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존재에 대한 견해 | |||
긍정적 | |||
있다 | |||
유신론 (Theism) | |||
이성으로 파악한다 | 만물이 신이다 | 여럿이다 | 오직 하나다 |
이신론(Deism) | 범신론(Pantheism) | 다신론(Polytheism) | 일신론(Monotheism) |
만물이 신의 일부이다 | 여럿 중 하나다 | ||
범재신론(만유 내재신론, panentheism) | 단일신론(교체신론, Monarchianism) | ||
회의적 | |||
없다 | 알 수 없다 | 아직 모르겠다 | 관심 없다 |
무신론(Atheism) | 불가지론(Agnosticism) | 미지론(Ignosticism) | 신론 무관심주의(Apatheism) |
개념 자체가 없다 | 있어서는 안 된다 | ||
비유신론 (Nontheism) | 반신론 (Antitheism) |
不可知論 / Agnosticism
1 개요
불가지론은 몇몇 명제[1]들에 대해, 그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철학적 관점이다. 이 관점은 철학적 의심이 바탕이 되어 성립되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진실은 알 수 없다 라는 관점을 취한다. 교조주의의 반대 개념. 이 때문에 무신론과 성향이 비슷해 "불가지론 = 무신론"이라는 편견도 있다. 사족을 달자면 교조주의는 앞 뒤 꽉막힌 옹고집자들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자신의 원칙에만 얽매여 융통성이 없고 특정한 사상을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각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불가지론과 반대 개념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불가지론은 관점이 다양한 만큼 특정 개념과 반대된다고 해버리면 그 의미가 고정돼 버려 여지껏 내려온 불가지론의 개념들을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히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워낙 스펙트럼이 넓고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의미로 쓰여진다. 그래서 불가지론이라는 큰 틀 안에서도 세부적인 태도는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아래의 '신에 대한 관점' 문단에서 설명.
- 자주 혼동되는 무신론과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어 비슷한 면이 있으나, 어찌되었든 다른 개념이다.[2]
- 지식의 불확실함을 말하는 회의주의와도 구분된다.
- 불가지론은 자연에 대한 관찰을 통해 신의 존재를 알 수 있다고 보는 이신론과도 다르다.
- 대체로 종교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유신론적 불가지론자인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종교라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거나 그다지 신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편.
그러니까 그냥 사교생활 비슷한 거태생적으로 교조주의와는 충돌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교조주의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리에 재뿌리는 불가지론자들은 유신론자라 할지라도 무신론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 불가지론은 형이상학, 계시, 예언 등의 적절성에 자주 문제 제기를 하는 인식론적 입장을 취한다.
2 어원
'불가지론'이란 단어는 서양언어의 불가지론이란 단어를 의역한 것이므로 서양언어에서의 불가지론이란 단어의 어원을 알면 불가지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양언어에서 불가지론은, 언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Agnosti-'와 주의를 나타내는 어미로 이뤄져있다. 예를 들면 영어에서 Agnosticism이고 프랑스어에서는 Agnosticisme이라고 사용한다. 그리스어 αγνωστικισμός(agnosticismos)에서 나온 단어이고 이 단어 역시 '모르는'이란 뜻의 그리스어 agnôstos와 '앎 혹은 지식'이란 뜻의 gnosis, 두 개가 합쳐져서 나왔다. 여기서 앎 혹은 지식이란 단순히 사전적 의미의 앎이 아니라 영지주의(gnosticism)에서 말하는 지식(gnosis)을 말한다.
agnosticismos(불가지론)이란 단어는 토머스 헉슬리가 사용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3 신에 대한 관점
불가지론자가 신에 대하여 가지는 관점은 존재 여부를 인간의 이성으로 아직은 혹은 영원히 알 수 없다는 대전제 하나를 제외하면 매우 다양하다. 왜냐하면 불가지론의 핵심은 신의 존재 유무를 따지기 이전에 그 존재 유무를 따지는 인간의 이성의 현재의 혹은 근본적 한계를 먼저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의 존재/비존재를 굳이 이성적인 판단에 기반하지 않더라도 개인이 원해서 믿는 건 가능하며, 그 믿음이 비존재이면 무신론자와 같은 결론을 내리는 것이며 존재이면 유신론자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물론 아예 어느 쪽도 믿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서 구태여 같은 결론을 내린다와 같이 복잡한 표현을 쓴 이유는, 유신론과 무신론은 둘 다 자신의 주장이 확고한 이성적 판단에 기반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건 불가지론의 핵심 조건(이성적 판단 불가)에 정확히 위배되기 때문이다. 물론 교리 자체가 불가지론을 부정하는 경우엔 유신론적 불가지론은 성립하기 어렵고,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의 종교이 이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무신론적 불가지론이 더 흔하다.
따라서 "불가지론자 = 무신론자"라는 명제 자체는 옳지 않다.[3] 아무래도 불가지론 자체가 "존재의 인식이 불가능하다"라는 전제이다 보니, 현재의 종교적 입장에 비해서 무신론적 입장에 가깝기는 하지만, 신의 존재가 있다고 믿음에도 불구하고 불가지론적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적극적인 종교인이 아니라 불가지론자인 경우도 있다. 즉 유신론적 불가지론도 존재한다.[4][5]사회 활동적 의미에서 종교시설을 다니는 경우도 있고.
불가지론의 가장 큰 흐름 두가지를 논하자면, 하나는 "이야기를 해보는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 수 없기는 하지만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누는 기준에 따라서 집단의 구성원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말하였듯 그 종류가 다양한데,[6] 불가지론적 입장의 정도의 차이와 여타 가치관에 의해서 정말 다양한 태도들이 공존한다.
"인류의 미래를 통틀어서 아예 생각해볼 필요가 없다 인지 아니면 인식이 논한 수준이 될 때까지 유보하는 수준인지."[7]
"알 수 없으니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아니면 개개인의 신념에 따라 알아서 하는게 나을지"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부분에서 입장이 갈린다.
아예 생각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 더 반 종교적 의견인 것처럼 보이나, 위에서 언급하였듯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임에도 이러한 견지를 가지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신이 없다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듯 일단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라는게 전제이고, 비종교인적 입장에 가까운 편이라 유신론적 입장이라 할 지라도 비종교인인 경우가 많다.[8] 그래서이기도 하고 애시당초 무신론적 입장도 많아 불가지론자 중에 비종교인이 많다. 그래서 "불가지론 = 무신론"이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다르기는 다르다.
완전한 무신론(1), 무신론적 불가지론(2), 유신론적 불가지론(3), 종교인(4) 일 때,
(1) (2)가 무신론자 (2)와 (3)이 불가지론자 정도로 분류될 수 있다. 즉 무신론과 불가지론은 교집합하는 관계라는 것. 거기다가 (3)인 유신론적 불가지론자들 중에서는 불가지론적 입장에 따라 "현재의 종교"에는 회의적인 경우가 많아, 불가지론자 전체적으로 종교와 대치되는 느낌이다 보니 불가지론 = 무신론 처럼 보이는 것. 그러나 반 종교적 입장이라는 의미에서 "불가지론자= 무신론적인 성향이 있다"라는 표현은 거의 맞을지도 모르지만 논리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불가지론 = 무신론"은 틀린 명제이다.
현대의 무신론, 소위 말하는 '신무신론',같은 경우엔 무신론적 불가지론이 주류인 상황. [9] 신의 존재에 대해 불가지론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그 바탕 위에 무신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내 차고 안의 용 항목을 참고하자
어쨌든 중요한 것은, 불가지론 내에도 다양한 태도들이 공존하고 있으니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는 불가지론' 하는 식으로 칼로 자르듯 나눌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스스로 불가지론자라고 하면 불가지론자
4 통계
미국에서 2007년 통계에 따르면 불가지론자들이 전체인구의 21%, 6천3백만명을 이룬다고 조사되었다. 2008년 5월 22일부터 26일 사이에 캐나다에서 'Harris Décima'사에 의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결과 6%가 불가지론자였다. 2006년 12월 파이낸셜 타임즈에 의해 발표되고 'Harris Interactive'연구소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의 32%가 불가지론자이고 32%가 무신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5 오용
그런데 사실 동양에서 불가지론이라는 단어에 대한 흔한 오해가 (종교는 없지만)종교에 호의적인 사람을 말하는 단어라는 것이다. 한편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기독교 문화가 지배적인 서양에서는[10] 종교적-비종교적의 구분보다 신자-무신론자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고, 스스로를 무신론자로 분류해버리면, 종교인 입장에서는 종교에 적대적인 태도로 인식되기가 쉬워서 '나는 신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해버리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논쟁을 회피하는 방어적 태도로써의 '불가지론'이 많다보니 '불가지론은 게으른 자의 무신론이다' 같이 비꼬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런데 사실 불가지론은 '인간은 신의 존재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또는 '모르겠다'주장하는 입장에 가까우니, '신의 존재를 명백한 사실로 믿는 인간'인 신자 입장에서는 무신론만큼이나 도전적인 사상일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개인적인 불가지론'을 표현하고 싶다면 비종교인(not religious)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낫다.
6 대표적 불가지론자
- 과학계
- 종교계
- 철학계
- 신학계
- 사회학계
- 정치계
- 음악계
- 연예계
- 사업가
7 이야기거리
버트런드 러셀이 반전운동을 벌이다 수감되었을 때 일화다. 감방의 간수가 이 거물(?)을 극진히 대접하다가 문득 종교를 물었다.
"나는 불가지론자(Agnostic)요."
간수는 이 생소한 단어의 철자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세상엔 여러가지 종교가 있습니다만, 제 생각엔 결국 다 같은 신을 모시고 있는 겁니다.
이 작은 오해(?) 덕분에 러셀은 무척 즐거웠다고한다.[19]
또한 버트런드 러셀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고 답장을 쓴 적이 있다.
- 친애하는 러셀씨… 나는 지금 열렬한 무신론자와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무신론에 대한 당신의 명확한 의견은 무엇인가요? 그 무신론자는 당신을 틀림없는 무신론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회의론을 강조하거나 신앙을 한심스러운 것으로 보는 당신의 책을 읽고 당신은 오히려 불가지론자라고 생각합니다.
- 존경하는 메자씨, 3월 9일자 편지 참으로 감사합니다. 나를 무신론자로 불러야할지, 불가지론자라고 불러야 할지에 대해 당신과 그 무신론자가 논쟁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때론 무신론자로, 때론 불가지론자로 부르고 있으니까요. 철학적 입장에서 엄밀하게 말하면, 물질적인 대상의 실재를 의심하거나, 세계는 단지 5분 동안만 존재해 왔다고 생각하거나 하는 차원에서 보면 나는 불가지론자입니다. 그러나 모든 실제 의미에서 말하면 나는 무신론자입니다. 나는 올림포스의 신들과 발할라의 신들이 실재한다고는 좀처럼 믿지 않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의 신의 실재 따위도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지구와 화성 간의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는 도자기 찻병이 없다고는 아무도 증명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것이 있다는 것이 실제로 충분히 증명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나는 기독교의 신도 이것과 마찬가지로 존재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1958. 3.18)
- ↑ 대부분 신 혹은 신적인 존재와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진리, 혹은 각종 형이상학적인 분야에서의 철학적/신학적 명제. 유명한 예로는 통 속의 뇌가 있다.
- ↑ "종교"라는 것에 대해 무신론과는 입장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불가지론 = 무신론"의 편견의 이유가 되었다. "불가지론자= 무신론적인 성향이 있다"라는 표현은 맞을지도 모르지만 "무신론 = 불가지론"은 아니다. 개가 늑대랑 비슷하다고 개=늑대는 아니니까.
- ↑ 다만 현대의 무신론은 무신론에 가깝지만 엄밀히 말하면 무신론은 아닌 불가지론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불가지론에 무신론이 속한다"는 것은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 ↑ 예를 들어 신의 존재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현재 우리 인류는 그 존재에 대해서 증명하지도 못하고 인식도 불가능한 상태라, 인식이 가능해질 때까지 생각을 유보하고 없다라는 가정하에 행동을 하는 부류
- ↑ 바로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다. 이전 나무위키 항목에선 이신론+범신론 으로만 기재되있었고, 위키백과에선 불가지론자로만 기재되 있었는데 아인슈타인은 둘다 합친 유신론적 불가지론자로 보아도 무방하다.
- ↑ 1)의 전제에서는 같은 입장이였던 사람들이 2)의 입장에서는 절반이 반대로 돌아서고 반대로 1)에서 반대였던 절반이 2)에서 같은 입장이 되고, 이런 식으로 상당히 많은 경우에 대해 입장이 다양하고 또 그 조건들이 꽤 중요한 경우가 많다.
- ↑ 즉 "신적 존재에 대한 증명이 현재에만 불가능한 것인가 아예 불가능한 것인가"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입장이다.
- ↑ 뭔가 영적인 존재가 있을거라 믿기는 하지만 딱히 종교는 믿지 않는 케이스라던가
- ↑ 가령, 리처드 도킨스도 무신론적 불가지론자이다. 만들어진 신에서 이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입장을 명확히 하기위해서 무신론자라고 부른다고 한다.
- ↑ 북유럽, 서유럽쪽은 조금 특수한데, 심지어 영국인의 70%이상은 본인은 기독교인이지만 동시에 무신론자/불가지론자라고 여긴다. 이들에게 종교는 문화의 일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 나무위키의 항목에는 아인슈타인이 이신론+범신론으로 되어있지만 위키백과에는 불가지론이라고 나와있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고보면 이신론,범신론과 불가지론은 반드시 반대의 개념이 아닐 수 있다. 즉,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신론+범신론자이면서 동시에 불가지론자이기도 하다는것, 다른말로 “유신론적 불가지론자“ 라고 할 수 있다.
- ↑ <신은 없다>의 저자.
- ↑ 흄의 불가지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상이 유튜브에 있다. [1]
- ↑ 무신론자라 볼 수도 있다.
- ↑ 러셀의 찻주전자 유추는 불가지론자를 까기 위해 많이 쓰이는데, 해당 유추는 사실 불가지론자를 까고자 하는게 아니라, 불가지론자라고 자칭하면서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종교인들을 까고자 하는 것이다. 해당 항목 참고할 것.
- ↑ 인터뷰를 할 때 종교 관련 문제에 대해서 몇 번 불가지론을 연상케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그의 아들이자 현재 싱가포르의 총리인 리셴룽은 가톨릭이고 형제 두 명은 각각 성공회와 감리회 신도라고 알려져있다.
- ↑ 입장이 자주 갈팡질팡 바뀌었다. 하지만 그다지 신앙심이 깊다고 하긴 어려웠고, 개인적인 일지에는 '신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의 몫에 달린것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 ↑ 그의 말을 들어보자."A creation need not only subjectivity but also objectivity."
- ↑ "I am a gnostic."이라 하면 "나는 영지주의자요."라는 뜻이 된다. 더불어 a가 뒷 단어를 강조하고자 사용될 때는 '어'가 아닌 '에이'로 읽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철자를 설명해도 잘 모르던 사람이라면 'Agnostic'이 아니라 'A Gnostic'으로 오해할 소지가 충분하다(…). 아님 그냥 간수가 이 신조어가 뭔지 몰라서 신흥종교라고 착각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