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나물

1 개요

녹두의 싹을 내어 먹는 나물.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나 잘못 삶으면 비린내가 심하기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도 많다.

영양소가 콩나물보다도 많이 함유되었다고 하며 특히 숙취 해소에 꽤 도움이 되는 나물이다. 또한 열과 고혈압에도 효능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태생이 녹두다보니 녹두가 싹나서 자란 숙주나물도 대표적인 해독식품이다. 그리고 라면에 넣어먹을때 국물이 맑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숙취에 좋다. 단 여름에는 신숙주에게서 유래했다는 이야기에 반영된 것처럼 엄청나게 빨리 쉰다. 콩나물이나 시금치같은 다른 채소들보다도 훨씬 빨리 쉬니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산 즉시 요리에 투입하는 것이 좋다. 모르고 쉬기 시작한 숙주나물을 섭취한다면 입과 칫솔에서 썩은 내가 날 것이다.

그나마 조금 더 오래 보관하는 방법은, 사자마자 차가운 물을 담은 통에 잠기도록 넣어두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다. 그리고 물을 하루에 한번 정도씩 갈아주면 며칠은 더 쓸수 있다.

질긴 식감 때문에 어느 정도 삶아야 하는 콩나물과 달리, 숙주나물은 콩나물처럼 삶았다간 순식간에 흐물흐물해지므로 데쳐서 익히는 것이 좋다. 나물을 무칠 용도라면 1~2분 내의 짧은 시간동안 끟는 물에 데친 뒤 식혀서 사용하고, 라멘 등의 국물요리에 넣는다면 식탁에 올리기 직전에 넣어줘야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2 신숙주 유래설

녹두로 만든 나물인데 굳이 숙주나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조선시대의 문신인 신숙주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알려져있는 나물이다. 그런데 어원이 알려진 것보다 꽤 복잡하다.

신숙주에서 유래했다는 설은 사육신 사건때 단종에 대한 충성을 지킨 사육신들과 달리 신숙주는 이들과 달리 수양대군을 도와 왕위찬탈에 기여했기 때문에 세종대왕문종의 유지를 어긴 천하의 개쌍놈이자 변절자로 백성들에게 미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녹두나물이 변절한 신숙주처럼 잘 변한다고 신숙주를 미워한 백성들이 녹두나물에 '숙주'라는 이름을 붙여서 신숙주를 비난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숙주나물로 만두소를 만들 때 이걸 짓이기기 때문에 숙주나물을 짓이기면서 신숙주를 짓이긴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이것이 흔히 알려져있는 숙주나물의 어원이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1992년판에는 숙주나물의 유래는 사육신 사건 뿐만 아니라 남이의 옥사에서 죄없는 남이를 죽이고 공신의 호를 받아가며 영화를 누려서 한양 사람들이 신숙주를 미워해서 신숙주를 아예 성도 없는 사람[1]으로 만들기 위해 녹두나물에 '숙주나물'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적혀 있다.

2.1 정말로 조선시대에 숙주나물이라 불렸을까?

그러나 이 나물의 이름이 신숙주에게서 유래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녹두나물을 부르는 옛 문헌의 표기는 '두아채(豆芽菜)' 또는 '녹두장음(菉豆長音)'[2]이다. 두아채라는 표기는 원나라 때 문헌인 <거가필용(居家必用)>이란 책에 나오는 표기다. 이 책에 의하면 두아채는 녹두를 씻고 물에 가라앉혀 불린뒤 항아리에 넣고 물을 끼얹으며 싹이 한 자쯤 자라면 껍질을 씻어내고 뜨거운 물에 데쳐 생강·식초·소금·기름 등을 넣고 무친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숙주나물은 이렇게 만든다.

그리고 녹두장음이라는 표기는 1808년 편찬된 조선의 요리 서적인 <만기요람(萬機要覽)>에 나오는 표기다. 즉 조선시대 문헌에서 한글로 '숙주나물'이라고 부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기록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숙주나물'이라고 불린게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한 추정이 어렵다.

숙주나물과 신숙주를 연관지은 최초의 한글기록은 바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라는 책이 최초인데 이 책은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편찬된 책이다. 위에 나온 숙주나물을 만두소로 넣을 때 숙주나물을 짓이기는게 변절자인 신숙주를 짓이긴다고 한 것은 이 책이 출처다. 즉, 숙주나물이란 단어가 신숙주 당대의 백성들이 신숙주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쓴 데서 유래한 명칭인지는 알 수 없으며, 설령 숙주나물의 어원이 정말로 신숙주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유래한다면 그것은 빨리 잡아도 19세기 이후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두문불출[3]이나 행주 치마가 사실 두문동이나 행주 대첩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 것과 비슷할 수도 있는 경우다.

사실이야 몰라도 신숙주의 후손들인 고령 신씨와 단종 숙청때 도움을 받은 가문들은 숙주나물을 녹두나물이라 부르는지라 이들이 시장가서 숙주나물을 사려고 하면 가게에서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으며 집안에서 '숙주나물'이라고 칭하면 집안 어르신들에게 혼났다는 사례도 있다. 고령 신씨 집안에서는 제사상에 숙주나물을 올리지 않는다고도 한다.

3 그 외의 이야기

일상생활에서는 급식이나 짬밥의 단골 메뉴다. 또한 제사상에도 올라가는 음식이다. 반찬에 올라올 때는 흔히 숙주나물무침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쌀국수의 필수요소.. 아니 동남아 요리에는 사실 대부분 숙주나물이 왕창 들어간다.

일본어인 萌やし(모야시)는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총칭하는 말이며, 그밖에는 밖에 잘 나다니지 않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기도 한다.[4] 다만 일본요리에서는 콩나물보다는 숙주나물을 많이 쓰기 때문에, 번역할 때는 문맥 등에 따라서 쓰는 것이 옳다. 물론 사실상 99% 확률로 숙주나물이다.
참조

참고로 일본인들은 콩나물은 좀 징그럽게 여긴다는 얘기가 있다. 특히 사일런트 힐 4의 토드스툴 같은 괴물은 아예 그 콩나물에 대한 혐오(?)를 형상화했다는 얘기가 있을정도. 그리고 한국에서 속칭 유리멘탈이라고 부르는 성격을 일본에서는 숙주나물 멘탈이라 부른다.
참조

유한양행의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는 미국 유학 시절에 숙주나물을 통조림하여 판매한 적이 있는데, 1922년 '라초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숙주나물을 판매했다. 당시 숙주나물을 모르던 미국인들 때문에 중국인 상대로만 팔고 있었는데, 교통사고가 나서 길거리에 숙주나물이 쏟아지자 이를 보고 신기해 한 미국인들이 그 이후로 숙주나물 통조림을 사갔다는 일화가 있다[5]. 흠좀무.

녹두로 만들었기 때문에 녹두와 마찬가지로 약을 먹을 때는 먹지 말아야 한다. 녹두 및 숙주나물은 해독작용이 강한데, 약물 성분도 본래 몸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독으로 판정되서(...) 빨리 분해해버리기 때문. 따라서 약효가 떨어진다.

4 숙주나물이 특히 잘 쓰이는 요리

일반적으로는 무침용으로 쓰이고, 그 외엔 주로 면요리나 볶음요리에 쓰인다.

5 관련 항목

6 관련 캐릭터

  1. 별 것 아닌걸로 보일 수도 있는데 성이 없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조상도 없고 부모도 없는 놈이라는 엄청난 욕이다.
  2. 여기서 '-長音'은 이두식 표현으로, 長은 뜻으로 읽고 音은 음으로 읽는다. 따라서 한글로 옮기면 '-길음'이 된다(즉 '녹두길음'). 길음 또는 길금은 어떤 씨앗을 싹틔운 것을 가리키는 말로, 콩나물의 옛말인 '콩길음'이나 맥아의 순우리말인 '보리길금'에서도 볼 수 있다.
  3. 이와 관련된 내용은 황희 항목 참고.
  4. 萌やし의 萌는 萌え에도 쓰인다. 그래서 어느 캐릭터는 사실은 굉장한 칭찬이 아니냐고 한다(...)
  5. 홍보를 하긴 해야겠는데 홍보비 조차 부족했던 유일한은 차를 몰고 백화점 쇼윈도로 돌진했다.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을 했다.결과는 대성공
  6. 한국에서 대부분의 만두를 만들 때(특히 이북식) 속재료에 높은 확률로 숙주나물을 넣는다.