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맨스플레인한다고??
그게 아니란 걸 오빠가 설명해줄게"
mansplain
1 개요
맨스플레인은 영어 신조어로 남성(man)과 설명하다(explain)의 합성어이다. 주로 남자가 여자에게 잘난척을 하며 아랫사람처럼 설명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기사 세간에 흔히 알려져있는 훈장질, 설명충과 연서복체와도 교집합을 이루며, 넓게는 좆문가와도 맞닿아있다.
사회정치적 의도를 담은 단어이고, 범용한 단어도 아니므로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하지만 2015년 9월 기준으로 성평등 문제가 심화되고, 미국 대선 주자 릴레이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성 비하 논란, 힐러리 클린턴의 여성주의 배반 논란 등으로 서구권에서 이 용어에 대한 정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중이다.
서구권에서는 점점 널리 쓰이고 있는 중이다. 2010년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었고, 2012년 미국 언어 연구회 선정 가장 창의적인 단어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2014년 옥스퍼드에서 선정한 올해의 단어 최종 후보 중 하나로 뽑힌데 이어, 옥스퍼드 온라인 사전에 등재되었다. 관련기사 옥스퍼드 온라인 사전에 따르면 맨스플레인은 동사로 '(남성이) 어떤 것에 대해 다른 이에게(주로 여성) 거들먹거리거나 잘난 체하는 태도로 설명하는 것'을 뜻한다.
2 설명
이 말을 유행시킨 사람은 미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저술가 리베카 솔닛이다.
솔닛 작가는 어느 날 한 남자를 만났는데, 상대 남성은 솔닛이 머이브리지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하자 "최근 머이브리지에 대한 중요한 책이 나왔다"면서 솔닛에게 그 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솔닛의 친구가 그 책의 저자가 솔닛이라고 몇 번이나 말한 후에야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후에 알고 봤더니, 남자는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고 신문기사의 서평을 읽은 것 뿐이었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리뷰에 기자가 쓴 걸 그 책의 저자에게 그대로 말한 것이다.
솔닛이 이런 일화를 신문에 싣자 공감한다며 비슷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 일로 2010년대초부터 맨스플레인이란 단어가 조금씩 나오고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오빠가 전문이야", "오빠가 알려줄게"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주로 트위터 등지에서 맨스플레인에 공감한다는 반응이 많다.
일부 여성들과 여성주의 운동가들은 맨스플레인이라는 표현을 '남성이 여성에게 잘난체하는 태도로 설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남성이 여성에게 갖고 있는 편견과 남존여비 사상을 가르치는 태도로 은근히 강요하는 것을 조롱할 때도 사용한다. 남성이 관습적으로 '여자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정해 놓고, '여자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남자가 싫어한다.'라고 여성차별을 행하는 것을 비꼬기 위해 사용하는 식이다. 또한 '개념녀'는 이 프레임을 여성차별이나 여성혐오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복종하는 여성이 되는 것을 권장하기 위해 남성들이 만든 단어라고 주장한다.
다른 표현으로 백인이 비백인에게 설명하는 화이츠플레인(whitesplain), 우파가 비우파에게 설명하는 라이츠플레인(rightsplain) 등의 파생도 있다. 이들의 문제는 상대방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설명을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상대방이 자신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을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자기가 주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비주류는 자신보다 상식이나 지식이 부족할 것 같다는 편견을 갖고있어 차별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성 대결을 고발하는 신조어인데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이미 올바르지 못한 차별적 의미를 담았기에 몇몇 사람들은 단어 선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람들은 맨스플레인이 아니라 파워스플레인(Powersplain)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참고항목 반면, 몇몇은 많은 여성이 처한 현실적 문제에 명칭을 부여해 가시화 하기 위한 단어이기 때문에, 이 단어에서 성별을 삭제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남녀관계에서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 자체를 다시금 묵살하는 행위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솔닛은 해당 에세이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1]에 수록하면서, 에세이를 기고한 후 있었던 반응에 대한 부분을 추가하며 남성들이 '여성 스스로가 겪는다고 말하는 피해를 기각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며 비판적으로 논했다.
3 비판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는 성차별적 용어라 할 수 있다. 남녀관계를 특정 성별에서 행하는 일이 더 많다고 성별을 붙이는 행동이야말로 특정 성 비하이기 때문이다. 설사 한쪽 성이 그런 경우가 더 많다 해도 나오는 특징을 한쪽 성의 명칭을 붙여 일반화하는 것은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일부 유리한 수치나 사례를 가져오면서 남녀 모두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맨스나 우먼스를 붙이면서 구분화하고 남성이나 여성의 특징으로 몰아가는 것은 남녀 간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옳지 않은 자세이다. 후기 페미니즘에 따르면 특정 성별에 어떤 성질을 대입하여 양자를 구분화하고 티자화하는 행위 또한 성별에 대한 혐오이다.
김여사 등의 단어에 여성비하라 분노하면서 맨스플레인은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이 더 많으므로 성별을 넣어야 한다는 것은 이중잣대고 편파적이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아몰랑을 더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판단해서 '우먼스 아몰랑'이라고 불러야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게다가 위의 수많은 파생단어를 보면 알 수 있듯, 남을 무시하며 설명하는 건 비단 남성의 특성이 아니고 각종 인간 군상의 특성중 하나다. 상대에게 아는 척을 더 많이 하거나 남의 말을 묵살하는 것은 보통 사회적 권력이나 경제적 힘에서 우위에 있을 때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여자 교사가 남녀 학생, 여선배가 남녀 후배, 여성 상사가 남녀 부하에게 설명을 하거나 말 자르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트위터나 여초카페에서 페미니즘은 이러이러한거다[2] 하는 자칭 페미니스트들 역시 다 여기에 속한다.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평균적으로 기업 등 상당수의 집단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고, 힘을 가진 남성 상사 비율도 더 높으므로 여성에게서보다 남성에게서 말자르기를 당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나이브한 진영 구분에서 벗어나 보면, 기본적으로 'oo플레인' 이 발동하는 상황은 화자가 대상을 교화의 대상으로 여길 때다. 이것은 보수적 가치를 설파하는 쪽에서 보수적 가치의 절대성을 강요할 때, 신앙의 절대성을 주장하는 사람이 종교를 강요할 때에도 일어날 수 있지만 전형적으로는 보통 '상대보다 내가 지적, 교양면으로 우월하다' 고 믿을 때 일어난다.
'남성적 경험'을 무기로 삼은 남성이 여성에게 '맨스플레인'을 강요하는 것이 예가 되지만 반대로 '맨스플레인을 잘 아는 깨인 자' 가 진보된 가치를 깨닫지 못한 우매한 남성들을 교화하려고 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맨스플레인이 보통 눈 앞에 있는 만만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면, 진보진영에서 (젠더담론을 포함한) 계몽을 한다는 미명하에 하는 행위는 불특정의 '못배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공부는 셀프다'로 대표되는 시사in의 칼럼은 훌륭한 맨스플레인의 예시다. 그 글을 쓴 기자는 여성이었다.
이렇게 되면 이러한 행위의 가해자-피해자는 단순히 사회적 약자와 강자라는 조건에 국한되지 않고, 상대에 대한 절대적 지적 우월성을 확신하는 화자가 있느냐에 의존하게 된다.
하물며 꼭 힘의 우위를 가진 자가 아니더라도 잘난 척하는 성정을 가진 자가 저럴 때도 잦으며 이러한 것은 남녀의 성별 문제가 아닌 개인적 인성 문제다. 결국 말 자르기나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것은 꼭 남성에 국한된 건 아니고 남녀 모두에게서 발생하므로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못 박기보다 권위와 사회적 권력 등에 의존하는 말하기라는 측면에서 잘못되었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양쪽 성별에 고루 나타나는 현상을 한쪽 성만의 특징으로 몰아 비난하는 것은 특정 성 비하 표현이므로 함부로 남자나 여자에게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여사나 여자의 적은 여자 같은 유행어들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와도 같다.
3.1 개념 오남용으로 인한 발언권 봉쇄
남성의 발언 그 자체를 봉쇄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소통의 가능성 자체가 박살이 나는 것이다.
또 다른 잠재적 문제는 맨스플레인이라는 개념의 과도한 오남용의 가능성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천봉쇄의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맨스플레인 자체는 "상대방이 모를 것을 전제하는 상황" 을 가정하지만, 만일 이 개념을 "상대방이 아는 것을 전제하고 제기하는 건설적 조언이나 충고, 설명" 에 대해서도 들이대려고 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즉 제대로 된 진정성 있는 피드백에 대해서도 "맨스플레인이야" 라고 반응함으로써 "안 들려, 안 보여, 나는 듣기 싫어!" 를 시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탄의 유혹이다! 이것은 여성학이나 소수자 담론 등을 건드릴 때 항상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맨스플레인 개념은 남성이 여성에게, 혹은 여성 문제에 대해 발언할 권리 자체를 봉쇄하는 용도로서 널리 쓰이고 있다. 젠더 문제에 대해서 '우먼스플레인'만 허용되어야 하고 '맨스플레인'은 금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애초에 젠더문제는 모두의 것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그런 식의 논리는 군대문제에 대해 여성이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배타적이고 억압적인 담론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집단 바깥에서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특정 집단 내부의 담론만을 절대시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애초에 맨스플레인을 극복할 방법은 간단하다. 적어도 또래 친구나 연인 관계와 같은 수평적인 관계에서는 말이다. 여자가 자기 의견을 말하면 된다. 어떤 남성이 정말 마초적이고 여성차별적인 말을 자랑이랍시고 떠든다면 그게 왜 헛소리인지 논박하면 그만이고 상대방이 조롱과 비난 등 유치한 수단을 쓴다면 정상적으로 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그래도 계속 그런식으로 나온다면 처음부터 대화가 될 상대가 아니니 대화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말을 해도 알아 듣질 못하니 이길 자신이 없다 만약에 맨스플레인이라는 개념을 내세워서 남성의 입을 틀어막아야만 여성이 말을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여성은 정상적인 대화관계에서는 발언권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화술이 형편없다는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와버린다.
남녀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할 때, 남성이 여성 입장에 거슬리는 의견을 말하면 "너 혹시 맨스플레인하는 거니?"라고 여성 측이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정말 답이 없다. 여성이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생각하여,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를 악용해서 내 주장은 맞고 남성의 주장은 옳지 않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즉, 내게 거슬리는 발언을 한 상대 남성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는 분명히 단어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으며, 남발하는 것이다.
직장 상사가 파워스플레인을 시전하면 찍소리 못하고 경청해야 하는 것은 남성도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