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가

1 개요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창작된 문학형식의 하나이다. 다른 말로는 사뇌가(思腦歌), 사내가, 시뇌가 등이 있으나, 이들이 향가와 동의어는 아니라 향가의 하위개념인 한 장르나 작품명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향가를 적는 방식만을 지칭할 때는 향찰(鄉札)이라 한다. 신라 진성여왕 때 각간 위홍이 당시의 향가를 집대성하여 《삼대목》을 지었다 하나 애석하게도 오늘날 전하지 않으며, 현존하는 향가는 《삼국유사》의 14수, 고려의 승려 균여가 지은 《균여전》에 11수, 장절공신선생실기에 1수, 총 26수가 남아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 발견된 신라의 김대문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화랑세기》의 필사본에 새로 발견된 향가 2수가 있으나, 《화랑세기》필사본은 위작성이 강하여 아직 향가의 자료로서는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신라때에 민담중 일부를 시로 옮긴 것에서 시작되어 고려 전기까지 이어졌으나 한시에 밀려 점차 사라져갔다.[1]

2 향가의 해독

향가는 조선시대를 지나서 일제강점기가 되도록 한국인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최초로 언어적 연구의 대상이 된 것은 일본학자 가나자와 쇼사부로에 의해서였다. 일본인들이 향가를 처음 손댈 수 있었던 이유는, 향가의 표기방법인 향찰이 일본의 만요가나[2]의 사용법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만요가나는 겉보기에는 일반 한문같지만 음으로 해석하는 글자와 훈으로 해석해야하는 글자가 섞여 있어서 그 해석이 매우 까다로웠다. 만요가나는 에도 시대부터 연구되어 있었고, 이것에 익숙했던 일본인 학자들은 향찰도 비슷한 방법론으로 해석했다.

그는 향가 중 <처용가>에 대하여 처음으로 해독을 실시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아유가이 후사노신 등에 의해 일부 향가들에 대해 해독이 이루어지다가, 1924년에 일본의 조선어 연구자 오구라 신페이의 저서 《郷歌及吏読の研究》에서 최초로 향가 전체에 대한 해독이 이루어졌다.

여기에 자극받은 한국의 학자 양주동은 1944년에 《고가연구》라는 저서를 통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모든 향가에 대한 주해서를 발표했으며, 이 책은 1964년에 내용의 일부가 수정되어 《증정 고가연구》로서 재출간되었다. 이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수많은 한국학자들이 향가에 대해 해독을 시도하였고, 이전 설에 대해 수정을 가하였으나, 현재 교과서에 올라올 정도로 유명한 것은 양주동과 더불어 1980년에 김완진이 발표한 《향가해독법연구》 정도이다. 근래에는 한자음 연구자인 유창균의 《향가비해》(1994)가 발표되었는데, 제법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북한에서는 홍기문[3]이 《향가해석》(1956)이라는 책을 펴내어, 독자적인 향가 해독을 했다.

향가는 고유문자가 아닌 중국어를 쓰기 위해 만들어진 문자인 한자를 통해 고유어를 적어야만 했던 한계성, 그리고 향찰표기의 전통이 오랫동안 전승되지 못한 점 때문에 해독이 극도로 난해하며, 학자에 따라서는 아예 향가의 전체적 의미마저 완전히 뒤바뀌는 상황에 있다. 이 점은 앞으로 계속 연구하여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워낙 오래된 글이고 설이 분분해서 너무 천착하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향가를 해독하는 의미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예컨대 근대의 몇몇 시만 하더라도 단어의 난해한 의미 맥락 때문에 해석이 분분한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 해독은 쓸모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향가 해독 역시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현전하는 향가

4 향가계여요 목록

  1. 조동일,'한국문학통사1',지식산업사,2005
  2. 고대시가를 모은 만요슈(만엽집)에 쓰인 가나로서, 현재 쓰이는 가나가 아니라 한자를 그대로 써서 일본음을 나타내었다.
  3. 벽초 홍명희의 아들이다. 국사학계에서는 북한판 조선왕조실록인 '리조실록'번역팀의 총책임자로 유명하기도 하다.
  4.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위서로 보는 시각이 강하며 국문학계의 입장은 해당 항목 참조.
  5. 도이장가는 향가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정과정은 10구체 향가와는 달리 감탄사의 위치가 바뀌었으며 내용상으로 격조가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겠다. 다만 고려가요 중 작가가 알려진 유일한 작품이며, 유배문학의 효시이기도 하고 연군가의 조상격인정철처럼 군주모에에 빠진 정서 자고로 첫단추를 잘 꿰어야...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