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렸다고 오해하기 쉬운 한국어

1 개요

자주 틀리는 한국어와는 달리 너무 깊이 생각한 나머지 올바른 표현을 틀린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도 간혹 벌어진다. 특히 출판사의 교열 담당자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문법 나치라고 욕먹지 않으려면 반드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항목은 가나다순으로 나열.

2 단어별 사례

2.1

  • 가엾다 - 가엽다

둘 다 같은 의미의 복수표준어. 마음이 아플 만큼 안되고 처연함을 이르는 말이다. 단 활용형은 서로 다르다.


가엾다 : 가엾어, 가엾으니, 가엾고
가엽다 : 가여워, 가여우니, 가엽고
  • 갹출 - 각출

갹이라는 글자는 술잔치 갹(醵)으로 갹출(醵出)은 "어떠한 목적 하에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냄" 이라는 뜻이다.[1] 갹이라는 발음이 이상해서 표준어가 아닌 것으로 오인되어 비슷한 의미의 단어인 '각출'(各出)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엄연히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표준어이다. 이 둘 모두 더치 페이라는 외래어로 곧잘 갈음되는 이고, 일반적으로는 혼용해서 쓸 수 있지만 둘의 뉘앙스는 약간 다르다. 링크 각출은 ′특정한 사유가 없이 돈을 나누어 내는 경우′에도 쓸 수 있는 단어로 수재의연금으로 모인 돈을 다른 재난을 당한 불쌍한 사람들에게 써도 문제가 되지 않으나, 갹출은 목적을 분명히 하고 돈을 나눠 내는 것이므로 수재의연금으로 모인 돈을 화재 피해자들에게 쓰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법조문을 인용하는 경우라면 갹출각출이라 고치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 결딴나다

결단나다가 아니다. 뭔가가 잘못되어 완전히 망한 상황에서 쓰이는 말. 일, 생활 또는 사업이 망하거나, 사물이 해지거나 망가진 상황에서 쓰인다. '결단나다'라고 하면 틀린 말이다.
예시) 프랑스 제1공화국은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로 완전히 결딴나고 말았다.

사동형으로 '결딴내다'도 있다. 이쪽은 당연히 뭔가를 잘못되어 망하게 만드는 케이스.
예시) 결국 일개 군인의 야욕이 프랑스 혁명을 결딴낸 것이다.

명사형은 '결딴'이지만, 정작 '끝장', '박살' 등의 표준어휘나 속어인 '짜부'[2]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기에 쓰이지 않다시피하다.

  • 금세

자주 틀리는 한국어 문서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여기에서도 언급하는 이유는 이 단어의 원형이 今時에이기 때문이다. 본래는 금시에였으나 時에가 줄어 세가 된 것. 한자어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위키러라면 눈치 챘겠지만, 원칙적으로 한자어는 이런 식으로 줄임말을 만들어 쓰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한자어를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이 멋대로 쓰는 인터넷 통신체 같은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이게 표준어이다. 흔히들 이 단어의 짜임이 今+사이(순우리말)라고 오해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까탈
까탈스럽다가 비표준어라서 까탈도 비표준어가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까탈이란 명사 자체는 표준어이다. 그렇다면 명사 까탈에 접사 -스럽다가 붙은 까탈스럽다라는 단어가 어째서 비표준어냐고 의문을 품을 수 있는데 이는 표준어 규정 25항에서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중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것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즉 문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단지 마이너라는 이유로 비표준어가 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언중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이 단어를 일상에서 매우 자주 쓴다. 또한 까다롭다까탈스럽다를 다소 늬앙스가 다른 단어로 보고 구분해서 쓰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언론사의 베테랑 교열 담당자 중에서도 이 규정을 마뜩찮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 링크

  • 끼끗하다 - 깨끗하다

'깨끗하다'를 잘못 쓴 것처럼 보이는 이 단어는 사실 '생기가 있고 깨끗하다' 또는 '싱싱하고 길차다'라는 뜻이 있는 표준어이다. 게다가 '깨끗하다'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MBC 주말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도 작가가 쓴 '끼끗하다'를 오타인 줄 알고 '깨끗하다'로 고쳤다가 한소리 듣는 장면이 나온다.

2.2

이 경우는 국립국어원에서 단어의 뜻을 변경함에 따라 기존에 틀린 용법이었던 것이 맞는 용법이 된 특수한 케이스다. 자세한 이야기는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 문서 참고.

다만 기존에도 지나치게 주의한 나머지, '너무'를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부정적인 표현의 문장에서조차 억지로 '아주'를 쓰는 경우가 많이 있긴 했다. 특히 방송 자막과 같은 곳에서 이같은 '아주'의 부자연스러운 용법이 자주 관찰되었었다.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좀 덜해질지 지켜볼 일이다.

  • 노느다 - 나누다

노느다는 '물건 등을 나눠 가지다'라는 뜻의 단어이다. 따라서 '노나 먹다'라는 말은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나눈다의 의미 중에서 물건을 나눠 가진다는 뜻으로만 한정되어 있어 '인사를 나누다'에서의 나누다를 대체할 수는 없다.

노느다는 주로 어르신들이 쓰는 단어라 요즘에는 이 말을 쓰는 사람을 보기가 어렵다. 1970년대에 출간된 동화책에는 이 말이 쓰였으나 그 이후에는 문학 작품에서도 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틀린 말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젊은 세대 중에도 간혹 이 말을 쓰는 사람이 있다. 유명해진 이유로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디시인사이드의 스까문학에서 노나묵는다는 표현이 나와서 그런듯. 장현승이 2014년에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를 했을 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단어를 쓴 적이 있었다.
팬들이 조공으로 목 염증에 쓰는 약을 보내오자, 동료 배우들과 노나 먹겠다고 했다.

  • 늑장 - 늦장

동의어이자 복수 표준어로, 뜻은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태도" 이다. 간혹 "늦다" 를 떠올리고서 늑장을 늦장의 잘못으로 오해하는 일이 있는데, 원래 표준어는 늑장이었고 늦장이 비표준어였다. 복수표준어가 된 지금은 어떻게 쓰든 무방하다.

2.3

  • ~뜨리다 - ~트리다

몇몇 동사의 '-아/어' 연결형 또는 어간 뒤에 붙어 강조시키는 역할을 하는 접미사인데, 이 두 말의 발음이 서로 비슷하고 둘 다 널리 쓰인다는 점으로 인해 표준어 규정 3장 5절 26항에 의하여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다. 따라서 '깨뜨리다'와 '깨트리다', '떨어뜨리다'와 '떨어트리다' 모두 맞는 표현이다.

2.4

  • 머 - 뭐

머는 한국어사전에 「'뭐'의 구어체 표현」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해당 뜻에 맞게 사용할 경우 맞춤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예시)지금 머 하고 있니? (=지금 뭐 하고 있니?)

[1]

  • 모이다 - 모아지다

'모아지다'를 이중 피동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은 '모다('모으다'의 준말)'의 어간 '모-' 뒤에 '-아지다'가 붙은 구성으로 이중 피동이 아니다.[3] 따라서 둘 다 맞는 말.

[2]

2.5

  • 반증 - 방증

반증은 반대로 입증하다, 방증은 정황 증거이다.

  • 부시다 - 부수다

특히 '~을 부시다'의 형태로 쓰일 때 '부수다'의 잘못인 것으로 오해되기 쉬운 단어 '부시다'는 '그릇 따위를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뜻의 표준어다.
물론 '부수다'로 쓰여야 할 곳에 잘못 쓰이는 경우도 많긴 하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부수다'의 의미로 '부시다'를 쓴다고 한다.
[3]

  • 붴 - 부엌

이 단어를 처음 들어 본 사람은 신조어나 고어, 욕설로 아는 사람이 있는데, 이 말은 부엌의 줄임말이다. 이 단어는 스펀지 124회 '너 그거 아니'라는 코너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대감: 돌쇠야 어디가느냐? 돌쇠: 붴↗유↘

2.6

  • 사달

흔히 '사단이 나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여기서는 이 단어가 표준어이며 사달은 '사고나 탈'이라는 뜻이며 '사건의 단서. 또는 일의 실마리'라는 의미인 사단(事端)과는 별개의 단어이다.

  • 수월찮다 - 시원찮다

수월찮다(수월치 않다 = 수월하지 않다) - '힘들고 까다로워 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며, 마음에 흡족하지 않다는 의미인 '시원찮다'와는 별개의 단어이다. 어쨌든 "수월찮다" 는 시원찮다는 표현의 잘못이 아니다.

  • 숟가락 - 수저

수저는 숟가락젓가락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나 숟가락을 달리 이르는 말로도 쓰이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뜻을 모두 정의하고 있으므로 '수저로 떠먹다.'나 '수저와 젓가락' 같은 표현도 틀리지 않다.

  • 실제로 - 실지로

2.7

  • 아는 체하다/아는 척하다 - 알은체하다/알은척하다
  • 옷거리 - 옷걸이

'옷을 입은 모양새'를 의미하는 '옷거리'는 '옷걸이'의 잘못된 표기가 아니다. 실제로 엄연히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표현이다. 단, 맞춤법 검사기에서는 "뜻을 알기 쉽도록" 옷거리를 '옷 입은 모양새'로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여기에 쓸 만한 다른 좋은 단어는 '매무새'이다.


* 옷걸이 :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
* ex.)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외투를 벗어서 옷걸이에 걸었다.
* 옷거리 : 옷을 입은 모양새.
* ex.) 그는 옷거리에 맵시가 있고 말주변이 좋았다.
  • 우리들, 저희들, 너희들

복수의 의미가 있는 인칭대명사에 복수를 뜻하는 접미어 '~들'이 붙은 형태이다. 문법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의미 중복) 한국어는 수의 범주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에 체언에 '~들'이 잉여적으로 붙는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선 이럴 경우에 되도록 '~들'을 안 쓰는 걸 권하고 있다.

  • 이따 - 있다

동사 '있다'를 소리 나는대로 썼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 '이따'의 뜻은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이며, 동사가 아닌 부사이다. '이따가'를 생각해보면 쉽다.

따라서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는 '조금 있다 샤워해'를 잘못 쓴 것이 절대로 아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이 노래 제목에 대해서 질문을 올린 사람이 있었다.

다만, '이따'에 조금이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조금'을 덧붙이면 의미 중복이 된다.황당하게도 개리의 노래 제목에 대한 이용자의 질문에는 이러한 표현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가 3개월 후 이용자가 비슷한 질문을 올렸을 때는 의미 중복이라서 문제가 된다고 했다. 국립국어원마저도 오락가락한다.

  • 이만 총총

처음 듣는 사람들은 어감 때문에 의태어줌마체 내지는 통신체로 오해받곤 하는데 실제로 "총총(悤悤[4])" 은 국어사전에 존재하는 한자어이며 예스러운 편지글 마무리 방식이다.

2.8

  • 적확하다 - 정확하다

흔히들 '적확하다'는 '정확하다'의 오타라고 착각하는데, 적확(的確)이란 한자어가 실제로 있으며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라는 의미이다. 양자의 용법은 약간 다르다.

  • 좇다 - 쫓다

쫓다는 추적한다는 뜻이고, 좇다는 추구한다는 뜻이다.

  • 지명 - 지천명

지명의 나이가 되었다는 식으로 쓸 경우, 지천명에서 한 글자를 실수로 빼먹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둘 다 의미가 같은 단어이다. 공자가 쉰 살에 천명(天命)을 알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지명지년(知命之年)도 여기서 파생했다. [4]

서태지가 44세(세는 나이 45세) 생일을 맞아 50이 머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 단어를 썼다. [5]

2.9

  • 초초하다 - 초조하다

초초(悄悄)하다 - '근심과 걱정으로 시름없다'는 뜻이다. '초조하다'의 오타가 아니다.
[6]
참고로 서태지 8집 수록곡 모아이의 가사를 보면 '무릎을 세우고 초초하게 있지는 마'라는 구절이 있다.

2.10

  • 톺다

이 단어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는데 첫째는 "가파른 고개나 산을 넘으려고 힘들여 더듬어 가다" 는 의미이고, 둘째는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 는 뜻이다. 발음은 [톱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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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애플에서 맥북을 출시할 때 국내에 번역된 웹 사이트가 이 단어를 사용했다가 대중들 사이에 주목받기도 했다. 번역을 한국사 전공 외국인에게 시키기라도 했나 정작 디테일은 영어. 영어 원본은 "Get an in-depth at MacBook" 이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는 쓰지 않는 표현이다 보니, 기사문에 이런 단어가 들어가면 오타나 고어인 줄 알고 뽑아 보기라고 강제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2.11

  • 포용력 - 포옹력

둘 다 같은 뜻이다.
포용력(包容力):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힘
포옹력(抱擁力): 남을 아량으로 너그럽게 품어 주는 힘.

그런데 후자는 아무래도 동음이의어로 인한 오해가 빚어지기 쉽고 (신체적으로 끌어안아주는 게 포옹이다.) 한자도 어려워서인지 잘 쓰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포옹력을 포용력의 오타인 줄 잘못 알기 쉽다.

2.12

  • 헛갈리다 - 헷갈리다

3 맞춤법을 모른다고 오해하기 쉬운 사례

발음 때문에 앞존법이 옳은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발음이 뭐가 다르길래? 이건 그냥 일진어

  • 얼루기

얼룩얼룩한 점이나 무늬. 또는 그런 점이나 무늬가 있는 짐승이나 물건을 말하는 것인데, 얼룩이를 발음 나는 대로 적었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남한 기준에서는 이것이 표준어이다. #

그런데 반대로 더우기더욱이라고 적어야 맞는다. 개정 전 맞춤법에서는 더우기였으나 지금처럼 변경된 것. 이 때문에 맞춤법을 헷갈리기 쉽다.

한글맞춤법 제23항에 따르면,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만,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또는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얼룩이란 단어에는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기 때문에 얼루기가 맞는 표기이다.

  • 어쭙잖다

된소리라서 왠지 맞춤법을 무시하고 발음 나는 대로 것 같지만, 사전에는 이게 표준어로 실려 있다. 올바른 말처럼 보이는 어줍잖다가 오히려 틀린 말이라고 한다. 된소리를 많이 내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국어 선생님들이 많고, 확률적으로도 된소리가 표준어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이 경우도 그런 잘못된 발음 현상처럼 보이나, 된소리가 표준어인 경우도 분명 있다.

  • 뒤치다꺼리 #

뒤치닥거리를 발음 나는대로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남한 기준으로는 이게 표준어이다. 참고로 뒤치닥거리는 북한어.

이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남북한의 견해 차 때문이다. 링크에 나와 있듯이, ‘짓거리’처럼 몇몇 명사 뒤에 붙어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거리’와 ‘뒤치닥’의 결합으로 보아 뒤치닥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 그런데 남한 학계에서는 설혹 기원이 그렇다 하더라도 어원에서 멀어졌으니 뒤치다꺼리가 옳다고 본다.

하지만 과거에는 남북한을 막론하고 뒤치닥거리가 다수파였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검색해 보면 심지어는 90년대 이후에도 뒤치닥거리라고 쓴 남한 신문 기사가 많이 발견된다. 어찌 보면 개정 맞춤법이 언론계에서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증거인 듯.

  • 허섭스레기(?!!)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것. 쉽게 말해서 단물 빠진 껌 놀랍게도 "허접쓰레기" 와 함께 복수 표준어로 등록되어 있다.(…) 흔히 "허접" 이라는 표현은 "잡스러운 것, 보잘것없는 것" 을 의미하는데, 이 역시 허섭스레기라는 단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1 ㄹ로 끝나는 어근에 붙는 접미사의 표기

접미사 -죽하다가 붙는 경우

  • 걸쭉하다

된소리가 들어가서 왠지 걸죽하다가 표준어일 것 같지만 남한 규정으로는 이게 표준어이며 걸죽하다는 북한어.

3.2 ㄼ으로 끝나는 어근에 붙는 접미사의 표기

접미사 -다랗다가 붙는 경우

  • 널따랗다, 얄따랗다, 짤따랗다

겹받침 ㄼ을 무시하고 발음 나는 대로 적은 것 같지만, 모두 남한 기준으로는 표준어이다.
넓다랗다, 얇다랗다, 짧다랗다로 적는 것은 북한어.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연규동(1998년) 『통일시대의 한글맞춤법』에 나와 있다. [7]

여담이지만, 이 페이지에서 북한 맞춤법이라고 알려주는 것들 중 상당수가 개정 전 남한 맞춤법과 일치한다. 수십 년 전 남한에서 출판된 책들을 보면, 나무꾼을 나무군 또는 나뭇군으로 표기한 책들이 많다. 따라서 북한 이탈 주민이 아니더라도, 맞춤법 개정 이전에 교육을 받은 어르신 세대들은 무심코 이런 맞춤법을 쓸 가능성이 높다.

4 사투리, 북한말로 오해하기 쉬운 말

  • 깡그리
북한에서는 멸균균 깡그리 죽이기라고 하기 때문에 깡그리라는 단어도 북한어라고 여기기 쉽다. 남한에서는 북한 관련 기사에 언급될 때 말고는 평상시에는 이 단어를 접할 기회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남한에서는 그 단어 대신 싸그리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하지만 싸그리는 전남 방언이며, 깡그리가 표준어다.

  • 자랑차다

보통은 자랑스럽다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자랑차다는 거의 쓰이지 않는 데다가, 하필이면 한총련 대자보나 북한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단어인지라 종북 인증 단어가 아닌가 하고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현재 국립국어원에서 인정하는 표준어이다. 뜻은 남에게 드러내어 몹시 뽐낼 만한 데가 있다라고 한다.

친구의 옛 표현. 요즘도 "어깨동무", "길동무", "말동무" 같은 표현들은 남아있긴 해도, 동무라는 단어 하나만 놓고는 잘 안 쓴다. 물론 북한의 선점 효과 때문. 북한에서 동무는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함께 싸우는 사람" 을 의미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people에 대응된다고 알려진 말이지만, 이 역시 북한 때문에 밀려서 잘 안 쓰인다.

5 비속어로 오해하기 쉬운 말

  • 개꿀
믿기지 않겠지만, 원래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이다. 링크 벌집에 들어 있는 꿀을 의미한다. 물론 이 의미로 사용하는 게 아니긴 하지만.
  1. 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동의어는 "추렴" 이다.
  2. 짜부라지다에서 유래되었다. 정형돈에 의하면 전문용어라고 한다 사실 방송계나 기타 공적인 자리에선 부지불식간에 속어나 유행어가 나오면 "전문 용어" 라고 에둘러 말하는 경우가 많다.
  3. 이중 피동으로 쓰려면 '*모여지다'(모이(다) + -어지다)라고 써야 한다.
  4. 바쁠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