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어 : φιλοσοφία
라틴어 : Philosophia
영어 : Philosophy
한자 : 哲學
젊은 사람이 철학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되며, 늙었다고 해도 철학에 싫증을 내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마음의 건강을 얻기에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학할 나이가 아직 오지 않았거나 이미 지나갔다고 말하는 사람은 행복을 위한 나이가 자신에게 아직 오지 않았거나 이미 지나갔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젊은이건 늙은이건 철학을 탐구해야 한다.
─ 에피쿠로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첫 문장. 오유석 역.
목차
1 기본적 의미
근본적인 믿음의 근거에 관한 비판적 검토이자 그러한 믿음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기본 개념들에 대한 분석.
모든 학문을 통틀어 스스로가 무엇인지 묻는 유일한 학문[1]
모든 서구 학문의 어머니[2]
철학은 인류가 무수한 현상 및 사물들을 접하며 "왜?"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즉 모든 현상과 사물에 대해 "이건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합리적 대답을 제시하려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는 지금에 와서는 사실상 모든 학문들이 공유하는 문제 의식이므로, 곧 철학은 다른 수많은 학문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학 역시 철학의 한 분야에서 시작하였다. 당장 아리스토텔레스의 본업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자. 아이작 뉴턴의 유명한 저작인 『프린키피아』 또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뜻이다. 실제로 자연과학은 꽤 오랜 시간동안 자연철학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며, "과학(science)"이라는 단어는 19세기에 와서야 윌리엄 휴얼(William Whewell)이 만들어낸 단어다[3]. 중세 대학의 3학4과로부터 유래한 모든 학문 분야, 즉 법학, 신학, 신학을 제외한 모든 학문 분야의 박사들을 "Philosophiae Doctor (Ph.D., 라틴어로 직역하면 철학 박사)"라고 부르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철학과 박사도 Ph.D, 물리학과 박사도 Ph.D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등 다양한 세부 학문이 독립된 오늘날, 철학은 주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데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오늘날엔 주로 대학과 대학원에 철학과가 개설되어 철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2 철학의 어원
철학의 영어 명칭 'Philosophy'는 고대 그리스어 필레인(Φιλιν, 사랑하다)와 소피아(σοφία, 지혜)가 합쳐서 된 'φιλοσοφία'라는 단어가 변한 'Philosophia'라는 라틴어 단어에서 변한 영단어로, 직역하자면 지혜를 사랑한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4][5] 철학이라는 용어는 Philosophy를 다시 일본의 니시 아마네라는 학자가 '希哲學'으로 번역하여 사용한 것이다. 희철학. 즉 '지혜로워지기를 바라는 학문', '현명해지기를 바라는 학문' 정도의 뜻이 되겠다[6]. 희철학에서 다시 희(希)자가 떨어져 지금의 철학이란 용어가 정립된 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한자어 "철학"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φιλοσοφία(고대 그리스어) → Philosophia(라틴어) → Philosophy(영어) → 希哲學(일본에서 한자로 번역) → 哲學(希가 떨어져 나감)
이런 탓에 '철학'이라는 단어가 그 본래의 의미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고, 실제로도 사학(思學)이나 사상공학(...) 등 다른 낱말로 풀어쓰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철학자들이 왠지 철학뿐 아니라 다른 것도 이것저것 막 건드리는 경향은 철학의 근본과 정의를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현재의 철학이 다른 학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원래 철학의 하위 분야로 있던 다른 학문들이 독립해 나갔기 때문이다. 철학의 분과로 분류되던 각 분야가 점점 발전해 감에 따라 그 분야만의 연구방법론을 점점 필요로 하게 되고, 이런 경향이 누적됨에 따라 각 분과 학문의 내용이 점점 세부화되고 또한 자신만의 논리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로 지금은 철학과 다른 학문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 기준으로 보면 옛 서양 철학자들 대부분은 수학자, 과학자를 겸업하고 있었고 동양 철학자들 대부분은 정치가, 사상가를 겸하고 있었다.[7]
3 철학의 역사
고대 그리스로부터 비롯되어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서양"의 철학적 역사에 관해서는 철학사/서양 항목을 참조.
인도 및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동양"의 철학적 역사에 관해서는 철학사/동양 항목을 참조.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 등 철학의 세부 분야 각각의 역사에 관해서는 해당 항목 참조
철학의 역사 자체와 그에 대한 연구가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에 관해서는 철학사 항목을 참조.
4 철학의 대상
철학은 캄캄한 방에서 검은 고양이를 찾는 것과 같다. 형이상학은 캄캄한 방에서 있지도 않은 고양이를 찾는 것이다[8].
"철학의 대상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흔한 대답은 "세계의 근원적인 의미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에 대해선 철학자들마다 학파들마다 제각기 생각이 다르다. 따라서 많은 철학자들은 "철학의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조차도 철학이 해결해야할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과거 철학에서 문제로 삼았던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현상 대부분이 과학에 의해 거의 해결되었고, 남은 것은 가장 보편적이며 추상적인 주제들 뿐이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런 면에서 분과학문으로서 성립하기 위한 고유의 주제, 개념, 방법론들이 철학에는 있을 수가 없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다만 느슨하게나마 많은 철학자가 동의하는 철학의 방법론은 '현상과 문제를 인식하고 그 의문을 풀기 위해 사색한다'는 것. 물론 그게 대체 무슨 방법론이냐는 점은 다시금 '철학적 논쟁' 문제에 해당한다.
현재 철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선 아래 철학의 분류 항목을 참조.
5 철학의 특징
5.1 의심과 성찰성
철학의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철학이란 보통 학계 혹은 일반인이 당연시하는 개념들에 대해 재고하거나 비판해보는 성격을 띄는 학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었고, 칸트는 서적이나 전문가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은 채로 스스로 판단할 것을 권하였으며[9], 니체 또한 '의심하는 것'을 자신의 천성으로 이해한다.
5.2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학문
철학의 특징 중 하나는 감정이 아닌 이성의 관점에서 세계를 설명하려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헤라클레이토스는 세계의 가장 핵심적인 보편원리를 로고스라고 불렀는데, 이때 로고스는 합리적인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세계가 이성적 질서에 의해 유지된다고 보는 시각에서 나온 것이며, 그 전까지 사람들이 세상 일을 설명할 때 신과 인간들 사이의 신비로운 관계를 갖고 설명하려 했던 것과 대비된다.
5.3 보편성과 근본에 대한 탐구
철학이 갖는 하나의 특징은 현상 낱낱에 대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 원리에 대한 탐구에 있다. 개별적이고 특수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전체를 아우르는 나름의 체계를 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철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그 본질을 탐구하려 한다.
5.4 말장난하는 학문?
다만 현대사회에서 철학은 각종 사회현상과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 이해를 결여한 채 공리공론 내지 말장난이나 일삼는 학문 비슷하게 폄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철학의 위와 같은 특징들, 합리성, 총체성, 본질성, 비판성 등이 철학자들에게 너무나 무거운 과제를 안겨주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실제로 요즘 세상에선 자칭 철학자란 사람들이 과학, 경제학, 회계학, 법학 등을 어거지로 인용해 모순된 주장을 하다가 웃음거리가 되는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크 라캉이나 슬라보예 지젝, 모리스 메를로퐁티를 읽는 것보다는 차라리 회계원리나 C 언어를 배우는 게 현대의 세상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많이 된다는 비아냥도 존재하고 있다. 일부 철학자들이 이론과학의 개념들을 멋모르고 현학적인 목적만을 위해 잘못 사용한다며 비판을 한 사람이 앨런 소칼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항목 참조.
6 철학자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국내외 유명 철학자의 목록은 철학자 문서 참조.
7 철학서
哲學書.
철학적 내용이 쓰인 책을 말한다. 자세한 사항은 철학서 문서로.
8 철학의 분류
철학의 학습 방법엔 크게 다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 각 철학자의 사상을 공부하기: 흔히들 공자, 맹자 사상을 공부한다, 칸트를 읽는다라고 하는 방법. 즉 한 철학자의 생각을 따로 나누지 않고 통째로 공부하는 방식이다. 서양 동양 모두 전통적으로 중시되었던 방법이며, 현대에는 주로 대륙철학, 철학사조연구와 같은 분야에서 주로 이러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 주제별로 공부하기: 철학자들 한 명 한 명에 매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음"이라는 주제에 관해 어떤 한 시대/철학자의 견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견해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현대엔 주로 분석철학 경향으로 갈 수록 이런 공부법을 중시한다[10].
일반인들이 철학을 인생에 대한 학문 혹은 철학자의 사상을 파는 학문 등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현대 철학은 주제에 따라 하위 분야로 나뉘어 전문적으로 연구된다. 이때 각 분야들은 한 번에 나뉘어진게 아니라 따로따로 시대에 따라 나뉘었다. 예를 들어 형이상학의 경우엔 이미 아리스토텔레스때 정립이 되었으며, 인식론은 데카르트 이후 사실상 형성되어 헤겔 시기에 정식으로 인식론이라는 명칭이 붙었고, 과학철학과 같은 경우에는 20세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형성된 분과이다. 물론 철학 주제의 분류 방식은 다 제각기 다를 수 있지만, 보통 동의하는 분류 방식은 다음과 같다.
8.1 순수철학
전통적으로는 '다른 분야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하게 철학적 사변에 의존하여 이루어지는 분야'를 일컫는 말. 사실 최근에는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순수한 철학적 사변'의 영역은 점점 줄어들어 가고 있으며, 또한 형이상학, 인식론 등에서도 자연과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철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정은 더이상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 인식론: 앎, 지식, 인식에 관련된 철학적 주제들을 탐구하는 분야.
- 형이상학: 세계의 근본적인 면모와 관련된 철학적 주제들을 탐구하는 분야[11]
- 가치론: 도덕, 예술 등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있는 개념들에 관한 철학적 주제들을 탐구하는 분야.
8.2 응용철학
철학이 아닌 타 학문 분야에 대하여 그 학문 분야의 '내용'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원리와 방법론에 대하여 반성하고 고찰하는 철학 분야. 근현대에 접어들면서 순수철학의 영역이 줄어듦에 따라 이러한 응용철학의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OO철학'에서 OO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아무 것이나 넣으면 된다.심지어 스탠포드 철학 백과에는 'philosophy of humor(휴유머철학)', 'philosophy of statistics(통계철학)', 'philosophy of chemistry(화학철학)' 등의 항목도 있다.
8.3 논리학
- 관련 항목: 논리학 관련 정보
논리학은 순수철학으로도, 응용철학으로도 혹은 철학이 아니라고도 분류되는 조금 미묘한 분야이다. 기본적으로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르가눔을 시초로 하여 순수철학적 논의로 이루어졌으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프레게, 버트런드 러셀, 쿠르트 괴델등의 철학자 겸 수학자들이 논리학과 수학의 형식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하여 형식논리학을 고안해냄에 따라 철학과 수학 양 분야 모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9 교육과정/시험에서의 철학
- 고등학교 과정 사회 과목에서 윤리와사상, 생활과윤리가 출제되고 있다.
- 고등학교 교양과목 중 철학이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그냥 개설을 안 한다.[13] - 대학교에서 철학을 배우는 곳은 철학과이다. 논리학은 수학과나 수학교육과에서 개설되는 집합 관련 과목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 대학교 교양수업에는 대부분 철학 관련 수업이 있다. 철학과 교수들이 교양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 철학이 없더라도 교양학부 차원에서 철학 공부를 진행한다.
- 독학사 시험의 1단계 교양인정 영역에서 '철학개론' 과목이 출제된다.
-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 과거 '국민윤리' 과목이 출제되었으나 현재는 폐지되었다.
- CFA 시험에서 경영윤리가 출제된다.
10 관련 항목
주요한 철학적 개념들, 입장들, 학파들을 참조하기 위해선 철학 관련 정보로.
- ↑ 자연과학과 같은 다른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자신이 연구하는 학문이 무엇인지 묻고 연구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철학의 영역이다. 즉, 과학적 방법론이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과학이 아닌 과학철학이라는 소리. 학문이 추구하는 목표와 학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묻는 것은 오직 철학뿐이다.
- ↑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철학자로 알려진 탈레스는 과학자로서 정전기를 발견했다. 더불어 피타고라스는 수학자이기도 하며 철학자이기도 하다. 진리가 수적질서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
물론 학생들의 수학적 고통을 증가시켰다. - ↑ 엄밀히 말하면 휴얼은 '과학'이란 단어 자체를 창조한 건 아니고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과학자(scientist)'라는 단어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 ↑ 희랍어에서 소피아(σοφία, 지혜)와 에피스테메(ἐπίσταμαι, 지식/앎), 테크네(τέχνη, 기술)은 서로 구분된다.
- ↑ 고대 그리스에서 단어로 존재하는 사랑은 크게 네 가지로, Philia, Storge, Eros, Agape가 그것인데,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보다 선대였다면 Erosophia가 되었을 것이란 학설도 존재한다. 여기서 플라톤이 말하던 Eros는 성적인 욕망 뿐 아닌 신화적 존재의 에로스 그 자체의 의미인 풍요와 결핍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다시 말해 풍요를 끝없이 추구하나 끝없이 결핍되어있는 갈망적 사랑의 형태로 이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비롯해 플라톤이 추구하던 사랑의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플라톤이 지혜, 진리를 에로스의 형태로 사랑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기인하여 생긴 학설인듯 하다.
- ↑ 참고로 저 니시 아마네란 학자는 과학, 학술, 기술 등의 용어도 만들어냈다.
- ↑ 이는 현대 서양철학이 수학과 과학의 근간이기도 한 논리학 중심인 점과, 동양철학이 주로 윤리학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 ↑ 출처: [1]
- ↑ <계몽이란 무엇인가> 참조
- ↑ 분석철학에서 주되게 다뤄지는 분과들을 종종 "LEMMings"라고 부른다.는 즉 언어철학(Language), 인식론(Epistemology), 형이상학(Metaphysics) 그리고 심리철학(Mind). 물론 과학철학, 논리학, 정치철학 및 윤리학도 활발한 연구 대상이다.
- ↑ 해당 정의가 상당히 모호하는 점에서 나타나듯, "형이상학"의 규정 자체에 관해서 논란이 많다.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조.
- ↑ 사실 연구분야만 보면 미학 안에 속하는 분과학문이나, 엄격히 따지자면 두 학문은 다르다. 위치상으로 볼때 예술철학은 미학보다는 예술학에 더 가깝다.
- ↑ 일부 종교관련 학교는 개설할 수도 있다. 이때는 이수여부로만 성적이 표기된다.
- ↑ 해당 악곡의 별명이 철학이다. 자세한건 항목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