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우스

1 개요

아킬레우스아버지. 여신 테티스와 정식으로 결혼한 영웅.

제우스의 아들인 아이아코스의 아들로, 형제인 텔라몬의 꼬임에 넘어가 이복동생인 포코스를 죽이는 일에 연루되었다.[1] 하지만 시체가 발견되어 추방되었고 이때부터 그의 방랑 인생 시작.

프티아에서 종살이를 하면서 죄를 닦고 있었는데, 이때 펠레우스는 프티아 왕의 눈에 들어 그의 딸과 첫 결혼을 한다. 이 즈음에 아르고 호의 원정에 참가하기도 했고 멜레아그로스와 함께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도 참가했다. 그런데 이 멧돼지 사냥에서 그만 처남인 프티아의 왕자를 실수로 죽여 또 추방당한다(...).

그래서 이올코스로 갔는데, 이번엔 왕비가 펠레우스를 유혹한다. 하지만 펠레우스가 넘어가지 않자 이올코스 왕비는 복수를 하려고 펠레우스의 아내에게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편지를 보냈고, 아내는 이 편지를 받고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래도 펠레우스가 넘어가지 않자 왕비는 남편인 이올코스 왕에게 펠레우스가 자신을 유혹했다고 거짓말했고, 왕은 펠레우스에게 술을 잔뜩 먹인 뒤 난폭한 켄타우로스들이 사는 곳에 버려두었다.

그러나 다행히 케이론에게 구출된 펠레우스는 친구들과 군사들을 모아 이올코스를 치고 복수에 성공. 제우스가 테티스를 펠레우스와 짝지어준 것이 이 무렵이다.

본래 테티스 여신은 제우스포세이돈에게 구애를 받던 몸이었으나, 프로메테우스가 예언하기를 "테티스가 낳은 자식은 무조건 아버지보다 위대한 존재가 된다."라고 하여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테티스를 포기했다. 그리고 다른 신이나 영웅이 테티스와 아이를 만들었다가 너무 강력한 놈이 태어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자식이 더 위대해져도 상관없을 정도로 적당한" 펠레우스를 선택했다.(...) 그런데 펠레우스는 사실 위에도 써 있듯 제우스의 손자(...).

이런 취급을 당하고도 펠레우스는 무려 여신과 결혼시켜준다니까 좋다고 달려왔다. 그리고 인간이랑 결혼하기 싫다면서 울며불며 온갖 모습으로 변하는 테티스를 끝까지 끌어안아서 결국 결혼에 골인해버린 의지의 설득왕이기도 하다[2]

이 두명의 결혼식 때에 많은 신들이 모였는데, 이때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쓴 황금사과를 집어던져 헤라아프로디테아테나가 다투어서 결국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결국 신과 인간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없는 운명이었던 지라, 테티스는 바다로 돌아가버리고 펠레우스는 홀아비가 돼서 심봉사처럼 아킬레우스를 키우게 된다. 거기다가 일리아드에 보면 테티스는 인간따위와 결혼한게 싫었다라고 한다(…). 또 애지중지하며 키운 아들은 전쟁에서 죽었으니…

에우리피데스의 "안드로마케"에서는 네오프톨레모스가 아내인 헤르미오네보다 헥토르의 아내였던 안드로마케를 더 아끼자, 헤르미오네의 아버지이자 스파르타의 왕인 메넬라오스는 격분해 네오프톨레모스가 델포이에 간 사이에 안드로마케를 죽이려 했다. 이에 펠레우스가 맞서고 "여자 하나때문에 트로이까지 간 바보놈"이라고 디스를 한다. 헤라클레스 세대의 영웅답게 늙었지만 기백으로 메넬라오스를 압박했다. 안드로마케의 목숨은 구했지만 헤르미오네의 사촌인 오레스테스가 자기 사촌이 무시당한다고 하자 열받아서 델포이에서 네오프톨레모스를 암살하는 바람에 손자까지 잃었다. 이 사람도 트로이 전쟁의 피해자.

펠레우스는 자신이 살 희망을 잃었다고 좌절하는데 이에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아내 테티스가 와서 불로불사를 베풀고 자신과 함께 살자며 바다로 데려간다. 테티스는 안드로마케가 네오프톨레모스의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게되고 안드로마케를 타지로 보낸다. 그리고 안드로마케는 몰로시아의 시조가 되는 몰로소스를 낳는다.

다른 전승으로는 네오프톨레모스가 트로이에서 프티아에 돌아왔을 때 펠레우스는 프티아의 왕위를 빼앗긴 상황이였다. 네오프톨레모스는 조부를 도와 왕위를 되찾고 트로이에서 노예로 잡아온 안드로마케와 결혼한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인간 중 가장 덕이 있고, 온갖 사건에 얽혀 고난을 겪었지만 최후에는 영광을 얻는 의지의 인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은근히 안습한 취급을 받고, 아들에 묻히는 입장이지만 신들이 여신의 남편으로 지목하여 맺어줄 정도면 결코 못난 인물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을 듯. 그리스 신화 속의 영웅들 중에서 그나마 도덕적으로 크게 하자가 없는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1.1 Fate 시리즈의 등장인물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Fate/Apocrypha에서 회상으로 언급된다.

난폭하고 제멋대로인 것이 당연한 영웅들이 활보하던 시대에 유일하게 온건함을 정의로 삼고 겸허하고 순박한 성격을 지닌 소심한 영웅. 여린 남자아이 같은 성격의 보유자.

순박한 성격이기에 아탈란테가 관심을 가진 유일한 남성이기도 했다. 아탈란테에게 소박한 태도로 접촉해왔지만 집어던져졌다고.(...) 아킬레우스에게 가장 즐겁게 말해준 이야기라는 것으로 보아 아탈란테가 마음에 많이 남았던 듯.

경험은 꽤 많아서 많은 싸움에서 공적을 올린 남자였다. 칼리돈의 멧돼지 토벌에도 참가했다. 그런 경험들을 아킬레우스에게 즐겁게 이야기해줬다고.

테티스와 사이에서 아킬레우스를 낳았지만 아킬레우스를 신으로 만드는 것과 관련해 설전이 오갔고[3], 결국 테티스는 펠레우스에게 정이 떨어져서 바다로 돌아갔다. 하지만 펠레우스는 테티스를 지극히 사랑했다고 한다. 인간과 신 사이의 넘기 힘든 벽을, 인간과 신이 함께 살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달았을 뿐.
  1. 사실 죽인 건 텔라몬이고 펠레우스는 시체를 숨기는 것만 도왔.다
  2. 다른 바다의 신인 프로테우스 관련해서도 비슷한 신화가 있다. 에우리디케를 죽게 한 아리스타이오스 또한 자신의 죄를 씻는 법을 알기 위해 변신하는 프로테우스를 붙잡고 버텼다.
  3. 아킬레우스를 완전한 신으로 만든다는 것은 아킬레우스가 지닌 인간으로서의 부분을 죽인다는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