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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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선 따윈 내가 없애주마

(国境線なんか俺が消してやる)

1 개요

2001년에 개봉한 일본영화. 나오키 상을 수상한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GO>를 영화로 각색했다.

감독은 <세계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년)로 유명한 유키사다 이사오. 각본은 젊은 감성을 감각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 쿠도 칸쿠로.

주연은 구보즈카 요스케, 시바사키 고우, 야마자키 쓰토무, 오타케 시노부 등.

그외에 야키니쿠 집에서 일하는 나오미 역을 맡은 김민과, 스기하라의 아버지에게 한국 여권을 받으려면 그냥 조선적을 버리고 한국인이 되라고[1] 퉁명스레 말하는 대사관 직원 역을 맡은 명계남이 단역으로 출연했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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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에 다니던 스기하라는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학교의 분위기가 싫어 일본 학교로 전학을 간다. 전학을 간 학교에서는 조센징이라고 시비를 거는 불량배들을 눕히고 일진이 되는데[2], 이 과정에서 야쿠자의 아들인 가토를 건드리는 바람에 죽을 뻔한 위기에 빠졌다가[3], 가토와 친구가 되는 것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는 등, 위태위태한 학창시절을 보낸다.

스기하라의 아버지, 히데요시는 파칭코를 운영하고 있고, 어머니 미치코는 야키니쿠집에서 일한다. [4] 하와이에 가고 싶다며 조선적에서 한국 국적으로 옮기려고 한다. 아버지 쪽 가족은 스기하라 아버지의 동생이 재일교포 북송에 참가해 북한으로 넘어갔을 정도로 조선적 중에서도 북한을 지지하는 쪽이었는데, 국적문제 때문에 조선적으로는 어디를 나가보기에도 힘든 상황이라 바꿀 수 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되도록이면 조선적을 가진채로 한국을 갈 수는 없냐며 한국 대사관 직원과 싸우기도 한다.

아버지가 고집했던 민족 정체성에 신물이 난 스기하라는 한국인이 되기로 하고 조선학교를 떠나 일본 학교에 온 것이었고, 일본인 여자애 사쿠라이와 처음 만나 교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민족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교류는 그것대로 잘 이어오고 있었는데, 어느날 똑똑하고 공부하기를 좋아하던 스기하라의 민족학교 시절 친구인 정일이 치마저고리를 입은 민족학교 여학생을 건드리는 일본 불량배와 시비가 붙어 칼을 맞고 죽게 된다.

정일의 죽음을 접하고 방황하던 스기하라는 정일이 불량배를 상대로 보여주었던 용기를 떠올리며, 사쿠라이를 만나 검열삭제하기 전에 자신이 한국인임을 밝힌다. 그러자 사쿠라이는 어릴 적부터 주입받은 인종적 편견[5] 때문에 검열삭제를 거부하고 스기하라를 떠난다.

아버지는 북한에 간 동생이 죽었다며 우는데, 택시를 타고 아버지와 돌아오던 스기하라는 언제까지 그런 것에 매달리고 살거냐며 짜증을 내고, 전직 프로 권투 선수였던 아버지와 스파링을 해 신나게 얻어맞는다. 그리고는 "국적따윈 옷 같은 것이다. 바꾸고 싶다면 바꾸면 그만인거다." 라며 민족 정체성에 대한 고집을 버린 아버지와 [6]약간은 화해하게 된 스기하라는 자신을 떠난 사쿠라이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맞이하게 된다.

3 원작과의 차이

참고로, 영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원작소설을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소설과 영화의 표현 기술 차이때문에 소설에서는 지문이나 내면묘사 등을 통해 상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영화에서는 과감히 생략해버린 부분이 적지 않다. 사실 소설에서 설명하듯 영화에서 설명하려고 하면 상영시간의 태반이 주인공의 독백으로 채워질지도 모르니 감독의 판단이 옳은 부분이긴 하다. 반대로 영화판의 경우 영상과 대사를 통해 직관적으로 재미를 던져주는 부분이 많은 것이 장점.

다만, 영화에서 생략된 부분때문에 작가의 주제의식을 명확히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위의 줄거리 설명 같은 경우도 소설판과 함께 보면 좀 다르게 읽히는 부분이 많으니 참조할 것.

  1. 스기하라의 아버지 히데요시가 조선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만든 심경의 변화가 영화에서는 거의 생략되어 있다. 원작 소설의 내용에 따르면 '하와이에 가고 싶어서' 국적을 바꾼 게 아니다. 평생동안 자신의 신념에 따라 조선적을 가지고,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면서 살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북한이 완전히 몰락함에 따라 그런 신념을 자신을 억누르는 짐이자 행동을 제약하는 족쇄처럼 느끼게 된 것. 그런데 아들(스기하라)가 성인으로 사회에 진출할 시기가 가까워지자, 그런 짐과 족쇄를 아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들에게 '자유로운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 자신부터 조선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다. 부인(주인공의 어머니)가 하와이에 가고 싶다고 조르던 것은 그런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 계기 정도이지, 진짜 하와이에 가고 싶어서 국적을 바꾼게 아니다.
2. 위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하와이에 다녀온 뒤 여행중 찍은 사진을 현관 바로 앞에 떡 걸어놓는 것 역시 아버지 나름대로 정치적 고려 끝에 나온 행동이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조총련에서 탈퇴하고, 상당한 기부금을 내면서 민단에서 자기 자리를 얻기도 했지만 상당한 자산가인 히데요시가 빠져나가는 것을 조총련이 달갑게 볼 리 없고, 따라서 예전부터 히데요시와 친했던 사람들을 자꾸 보내서 다시 돌아오라고 설득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한 것. 그래서 조총련 내에서 퇴폐적 자본주의 문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하와이에서 찍은 사진을 현관 바로 앞에 떡 걸어놓음으로써 옛 친구나 동료가 집을 방문하더라도 다시 조총련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자신의 각오를 표현한 것이다. 말하자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음을 알고 그냥 뒤돌아서 나가라고 걸어놓은 일종의 축객령이다. 이런 아버지의 행태에 대해 스기하라는 '자기 자신의 문제 때문이었다면 아버지가 평생 사귄 친구들을 저렇게 잔인하게 내쫒지는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즉, 미래가 없는 조총련이 자식(주인공)을 얽어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평생 동안 쌓아온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포기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관계 단절을 서둘렀다는 상징이다.
3. 스기하라가 일본인 학교로 진학한 것 역시, 아버지에 대한 반발감 때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아버지는 스기하라가 일본 학교에 진학하자 가족의 국적을 바꾸는 식으로 후원하는 인물에 가깝다. 또한 결말에서 히데요시가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역시 갑작스럽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 소설 내용을 보면 억압적인 재일 조선인 사회차별적인 일본 사회 모두에 넌더리가 난 스기하라가 '노르웨이로 이민가겠다!'고 발광하기 시작하자[7] 스기하라에게 비꼬듯이 스페인어 시구를 한 소절 들려준다. 요컨데, 히데요시 자신도 젊은 시절에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자신 때문에 방황했고, 그 때문에 한국도 일본도 아닌 다른 나라로 도망치고 싶어서 스페인어까지 공부했었다는 것. 이런 사례들을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은 사실 부성애와,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외치지만 알게 모르게 아버지를 닮아가게 되는 부자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4. 영화 첫 부분에 나오는 히데요시와 한국 대사관 직원의 실갱이 역시 '조선적으로 하와이에 가고 싶다'는 내용의 실갱이가 아니다. 사실 조선적의 경우 비자를 받으려고 한국 대사관에 갈 이유가 없다. 해당 말다툼의 내용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하와이 방문 비자를 신청하자 비자가 나왔고, 자신처럼 열렬한 친북인사에게 미국행 비자가 나왔다는 것에 충격받은 히데요시가 자신이 열렬한 조총련 지지자, 친북인사, 마르크스주의자임을 증명하는 자료들을 가져다 보여주면서 '왜 나같은 위험한 인간에게 비자를 내주냐'고 따지는 것에 가깝다[8].
히데요시 : (한국 대사관에 찾아가 북한 이념서적들과 뱃지들을 대사관 직원앞에 보여주며) 이건 이제 필요없소. 여권이, 여권이 꼭 필요해.

대사관 직원 : 요즘은 북한 국적으로도 하와이 갈 수 있어요. 알았어요?
히데요시 : 나는 확실한 마르크스주의자 라구. 스파이, 간첩인지 간첩인지 모르잖아? 응?
대사관 직원 : 쓸데없는 소리 자꾸하고 있네. 아, 문제없다니까. 당신 맘대로 가면 돼!
히데요시 : 안돼, 도무지 말이 안 먹혀.
히데요시 부인 : 전 하와이만 가면 돼요.
히데요시 : (결심한 듯 대사관 직원에게) 좋아, 바꿔. 하와이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바꿔, 바꿔. 부탁할께요.
스기하라의 독백 : 재일 조선인이었던 아버지는 고작 하와이 여행을 위해 새로운 국적을 받아 재일 한국인이 되었다.

이 부분은 말하자면 평생동안 반(남)한, 반미적 입장을 견지해왔건만 한국 대사관에서는 자신을 위험인물로 보지도 않는 데 대해 소외감을 느낀 아저씨의 투정에 가깝다.
5. 중요한 내용은 아니자만... 히데요시가 운영하는 것은 빠칭코가 아니라 빠칭코 경품 교환 매장이다. 사실 빠칭코 자체보다 더 안전하고 수익율이 높은 소위 꿀빠는 가게인데, 부모에게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한 고아가 복싱 선수로 성공해서 경품 매장을 6개나 차렸지만, 일본의 사회적 차별때문에 결국 그 가게들을 하나하나 잃어가는 모습이 히데요시의 인생을 설명하는 중요한 코드 중 하나.
6. 이 소설이 부자관계에 대한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결말부에서 스기하라를 두들겨 패는 히데요시를 응원하는 택시기사[9] 역시 이야기 구조상 중요한 인물이다. 재일 조선인을 차별하는 일본인도 결국 알고보면 같은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비슷한 인간들이라는 증거 중 하나. 작중에서 '재일 외국인 등록제'때문에 등록 관청 직원을 두들겨 패주려다가 상대도 월급 받아먹고 살자고 그 짓을 하는 소시민인 것을 알고 차마 못 떄리는 주인공의 선배 이야기처럼 이는 작품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이 점에서 중요한 것이, 사실 정일을 죽인 일본인 학생은 불량배가 아니고, 조선 학교 여학생에게 접근한 것 역시 시비를 걸거나 희롱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 일본인 학생이 조선 학교 여학생에게 접근한 건... 진짜 반해서 고백하려고 접근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일본에서 차별당하는 입장인 여학생이 보인 과도한 경계심과, 남학생 주변에서 남학생을 충동질하던 다른 학생들, 여학생을 보호하려고 다가간 정일과 그에 대해 과도한 경계심을 보이는 남학생 등 복잡한 상황들이 얽혀서 최악의 결과가 나온 상황이다.

4 트리비아

  • 그 해 일본 영화 상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 일본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 스기하라가 사쿠라이와 클럽에서 처음 만날 때 들리는 이상한 혼잣말은 라쿠고다.
  • 상당수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자전적 경험에 기초했다. 그는 현재 일본인으로 귀화했으며 다른 한국계재일 한국인과는 달리 탈민족적인 관점을 견지한다.
  • 주인공인 구보즈카 요스케혐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 우익이다. 정작 데뷔작인 영화의 내용과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있다. (...)
  • 가수 김현정의 4집 후속곡인 <>의 뮤직비디오가 이 영화를 편집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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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정대세가 특이 케이스인 것.
  2. 가토 이후로 계속해서 양아치들이 도전해오는데 이게 계속 이어지다 보니.. 스기하라는 일진들 사이에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도전자들은 꼭 연장을 들고 오거나.. 심지어 칼까지 들고 오는 경우도 있는데 스기하라는 그들을 전부 격퇴했고, 스기하라의 승패를 놓고 도박판까지 벌어졌다.
  3. 작중 스기하라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토는 '기념비적인' 첫 도전자였다 재떨이 샷으로 가토를 일격에 눕혀버리고 가토의 아버지에게 불려갔는데, 가토가 열심히 커버 쳐줘서 아무 일도 당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고 이후 절친이 되었다. 가토의 아버지는 사실 손가락이라도 잘라 받으려는 생각이었다(..)
  4.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재일교포 1~2세대가 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직업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작중 묘사는 이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 수준.
  5. '아버지가 그랬는데.. 한국인은 피가 더럽데'.. 라고 매우 조심스럽게 말한다. 보고 있으면 이 여학생도 피해자다.. 라는 생각이 든다.
  6. 히데요시가 스페인에라도 가보고 싶다며 흥얼거리는 노래가 그 예.
  7. 일본에서 가능한 한 먼 곳에 가고 싶어서라고 한다. 한데, 히데요시가 '일본의 정 반대편은 아르헨티나인데 왜 하필 노르웨이냐'고 되묻자 '더운 건 싫어서'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히데요시는 그 대답을 듣고 스기하라가 철저히 이성적인 것을 알고 안심한다.(...)
  8. 본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는 위키러가 있다면 수정하기 바란다.
  9. 스기하라가 히데요시에게 무례한 말을 하자 '아버지에게 그따위로 말하는 놈이 어디 있냐!' 면서 '제가 대신 손봐드릴까요?' 하다가 히데요시가 스기하라를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기 원수가 두들겨 맞는 걸 보는 것처럼 좋아하는 좀 찌질한 아저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