 다양성등을 선보이지 못하여 그냥 조용히 묻혔다.
그래도 그 동안 쌓아둔 자금과 네임밸류가 있어서 1995년도에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게임부서를 인수했을 정도로 영향력을 과시하였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1998년 해즈브로에 인수되어 해스브로의 자회사로 존속 됐다. 현재는 옛날에 게임기를 생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스브로의 상품들을 생산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과거처럼 게임기를 만드는 일은 하지 않는다.
3 타이거 게임기의 특징
타이거 게임기의 대표적인 특징은 과거의 게임&워치와 동일한 원시적인 시각 효과를 이용한다는 점이 있다. 이는 전자계산기와 같은 맥락에 있는 시각 기술로, 풀어서 말하면 전자계산기는 화면에 이미 숫자 모양 각인이 찍혀져 나와있고, 사용자가 특정 버튼을 입력하면 그 결과에 맞는 각인만 색이 바뀌도록 함으로서 숫자가 눈에 보이게 만든 것이다. 타이거 게임도 마찬가지로 사실 게임 내 모든 그래픽들은 이미 게임 액정안에 다 각인되어져 있는 상태고 사용자가 특정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부분만 색깔이 입혀지는 것이다. 줄여서 말하면 타이거 게임기는 전자계산기에서 숫자 대신 캐릭터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당연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전자 그래픽이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의 행동들이 각인된대로만 움직이는 관계로 다 정해져있다. 물론 타이거에서는 꼼수를 써서 머리, 팔, 위치등만 좀 다르게 찍은 각인들을 이용해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처럼 그럴싸하게 구현하긴 했으나 캐릭터의 팔다리가 끊어진채로 나오는건 예사이고, 그것도 동작이 얼마 안된다. 그리고 이런 식이다보니 게이머가 '입력'을 할 수 있는 것도 무척 제한적이다. 예를들면 타이거 게임기를 하는데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액션은 전방 사격, 후방 사격, 점프 사격 3가지가 전부이고 적들도 늘 같은 타이밍에 등장해 같은 패턴의 총을 같은 위치에서 사격하는 것만 반복한다면? 처음에야 신기해서 재미있겠지만 나중가면 더 할게 없어서 손에서 놓게 된다. 대신 게임값이 싸니 게임이 질리면 다른 게임을 사면 되는거고... 이런 식으로 타이거는 꽤나 장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 한계는 분명히 있고, 그 때의 상황에서만 안주한 나머지 다음에 시대가 바뀌었을 때 제대로 도약할 준비를 하지 않았고 이것이 타이거의 참패로 이어졌다.
이후에 VideoNow 시리즈도 만들었다.
4 평가
제임스 롤프가 주연인 AVGN은 악에 받쳐서 까댔지만 본인도 인정했듯이 꽤 잘나가던 물건이다. 사실 제3세계 국가에서 숱하게 찍혀서 돌아다니는(물론 작동율이 형편없는) 복제 AKM마냥 저질인데 잘 나갔다는 점에서 더 가열차게 까였다. 하지만 이럼에도 타이거가 잘 나갈 수 밖에 없던 것은 이 게임기의 원조인 게임 보이는 꽤나 고가의 물건이었고, 게임의 주 소비층인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게임 보이를 갖고 싶어했을텐데, 게임 보이가 비싸서 그게 안되니 그나마 비슷하지만 싼 타이거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던 것이다.[2] 의도하지 않았지만 게임 보이가 타이거를 먹여살린 셈.
사실 이런 현상은 현대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등 태블릿 컴퓨터들이 많이 쏟아져나오자 태블릿 컴퓨터는 갖고 싶은데 돈이 없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중국제 태블릿 컴퓨터를 선택하면서 중국제 태블릿 컴퓨터 시장이 커진것이 그 예시 가운데 하나이다.[3]
그나마 이 회사에서는 여타의 불법 복제 및 해적판 게임과 달리 일본 아케이드 게임, 애니메이션, 각종 TV쇼의 라이선스를 사서 LSI 게임으로 만들어 파는 등 저작권에 대한 개념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이 회사에서 게임을 우후죽순으로 찍어냈고...
사실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 회사의 진정한 실책은 닌텐도를 지나치게 싸게 따라하는데 열중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실책이 위 AVGN 영상에도 나오는 R-Zone[4]. 닌텐도의 흑역사들 가운데 하나인 버추얼 보이를 따라한 R-Zone은 거기에도 LSI 형식의 디스플레이를 유지한데다가 화면 역시 버추얼 보이의 최대 불편함인 붉은 색조 그대로이다. 물론 처참하게 망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발매한 Tiger Game.com[5]은 닌텐도 DS보다 앞서 먼저 휴대용 게임기에 있어서 터치스크린을 도입한 것이나 모뎀 연결 등 나름대로 참신한 기능이 있지만, 복합 성능 기기 주제에 게임 전용 기기인 게임보이도 뛰어넘지 못하는 뒤떨어지는 성능이나 안습한 서드파티 문제 등으로 망했다.[6]
다만 닌텐도보다 나은점이라면 이건 게임 카트리지가 2개씩 들어가며 선택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여기에 Tiger Game.com Pocket Pro라는 물건도 발매했는데, 뭐? 백라이트가 생기고 소형화된 물건.
여전히 카트리지가 2개씩 들어간다. 모뎀기능은 빼버린 듯하다.
더불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건 좋았지만 사용된 기술에 맞지 않는 액션·어드벤처 게임의 라이선스를 사와서 마개조를 한 터라 거지같은 쿠소게도 많이 나왔다. 당연히 원본 게임과는 다르게 게임성도 단순하며, 보스가 없고 끝도 없다. 물론 스트리트 파이터 2도 조작성이 괴악하다. 대신 필살기 커맨드도 그에 따라 격투게임 문외한인 사람도 매뉴얼만 보면 바로 아도겐을 쓸수 있을 정도로 퍽이나 단순하다(...).
5 기타
한국에도 이 타이거 게임기들이 영실업을 거쳐서 정발된 적이 있는데,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타이거 휴대판의 경우는 TV 광고까지 나왔다.[7] 한국에 정식발매된 것만 해도 수십종이다.
이 사이트에서 타이거 게임이 어떤지 해볼 수 있다. 타이거사의 게임은 터미네이터 하나밖에 없지만 타이거 말고도 게임 & 워치를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의 비슷한 방식의 게임들이 상당히 많이 모여있다.
가끔 이런 식의 게임이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도 올라와 있으니, 근성을 찾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시간 죽이기에는 괜찮은 편이다.- ↑ 여기서 말하는 '닌텐도'는 일본의 게임 업체 닌텐도 주식회사만을 일컫는 뜻이 아니고 전자오락 그 자체를 일컫는 말이다. 과거 아타리 쇼크로 미국의 전자 오락 산업이 몰락했을 때 닌텐도에서 미국에 진출하여 적절한 마케팅을 통해 미국의 전자 오락 산업을 꽉 쥐던 시절이 있기에 아직도 보통명사가 된 고유명사들 수준을 넘어 아예 비디오게임을 하다라는 뜻의 동사가 되었을 정도.
- ↑ 게임기 자체의 가격 밖에도 게임보이는 게임 팩을 따로 구입해야 하는 데다가 구동하는데 필요한 전지도 4개나 필요하지만 타이거 게임기는 게임이 이미 내장되어 있고 필요한 전지도 2개 뿐이다.
- ↑ 물론 중국제 태블릿 컴퓨터는 적어도 대기업 태블릿 컴퓨터와 똑같은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를 쓰기라도 하지, 타이거에서는 오히려 원본보다 못한 원시적 기술만으로 이런 업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대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 거지같은 것이다.
- ↑ 여담이지만 같은 이름의 아타리 ST용 게임이 있다.
- ↑ 타이거 게임닷컴이 아니라 타이거 게임컴이라고 읽어야 한다.
- ↑ 통계를 보면 40만도 못 판 것 같다. 게임보이 미크로보다도 못 판 수준이다. (게임보이 미크로가 나올 당시엔 이미 그 닌텐도 DS가 나온 뒤이다. 그럼에도 미크로는 200만대 정도 팔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한지?)
- ↑ 물론 북미 광고를 수입한 것일 터이다. 참고로 해당 기종은 같이 동봉된 카드를 삽입구에 넣으면 캐릭터가 파워업을 하는 것을 특징으로 삼았지만 그러면 뭐해... 덩치는 다른 타이거 게임기와 비교해도 큰 데다가 선택 가능 캐릭터는 고작 4명에 그것도 T호크, 블랑카, 디제이같은 인기 2군급 캐릭터들만 있다... 참고로 스트리트 파이터 2의 경우는 6명이며 류와 가일같은 1군급 캐릭터도 있건만... 물론 LSI게임기의 표현 한계상 그래픽을 이리저리 돌려써서 캐릭터 모습이 이상해 보이는건 넘어가자.
LSI게임기에서 저렇게라도 캐릭터를 불릴 생각을 한 거 자체가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