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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하다[1]
1 개요
Grapefruit
서인도제도의 바베이도스가 원산지인 과일로 그레이프프루트[2]가 표준어이다. 포카리스웨트에 들어있는 이스라엘산 그레이프후르츠가 이거다. 가장 뜬금 없는 조합으로 손꼽힌다 영어 이름이 그레이프푸르트인 이유는 열매가 포도처럼 붙어 열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메이카산 오렌지와 동남아시아산 포멜로[3]의 교배종으로 18세기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자몽이라는 이름은 포멜로를 일본에서 부르는 명칭인 분탄(ぶんたん/文旦) 말고도 자주 쓰이는 별칭인 자봉(ザボン)[4]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정작 자몽의 어원인 장보아, 즉 포멜로는 그레이프프루트의 아버지가 되는 품종이긴 하지만 같은 종은 아니다. 어쩌다 그레이프프루트와 포멜로를 헷갈린 것인지는 불명이지만, 결론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자몽은 그레이프프루트로 불러야 맞다.[5][6]
처음 재배될 무렵의 애칭은 '금단의 과일'. 원래 포멜로를 재배하려고 동남아시아에서 종자를 들여왔더니 보도 못한 과일이 나와서 도중에 오렌지 종자와 자연스럽게 교잡된 것을 몰랐던 당시 사람들이 갸우뚱하면서 이리 불렀다고 한다. 명칭을 붙여준 사람은 당시 바베이도스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박물학자 그리피스 휴즈(Griffith Hughes)로, 정확한 계통이 알려진건 그로부터 200년 뒤인 1940년대이다. 현재는 나름 바베이도스의 국민과일로 대접받고 있다.
자몽을 그냥 먹기보다는 주스로 많이 쓰이고 있으며 골다공증과 동맥경화, 그리고 지방 분해효과[7] 덕분에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하지만 수입품이다보니 허용 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농약에 푹 절어있어 생과일로 먹을 때는 잘 닦은 후 껍질은 쓰지 말고 과감하게 버리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에서 대량으로 재배해서 전국에 유통되며 수출도 한다. 미국에서는 상당히 흔한 과일로 어쩐지 아침식사용으로 쓰이는거 경우가 많다 카더라. 시리얼 그릇과 우유 옆에 놓여진 자몽 반쪽은 클리셰 중 하나. 이 경우에는 숟가락으로 퍼먹는다. 푹 익은 자몽이여야 가능한 일.
껍질은 오렌지보다 두툼하며, 말릴 때 미미한 향기가 감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환기를 하면 날아가버린다. 어느 정도 마르고 나면 누를 때 마치 스펀지같은 느낌이 난다.
2 맛과 종류
맛이 굉장히 묘한 과일로, 첫 맛은 시고, 중간 맛은 달고, 끝 맛이 씁쓸하여 한 번에 여러 맛을 느껴 볼 수 있다. 이걸 음료로 먹으면 처음과 중간을 건너뛰고 다이렉트로 마지막 씁쓸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쓴 맛은 대부분 속껍질과 겉껍질의 섬유질[8]에서 오기 때문에 이를 모조리 벗겨내고 먹으면 약간 떫기만 하고 시고 단 맛만 느껴진다. 다만 매우 귀찮은게 문제. 자몽 주스로도 비슷한 맛이 나지만 역시 생과일로 먹어야 제맛. 이 닦고 먹는 오렌지맛과 비슷하다 겉냄새는 약간 역겨운편.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악마의 열매가 따로 없다 혹자는 달다고해서 먹어봤더니 쓴맛밖에 안나서 배신감이 치밀어올랐다고...
과육이 노란 색(화이트, 핑크)인 종류와 붉은 색(레드)인 종류가 있다.[9] 노란 색은 신맛이 강하며[10], 붉은 색은 단맛이 강하다. 과일 주스의 경우에도 붉은 색의 주스와 노란 색의 주스가 따로 나오며, 용도가 약간 다르다. 사실 외국에서는 주로 칵테일 등에 사용되는 자몽 주스는 노란색이 맛이 강하기 때문에 많이 쓰이며, 붉은 색은 생식용으로 쓰인다. 참고로 식당이나 바에서 주로 쓰는 OceanSpray의 제품(수입산)은 붉은 색 자몽으로 만든 주스이며 국내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자몽 주스는 레드를 이용하여 제조되고 있다. 한때 "썬업 그레이프푸르트" 제품이 화이트 자몽을 이용하여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앞의 붉은 자몽 주스를 먹어본 뒤 그 맛을 예상하고 썬업을 샀다가 강렬한 시고 쓴맛에 충공깽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으며, 결국 나중에는 레드 자몽을 이용하여 만들고 있다.
3 식용 시 주의사항
자몽에 들어있는 성분 중 일부가 체내에 있는 CYP450계열의 중요한 효소들과 반응해서 비활성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몇몇 종류의 약을 복용할 때에는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효소에 의해서 분해되어야 할 약의 성분들이 몸 안에 그대로 남아있게 만들어 정량을 투여하더라도 잔류된 성분에 의해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11] 알레르기 질환 개선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도 자몽과 함께 복용 시 부작용 가능성이 늘어난다.
'일부'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하는데 일부 혈압약만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그외 대부분의 고혈압약은 자몽과 관련성은 없다..(의사 및 약사에게 자신이 먹는 고혈압약과 자몽의 연관성에 대해 물어보면 된다. 꼭 물어보도도록하자)
그외에도 각종 항우울제, 모르핀계열 진통제라든지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약들을 복용하는 환자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과일. 만약 이 글을 보고있는 환자가 그런 약들을 처방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몽을 정말 좋아한다면 의사나 약사와 반드시 상담하는게 좋다. 치료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덤으로, 카페인 대사도 CYP450계에 포함되므로, 자몽과 카페인을 같이 먹는다면 카페인이 몸에 더 많이 남아있게 된다.앗싸!
4 한국 상황
한국에서는 농산물 수입개방 열풍에 편승하여 1980년대 후반에 미국산 자몽이 수입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그러나 미국산 수입 자몽에 잔류 농약에 발암물질이 검출[12]되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얼마 못 가 GG치고 말았다.자몽 파동으로 알려질 정도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 실제로는 검사 결과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지만[13] 소비자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으며, 이후 자몽은 한국에서 크게 인기있는 과일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인기과일 중 하나가 되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자몽의 경우 붉은 색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오렌지처럼 생겼지만 껍질을 까면 주황색이 아닌 붉은색의 과육이 나온다. 나이 드신 분들은 예전의 자몽 파동 때문에 자몽 자체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해서 자몽을 잘 고르지도 않지만 자몽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사람들 중에는 오렌지나 귤인줄알고 잘라봤더니 붉은색이 나와서 놀라는 경우도 많은 듯.
코스트코에서 커클랜드 시그니춰 자몽 주스를 판매하고 있다. 보통의 자몽 주스가 다이렉트로 쓴맛이 나는 데 비해 이건 단맛도 어느 정도 나는 게 특징.
5 기타
- 어째 영장류들과 여러 과일을 함께두는 실험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인기를 보였다고 한다.
- 겉보기에는 자몽과 비슷하지만 속살이 노란 연두색이고 단맛이 나는 이스라엘 원산의 과일인 스위티가 "스위티자몽"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 칵테일의 황금 조합 중 하나가 바로 자몽 주스. 예를 들어 적당한 스피리츠나 리큐르를 준비한 다음 잔에 얼음을 채우고 술 약간 + 나머지를 자몽주스로 채워 주면 그것만으로도 맛있게 즐길 수 있고, 양을 정확히 맞추지 않아도 크게 맛이 나빠지지 않는다. 이런 만능 부재료로는 토닉워터가 있다.
-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자뭉열매의 이름도 여기에서 따 왔다. 원 명칭인 오본(オボン)이 위에 언급한 자봉에서 따온 것이라 비슷한 명칭을 채용한 것.
- 원산지가 원산지인 만큼 온대지방에서는 생산이 어려우나 일본 NHK의 생활정보프로그램 다메시테 갓텐(ためしてガッテン) 2015년 4월 11일 방송에서는 먹다가 버린 그레이프 후르츠 씨앗에서 싹이난 것을 발견해 이를 화분에 옮겨 심었다가 성장 한 후 마당에 옮겨 심었는데 20년간 열매를 맺지 않다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더니 해마다 1000개 이상의 열매가 열리는 사례가 나왔다. 일본 남단이 아닌 간토지방 군마현의 이야기(다만 군마현은 온대하우기후지역이라 겨울 일조량이 높은 편이긴 하다)맛도 제대로인 진짜 자몽이 열린 것. 다른 곳에서도 35년 후에 열매를 맺기 시작한 자몽나무가 있다고 한다. 손자 손녀를 위해 키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다만 3년 정도는 집이나 온실에서 키워야 한다고 한다.
- 둥글납작한 것이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다고 한다. 공모양은 그 반대.
- 3분간 끓는 물에 넣었다가 얼음물에 식히면 접착제 역할을 하는 팩틴이 분해되어 껍질이 잘 벗겨진다고 한다.
온탕 냉탕 왔다갔다 하면 때도 잘 벗...[15] 비타민C 파괴도 거의 없다고 한다. 당도도 높아지는 것은 덤
- ↑ 졸려서 흐릿한 기분이 들다
- ↑ 철자가 'grapefruit'이므로 일부러 그레이프와 프루트를 띄어 쓸 필요가 없다.
- ↑ 중국에선 이걸 유자라고 부른다. 한국/일본에서 유자라 부르는 과육은 향등(香橙)으로 구분되어 불린다.
- ↑ 포멜로의 포르투갈어 명칭인 zamboa(장보아)를 잘못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자몽은 자봉을 또 잘못 가져온 이름이다.
- ↑ 일본은 정작 이 과일을 그레이프프루트라고 부른다(...).
- ↑ 그런데 영문 위키백과에 따르면 포멜로는 원래 지금의 자몽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지금의 포멜로는 섀독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 ↑ 일반적인 식생활을 유지하며 자몽 주스와 생 자몽을 꾸준히 투여하는 실험에서 정말로 체내 지방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주스를 투여한 실험조보다 생으로 투여한 조에서 더 효과가 컸다고 한다.
- ↑ 귤이나 오렌지를 먹을 때 있는 하얀 부분을 생각하면 된다.
- ↑ 과육이 붉은 색인 종류는 20세기에 들어서 개발된 것으로 일부 붉은 과육 종류의 재배법은 나름 특허권이 있다.
- ↑ 가히 유자와 탱자를 섞어놓은 듯한 충공깽의 시고 쓴맛이 난다. 하지만 시고 쓴맛이 소화를 도와주며 상쾌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 ↑ 대표적인 예가 비아그라류의 약으로 설명서를 보면 자몽주스랑 같이 먹지 말라고 되어있다. 약성분의 체내 분해를 늦추어서 혈중농도 증가->예상 이상의 효과->부작용 가능성 증가의 테크트리를 탄다고...
- ↑ 낙과 방지제가 가장 문제가 되었는데, 이것은 자몽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 익기도 전에 떨어지는 것을 막는 농약이다.
- ↑ 1989년의 일로 같은 해 라면의 우지 파동도 일어나 식품 안전에 대한 논란이 많던 때였다.
- ↑ '물 좋은 자몽'에서 '물 좋은'은 포미닛의 신곡 홍보를 위해 넣은 수식어다.
- ↑ 복숭아의 경우도 같은 원리로 끓는 물에 넣으면 잘 벗겨진다. 다만 복숭아는 껍질이 얇으므로 정말 살짝 넣었다가 빼야한다.
- ↑ 이에 대한 증거로 원재료명 표기사항에 그레이프후르츠과즙 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