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퍼

1 영단어

  • Loafer : 게으름뱅이, 건달, 부랑아 등
  • Roper : 밧줄을 꼬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 성씨로도 쓰인다.

2 구두의 한 종류

슬립 온(Slip On)이라고도 불리는 구두. 한국에서는 대체로 단화(短靴)라 하면 주로 이 로퍼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본디 모카신을 구두 형태로 만든 것이다.

하필 이 구두에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끈이 없는 디자인이라서 꼼꼼하지 않고 느릿한 게으름뱅이(loafer)라도 빠르고 간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다고 하여 붙은 한 상표명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옥스포드와 달리 투박하고 광이 안나며 그런 탓에 캐주얼한 옷을 입을 때 많이 신는 형태의 구두가 되었다.[1] 또 옥스포드와 마찬가지로 현대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신발이기도 하다.

이 로퍼도 장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프랑스 궁중에서 신던 신발에서 유래하여 치마모양 술장식이 달린 것을 태슬 로퍼(Tassel Loafer), 혀 부위에 반달모양 구멍이 뚫린 밴드로 감싼 걸 페니 로퍼(Penny Loafer)라고 부른다. 페니 로퍼는 영국의 화폐단위인 페니에서 유래하였는데 과거 영국 학생들이 스트랩의 슬릿에 코인을 끼우는 것이 인기있었고 이것이 미국 아이비 리그 등지에서도 유행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이유로 코인 로퍼(Coin Loafer)라고도 불린다. 애초에 학생들이 교복에 많이 신다보니 일본 여고생들은 보통 이 페니 로퍼를 신고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었다. 관련해서는 아래에 별도로 하루타 로퍼라는 항목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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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개봉한 모 한국 영화에 나온 장면. 전후 한국에서도 1970년대부터 여학생들이 교복에 메리 제인 슈즈나 이런 페니 로퍼를 신게되었다. 고무신으로 유명했던 말표, 범표, 기차표 신발회사들이 학생화(學生靴)라는 이름으로 메리제인 슈즈와 페니로퍼를 생산하기 시작했던 것.

2010년대 들어서는 구두를 신어야한다는 교칙이 사라짐과 동시에 교복에 구두를 신는 것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일부 사립 여자고등학교 등을 제외하면 교복에 페니로퍼를 신는 학교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2.1 하루타 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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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발회사 하루타(HARUTA)의 학생용 로퍼

일본의 여중생이나 여고생 대부분은 교복에 신는 학생구두로 이 로퍼를 신는다. 대부분 사진처럼 하루타(HARUTA)에서 생산한 학생용 로퍼를 신는게 특징. 일반적으로 페니 로퍼 형태의 검정색 아니면 갈색인 모델번호 4505나 4514번[2]이 제일 표준적인 학생용 로퍼.[3] 합성피혁 재질이라 저렴하고 튼튼해서 이 모델을 주로 신는 듯. [4]

착용 예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스터에 잘 나왔다.

상술한 것처럼 한국여고생들이 교복에 구두를 신게 되면 로퍼나 메리 제인 스타일의 구두로 양분화[5]하는 경향인데, 일본에서는 여고생은 거의 대부분 이 하루타 로퍼를 신는다. 양분화가 아니라 저런 거 한 명도 안 신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서브컬처에서 굉장히 많이 볼 수 있는 구두이고, 캐릭터들이 무슨 형태의 교복을 입든 평상시 신발은 로퍼로 고정되어 있다.[6] 교복에 스쿨백에 로퍼까지 착용하면 완벽한 여고생.

남학생용 로퍼도 있지만, 여학생만큼 압도적으로 신고다니지는 않는 듯. 일본 현지에서 남학생은 로퍼를 신는다면 REGAL에서 생산한 로퍼, 여학생은 HARUTA에서 생산한 로퍼를 신는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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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서는 여고생들이 로퍼 뒷꿈치를 밟아서 슬리퍼처럼 신고 다니는게 유행(!)이라고 한다.

한때 국내에서도 쇼핑몰에서 구입해서 팔기도 했지만 비슷한 디자인의 국산 제품보다 몇 배로 비싸기 때문에[7] 하루타 정품을 찾아보기는 힘든 듯.[8] 스쿨룩을 입을 때, 혹은 코스프레를 위해 구입하기도 한다.

3 창세기전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장기

가라드에서 개발한 전차형 3급 마장기. 돌진하여 맨 앞에 장착된 쐐기로 적을 부순다. 성문 파쇄에 주로 사용되며 최악의 마장기로 꼽히곤 했다. 투르의 전차가 등장한 뒤 전차가 새로운 병기 체계로 독립한 이래 생산과 운용이 중지되었다.

4 사람 이름

Roper. 새끼줄 꼬는 사람이라는 직업명 혹은 프랑스 칼바도스 지방의 지명인 Ropier에서 유래한 성씨이다.

5 몬스터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몬스터이며 판타지 작품 속 촉수괴물들의 기원격인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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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몬스터 매뉴얼에서의 이미지

높이 9피트(2.7미터), 지름 3피트(90cm) 가량의 기둥같은 몸체에 커다란 외눈과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입이 있으며, 6개의 길다란 촉수가 달린 외형을 하고 있다. Roper라는 이름은 이 촉수가 밧줄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것.

가죽이 흡사 바위같은 질감을 하고 있으며 어느정도 체형을 변형하는 능력이 있어, 평소엔 동굴의 석순이나 돌기둥 등으로 위장하고 있다가 먹이가 다가오면 촉수를 뻗어 붙잡아 잡아먹는 습성을 지녔다. 로퍼의 촉수에는 잡힌 대상이 달아나지 못하게 힘을 깎아먹는 효과도 있다.

로퍼가 D&D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Dungeons & Dragons Classic 시절의 일로 자그마치 197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TSR의 뉴스레터인 Strategic Review #2에 신규 몬스터로 로퍼가 처음으로 언급되며[9] 이 시기에 이미 지형지물로 변장하고 있다가 덮치는 습성이나 힘을 약화시키는 촉수 공격 등 주요 특징은 모두 정립되어 있었다. 이후 트래퍼[10]미믹[11]등 '변장하고 있다가 덮치는' 식의 몬스터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이후 5판에 이르기까지 각 D&D 판본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D20 SRD에도 공개되어 있다. 3판에서는 CR 12로 엘더 블랙 푸딩이나 어덜트급 화이트 드래곤과 동급의 상당히 강력한 몬스터로 등장한다. 특이하게도 이런 촉수괴물 종류가 대체로 몬스터 분류가 에버레이션인 경우가 많은데 반해 매지컬 비스트로 분류되며, 생각없는 괴물일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스탯상의 지능, 지혜 수치 등이 사람과 같거나 그 이상이다.

5.1 D&D 이외의 등장

D&D 고유의 몬스터지만 SRD에도 등장하고, 그 이전에도 별로 저작권 같은 건 주장하지 않은 탓에 드루아가의 탑 같은 JRPG에서도 등장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촉수괴물이라는 게 눈에 띈 탓인지 이후 에로 RPG에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딱딱한 바위 같은 질감이 미끌거리는 체액으로 번들거리게 되거나 촉수 끝이 검열삭제 모양이 되는 등의 변화가 있기도 하다.
  1. 물론 그렇다고 일반 정장에 이 구두를 신지 않는 것은 아니고 따로 정장에 맞게 개량한 로퍼도 존재한다.
  2. 사진의 모델이 4514번
  3. 물론 페니 로퍼가 일반적이지 태슬 로퍼 형태도 판매한다.
  4. 물론 같은 디자인에 천연 가죽으로 만든 것도 있다. 이쪽은 훨씬 고가...
  5. 2000년대부터 교복에 구두를 신는 교칙이 대부분 폐지되어 이젠 대부분 운동화를 신는다.
  6. 그래도 드문드문 예외는 존재한다. 단지 로퍼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렇지….
  7. 현재는 금강제화에서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8. 강남쪽 고등학교에서 간혹 하루타 로퍼를 신고있는 학생을 볼 수 있다.
  9. 참고로 같은 뉴스레터에서 레인저 클래스가 처음으로 나오기도 했다.
  10. Strategic Review #5에서 최초 등장.
  11. AD&D 몬스터 매뉴얼에서 최초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