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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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작인 미국 영화.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괴작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물을 노리는 낭만적인 도둑의 액션...이 모토였지만, 실상은 이해불능의 허무 코미디. 배급은 트라이스타 픽처스. 제작자는 48시간, 코만도,리셀웨폰,다이 하드 시리즈,매트릭스(영화) 시리즈,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같은 많은 액션물 제작으로 유명한 조엘 실버. 제작사도 그가 설립한 실버 픽처스.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해탈한듯한 도둑 역으로 열연(?)한 브루스 윌리스의 능구렁이 같은 도둑 연기는 《다이 하드 3》 이후 온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보기 힘들어졌는데, 여기서 꽤 출중하게 과거 특기였던 코믹한 캐릭터를 뽐낸다(단지 진지하게 연기하기 귀찮았던 걸지도 모르지만).

다 빈치의 발명품을 둘러싼 악덕 기업가와 도둑의 한판 대결이라는 어딘가 음모론적인 요소에 그 발명품이라는게 으로 금덩이를 만드는 기계라는 연금술 요소를 바탕으로 괴도, 범죄, 탐정, 판타지, 역사, 슬랩스틱 코미디, 액션, 스크루볼 코미디, 스파이, 뮤지컬(?) 등등 각종 장르를 마구잡이로 버무려 짬뽕시킨 정신없는 버라이어티 괴작이다. 흥행도 쫄딱 망해서 제작비의 1/3도 못 건진 1720만 달러 흥행에 그쳤다. 이 영화가 할리우드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쫄닥 망한 영화의 사례로 미국 영화 연구소에서 항상 언급되는 이유는 제작비가 1991년 당시로서는 엄청난 6500만 달러였기 때문이다. 본전치기라도 거둘려면 1억 3천만 달러를 벌어야 하는데 해외흥행까지 합쳐도 제작비 30%도 되지 않았으니 정말 망한 셈.

참고로 1997년 제임스 카메론타이타닉의 제작비로 2억달러를 넘게 쓰며 할리우드에 제작비가 1억 달러 넘는 영화들의 시대가 도래한거지 그 전까지는 제작비 5000만 달러 넘는 영화 보기 힘들었다. 제임스 카메론은 1991년 터미네이터 2의 제작비 1억 200백만 달러로 영화사 최초로 1억달러 넘는 제작비를 들여 대박낸 전례가 있었기에 이게 가능했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분위기, 스토리는 관객들을 긴장타게 만들려는 것 같은데 정작 배우들이 연기하는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유유자적하고 한가롭다. 뭐 터지면 터지나 싶고, 죽으면 죽나 싶은 그런 상태를 영화내내 유지한다. 유일하게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는 캐릭터가 악당 기업가의 사람 모가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르는 집사인데 그마저도 '이제 모자는 못쓰겠군' 같은 영국식 농담을 날린다.

워터월드》와 더불어 망작[1]이면서도 꽤 마니악한 소수 팬층을 가지고 있는 영화지만...우습게도 윌리스는 같은 해 깜짝출연한,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영화 《빌리 베스게이트》 또한 흥행과 평에서 참패했다.

출연진은 빵빵하다. 부르스 외에도 제임스 코번, 대니 에일로, 앤디 맥도월 등 유명 헐리웃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리처드 그랜트같은 해외파도 참여했다. 특히 나중에 CSI 미이애미의 주연을 맡는 데이빗 카루소를 찾아보자. 그런데 얼굴은 많이 나오지만 대사는 한마디도 없다.

헤더스》로 주목을 받으며 데뷔한 마이클 레먼 감독은 이 영화를 찍고나서 영화 <위험한 아이> 문제[2]로 골치를 앓은 다음, 한동안 텔레비전 영화를 주로 연출하면서 종종 극장영화를 찍지만 이젠 그저 그런 저예산영화 감독이 된지 오래이다.

1991년 골든 라즈베리상에서 최악의 작품, 감독, 각본상을 휩쓸었다.

SBS 금요씨네마에서 우리말 더빙하여 방영한 바 있는데 당연히 브루스 윌리스 성우는 전담인 이정구가 열연했다.

  1. 《워터월드》는 그나마 해외흥행으로 본전치기는 거두었지만, 케빈 코스트너를 더 확실히 망친 《포스트맨》은 해외흥행 다 합쳐도 제작비 절반도 못 거두었다. 그리고 《워터월드》는 이렇게 알려지기라도 했지, 《포스트맨》은 알려지지도 못했다.
  2. 매콜리 컬킨나 홀로 집에 2를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